던전마스터. 일어나실 시간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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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4.09.08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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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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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4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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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잠자는 숲속의 메이드x2

DUMMY

“핫. 백작님 명에 따르겠습니다.”


따질 것도 없다.


여기서 포기하면 진짜 다 망하는 거다.


남은 크리스탈조차 천 개가 넘지 못하는데, 보상으로 100 크리스탈이나 준다?


추후에 더 많은 크리스탈을 획득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다만, 충성의 표식이라는 것이 신경 쓰였다.


내가 생각하는 그것이 맞을까?


절대로 명령에 복종하는 노예로 만드는 판타지적 아이템.


노예의 목걸이.


나의 예상은 백작의 말에 긍정되었다.


“흠.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모양이군. 그렇다. 착용자가 계약자의 말에 절대복종하는 계약을 맺는 술구이다. 계약자의 말에 반하는 행동을 할 경우 내장된 마력에 의해 엄청난 고통이 주어지지. 또한 표식을 파괴하면 폭발하여 머리가 날아간다. 그럼에도 이 임무를 하겠는가?”


생각보다 살벌한 물건이었다.


무언으로 무릎 꿇기 자세를 취해 신하의 예를 취했다.


“허허. 이거 물건이로군. 이 담력 탐나는구료. 헤르드만 백작. 그냥 저에게 넘기시는 건 어떻습니까?”


“··· 이미 나의 종복이 되고자 예를 표한 자이다. 아쉽게도 무를 수는 없겠군.”


뭐, 백작의 마음에 드는 것은 성공한 듯싶었다.


꽤 유능하게 보인 탓일까? 마법사 할아범도 시선이 가지고 싶은 장난감을 발견한 아이처럼 이채를 띄고 있었기에 눈을 피하는 것이 고작이었지만 말이다.


집사가 다가와 나의 목에 충성의 표식을 장착했다.


다만 어떠한 변화도 없어 눈을 굴리자, 헤르더만 백작이 다가왔다.


“이것은 검은 보석에 계약자가 피를 바칠 필요가 있는 술구다. 잠시 그대로 서 있도록.”


집사가 건넨 화려한 단검을 손에 쥔 백작은 손끝을 그것으로 베었다.


뚝뚝. 피가 흘러내린다. 그는 내 목에 장착된 목걸이의 보석에 흐르는 피를 묻힌 뒤, 몇 가지 의미를 모르는 말을 주창했다. 마법적인 주문인 듯 백작의 마력파동이 느껴졌다.


목걸이에서 타인의 마력이 뻗어져 나오는 이상한 감각.


그것이 온 몸을 옥죄듯 달라붙었다.


그리고 들리는 미약한 소리.


“읏······!”


“무슨 일이냐?”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보통 이대로 계약의 술은 끝날 터이지만···. 고통은 없다 들었습니다.”


머리를 누르며 표정을 찡그리자 백작과 집사의 대화가 들려왔다.


“호오··· 신기한 일도 다있구료. 이 노체가 한 번 살펴봐도?”


“괘, 괜찮습니다. 뭔가 이상한 감각이 온 몸을 훑는 느낌이 들어 당황했을 뿐입니다.”


절대로 타르시프라는 이 할아범의 장난감이 되고 싶지 않았다.


서둘러 부정한 나는 다시 똑바로 서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치미를 뗐다.


“이것으로 계약은 완료다. 타미엘. 마지막 질문이다. 내 종복이 되어 임무를 수행하고 임무에 대해 평생 동안 비밀을 지키겠는가?”


“이 명을 다해서라도.”


“그럼 명한다. 이번 임무는 인조 생명체의 교육이다. 이 생명체는 어떠한 지식도 습득하지 않은 상태로, 자네와 같이 아무런 연고가 없으며 무주공산인 자가 맡기에 제격이다. 또한 비밀 시설에서 임무를 진행하는 만큼 타인의 눈을 속일 필요도 있다. 그렇기에 시설은 사용인 학습소로서 그곳을 드나드는 시종 견습이 적절할 것이다. 방금까지 말한 내용의 <일체 발설을 금한다>. 또한 <비밀 임무와 관련된 내용을 평생 동안 비밀을 엄수할 것을 명한다>.”


