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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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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3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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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공격적인 입사 면접에 대하여

DUMMY

[아■□와 ■리■□ 시■을 시■합□다■ 1■0■리스□이 ■모□니다. 진행■시겠습■까? ■ / N]


“버그 맞네.”


토끼 모피를 여러 장 덧대어 만든 침대 위에 앉아 석판 위에 표기된 정보에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었다.


과연 이대로 이 시련을 진행해도 좋을지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자, 석판 위의 깨진 문자가 서서히 정상적인 글자로 변하기 시작했다.


[아르테와 이리스의 시련을 시작합니다. 200크리스탈이 소모됩니다. 진행하시겠습니까? Y / N]


시련에 해당하는 인물이 두 명인만큼 크리스탈이 두 배로 소모하는 것은 어떨까?


이럴 때만이라도 편의를 조금 봐줬으면 좋겠다.


이것으로 서적 구매 비용을 제하고 790 크리스탈이 남았다.


이제 여기서 성공하지 못하면 앞날을 기약할 수 없다.


지금까지의 여정과 시련들을 상기시키며 나는 결의를 굳히고 수락을 눌렀다.


——————————————


짹짹. 두 마리의 앙증맞은 참새가 하늘 위를 춤춘다.


서로 위쪽을 점령하거나 빙글빙글 회전하며 좌우로 날기도 한다.


그렇게 몇 번 놀던 참새들은 댕댕댕. 멀리서 종소리가 울려 퍼지는 종소리에 화들짝 놀라 저 멀리 날아가 버린다.


시야는 점차 아래를 향한다.


수십 개의 흰 연기가 기둥을 이루며 하늘 위로 올라와 흩어져 사라진다.


그리고 그 아래로 시야는 내려갔다.


강이 흘렀다. 그 강을 따라 석조 주택과 목재 주택이 혼재되어 굴뚝으로 연기를 뱉어내고 있던 것이다. 집은 수백, 수천 채가 있었으며 먼 위치에 사람들의 주거 공간을 지키는 성벽이 에워싸고 있는 형상이었다.


그렇다.


이곳은 중세 무렵의 도시와 같은 형상을 하고 있었다.


거미줄처럼 얽힌 길을 따라 수많은 주택이 얽혀 있었지만 도시를 가로지르는 강의 옆에는 직선으로 뻗은 길이 이어져 성문이 있었다.


성문에는 마치 개미처럼 보이는 수많은 인파가 드나들고 있었으며, 수십 대의 마차는 대로를 따라 이동해 거미줄 같은 도로에 하나 둘 사라져갔다.


직선의 도로 끝. 성문의 반대편에는 하늘 높이 내건 첨탑이 각 모서리마다 첨예하게 솟아오른 거대한 성이 있었다. 석조의 성으로 회갈색 벽돌 사이사이 흰 색의 벽돌들이 포인트를 주어 장엄하면서도 독특한 양식미를 자아내고 있었다.


대로의 한 중간에서 멈춘 시야는 먼 곳의 성을 바라보는 상태로 고정되었다.


그리고 성의 첨탑보다 조금 위의 상공에 글씨가 나타났다.


[아르테, 이리스의 시련을 시작합니다]

[메인 퀘스트 : 비밀 시설에서 쌍둥이를 메이드로 교육시켜라]

[서브 퀘스트 (1/2) : 쌍둥이를 정식 메이드 수준으로 교육시킨다]

[서브 퀘스트 (2/2) : 배후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쌍둥이를 보호하라]


몸의 감각이 돌아온다.


지금까지 시련을 시작하면 서브 퀘스트는 하나만 부여됐다.


엘프 아저씨의 시련에 의해 알게 된 거지만, 딸아이를 보살펴 달라든지, 딸아이와 공부해 달라든지, 딸아이와 활쏘기 연습을 해달라든지···. 그런 서브 퀘스트가 많았지만 그것은 진행 도중에 나의 행동에 의해 발생하는 일종의 보너스 스테이지 같은 것이었다.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번엔 두 개.


쌍둥이가 두 명이니 서브 퀘스트도 두 개일까? 그러나 어려운 주문은 아니었다.


