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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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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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1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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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31-2. Knight Order

DUMMY

3쿼터가 시작되기 직전 손을 모았다. 보통 잘해보자는 식의 파이팅을 하지만 주장인 희중이 형은 눈에 힘 꽉 주고 날 보며 물었다.

“자신있냐?”

“물론이죠.”

“제대로 못하면 팬들은 물론 국민 모두에게 욕먹을거다. 알고 있지?”

“그럼요.”

“그래도 할거냐? 지금이라도 감독님 전략 바꾸자고 해. 대협이 네가 이 한번으로 개쌍놈이 되는건 보고 싶지 않아.”

희중이 형뿐만 아니라 다른 팀원들 모두 심각한 얼굴을 한 채 날 바라봤다. 뭘 이 정도 가지고 걱정들을 하시나 몰라. 그래도 기분은 좋네. 걱정해주는거잖아.

쓸데없는 걱정하다 괜히 몸 굳을까봐 분위기도 바꿀 겸 씨익 웃으며 말했다.

“지금 형님들은 제 걱정을 할게 아니고 본인들 걱정을 할땝니다. 전 영웅이 될테지만 형님들은 뭐했냐고 오히려 욕먹을거라구요.”

내 도발에 팀원들이 모두 피식거렸다.

“지랄. 이 자식 자신감 넘치네. 가자! 하나, 둘, 셋. 파이팅!!!”

“파이팅!!”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코트로 들어올 때 중현이가 슬며시 물어본다.

“너 진짜 괜찮겠냐? 잘해야 본전이잖아. 아니지, 잘해도 욕하는 놈들 있을걸?”

“어차피 프로 불편러들은 무슨 짓을 해도 욕해. 약팀에서 견제 엄청 받는 와중에 슛률 60%를 넘기면서 득점왕 겸 MVP의 위엄을 보여주마. 잘 봐둬.”

“어우, 재수 없어. 그런데 그게 또 믿어지니까 더 재수없다.”

볼을 갖고 넘어온 신형이 형이 안쪽에서 올라온 진용이에게 볼을 넘겼다. 그 뒤 몇 차례 패스가 이뤄졌지만 그 사이 난 볼을 만지지 않고 왼쪽 사이드 근처에서 어슬렁 거리기만 했다.

팀원들이 돌파와 패스를 연속으로 하는 10초가량 별다른 움직임 없이 어슬렁거리자 시몬스의 수비가 살짝 느슨해졌다. 역시 이 녀석 아직은 설익은 부분이 있다니까. 시선이 떨어지는 순간 베이스 라인을 타고 냅다 반대편으로 달렸고 반박자 느리게 시몬스가 반응하며 따라왔다.

내가 움직이자 별 위력 없는 플레이를 하던 신형이 형이 내가 가는 반대편 사이드로 빠르게 볼을 뿌려줬다. 몸을 돌리며 볼을 캐치하며 내려설 땐 스텝까지 맞추고는 그대로 3점슛을 던졌다.

“!!”

조금 느리게 따라왔지만 그래도 거의 붙어있는 상태인데다 신장도 10cm정도 차이가 있다보니 위험성 때문에 안쏘는게 일반적이기도 했고 나 역시 캐치 앤 샷이나 지금 같은 위험도가 있을 땐 돌파를 주로 해왔기 때문인지 시몬스는 흠칫하며 또다시 한타이밍 느리게 반응했다. 그나마 그 반응도 제대로 뛰지도 못하고 손만 들어올린 수준이었다.

따라서 반노막 상태로 슛을 던진거고 그럼···

촤악!

들어가는거지.

“굿샷!”

벤치는 물론 소수의 교포분들이 환호를 보내줬고 난 몇 달만에 시그니처 무브를 보여줬다.


[우왘! 나와닼ㅋㅋㅋㅋ]

[이걸 여기서 볼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설레발 보소. 고작 동점만들고 설레발은···]

[└ 설레발 좋아하네. 대협이가 저 춤 추고 진적 단 한번도 없거든?]

