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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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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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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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5.2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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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 불안요소

DUMMY

클리퍼스와의 개막전을 퍼팩트한 경기력으로 치루며 132:98이라는 엄청난 점수차로 승리를 챙긴 우리는 쾌조의 컨디션을 유지하며 멤피스까지 개막 10연승을 내달렸다.

시즌 초반이지만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와 휴스턴 로켓츠를 제끼고 무려 서부지구 1위에 리그 전체로 봐도 1위에 랭크된 상태다. 시즌 시작전 강팀으로 분류되기는 했지만 10경기 평균 득점 마진이 무려 22.7을 기록할 정도의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자 NBA팬들이 다시한번 들썩이기 시작했다.

지금의 경기력은 2년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정규리그 최다, 최고승률을 기록할 당시의 것과 비교해도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었다.

나와 폴 조지가 이룬 원투펀치의 화력은 역대급이고(평균 61.8득점, 17.7어시스트, 18.1리바운드) 팀 밸런스 역시도 헛점이 안보인다고 할 정도였다.

분명 화려한 기록인게 맞고 팀 분위기는 팀에 온 후 가장 좋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듯 이렇게 모든게 잘 돌아가도 다 좋을 순 없다.


“음··· 난 조던 스텝상의 문제 같은데. 조던 슛동작은 앞으로 나가면서 던지기 때문에 스텝이 앞쪽으로 나오면 올라갈 때와 슛처티때 밸런스를 맞추기가 쉽지 않아보여. 거기다 돌파를 할 땐 패스를 할지 직접 마무리를 할지에 대한 판단이 충분하지 못한게 보여. 그러다보니 공중에서 타이밍이 잘 안맞으면서 어중간한 플레이가 나오고.”

최근 경기에서 클락슨의 경기력이 들쭉날쭉하면서 그가 나오는 시간이 줄어들고 있었다. 좋은 흐름속에서도 자꾸만 엇박자가 나기 때문에 오랫동안 출전하면 팀 전체의 흐름이 흔들리기 때문이었다.

클락슨도 이런 현재 상태를 알고 있기 때문에 나를 찾아와 부탁을 한거고.

“조던 넌 어떻게 생각해? 본인 플레이니까 확실히 뭔가 느낌이 있을 것 아냐?”

“하아···”

내 질문에 클락슨은 긴 한숨을 내쉬며 얼굴을 손으로 문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슛을 할 때 뭔가 잘안맞는 느낌이 들기는 해. 하지만 특별히 몸이 무겁다거나 그런건 없어. 그냥 계속 느낌이 평소와 다른것뿐이야.”

클락슨은 답답한 얼굴로 영상속에 나오는 자신의 플레이를 바라봤다. 딱히 몸상태가 나쁘지 않은데 이상하게 잘 안풀리니 답답할 수밖에. 그런데 참 재미있는건 이게 일종의 슬럼프라는 사실이고 정신적인 부분에 그 답이 있는걸 누구나 알텐데 정작 자신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조던. 너 정말 왜 그런지 몰라?”

“알면 너한테 부탁했겠어?”

“후우, 그도 그렇네.”

“도대체 뭐가 문제인지, 왜 저런 폼인지 알 것 같으면 말해줘. 나이트 오더의 대장이 너잖아.”

“그래. 분명히 난 지금 네가 왜 저런지 알고 있어. 그런데, 사실 너도 답을 알고 있다는거지. 안그래?”

“···”

클락슨은 날 빤히 보다 시선을 떨궜다.

“조던, 조급함을 버려. 어차피 경쟁을 하는건 맞지만 누군가를 찍어 누른다는 생각은 버려야 돼.”

“포지션 경쟁을 하는데 상대를 이긴다는 생각을 버리라니. 너야 어느 팀에 가도 에이스라서 이 경쟁에서 진다는게 어떤 기분인지 알지 못하니까 그렇게 쉽게 말하는거 아냐?”

“머리 식히고 잘 들어봐. 포지션 경쟁에서 우위에 있어야 하는건 맞아. 그래야 출전시간이 확보되니까. 하지만 포지션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게 이겼다는건 아니란거야. 팀원들을 이겨야 된다는데 도대체 어떤식으로 해야 이기는거지? 점수처럼 무슨 기록이 있는것도 아니잖아. 안그래?”