검은 보석에서 빠져나온 백작의 마력이 다시 한 번 몸을 옥죈다.


이번에는 어떻게든 무표정하게 참아낸 나는 다시 한 번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


그 후로 이틀간 성에서 대기하며 임무 준비와 사용인으로써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는지 테스트가 있었다.


결과는 집사에게서 몇 가지 훈수를 들었지만 합격.


임무에 대해서도 이때 들었는데, 충성의 표식이라는 목걸이까지 착용해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다.


이들이 말하는 인조 생명체. 즉, 호문쿨루스는 그 타르시프라는 마법사가 만들어낸 생명체였던 것이다.


헤르더만 백작은 이 호문쿨루스를 이용해 군사적, 상업적 효용성이 있는지 명령에 절대 복종하는 생물로써 사용 가능한지, 인간 사회에 섞여 이질감 없이 행동 가능한지 이를 알아볼 생각이었다.


물론, 나 같은 신참의 아이에 이런 중대차한 일을 맡길 필요가 있느냐 의문으로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비밀 임무다.


충성의 표식이라는 절대 복종의 목걸이가 채워진 채 헤르더만 백작을 따라야하고, 나만이 이 임무를 받은 것은 아니었다.


단순히 나는 석판의 프로필 카드에 등록되어있던 쌍둥이만을 담당하는 것이다.


나와 다른 나이 또래의 임무를 받은 이들도 있었고, 어른도 존재했다.


그들이 모이는 비밀 기지는 단순한 시종 교육 기관으로 외부에 알려질 예정이다.


교육 기관에 들어갈 사람들을 만났지만 그들에게 목걸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모두 헤르더만 백작의 심복들이나 그들의 가족이다.


왜 나만 노예의 징표를 착용했느냐.


그것 또한 이유가 있었다.


“나도 실험체인가.”


목에 둘러진 가죽을 당겨 보았다. 손가락 한두 개 들어갈 정도로 여유는 없지만 호흡을 하는데 는 불편함은 없다.


이 충성의 표식은 개발된 지 그리 오래 지나지 않은 듯, 말 그대로 노예화가 오랫동안 잘 지속되는지 예속화가 풀리지 않는지 조사하는 것도 나의 임무다.


그렇기에 교육 기관에 들어가서도 감시를 받는 것이 확정적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대기 기간이 끝나고 약 삼 일간 마차를 타고 이동했다.


제대로 포장된 길이 없는 흙만 다져놓아 마차가 움직일 때마다 나무 등받이가 배겨 꽤 힘든 고행의 길이었다.


고행길이긴 했지만, 판타지 중세 시대의 풍경이나 도시나 마을의 모습을 구경하는 것은 작은 마음의 위안이 되었다.


더는 마을이 나오지 않고 더욱 땅의 요철이 심해져 숲 속 오솔길을 따라 마차가 나아가길 수 시간.


“여기가 라비테리안령 북쪽 성채 구역이다. 타미엘. 여기 들어가면 몇 년은 나오지 못할지도 몰라? 감옥에 온 걸 환영한다.”


“네. 각오하고 왔습니다. 리차드만 씨.”


이 남자는 성에 있을 무렵에 소개받아 이 임무에 함께 종사하게 된 라비테리안 백작가의 사람이다.


며칠 수염 정리를 하지 못해 덥수룩해진 턱을 쓰다듬으며 장난기 가득 머금은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의 옆에는 대검으로 불러도 좋을만한 검이 좌석에 걸쳐 있어 군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그 우락부락한 덩치를 감안하면 쉽게 추론이 가능했다.


몇 마디 그와 잡담을 나누며 시간을 죽이던 사이, 마부가 도착했다는 말을 전해와 창문을 통해 밖을 보았다.