[ └└ 인정. 오죽하면 미국애들이 주술적 춤이라고 환장하겠냐고]

[어쨌든 중요한건 김대협이가 나야나를 보여준건 승리를 확신한다는 의미 아니겠습니까?]

[내가 호주 커뮤니티에 가봤는데 거기 애들 난리 났다. 나이트가 주술을 걸었다고.]

[└ 진짜임?]

[└└ 링크 걸어줄 테니까 가서 봐라. 아, 영어는 필수니까 못하는 애들은 가지 마라. 여기서까지 자괴감 느낄 필요 없잖아.ㅋㅋㅋ]


나야나를 보여줘서인지 넘어오는 호주 애들의 얼굴이 썩어있다. 그도 그럴것이 내가 이 춤 춘 게임에서 진적이(승기를 잡았을 때만 해서 그렇다) 없어서 리그에서 가끔 승리를 간절히 바랄 때 이 춤을 추기도 했다.

이번 결승때 르브론이 뜬금없이 이 춤 추고 그 경기 이겨서(13점차 상황에 췄는데 그 다음부터 거짓말처럼 워리어스의 경기력이 뚝 떨어졌고 캐벌리어스는 결국 역전에 성공해 승리를 챙겼다) 더더욱 느낌이 다를 것이다.

뭐, 나중에 들어보니까 그날 이후 양쪽 모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춤을 췄다고 하는데 진짜인지는 모르겠다. 킥킥···

어쨌거나 이길만한 경기에서만 췄는데 흐름도 안잡혀 있는 이 시점에 굳이 이춤을 춘 이유는 진짜 이겼으면 하는 막연한 기대는 아니고 그냥 심리적 압박감을 주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호주 애들 얼굴보니까 제대로 먹혔네. 후후···

시작과 동시에 동점이 되어버린데다 의외의 추가 한방(?)에 호주 선수들의 움직임에 미세하게 흔들림이 보였다. 이번 수비에 성공하면 더없이 좋고 주더라도 어렵게만 줘도 본전이다.

“파이팅!”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볼의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였다. 공격력이 도드라져서 그렇지 수비력도 최상급인 탓에 상대하는 팀들은 내가 수비를 맡고 있는 곳으로는 공격을 잘 안걸어온다.

시몬스가 중앙에서 공격을 진두지휘하고 있지만 내 쪽에 있는 밀스쪽으로는 볼이 거의 오지 않거나 와도 큰 움직임 없이 다시 다른쪽으로 넘어갔다.

잠시 포지셔닝을 통해 수비를 흔든 호주는 베인즈가 빠르게 로우포스트에 자리를 잡자 바로 볼을 찔러 넣어줬다. 당연히 수비가 좁혀졌는데 베인즈는 피벗으로 방향을 흔들고는 원드리블로 한번 더 안쪽으로 파고 들었다. 이때 외곽에 있던 시몬스가 보거트의 핸즈 오프 스크린을 타고 날카롭게 잘라들어왔고 베인즈는 이를 놓치지 않고 짧은 바운드 패스로 연결시켰다.

수비가 베인즈에 몰린 탓에 반대편 45도 방향에서 잘라 들어오는 시모스를 막는건 어려었기 때문에 그는 망설이지 않고 붕 떠올라 볼을 림쪽으로 올려놨다.

“비켜!”

진용이가 어떻게든 따라 붙으려는 순간 볼의 흐름을 주의하던 내가 크게 외치며 사이드에서 엉켜있는 수비를 피해 바람처럼 달려와 뛰어올랐다.

팡!

백보드에 맞기 직전 정확하게 걷어냈고 볼은 신형이 형쪽으로 날아갔다. 반사적으로 볼을 잡아내는 사이 착지와 함께 쏜살처럼 호주 코트로 달려나갔다.

“앞으로!”

볼을 잡고 몸을 돌리던 신형이 형은 내 외침에 반응하며 앞으로 볼을 뿌렸다.

