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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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시최
작품등록일 :
2024.09.04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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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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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DUMMY

“네. 출발하겠습니다.”


불과 사흘 전.


문도은은 UNH(헌터국제연합)의 절실한 간청에 응해 스위스 쉴트호른에 출현한 위협적인 게이트를 봉쇄하기 위해 급파되었다.


일명, 쉴트호른 게이트.


UNH(헌터국제연합)의 정교하고 심층적인 초월적 힘에 관한 연구 결과,

S급 각성자가 다수 합심해도 저지하기 난해한 극상(極上) 급 게이트로 분류되었다.

이런 재앙과도 같은 게이트가 스위스의 명소에 출현함으로써,

한 국가의 존립마저 위협받는 대재앙의 조짐이 감지되었다.

어쩌면, 스위스라는 국가 자체가 세계 지도에서 영구히 소멸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위기.


비극의 재현을 방지하고자 스위스 및 UNH는 각 국가에 권력 급 헌터를 요청했다.


그중 가장 핵심적인 헌터.

대한민국의 문도은.


이번 쉴트호른 게이트는 성(聖)속성으로,

빛의 힘을 지닌 마족들이 대거 출몰하였다.

그만큼, 성속성을 상쇄할 수 있는 암(暗)속성의 각성자들이 필두로 나서 이번 사건에 동참하는데.


어둠의 마검사.

유일무이하게 암속성을 다루는 S급 헌터는 문도은이 독보적이었다.


그리하여 문도은은 흑령 길드의 명령을 받아 쉴트호른에 도착해 마수들과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어둠의 전신 갑주.

인간이긴 하나, 마족보다도 마(魔)의 그림자가 더 잘 어울리는 그녀는 허공에 검을 겨누었다.

그녀의 검은 어둡게 칠한 암의 기운에 침식되어 흑색 오러(Aura)를 발현하고 있었다.


“푸······.”


여러 각성자의 활약으로 모든 마수가 잠식당한 상황.


“푸오오오오오오!”


이윽고, 보스가 등장했다.

이번, 쉴트호른 게이트의 보스.

프리후에니어스(Prihuanius).

순백의 거대한 뿔이 달린 웅장한 사슴의 형상.


보스가 내지른 광선은 융프라우를 지나, 뮈렌까지.

스위스 산맥 일대를 황폐화할 심산으로 내질렀다.

그러나 산맥 곳곳에는 UNH 소속의 A급, S급 마법사들이 이미 진지를 구축하고 보스의 광선을 대기하고 있었다.


“Bangani U, KaiJalom!”


거대한 산맥을 뒤덮을 만큼의 광대한 마력진이 형성되어, 보스의 광선을 단숨에 흡수했다.

문도은은 공중에 떠오른 채로, 그 보스를 정면에 두고 검을 재차 겨누었다.


“죽어라. 악마여.”


나직한 한마디와 함께, 격전의 서막이 올랐다.


그녀는 응집된 오러로 허공을 절단하며 일격을 내질렀다.


—슈우!


그러나 프리후에니어스는 그 일격을 빗겨내고 뿔에 마법의 힘을 모아 일제히 퍼부었다.

빛의 힘이 담긴 성스러운 마법.

문도은 곧바로 방어 마법을 발현했다.


“푸아아아오오오오오!”


자신의 마법이 통하지 않자, 울부짖는 프리후에니어스.

그때, 원거리에서 지원형 각성자들이 무언가를 영창 하기 시작했다.


“Nakimakus······”


그러자 문도은의 특능, 흑마력(黑)이 급증하며 불가사의한 힘을 전이 받았다.

그녀는 그 기세를 몰아 압도적인 검술을 펼쳤다.


—캉!


문도은의 예리한 횡 베기에 당황한 보스.

보스는 다급히 뿔을 지키려 문도은에게서 멀어지려 했지만,

그것은 불가능에 가까웠다.

어둠의 기운을 휘감은 문도은의 속도는 인간의 영역을 아득히 초월한 상태였다.


—캉! 캉!


그러나 그때, 프리후에니어스는 무언갈 감지했다.

문도은의 압도적인 공세가 미묘하게 둔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보스는 열세였던 상황에 일말의 희망이 엿보였다.


“푸오오오오오오오!”


다시 한번 방출한 빛의 마법.

양쪽 뿔에서 빛의 광선이 문도은을 추격했다.


“X발······뭐야?”


문도은도 느꼈다.

자신의 흑마력이 감소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광선을 피해 가며 시스템을 확인했다.


“뭐······?”


자신의 흑마력이 10%가 감소한 것이다.


‘하필이면 이런 상황에 X발···.’


S급 각성자에게 사소한 마력 변동은 치명적인 사안이었다.

그녀가 상실한 10%는 웬만한 A급 각성자를 모아놔도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마력량.