백작이 머물던 성보다 한층 작지만 제대로 견고하게 지어진 성채가 보였다.


드디어 내가 시련을 진행할 장소에 도착한 것이다.


성채 앞에서 경비를 서고 있던 병사들과 몇 마디 주고받은 리차드만 씨는 그대로 사라져 버리고 나는 마차에 탑승한 채 성채 안으로 들어섰다. 평범한 중세 성채의 내부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장소가 드러났다.


마차에 내려 그 광경을 자세히 살펴본다.


중앙 광장에는 초록색 잔디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잔디 운동장을 연상시켰으며 정면의 4층 사각형 건물은 학교를 떠오르게 했다.


나는 메이드복을 입은 사람의 안내에 따라 건물 안으로 진입했다.


거기서 기본적인 본인이 맞는지 인상착의와 충성의 증표가 목에 착용되어있는지도 확인되었다.


“그러면 이쪽으로. 타미엘 군이 맡을 아이는 두 명. 다른 아이들과 다르게 반응이 둔하니 같은 또래라면 또 다를지도.”


그녀는 플리나라는 이름의 메이드이다. 여성치고는 큰 키와 여성치고는 절벽··· 플리나의 따가운 시선이 느껴졌다. 아무튼 노란색 머리칼과 녹색 눈동자를 가진 미인이다.


그녀를 따라 한 장소에 다다랐다. 4층의 복도 끝에 위치한 이 방에 쌍둥이가 있으리라. 나는 플리나 씨를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


“자, 이 아이들이야. 이름은 없어. 뭣하면 네가 돌볼 테니 이름을 지어줘도 좋아?”


창문 너머 따뜻한 오후의 햇살이 방 안을 비춘다.


열어 놓은 창문 너머로부터 봄의 상쾌한 바람이 불어와 눈앞에 투박한 긴 벤츠에 앉은 두 소녀를 지나며 하늘색과 연두색 단발의 머리칼이 살짝 떠올라 흔들렸다.


이 두 명이 아르테와 이리스이다.


잠에 빠진 듯 눈을 감은 두 소녀는 서로의 머리를 기댄 채 그저 조용히 숨소리를 울리고 있었다.


“아르테, 이리스···.”


“어머, 마음에 들었구나? 아르테와 이리스인가. 벌써 이름까지 지어주고. 뭐, 그 나이대의 아이라면 틀림없이 사랑에 빠질 만큼 귀여운 아이들이긴 하지. 그래도 못쓸 장난을 하면 안 돼? 리차드만님이 목을 베어버릴지도 몰라.”


“그, 그런 것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갑자기 생각난 이름이라서.”


시련에 적힌 이름을 말했을 뿐이었다. 단단히 오해해버린 그녀에게 해명했지만, 왠지 역효과만 커지는 듯 했다.


그때 한 사용인이 찾아와 플리나 씨를 데리고 사라졌다.


다시 한 번 플리나 씨는 못된 장난을 하지 않을 것을 다짐 받은 뒤, 문을 닫고 사라졌다.


플리나 씨가 사라진 후, 조용히 두 소녀를 관찰했다.


이렇게나 소란스럽게 이야기를 했는데도 깨어나지 않은 두 소녀의 모습에 흥미를 느끼면서도 별로··· 아니, 절대로 그런 일은 없겠지만 혹여나 나쁜 짓을 하는 것으로 오해받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다.


“저기···.”


미동조차 없었다.


설핏 보면 사람 크기로 키운 프랑스 인형처럼 보일 정도였다.


호흡에 의해 가볍게 상하하는 가슴과 조용한 호흡 소리만이 쌍둥이가 살아있다는 증거를 제시할 뿐이었다.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 쌍둥이의 눈앞에 손을 흔들어 보았다.


반응은 없었다.


그때 눈앞에 메시지가 출현했다.


[메인 퀘스트가 갱신되었습니다.]