“···”

잠시 말을 멈추고 클락슨을 보자 살짝 눈을 찌푸린게 제대로 이해를 못한 모양새다. 하긴 어찌보면 이거 은근 뜬구름 잡는 소리라서 말하는 나도 어려운데 듣는 입장에선 어떻게냐.

이렇게 백날 얘기해봐야 이해도 못할 것 같고, 아 답답해. 머리를 벅벅 긁고는 말을 이어갔다.

“하아, 이거 설명하기 어렵네. 그냥 쉽게 말할께. 그냥 네가 해야될것만 생각하고 딱 그것만큼만 해. 작년을 생각해봐. 조던 넌 그냥 네 자리에서 농구를 했었어.”

“그래. 그땐 베스트 라인업에서, 벤치에서 시작해도 출전 시간은 충분히 보장된, 팀 주요전력으로서 뛰었다고.”

클락슨이 화가 난 듯 큰 목소리로 말했다.

“맞아. 그랬었지. 왜 그랬을까?”

“나보다 잘하는 녀석들이 없었으니까.”

“맞아. 네게 주어진걸 가장 잘했으니까.”

한동안 말없이 서로 바라보다 클락슨이 시선을 돌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후우, 오늘 고마웠어.”

“지금 네가 최우선으로 할건 지금 같은 플레이 분석이 아냐. 이해해?”

클락슨은 말없이 걸어가며 뒤도 안돌아본 채 손만 들어보이고는 밖으로 나갔다. 뭔가 도움을 주고 싶지만 지금은 누구도 그를 도울 수 없다. 그저 스스로 극복해야 할뿐···


벤치의 핵심 멤버인 클락슨의 부진은 로테이션상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었다. 팀이 10연승을 달리고 시즌 초반이기 때문에 잘 안보이고 있지만 좋지 않은 분위기를 타게 되면 현재 느끼지 못하는 피로감에 팀 전체의 컨디션이 떨어질 수 있다.

결론은 클락슨이 정신 차릴때까지 질 때 지더라도 좋은 경기를 펼치고 져야만 한다.

그리고 오늘 시즌 초반 스케줄상 첫번째 난관인 보스턴 셀틱스를 만났다. 올 시즌에 앞서 엄청난 능력을 보여주며 유타에서 고든 헤이워드를, 캐벌리어스에서 카이리 어빙을 데려오며 가드, 포워드, 센터 포지션에 올스타 선수를 채워넣어 동부지구를 넘어 전체 리그에서도 대권에 도전할 전력을 구축한 팀이다.

물론 오늘은 이런 화려한 진용은 아니다.

고든 헤이워드는 개막전에서 보고 있기 힘들정도로 심한 발목 골절(보는 순간 에이스급 선수로서의 가치가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란 생각이 들 정도였다)을 당해 시즌 아웃이 확실시 되고 있고 알 호포드는 지난 경기에서 뇌진탕을 당해 오늘 경기에 빠진 상태다.

단순히 보면 보스턴이 야심차게 구성한 삼각편대 중 카이리 어빙만 있어서 쉽게 상대할 것 같지만 의외로 벤치전력이 강하다.

실제로 오프시즌 고든 헤이워드와 함께 준비해놓은 패턴을 쓰지 못하면서 우왕좌왕했고 개막 2연패를 당했지만 그 뒤 제이슨 테이텀(쿠즈마 동기로 시즌 초임에도 필라델피아의 벤 시몬스와 함께 신인왕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뛰어난 활약을 펼치고 있다)이 그 자리를 훌륭하게 채워준데다 마커스 스마트, 테리 로지어 등이 주전급의 활약을 보여주면서 9연승(우리보다 한게임 더 했다)을 내달리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앞선 10경기에서 만난 팀들중에도 강팀은 있었지만 분명 한수 위의 전력을 유지하는 팀이고 보스턴의 홈에서 펼쳐지는 부담도 있다.

경기전 몸을 풀며 분위기를 살폈다. 특히 클락슨을 주의깊게 봤는데 역시나 아직 마음을 다잡지 못한 듯 싶었다. 나머진 그냥 평소와 비슷해 보인다. 어? 클락슨 같은 놈이 또 있네?

텅! 터텅!

팀의 막내로서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하던 쿠즈마가 좋지 않은 얼굴로 계속 고개를 갸웃거리거나 한숨을 내쉬고, 심지어 살짝 짜증섞인 동작을 보이고 있었다. 그래서 가만히 보니 평소와 다르게 몸이 뻣뻣했고, 그것 때문에 슛도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카일.”