픽!

제대로 던져졌다면 스피드를 살려서 바로 한골이었겠지만 안타깝게도 보거트가 달려들며 뻗은 손에 볼이 살짝 스치며 앞이 아닌 뒤쪽으로 날아들었다.

“제기랄!”

속도를 줄이며 몸을 돌리자 밀스가 정신없이 달려오는게 눈에 들어왔다. 손끝에 걸린 볼이 다행히 높이 떠서 떨어지고 있기 때문에 공중경합에선 당연히 내가 잡아냈다.

“헤이! 백코트!”

“볼텐딩! 볼텐딩!”

시몬스가 빠르게 백코트하면서도 심판을 향해 볼텐딩 아니냐는 항의를 했지만 당연히 반응은 없다. 백코트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당연히 해야할 항의라서(이런걸 해서 심판한테도 조금이나마 심리적 압박을 줘 나중에 약간이라도 유리한 판정을 하게 만들 수 있다) 특별한 제재는 없었고, 다른선수들과 비슷하게 하프라인을 넘고 있었다.

밀스도 볼을 잡아내겠다는 의지가 있었던게 아니라서 착지하자마자 동료들이 오기 전까지 돌파를 지연시키기 위해 내 앞쪽 진로를 최대한 커버하는 수비를 펼쳤다. 돌파를 지연시키기 위해 거리를 상당히 벌려둔데다 조금 앞으로 가자 3점라인 안쪽까지 물러서는 수비를 펼쳤다. 3점라인에서 1m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돌파와 슛 모두를 커버하는 좋은 수비일수 있지만 중요한건 NBA리거한테 지금 1m는 그리 먼거리가 아니라는 점(NBA 3점 라인은 국제규격보다 1m정도 더 멀다)이다.

거기다 일반적으로 수비가 더 많은 상황에서 속공 3점은 지양할 플레이고, 내 플레이를 분석한 입장에서도 지양하는 플레이다. 다시 말하지만 팀원을 살리기 위해 무리한 플레이를 하지 않는게 나였으니까.

하지만 오늘, 아니 후반에는 안정적이고 이타적 플레이가 아닌 내 득점에 집중할 예정이다. 그러니 지금 상황에선 어떻게 한다?

끼익!

“오, 쉿!”

밀스가 깜짝 놀라 손을 뻗었지만 사이즈와 높이 차이가 있어서 상큼하게 무시한채 림에 집중하며 뛰어올랐다. 좋은 밸런스와 리듬으로 슛터치까지 깔끔하게 이뤄졌다.

“리바운드!”

호주 선수들이 림쪽으로 뛰어들며 뒤늦게 따라오는 우리 팀원들을 체크하며 섰지만,

촤악!

볼은 림 뒤 아래쪽을 정확하게 때리며 떨어져 내렸다. 슛이 들어가는 순간까지 모션을 유지하고 있다 쿨하게 돌아서 백코트 했다.

“와, 이 미친 새끼. 설마 했는데 진짜 던져버리네.”

욕은 하지만 굉장히 유쾌한 목소리로 중현이가 외쳤고, 다른 팀원들도 각자의 방식으로 3점슛을 환영해줬다. 특히 서재 감독님은 만족스러운 엷은 미소와 함께 나를 향해 엄지를 보여준게 되게 인상적이었다.

좋은 팀플레이로 거의 완벽한 득점이 나올 찬스를 막아내고 곧바로 3점을 먹여버리자 호주 선수들의 플레이가 이젠 확실하게 보였다. 공격작업에서 밀고 들어가는 것까진 정상적이었는데 볼이 나오는 타이밍이 조금 빨랐던 것이다.

킥아웃이 빠르다는건 그만큼 수비를 안쪽으로 더 당겨놓지 못했다는 거고 외곽에 완벽한 찬스를 못만들었단 의미다. 당연히 한템포를 죽이고 다시한번 작업을 하는게 맞지만 델라베도바는 그대로 슛을 던졌다.