이자벨 대공녀의 시련 당시처럼 가문의 보호보다는 나은 수준이었다.


일단 자신의 복장을 바라보자, 몸에 딱 맞는 재질이 좋은 검은색 미성년 정장과 같은 것을 입고 있었다.


사용인 초급에서 보았던 집사의 복장과 닮아 있었다.


나는 그대로 옷의 재질을 만져보며 특이한 건 없을지 찾아보던 중 가슴의 위치에 각진 무엇인가가 느껴졌다. 손을 넣고 만져보니 속주머니가 있었던 모양이다.


그 안에서 나온 것은 두 장의 편지.


한 장은 어떤 문양이 찍혀 봉랍되어있는 편지였고,


한 장은 편지 봉투조차 없이 접혀있는 편지지였다.


나는 편지지를 열어 내용을 읽어 나갔다.


“고아라는 설정인가···.”


내용은 이러했다.


어릴 적 메이드였던 부모가 죽어버린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러나 후견인으로 자신이 해줄 수 있는 것은 백작가에 집사 견습으로 들어가는 길 뿐이며, 2년간이지만 속성 집사 교육도 받았던 만큼 실망시키지 않기를 바란다. 봉랍된 편지를 가지고 백작가에 전달하라. 소정의 여행 경비를 지급한다. 라는 내용이었다.


명확한 직위와 태생까지 설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


어디로 가야할지 전방을 주시하자, 석판에서 빛줄기가 나와 화면을 이루는 것처럼 도로를 따라 빛의 선이 앞으로 나아간다.


“하, 네비게이션 기능까지 있네.”


따라오라는 듯, 한 발 내디디자 이미 지나친 선은 소멸한다.


나는 그대로 선을 따라 나아갔다.


이후 성 앞에서 병사들에게 편지를 전달해 성에서 나온 사용인을 따라 성 안의 작은 방에서 대기했다.


무미건조한 곰팡내가 나는 방이었다.


쇠창살로 막힌 창문을 통해 약하게 빛이 들어오는 방 안에 의자에 얼마나 앉아 있었을까?


드디어 노크 소리와 함께 한 명의 메이드가 들어왔다.


“주인님께서 부르십니다. 저를 따라와 주세요.”


“네.”


이것은 나도 잘 아는 내용이다. 주군이 누군가를 부를 땐 상대의 격에 따라 집사가 오는지, 메이드가 오는지 바뀐다.


즉, 나는 급이 낮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녀를 따라 어두침침한 좁은 복도를 나아가자 이윽고 성의 둘레에 쌓여 있던 내부가 드러났다.


정교한 릴리프가 새겨진 몰딩이나 기둥들.


기둥 사이사이 사람 크기만 한 배치된 기사의 조각상들은 마치 고대 그리스의 조각상처럼 갑옷 위에 여러 문양이 음각되어 아름답고 용맹함을 나타내는 것만 같았으며, 검을 절도 있게 양 손으로 잡아 일자로 세우고 있는 모습은 경건해 보이기까지 했다.


“크흠.”


아름다운 광경에 멍하니 감상하던 나의 주의를 재촉한 메이드에게 사죄하며 빠르게 따라 붙었다.


푸른 융단과 도자기와 회화가 놓인 고풍스러운 통로를 지나, 다른 방보다 큰 바라지 문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메이드는 문을 가볍게 두드리며 편지를 가지고 온 자가 왔음을 전하고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자, 들어가 주세요.”


“네, 감사합니다.”


살짝 고개를 까닥이는 것으로 감사를 표하고 문 안쪽으로 들어서자, 그곳에는 세 명의 남성이 있었다.


테이블을 기점으로 상석에 앉은 회색 머리칼의 날렵해 보이는 신체는 군더더기 없어 보였으며, 외모로 보았을 때 40대 정도. 색체가 높은 군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있는 남성은 이 성의 주인인 백작으로 보였다.


그 뒤로 머리를 올백으로 정리하고 직립해있는 콧수염이 인상적인 조금 더 연상으로 보이는 남성은 의복이나 그 서는 위치로 집사임이 틀림없었고, 좌석의 한 쪽에 앉아있는 백발의 긴 수염을 가진 사람. 구불거리는 흑단으로 만든 지팡이를 소파에 기대어 세워 놓은 것을 보아 마법사로 보이는 할아버지는 검은색 바탕 위 흰색의 자수가 들어간 로브를 입은 것으로 보아 마법사인 듯 했다.