“예!”

“무슨 문제 있어?”

“아니에요.”

“그런데 동작이 왜 그래? 동작이 전부 다 평소와 다르게 뻣뻣하잖아.”

“아··· 딱히 몸은 이상이 없는데 이상하게 상태가 그러네요.”

그러면서 보스턴쪽을 힐끔본다. 그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니 제이슨 테이텀이 귀에 귀마개스러운 헤드셋을 끼고 슛 연습을 하는게 보였다.

“하아, 카일, 상대를 신경쓰지 말고 너에게 집중해. 네 플레이만 제대로 하겠단 생각을 하라고. 너까지 왜그러냐.”

“죄송합니다.”

“다시 말하는데 네 플레이에 집중해. 그래야 제대로된 기량을 보여줄 수 있어.”

“알겠어요.”

“좋아.”

다시 연습 하는걸 보니 클락슨과 다르게 어느정도 효과가 있었는지 조금전보다 폼이 살짝 올라온게 보였다. 다행이기도 하고, 한편으론 씁쓸하다. 루키도 흔들리는 멘탈을 잡으려고 하는데 넌 뭐냐 도대체.

전통의 라이벌이자 우리만큼 펜들의 자부심이 드높은 보스턴과의 시즌 첫경기가 시작되었다.

핵심선수인 알 호포드와 고든 헤이워드가 빠지면서 객관적인 전력상 우리가 유리하지만 기세나 분위기는 보스턴이 더 낫다고 할 수 있다.

지금 우리의 불안요소로 떠오르고 있는건 결국 롤 문제다.

오프시즌동안 우리의 선수구성은 큰 변화가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중요한건 새롭게 합류한 선수들이 기존 선수들의 롤을 차지해버렸다는 점이다. 특히 어려운 시절 팀을 지키며 지난 시즌까지 나와 함께 팀의 미래로 키워지던 랜들, 클락슨, 낸스 영건 3인방이 잉그램, 쿠즈마, 조지 등에게 밀린게 핵심 문제다.

조지의 경우야 할 말 없지만, 잉그램과 쿠즈마의 경우 분명 기존 3인방보다 안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잉그램은 지난 시즌 말부터, 쿠즈마는 팀에 온 이후부터 급성장하면서 새로운 팀의 미래로 낙점되며 이들 3인방에게 원하는 롤이 변해버린 것이다.

물론 이들에 대한 구단의 관심이 낮은건 아니다. 분명 팀의 미래로 키우려 했던 자원들인만큼 실력은 확실하기 때문이고 팀에 남도록 좋은 조건을 제시한다.

차이가 없어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엄청난 차이가 있다.

팀의 미래라는 말은 이들을 중심으로 전략을 짜고 백업 선수를 구성해 팀의 완성도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의미다. 또한 루키스케일이 끝나는 시점부터 고액 연봉을 안겨주며 팀이 어떻게든 끌고 가려하는 자원이기도 하다.

하지만 나머지 핵심 식스맨들은 되도록 잡아 두고자 하지만 여의치 않으면 놓아준다. 그도 아니면 트레이드 카드 등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핵심 식스맨에도 급이 있지만 구하려고만 하면 얼마든지 쉽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관심은 두지만 귀하게는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팀의 한 축으로 키워지는 선수는 슬럼프가 와도 오랜시간을 투자해 원래대로 돌려놓으려 하지만 식스맨급은 잠시 보다가 가차없이 손을 놔버린다는 것도 차이가 있다.

한마디로 커리어가 달라지고, 그만큼 연봉과 대우도 달라진다는 것이라서 3인방이 최근 흔들리는 모습이 보이는 것이다. 이에 반해 보스턴도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지금 식스맨들은 원래 식스맨이었기 때문에 우리 같은 문제가 없다.

호포드의 빈 자리로 인해 보스턴은 스몰라인업으로 출발을 했다. 빅맨은 애런 베인즈(a.k.a. 호주 국가대표)를 빼면 모두 가드와 포워드로 구성시켰다.

우리? 우리는 처음부터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사용하는 스몰라인업과는 약간 다른 변형된 스몰라인업으로 경기를 치루고 있다. 말이 스몰라인업이지 198인 내가 가장 작을정도(잉그램, 조지, 쿠즈마 모두 206이다)로 기본 평균 높이가 높은데다 일단 센터 포지션이 있기는 하기 때문에 스몰라인업이라고 말하긴 조금 안맞기는 한 것 같다.