진용이가 몸을 쭉 편채 방해를 했고 이는 확실히 포물선에 영향을 줬다.

“박스아웃!”

터터텅!

림 안쪽을 두어차례 빠르게 튕긴 볼이 떨어져 내렸다. 리바운드 경합을 거칠게 하며 볼을 잡아낸건··· 호주였다. 흐름을 탄다해도 기본적인 높이와 피지컬 차이는 쉽게 극복도 되지 않을뿐더러 볼이 그쪽으로 가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농구에서 흐름이 중요하다고 하는게 여기서 드러났다.

볼을 잡은건 보거트였다. 평소 피딩능력이 좋은 그였기 때문에 경합으로 골밑에 선수가 바글거리고 수비 포지션도 흐트러졌기 때문에 조금만 눈을 돌려도 외곽 찬스가 다시한번 나오거나 재정비를 하게 볼을 빼줬을 것이다.

그러나 좋지 않은 흐름은 그의 시야와 사고의 영역을 한없이 좁게 만든듯 평소와 다르게 림에 집중하며 힘으로 밀고 재차 뛰어올라 한손으로 슛을 시도했다.

“우아악!”

중현이가 커다란 소리로 기합을 넣으며 손을 휘저었고 보거트가 올려놓은 볼을 건드리는데 성공했다.

텅!

볼은 왼쪽으로 치우쳐 떨어졌고 그곳엔 세건이 형이 버티고 서서 베인즈를 상대로 박스아웃을 하며 공간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무리 높이가 있어도 박스아웃으로 공간을 잡으면 리바운드를 잡기 쉬워지는데 지금이 바로 그랬다. 공간을 만들며 앞쪽으로 볼이 떨어져 내리고 있기 때문에 무조건 저건 세건이 형 볼이다. 저거 뒤에서 잡으려면 훨씬 높은 타점에서 걷어가야되는데 서로 밀고 있는 상황에 그게 될리가 없다.

“잡아!”

“비켜!”

“억!”

세건이 형이 뛰려는 순간 상체가 확 밀리며 앞으로 넘어졌고 베인즈가 볼을 잡아냈다. 순간적으로 무주공산이 되었기 때문에 지체없이 골밑 슛.

촤악!

“아자!”

삐익!

베인즈가 포효함과 동시에 심판은 휘슬과 함께 양팔을 크게 내저어 노카운트를 선언하고 말했다.

“호주 46번 푸싱!”

“뭐? 내가 뭐?”

베인즈가 황당하다는 듯 펄쩍거리더니 양팔을 벌린 채 심판에게 다가섰다.

“뛰기전에 밀었어.”

“그게 무슨 민거야! 그냥 뛰니까 날아가던데. 오히려 저 녀석이 플러핑이라고!”

“아니, 내가 정확하게 봤어. 팔꿈치로 밀치면서 뛰었어.”

“말도 안돼!”

“심판! 말도 안된다고! 정당한 몸싸움이었어!”

호주 선수들이 달려와 한꺼번에 항의 하자 그들을 피해 본부석쪽으로 이동하며 주의를 줬다.

“정확한 판정이고 진짜 항의를 원한다며 정식으로 요청해. 그렇지 않으면 테크니컬 파울을 줄 수 밖에 없어.”

“이거 너무하는거 아냐?”

관중석에서 야유가 쏟아지고 있었고 이에 더욱 흥분한 베인즈가 달려들려 하자 선수들이 그를 막았다.

“애런! 애런!”

간신히 뜯어말렸지만 흥분은 좀처럼 가라앉히지 못한 듯 호주 선수들의 동작이 더욱 커졌다.

삐익!

중현이의 스크린을 타고 나오는 순간, 따라오던 시몬스가 거칠게 그를 밀치며 넘어졌다.

“호주 25번 푸싱!”

인바운드 된 볼을 잡고 센터쪽으로 나와 힐끔 보다 3점라인 근처에서 스텝과 함께 상체를 높이자 시몬스가 살짝 떴다. 앞선 두방의 3점 때문에 이 작은 페이크에도 반응하는 것.