침이 꿀꺽 식도를 타고 넘어갔다.


이 때를 위해 나는 공부한 것이다.


열흘 동안 교양서에서 배운 격식과 사용인으로서 행동을 드디어 피로할 때가 다가온 것이다.


나는 그대로 몇 걸음 앞으로 걸어가 눈을 내리깔고 한 손은 앞으로 기울여 배에 대고, 한 손은 등 쪽으로 숨기며 허리를 정중히 굽혔다.


“처음 뵙겠습니다. 이번 아드리아 자작의 추천을 받아 라비테리안 백작가의 헤르드만 백작님을 찾아뵙게 된 타미엘이라 합니다.”


그대로 허리를 숙이고 있자 상석에 있던 남자가 말했다.


“호오. 그 아드리아 자작에게 이런 집사 견습이 있으리라곤. 그래서, 어떻게 내가 헤르드만인것을 알았지?”


‘당연히 상석에 앉았으니 알았지’라고 말하면 면접 실패다.


이것은 정형문과 같은 것 쉽게 돌파할 수 있으리라.


“먼저 이 곳까지 안내한 메이드로부터 면회 상대에 대한 언질이 없었던 점. 성의 안 쪽 정면에 위치해 있으며 격식이 있는 장식과 귀족을 상징하는 푸른 융단이 깔려 있었으며 그 안쪽의 최심부의 면회실로 추측 가능한 장소에 상석에 앉아 있으신 분이야말로 백작님이라 판단하였습니다.”


메이드는 격이 낮은 나에게 보안상 어떤 인물인지 발설하지 않은 것이다. 이 정도 숨은 의도를 눈치 챘다고 말한다면 100점 만점이 아닐까?


나는 고개를 숙인 채 다음 말을 기다렸다.


“어떤가?”


“예, 백작님의 용맹하고 권위가 넘치는 모습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던 점은 감점입니다만, 이 정도면···.”


집사의 말소리는 헤르드만 백작의 귀에만 들리도록 웅얼거리는 소리로 작아졌다. 그러고 보니 상대의 외모에 대해 칭찬하는 것을 잊어버리고 있었으므로 이마에 식은땀이 흘러 내렸다.


“허허허. 꽤 똘똘한 아이군요. 헤르드만 백작. 내가 질문해 봐도?”


“흠, 그러도록. 얼굴을 들라.”


그 말에 천천히 허리를 폈다. 세 명의 남성에게 핥듯이 시선을 받아내는 것은 조금 생리적으로 싫은 느낌이었다.


초로의 남성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눈을 가늘게 뜨고 입을 열었다.


“해서 타미엘이라고 했는가?”


“네. 성은 없습니다.”


“전투에 대한 몸가짐은 있는가?”


“특필할만한 기술은 없습니다만, 신체 훈련은 빼놓지 않고 하고 있습니다.”


검술이나 마법, 궁술에 대해서는 내가 어느 정도의 실력인지 파악하기 힘들다. 엘프들에게 배울 당시에도 견습 수준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정도였으니 딱히 정식으로 배웠다고 말한 내용은 아닌 듯했다.


“흠, 그다지 몸을 훈련한 것으로 보이진 않는 군.”


그 말에 헤르드만 백작도 고개를 끄덕이며 팔을 올려 손가락을 까딱 움직였다.


쐐액! 나는 반사적으로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몸을 90도 회전했다.


하늘에 춤추는 몇 가닥의 은색 머리카락.


암기가 날라 온 것이다.


“무, 무슨···.”


“흠. 몸의 움직임은 좋군요. 그러나 당황하는 모습을 보니 아직 경험이 크지 않은 듯합니다.”


나무문에 박힌 소형의 일자형 단도를 식은땀을 흘리며 바라보고 있자, 집사의 말이 들렸다.


“그래도 나이 치고는 좋은 움직임이군.”


“허허허. 그렇습니다. 저 나이에 저정도 움직이는 아이는 기사단의 훈련을 받은 자 정도겠지요.”