퉁, 퉁···

포지셔닝 후 로페즈가 올라와 스크린 위치에 섰다. 옆으로 지나치 센터 하이포스트 위쪽으로 빠져나가며 스위치로 미스매치 상황을 유도했다.

“오랜만이에요.”

“···”

애런 베인즈에게 가벼운 인사를 건내고 주변을 살피다 로페즈에게 시선을 확실히 주며 상체를 살짝 들었다. 베인즈의 몸이 살짝 오른쪽으로 흐르는 순간 빠른 크로스오버와 함께 폭발적인 퍼스트스텝을 밟았다.

퉁!

베인즈가 손으로 살짝 잡아챘지만 가볍게 뿌리치고는 치고 들어가자 보스턴쪽에서 급격히 좁혀 들어왔고 그 틈에 로페즈도 잘라들어오고 있었다. 모두의 시선이 림 주변으로 몰렸다.

“킴!”

굳이 부르고 그래, 안그래도 주려고 했는데. 몸을 확 비틀며 치고 왔던 방향 사이드로 볼을 뿌렸다. 그곳엔 조지가 완벽한 노마크 상태로 기다리고 있었고 정확하게 연결되자 원드리블에 심호흡까지 하고는 여유있게 슛을 던졌다.

촤악!

깨끗하게 슛이 들어가며 점수는 27:18로 앞서갔다.

삐이익!

보스턴에서 선수를 교체했고 우리도 로페즈와 쿠즈마가 나가고 래리와 랜들이 들어왔다. 첫번째 로테이션 타임이다. 전형적인 스몰라인업이 되는 시간이지만 래리는 직접 득점이 어렵고, 랜들은 짧은 슛레인지 때문에 골밑쪽으로는 기회가 잘 나오지 않는 구성이다.

외곽으로 빠져나와도 짧은 슛레인지 때문에 바짝 나오지 않아서다. 물론 그렇다고 공략 못하는건 아니다. 리그에서 가장 막기 어려운 공격 중 하나가 내 돌파거든. 뭐, 그건 공격할때고 일단 수비부터 하자.

“스위치!”

테이텀이 스위치로 수비를 래리로 바꿔놓고 일대일을 노린다. 나이트 오더를 통해 가로 수비가 많이 늘기는 했지만 여전히 약점을 가지고 있는 래리이다 보니 자주 이런 공격의 목표가 된다.

천천히 왼쪽 베이스라인쪽으로 움직이던 테이텀이 손을 바꾸며 어깨를 먼저 밀어넣고 오른쪽으로 빠르게 치고 들어갔다. 래리가 사이드 스텝으로 따라붙고자 했지만 차이가 많았다.

“막아!”

근처에 있던 조지와 잉그램이 림을 가로 막으며 뛰어올랐다. 하지만 테이텀은 슛 대신 패스를 선택하며 사이드로 길게 뽑아냈다. 오른쪽 사이드로 빠져 있던 테리 로지어가 캐치 앤 샷···이 아니네. 썩을!

급히 쫓아가 블락을 노렸지만 슛페이크였다. 로지어는 원드리블로 한발 크게 이동한 후 슛.

촤악!

삐이익!

다시한번 교체 사인이 나오며 조지가 빠지고 클락슨이 들어왔다. 1쿼터 종료까지 1분여가 남은 상태에서 세컨 유닛 시간으로 완전히 들어간 셈.

세컨 유닛이라고는 하지만 지금 이 구성이 지난 시즌 후반기의 베스트 라인업이다. 그만큼 경쟁력은 충분하다. 아니 충분해야 했다. 하지만 요즘 계속 말하듯이 지난 시즌 주전 3인방의 흔들림으로 인해 위력이 전만 못하다. 이 때문에 원래 로테이션 계획에선 내가 쉬고 조지가 이 세컨 유닛 타임을 먼저 끌고 가는 것이었는데 얼마전부터 내가 일단 끌고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조지가 분명 밸런스를 잘 맞춰주지만 떨어진 경기력까지 커버하기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일단 내가 확실히 분위기를 잡아주는게 더 좋을 것이라는 판단으로 바뀐 상태다.

“조던!”