퉁!

사이드 스텝으로 멀어지며 다시한번 스텝과 함께 상체를 움직이자 힘겹게 따라온 시몬스가 다시한번 들썩,

투퉁!

방향을 틀어 이번엔 퍼스트 스텝으로 치고 들자 이를 악물고 힘겹게 따라온다. 보통은 역동작 두번이면 나가 떨어짐에도 이걸 이겨내며 따라붙는건 칭찬한다.

끼익!

“어억!”

두번의 역동작을 이겨내며 따라붙었지만 스텝백으로 역동작을 걸어주자 결국 힘을 이겨내지 못하고 엉덩방아를 찧으며 넘어졌다. 앞은 훤히 뚫렸고 늘 그렇듯 넘어진 시몬스 덕에 수비가 곧바로 못올라왔다. 자, 이제 또 한번 정신 데미지를 줄 시간인데, 3쿼터를 아예 지옥으로 만들기 위해선 추가 데미지가 필요하다.

넘어진 시몬스를 잠깐 물끄러미 본 후 여유있게 슛을 던지고는 들어가는걸 확인도 안하고 돌아서 백코트하기 시전.

촤악!

“아아···”

관중석에서 나오는 안타까운 탄성과 우리쪽 벤치에서 터지는 환호성을 들으며 제대로 정신 데미지를 줬구나 싶었다.

삐이익!

“호주, 타임 아웃.”

이른 시간의 타임아웃이지만 타이밍상 빠른건 아니었다.

시작한지 2분여만에 9점을 얻어맞으며 6점차까지 벌어진데다 흥분한 탓에 플레이가 꼬여버린 상태다. 거기에 가장 신경쓰고 있는 내가 무섭게 터졌기 때문에 잘라주는게 맞다.

타임아웃으로 흥분이 어느정도 가라앉은 듯 플레이가 다시 좋아졌고 미들 점퍼로 점수를 올려냈다. 타임아웃 후 좋은 플레이로 슛이 들어갔기 때문에 바짝 당겨온 분위기가 다시 팽팽해질 수 있다. 어쨌든 베테랑들이고 기량도 좋으니까.

여기서 그냥 한골이 중요한게 아니다. 가라앉힌 신경을 다시 긁어놔야 한다.

코트를 넘어가자 아까와는 다르게 볼을 운반하는 신형이 형을 적극적으로 압박해왔다. 후반엔 핸즈 오프 상황으로 기본적인 공간을 확보하는 전형적인 슈터의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나온 대응책이다. 좋은 대응이지만 서재 감독도 바보가 아니고 신형이 형이 그렇게 멍청한 선수도 아니다.

우리도 이런 상황에 대처할 방법을 가지고 나온 상태란거다.

퉁!

신형이 형의 돌파는 탈아시아급이다. 리그로 올 정도는 아니지만 돌파만은 유로리그에서도 통할만큼 빠르고 날카롭다. 아쉬운점이라면 강약조절이 부족하다는 것과 그로 인해 방향전환을 위한 스피드 조절도 미숙하다는··· 아, 이 정도면 유로리그까진 무리겠구나. 에이, 그래도 퍼스트 스텝에 이은 풀 스피드 돌파는 확실히 위력적이다.

지금처럼!

퉁!

예상했던 것처럼 밀스가 바짝 붙어오자 기회를 보다 폭발적인 퍼스트 스텝을 밟고 림으로 찔러 들어갔다. 오늘 경기에선 한번도 보여주지 않은 드라이브 인 스킬이었고, 그만큼 호주의 대처는 느렸다.

신형이 형을 압박하는 동시에 내게 집중됐던 시선이 일시적으로 돌아갔고 이를 놓치지 않고 나 역시 달려 들어갔다. 팀내에서 가장 빠른 두 명이 동시에 림으로 달려들자 호주의 수비에 혼돈이 온 듯 싶었지만 이내 신형이 형쪽으로 수비가 몰렸다.