나는 서둘러 자세를 정돈하고 직립 자세를 유지했다.


헤르드만 백작은 다리를 꼬고 근엄한 말투로 말했다.


“마티엘이여. 나를 진정으로 섬길 준비는 되었는가?”


“예. 이 목숨을 바쳐서라도.”


내 말에 헤르드만 백작이 코웃음을 쳤다.


“흥. 입바른 말이구나. 내가 네놈에게 원하는 것은 비밀을 지키고 발설하지 않는 것 뿐. 네놈을 인수하는 것은 우리 백작가가 후원하는 타르시프이다.”


“그렇지요. 그렇지요. 딱 좋을만한 인재입니다. 성인이 되기 전의 나이 대이고 총명하다. 사용인으로서 예의나 기초적인 체력 단련을 할 수 있다. 다만···. 그가 그것을 받아들인다면 좋겠지만 말입니다.”


“흠. 정말로 그 정도까지 필요한가?”


“아무래도.”


턱을 쓰다듬으며 헤르드만 백작이 미간을 모았다.


“아무래도 필요한 일입니다. 헤르드만 백작. 새어나가기라도 하면 과연 다른 파벌이 가만있을지···. 아직은 실험 단계이니만큼 비밀을 철저히 지키는 것이 급선무이니, 이 노구의 부탁이라 생각하고 허가를 주시면 좋겠구료. 허허허.”


사람 좋은 미소로 수염을 쓰다듬으며 타르시프가 웃었다. 백작은 이내 미간을 주무르고 팔을 올려 손가락을 까닥 움직이자, 집사가 벽에 배치된 선반에서 주머니 두 개를 들고 와 테이블 위에 두었다.


“타미엘이여.”


“예. 백작각하.”


찰랑. 백작이 테이블 위로 주머니를 열어 뒤집자, 황금색으로 빛나는 금화가 쏟아져 내렸다.


“금화 100장이다. 서민이 살아가기에 십 년은 거뜬할 것이다. 또한 임무를 마친 이후 백작가에서 집사 견습으로 고용해주지. 다만.”


백작은 다른 주머니를 들어 그 안에서 검은 보석이 장식된 가죽제 목걸이를 꺼내들었다.


“이것은 충성의 표식이다. 타르시프 아래에서 임무를 맡는 대신에 이것을 착용하고 비밀을 엄수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 수락하겠는가?”


[메인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노예의 증표>를 착용하고 임무에 도전하시겠습니까? Y / N]

[도전시 금화 100매를 환산하여 크리스탈 100개가 지급됩니다]

[도전 거부시 시련은 실패로 간주되어 종료됩니다]


또 터무니없는 것이 튀어나왔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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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15. 잠자는 숲속의 메이드x2 24.09.14 7 0 12쪽
» 14. 공격적인 입사 면접에 대하여 24.09.13 11 0 13쪽
14 13. 어미새 또한 아기새였다 24.09.13 11 0 12쪽
13 12. 후회에서 비롯된 각오 24.09.12 11 0 11쪽
12 11. 세번째 맛. 공(空)의 맛 24.09.12 10 0 13쪽
11 10. 파멸의 가챠는 심연으로 향한다 24.09.11 8 0 12쪽
10 9. 진화하는 능력, 퇴화하는 지능 24.09.11 9 0 12쪽
9 8. 메딕은 언제나 옆에 있었다 24.09.10 11 0 11쪽
8 7. 고도의 고고한 고고학자 24.09.10 11 0 14쪽
7 6. 두 번째. 고통과 슬픔의 맛 24.09.09 11 0 12쪽
6 5. 첫 가챠는 보라색맛이 났어 24.09.09 10 0 13쪽
5 4. 알고 있는가? 석판은 도구다 24.09.09 10 0 11쪽
4 3. 이세계에 유기당해 버렸다 24.09.09 11 0 13쪽
3 2. 안녕히 지구, 어서와 이세계 24.09.08 13 0 12쪽
2 1. 투자 제안은 사기일 수 있다 24.09.08 15 0 12쪽
1 空. 과거의 기억과 라비린스 24.09.08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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