[메인 퀘스트 : 아르테와 이리스를 각성시켜라. (0/2)]


머리를 긁적였다.


“어떻게 할까···.”


당장 떠오르는 건 제세동기를 이용한 충격 요법···. 이세계에 그런 게 있을 리 없다.


정신 마법. 배운 적 없다.


엘릭서. 엘븐헤임에 넘쳐났지만, 시련 한정이다.


치료 마법. 아, 배웠다.


나는 즉시 마력을 순환시켰다.


“크읏?!”


그러나 충성의 징표에서 뻗어져 나온 마력이 나의 마력을 짓누르는 감각과 또 다시 머릿속을 울리는 미약한 무엇인가 소리가 들려왔다.


즉시 마력을 해제하자 증상은 씻은 듯 없어졌지만, 마력을 사용하는 것은 섣부르게 하지 않도록 생각이 들었다.


“하아, 방법이 없나?”


크게 한숨을 내쉬며 터덜터덜 걸어가 쌍둥이가 앉은 투박한 나무 벤치의 남은 부분에 걸터앉았다.


힐끔 바라 본 소녀의 옆모습은 이렇게 귀여워도 좋은가 싶을 정도로 조형미가 잘 갖춰지고 있었다. 살랑살랑 바람에 흔들리는 하늘색 머릿결은 햇빛을 받아 은은한 파스텔톤으로 빛났다.


“네가 아르케? 아니면 이리스?”


석판으로 보았을 때 흑백 사진이었기에 정확히 누가 아르케고 아리스인지 모른다.


나는 어감상 왠지 어울릴법한 머리색으로 구별하기로 했다.


“하늘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가 아르케. 연두색 머리카락을 가진 아이가 이리스로 하자.”


솔직히···. 내가 부모님도 아닌데, 이름을 지어주는 것도 이상하긴 했지만, 여러 영화나 만화에서 나오는 인공 생명체들은 18호라던가 제로라던가 숫자 또는 알파벳으로 불리지 않는가?


그러니 이 아이들에게도 제대로 된 이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르케의 하늘색 머리카락이 바람에 흔들리며 입가에 걸렸다.


나는 아르케의 입가에 걸린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조심스레 치워주고 앞머리를 정리해 주었다.


[메인 퀘스트 : 아르케와 이리스를 각성시켜라. (1/2)]


그리고 아르케가 눈을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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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17. 의심과 오해의 해소는 어렵다 24.09.16 7 0 12쪽
17 16. 따스한 봄볕에 황혼은 춤춘다 24.09.15 7 0 12쪽
» 15. 잠자는 숲속의 메이드x2 24.09.14 7 0 12쪽
15 14. 공격적인 입사 면접에 대하여 24.09.13 10 0 13쪽
14 13. 어미새 또한 아기새였다 24.09.13 11 0 12쪽
13 12. 후회에서 비롯된 각오 24.09.12 11 0 11쪽
12 11. 세번째 맛. 공(空)의 맛 24.09.12 10 0 13쪽
11 10. 파멸의 가챠는 심연으로 향한다 24.09.11 8 0 12쪽
10 9. 진화하는 능력, 퇴화하는 지능 24.09.11 8 0 12쪽
9 8. 메딕은 언제나 옆에 있었다 24.09.10 11 0 11쪽
8 7. 고도의 고고한 고고학자 24.09.10 11 0 14쪽
7 6. 두 번째. 고통과 슬픔의 맛 24.09.09 11 0 12쪽
6 5. 첫 가챠는 보라색맛이 났어 24.09.09 10 0 13쪽
5 4. 알고 있는가? 석판은 도구다 24.09.09 10 0 11쪽
4 3. 이세계에 유기당해 버렸다 24.09.09 11 0 13쪽
3 2. 안녕히 지구, 어서와 이세계 24.09.08 13 0 12쪽
2 1. 투자 제안은 사기일 수 있다 24.09.08 15 0 12쪽
1 空. 과거의 기억과 라비린스 24.09.08 22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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