원래는 내가 볼을 운반하고 게임을 풀어주지만 오늘은 사전에 협의된 대로 조던에게 볼을 넘겨주고 빈손으로 넘어갔다. 조던이 슈팅가드에 가깝기는 하지만 어쨌든 리딩도 하기 때문에 최근 슈팅 난조를 해결하는 방책으로 리딩을 맡기기로 한거다.

슬럼프가 오면 풀어내는 방법이 꼭 우직하게 망가진 부분을 집중적으로 계속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쪽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려 고치는 경우도 많다.

“자리 잡아! 랜들!”

45도 위치로 내려가며 크게 외치며 팀원들의 위치를 조정해주고는 안쪽으로 뛰어들어가 빠져나오는 잉그램의 수비를 체크하고는 림 아래에 있던 래리의 핸즈 오프 스크린을 타고 빠르게 사이드로 빠져 나갔다.

수비가 순간 떨어지면서 찬스가 나왔기 때문에 볼만 넘어오면 되는데···

퉁!

클락슨이 내쪽으로 패스페이크를 한 후 안쪽으로 치고 들었다. 페이크까진 좋았지만 안쪽으론 밀집됐던 수비가 충분히 벌어지지 않았다.

“안으로!! 브랜든!”

45도쪽에 있던 잉그램은 사이드로 내려갔고 래리와 랜들은 림쪽으로 달려들었다. 그렇게라도 해줘야 수비에 혼선을 주고 하다못해 패스라도 하지.

“제기랄!”

클락슨이 어떻게든 뛰어올랐지만 수비가 집중되면서 슛코스는 물론 패스길목까지 다 막혀 있었다. 당연히 입에선 거친 말이 튀어나왔고 클락슨은 어쩔 수 없이 흔들리는 동작속에서 블락을 피해 높이 던져놨다.

정말 운이 좋으면 들어가겠지만, 아무리 좋게 봐도 안들어가게 생긴 슛이다.

“박스!”

보스턴 선수들이 박스를 치는 사이 볼은 역시나 림에 앞쪽에 맞고 떨어져 내렸다.

“앞으로!”

“이런 썅!”

박스 안쪽으로 볼이 떨어져 내리고 있었기 때문에 로지어와 어빙 둘 다 앞으로 달려가며 소리쳤다.

“체크!”

나 역시 리바운드 후 바로 못나오게 붙으라고 소리치고는 둘을 따라 우리 코트로 달려갔다. 하지만 출발한 타이밍 차이에 거리까지 있었던데다 볼은 체크가 되지 않고 빠져나와 어빙에게 연결이 됐다.

어빙은 자신이 넣지 않고 살짝 뒤에서 오는 로지어에게 넘겨줬고 그는 힘껏 뛰어올라 원핸드 슬램으로 마무리 지었다.

쾅!

“킴이 리딩 안하니까 세상 편한데? 후후···”

어빙이 나를 지나쳐가며 이렇게 툭 던져주고는 씨익 웃어보였다. 하아, 갑자기 급 피곤해진다. 지금 플레이는 데뷔초 완전 따로국밥마냥 하던 시절의 그것과 똑같았다.

내가 팀리더로 부각된 이후 나오지 않던 플레이를 지금 하다니, 이건 문제가 크다.

조던이 내려오자 인바운드를 한 후 말했다.

“지금건 진짜 아니었어.”

“알아.”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속에선 짜증의 불꽃이 활활 타오르는게 보였다. 롤을 다시 바꿀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접어버렸다. 스스로 깨닫지 않고 힘으로 내리누르면 예전 루 윌리엄스나 닉 영처럼 슬럼프가 장기화 될 것 같아서였다. 그들이 좋은 실력에도 거의 1년을 슬럼프로 날려먹은건 결국 자신들의 실력에 구단이 제대로 평가해주지 못했다는 프라이드 문제였고 지금 클락슨도 똑같이 커진 프라이드에 금이 간 상태기 때문이다.

오랫동안은 못봐주지만 적어도 몇경기 정도는 봐줄 수 있고 한두경기정도는 져도 좋다고 생각한다. 종기가 생겨나면 병원에 가도 바로 외과적 시술을 하지 않고 약을 처방해 자연 치유가 되도록 유도한다. 외과적 시술은 어쨌든 몸에 무리가 가고 많이 아프거든.