그럼에도 문도은은 냉철함을 유지했다.


보스에겐 유감스럽게도.

자신의 마력 변동에 격분한 문도은이 도리어 폭주하기 싲가했다.

분노로 가득 찬 어둠의 마력검.


—캉!


더 이상 육안으로는 가늠할 수 없는 속도.


—스윽 캉!


모든 이들은 그녀를 감싼 어둠의 기운만을 바라볼 수 있었다.


“소멸하라.”


흑마력의 긍지를 알 수 있는 문도은은 최후의 기술.

그녀를 마검사로 명성을 떨치게 한 마법을 발현했다.


—슈우우우우.


문도은이 휘두르는 흑검이 지대를 모두 덮을 만큼 거대해졌다.

그러나 그것은 허상이다.

문도은만이 지닌 압도적인 기개(氣槪).

문도은은 그것을 프리후에니어스에게 쏟아부었다.


—퍼어어어엉!

·········.

·········.

·········.


잠시 후, 어둠의 검에 가려진 하늘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내 그녀의 검이 내리꽂힌 자리에는 거대한 마력의 잔향과 함께 쓰러진 프리후에니어스의 형체만이 남았다.


—와아아아아아아아!


“X발······.”


그러나.

문도은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불쾌감을 느꼈다.

흑마력이 감소한 것.


그녀의 눈동자는 전투가 종료되었음에도,

냉혹한 분노로 일렁였다.


*


한바탕 쉴트호른 게이트 사건이 끝났다.

흑령 길드는 UNH와의 사후 회의를 위해 스위스에 체류했다.

이번 게이트 공략의 핵심 공로자인 문도은 또한 필수적으로 참석해야 했다.

아마 그녀와 흑령을 위한 천문학적인 보상이 기다리고 있을 터.

그러나 그녀의 입에서 나온 말은 예상치 못한 말이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자네, 아까부터 왜 그러지?”

“······먼저 귀국하겠습니다.”

“이유를 묻고 있네. 여기는 자네를 위한 자리야. 자네 없이 어떻게 진행하겠나.”


흑령 길드의 제 3보스, 김학곤은 문도은의 돌연한 행동에 당혹스러웠다.


“다 필요 없습니다.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뭐······? 어디 던전 말인가. 설마 클레이더슨을?”

“네.”

“설마. 그럴 리 없네. 이미 흑령에서 모든 각성자를 꿰뚫고···”

“쓸데없는 말씀 그만두시죠. 먼저 가겠습니다.”


김학곤은 떠나려는 문도은의 팔을 붙잡았다.

그러나, 그에게 돌아온 건 날카로운 단검이었다.

김학곤의 시야 정면에 멈춰 선 단검.

그는 마른침을 삼켰다.

문도은의 눈빛이······이미 이성을 상실한 듯 보였다.


‘사실인가······.’


문도은의 단검에 담긴 압박감에 잡고 있던 팔을 놓았다.

그녀는 그대로 한국으로 출발했다.


***


장장 몇 시간을 날아, 한국에 도착한 문도은은 즉시 클레이더슨 던전에 향했다.

눈을 제외한 전신을 두건으로 감싼 그녀의 실루엣은 어둠에 동화되어 밤하늘에 포착되기 힘들었다.

그럼에도 문도은은 누군가의 추적을 감지했다.

평소라면 싸우거나 초인적 속도로 회피했겠으나,

전투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았고,

장시간 비행으로 인해 그녀에게 그럴만한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붙던가. 말던가.’


그녀는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클레이더슨 던전만을 향해 나아갔다.


“후우······후.”


던전에 도착한 그녀는 시스템을 기동해 명예의 전당을 확인했다.


“X발······.”


그녀의 예상이 현실로 드러났다.

누군가 자신의 순위를 추월한 것이다.


[ 드래곤 ]


······드래곤?

처음 듣는 이름이다.

세상사 무관심한 문도은이더라도, 웬만한 각성자들의 정보는 숙지하고 있던 그녀였는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드래곤이란 각성자는 들어본 적 없었다.


누구냐······. 누구냐······.


그때,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려왔다.

그러나 문도은은 관심 없었다.

발소리의 주체가 자신을 압도할 만한 존재가 아님을 순식간에 간파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드래곤의 정체만을 계속해서 곱씹었다.


그러나 쥐새끼 같은 발소리의 정체가 자신의 바로 후방에 우뚝 서 있었다.

아무런 움직임도 없이.


“저기, 문도은 씨. 오랜만이에요. 혹시 무슨 일 있으······.”


문도은은 목소리의 정체에게 시선을 스치듯 던졌다.

문도은도 그녀의 정체를 알고 있었다.

화이트실드 스카우트, 윤향해.

그런데 어쩌라고.

살의에 젖은 문도은의 단검이 미사하게 진동했다.

이윽고, 그녀는 나직하게 말했다.