풀 스피드로 치고 들어오는만큼 방향전환이 어렵고, 시야도 좁아져 있을 테니 붙으면 더욱 힘들어할 것이라고 본 듯 싶었다. 사이즈와 높이가 있으니 당연히 이렇게 붙어버리면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니 붙기 전에···

림으로 달려들던 신형이 형은 수비가 붙기 직전 자유투라인 근처에서 사이드쪽으로 살짝 빠지며 볼을 띄웠다.

“뭐야!”

베인즈가 볼을 향해 팔을 내저었지만 높이 띄운 볼이라서 가볍게 지나쳤다. 그러나 문제는 이걸 피하겠다고 너무 높아서 잡을 수 있는 위치가 살짝 뒤였다는 것. 그래도 이 정도면 아주 나쁜건 아니다. 왜냐고? 어쨌든 잡을 수 있고 림까지 팔이 다니까.

쾅!

힘차게 림에 꽂아넣기는 했지만 역시나 좀 길긴 길어서 착지 후 약간 비틀거렸다. 그래도 머리가 백보드에 닿을듯한 느낌을 줄만큼 엄청난 운동능력을 선보이며 나에 대한 두려움과 타임아웃 이후 들고나온 작전이 반은 실패한 탓에 호주의 분위기는 급격히 흐려졌다.

분위기는 선수들 밸런스에 영향을 준다. 밸런스가 나빠지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현상이 바로 슛이 잘 안들어간다는 것이다.

텅!

“하앗!”

하지만 이게 안들어간다고 꼭 좋은건 아니다. 강력한 파워와 높이를 바탕으로 리바운드를 따내며 세컨 득점을 해내기 때문이다.

촤악!

“제기랄!”

중현이가 리바운드를 뺏기고 득점까지 내주자 화가 난 듯 볼을 코트에 강하게 던졌다 잡았다.

“릴렉스, 친구.”

“후우···”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저쪽도 점수 내는거 힘들어 하잖아.”

“그래도 득점을 내잖아.”

“그럼 뭐해. 우리가 이기고 있는데.”

“너 없었으면 지고 있는거잖아.”

“있어서 이기고 있잖아.”

“하여튼 좌낸 재수없다, 너.”

“재수없어도 좋지 않아?”

“할 말이 없네.”

스크린을 타고 돌아나와 볼을 잡고 살짝 슛페이크로 수비에 혼선을 준 후 그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번엔 제대로 반응하며 따라붙은데다 골밑에 있던 보거트까지 정확하게 튀어나와 순간적인 더블팀이 완성됐다.

끼익! 투퉁!

급제동 후 트랩에 빠지지 않도록 빠르게 물러섰지만 타이밍이 워낙 좋았던 탓에 공간이 나오질 않았다. 거기다 뒤쪽에 있던 델라베도바까지 합세하며 트리플팀까지 올 분위기··· 좋은데? 빨리 와!

주춤거리면서 시간을 살짝 끌자 역시 델라베도바까지 합세하며 완전히 날 가두기 직전, 그의 합류를 위해 공간을 살짝 벌려줬다. 물론 내가 빠져나갈 정도는 아니지만 볼을 빼내기 딱 좋은 수준이다.

퉁!

몸을 뒤로 비스듬하게 눕히며 각도를 만들고는 그대로 강하게 원바운드 패스를 했고, 혼자 서 있던 중현이에게 정확하게 전달됐다.

쾅!

편하게 스텝을 밟고 뜬 중현이가 투핸들 슬램을 하고는 잠시 매달렸다 떨어져 내리며 포효한다.

“우오!”

안그래도 중현이한테 찬스를 어떻게 만들어줄까 고민하고 있는데 타이밍 딱 좋게 이런 고마운 수비를 다 해주고, 호주 얘들 아주 마음에 드네. 후후···

지옥의 3쿼터 가즈아!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사는게 너무 힘드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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