뭐, 치유가 안되면 당연히 외과적 시술을 하고.

클락슨 등 3인방이 지금 그런 상황인거다. 이제 막 아프기 시작한 단계고 일단은 처방을 주고 지켜봐야 시점이란 거다.

“조던, 천천히 주변을 활용해.”

“안다고.”

포지셔닝이 이루어지며 빠르게 스위치로 수비를 바꾸며 뛰어다녔다. 랜들이 올라와 스크린을 서주자 이를 타고 움직였고 다시 빠르게 포지션 변경이 오며 잉그램이 골밑에서 순간적으로 노마크로 나타났다. 하지만 클락슨은 이번에도 패스를 하지 않고 안쪽으로 파고 들다 막히며 돌아나오며 제한시간이 10초 이하로 떨어져 내렸다.

거기다 파고드는 과정에 잉그램의 마크맨까지 붙으며 더블팀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며 코너로 몰렸다.

“조던! 볼!”

급히 옆쪽으로 달려갔지만 악착같이 달라붙는 수비에 부담이 된 듯 클락슨은 볼을 주지 못했고, 수비압박을 피벗으로 피하던 클락슨의 발이 끌리고 말았다.

삐익!

트래블링 선언되며 또다시 턴오버가 나왔다.

“수비!”

남은 시간이 고작 8초정였기 때문에 어빙이 볼을 받아 빠르게 치고 들었다. 순식간에 코트를 가로질러 림까지 파고든 어빙이 잉그램과 몸을 부딪치며 공간을 확보하고 볼을 림에 올려놨다.

팡!

다행히 늦지 않게 따라붙은 내가 볼을 걷어내며 위기는 넘겼지만 남은 시간은 1.2초뿐. 빠르게 인바운드를 했지만 잉그램이 던지는 순간 테이텀의 손끝에 볼이 걸리며 마지막 슛은 불발에 그쳤다.

벤치로 들어올 때 랜들이 클락슨의 어깨를 잡아돌리며 소리쳤다.

“조던, 너 뭐하는거야?”

“뭐가?”

“두번이나 기회를 날려먹었잖아? 지금 장난해?”

“장난처럼 보여?”

“너희 둘 지금 뭐하는거야?”

내가 중간에 끼어들어 말리자 클락슨은 잔뜩 굳은 얼굴로 돌아섰고 랜들이 그 모습에 발끈해 따라가려 했다.

“저 새끼가.”

“줄리, 그만 둬.”

“킴, 너도 봤잖아. 저 새끼 하는 짓. 이게 지금 참을 일이야?”

“이제 겨우 1쿼터일뿐이야. 이기고 있고. 그렇게 화낼때는 아니라고.”

“그래도.”

“뭐가 그래도야. 우리끼리 싸워서 뭘 어쩌자는건데? 게임에 집중해.”

“아우, 썅!”

일단 급한 불은 껐지만 그 영향은 그대로 분위기로 직결되었다. 벤치 분위기는 그야말로 말이 아니었다.

“조던, 주변을 보면서 게임을 해. 조금전 같은 무리한 플레이는 안돼.”

윌튼 감독이 짧게 질책을 한 후 곧바로 움직임을 재지정해줬다. 이런 상황을 처음보는 것도 아니고 처리 방법도 사전에 얘기가 된 부분이라서 길게 얘기하지 않는 것이다.

“이제 겨우 1쿼터가 끝났을 뿐이고, 우리가 이기고 있다. 경기에 집중하면 흐름을 다시 찾아 올 수 있다. 다들 인상 펴고!”

윌튼 감독이 빠지고 팀원들이 손을 모았다.

“당장은 흐름이 넘어갔지만 감독님 말대로 자신의 롤을 수행하면 다시 우리의 페이스로 가져갈 수 있다. 자, 가자. 우리는!”

“강하다!”

2쿼터가 시작되고 보스턴도 세컨 유닛이 대거 나왔다. 하지만 전체적인 팀 전술은 여전히 스몰라인업. 스마트나 로지어, 모리스 등 그리 크지 않고 빠른 선수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인데 이렇게 되니 상대적으로 우린 빅라인업이 된 셈이다.

당장 래리와 랜들에게 미스매치가 나오고 있었고, 보스턴은 이를 더욱 적극적으로 노리기 시작했다.

“스위치!”