“미안한데 좀 꺼져주라.”


그 말 한마디가 최선의 배려였다.

제발 닥치고 꺼져주길.

더는 자제력을 잃을 것만 같았다.

문도은은 물러서는 윤향해를 보곤 다시 생각에 잠겼다.


“드래곤······드래곤······.”


문도은은 그 정체를 규명하겠단 결심을 하고는,

한동안 클레이더슨을 떠나지 못했다.


***


“삐야아아아아아암.”


집에 도착해 등따시게 누워서 치킨을 배달시켰다.

병아리도 사탕을 먹고 난 후 포만감에 내 곁에 누워 날개를 정돈하고 있다.


‘짐승의 그루밍? 그런 건가.’


나는 생각난 김에 병아리 레벨을 확인했다.


[ 소환수 레벨이 상승합니다. ]

[ Lv 11 → Lv 12 ]


던전에서 11레벨 찍었고.

방금 사탕으로 12레벨에 도달.


“좋다. 좋아. 성장이 괜찮네.”

“삐야. 삐야.”


나는 침대에 누운 채 스마트폰을 켰다.


“아, 맞다.”


— 마법의 이해도 (+20%)


내 정보창의 한 칸을 차지하게 된 ‘마법의 이해도’ 효과.

들어보니까, 마법의 이해도라는 효과는 주로 특수한 장신구에 부여되는 스탯이라고 한다.


억 단위에 달하는 악세서리에 붙은 마법의 이해도는 고작 +5%정도.


그러니까, 내게 붙은 20%는 말도 안 되는 수치인 것이다.


“S급 보상답네!”

“삐야아아암······.”


더욱 상세한 정보를 확인하고자 각성자 커뮤니티에 접속했다.


— [마법의 이해도] 스탯이 높을수록 마법을 배우는 속도가 빨라지고, 같은 마법도 더 효율적으로 사용 가능.


— 쉽게 말해 ‘마법 근육’ 이라고 생각하면 됨.


— 이해도 스탯이 높으면 보유 중인 마법을 변형하는 데 더 유리함.


— 이해도가 높아도 공부 안 하면 무쓸모.


— 공부할때만 이해도 악세 착용하면 개꿀.


— 확실히 [마법의 이해도] 붙어있는 반지 끼니까 마력진 공부가 수월해짐.


“흠······그렇단 말이지.”


아무래도 마법 공부에 이점을 주는 스탯인 듯하다.


“흠. 근데 마법 공부?”


각성한 직후, 마법사 교육 때 들은 바 있다.


마법을 학습하여 새로운 마법을 습득하는 건 불가능하다.

하지만 각성한 마법을 변형하고, 구체적으로 운용하기 위해선 학습이 필수적이다.


라고 배웠었다.

그땐 별생각 없었는데.

지금 보니 공부가 좀 필요하긴 한가보다.


“브레스나 강철비늘도 마법 공부가 필요하냐?”

“삐. 야. 삐야야.”


병아리는 당연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

이제는 저 엄숙한 표정도 익숙해졌다.

예. 예. 초월급 병아리님.


“삐야.”


그때였다.

—띵동.

치킨이 도착했다.

공부 생각이 머릿속에서 싹 달아나는 순간이었다.


***


이튿날.

병아리의 가르침에 따라 나는 도서관에 도착했다.

방구석에 누워있는 나를 자꾸만 툭툭 건드는 게 아닌가.

오늘은 좀 쉬려 했건만.


“어?”


클레이더슨 던전 인근의 각성자 공용 도서관.

나는 그곳에서 낯익은 얼굴과 조우했다.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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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월급 드래곤을 병아리로 착각당했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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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 차원 게이트 NEW 10시간 전 16 1 11쪽
15 (2) 바보 병아리 24.09.17 32 2 11쪽
14 (1) 바보 병아리 24.09.16 38 4 12쪽
» (2)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1 24.09.15 44 6 11쪽
12 (1) 누가 제 던전을 건든 것 같아요. 24.09.14 56 4 11쪽
11 (2) Lv10 병아리 +1 24.09.13 66 5 12쪽
10 (1) Lv10 병아리 24.09.12 62 5 11쪽
9 (2)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1 63 6 11쪽
8 (1) 운명의 주사위를 굴리는 자 24.09.10 72 4 11쪽
7 (1) 먹이(Nourishment) 24.09.09 80 6 12쪽
6 (2) 각성자 스카우터, 윤향해 24.09.08 85 6 11쪽
5 (1) 각성자 스카우트, 윤향해 24.09.07 91 7 11쪽
4 (3) 드래곤 맞아? 24.09.06 103 6 11쪽
3 (2) 드래곤 맞아? 24.09.05 147 6 11쪽
2 (1) 드래곤 맞아? 24.09.04 197 7 12쪽
1 프롤로그 24.09.04 199 9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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