스크린을 통해 로지어는 상대로 래리를 만든 후 리듬을 타며 순식간에 제끼고 림을 공략했다. 랜들이 가로막자 킥아웃으로 오른쪽 사이드로, 내가 잉그램이 달려가자, 45도로 다시 탑으로 빠르게 연결되며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냈고 마커스 모리스의 3점으로 마무리되었다.

촤악!

27:26, 2쿼터 시작과 동시에 1점차로 좁혀지자 TD가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외곽슛이 가능한 자원이 워낙 많아놔서 지역방어를 쓰기도 어렵고 그렇다 맨투맨으로 가자니 래리쪽으로 계속 미스매치 상황을 유도하고 확실히 보스턴, 쉽지 않다.

“조던!”

동료들을 이용해 찬스를 만들지 않고 곧바로 볼을 요구해 일대일 모드로 전환했다. 심리적 압박이 심한 이 시점엔 일단 내가 적극적으로 풀어줄 필요가 있어서였다. 볼을 받아 한손으로 잡은 채 빈손으로는 팀원들을 향해 손짓을 해 한쪽 코트를 비우도록 했다.

랜들이 슬그머니 스크린을 위해 올라오려 하는 것도 거부하고는 자세를 낮추며 본격적인 공격 작업에 들어갔다.

페이스업 자세로 전환한 볼을 좌우로 흔들다 오른쪽으로 퍼스트 스텝을 밟았다. 스마트가 반응하며 따라붙자 급제동을 하고는 스텝백, 잠시 멈칫하며 낚시를 하자 득달처럼 따라와 슛체크를 하며 제대로 퍼덕여준다.

퉁!

작전대로 낚였으니 제대로 폭발적 퍼스트스텝을 밟으며 스마트의 왼쪽으로 빠져들었고 이쪽에 시선을 두고 있던 대니얼 타이스가 진로를 가로 막았다.

끼익!

타이스에게 몸을 부딪치며 버티는 힘을 역이용해 밸런스를 잡으며 스핀무브로 턴을 해 덩크로 마무··· 클락슨!

!!!

퍽!

“억!”

왜 여기에 네가 있냐. 네가 강백호냐?

정면 충돌과 함께 쓰러졌고 볼은 그대로 흘러 근처에 있던 제일런 브라운의 손에 들어갔다.

“앞으로!”

스마트의 외침에 망설임 없이 볼이 전달됐고 무인지경인 상황에 가볍게 레이업으로 마무리 시켰다.

삐이익!

슛이 마무리되자 곧바로 심판 휘슬이 울렸다. 정면 충돌시 살짝 피해서 나는 물론 클락슨도 큰 충격은 안받은 것 같은데 무슨 일인가 보니 테이텀이 쓰러져서 발목을 부여잡은 채 인상을 쓰고 있는게 보였다.

보스턴에서 쿠즈마처럼 팀의 미래로 생각하는 루키가 쓰러져 있자 휘슬이 울리는 순간 빠르게 팀닥터가 뛰어들어와 살폈다.

“어떻게 된거야?”

“클락슨이 넘어져서 미끄러지다 테이텀과 부딪쳤어.”

잉? 고개를 돌려 클락슨을 보니 인상을 찌푸린 채 테이텀쪽을 보고 있다 팀 닥터의 사인이 나오자 긴 한숨과 함께 고개를 떨궜다. 진짜 우연히 그런거지만 안그래도 플레이가 잘 안풀리는데다 내 공격까지 막아내는 엑스맨(?)을 했는데 그 와중에 상대팀 중요 선수 중 하나인 테이텀에게 부상을 입혔으니 스트레스를 제대로 받은 것 같았다.

진짜 안되는 놈은 뒤로 넘어져도 코가 깨진다고 클락슨이 딱 그짝이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서 딱히 뭐라고 하는 사람은 없지만 그래도 중요 선수에게 부상을 입힌지라 클락슨에게 좋지 않은 시선이 쏟아졌다. 멘탈이 강하면 모를까 안그래도 너덜거리는 녀석이 이 분위기를 이겨낼리가 없지.

윌튼 감독도 그걸 느꼈는지 곧바로 교체 사인을 내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이름 참 어렵다)와 바꾸도록 지시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나가는 모습이 오늘 경기는 다 뛰었다고 봐야겠다. 저 자식 멘탈, 왜 이렇게 약한거야? 뜻밖의 양다리를 만들게 했지만 그래도 케이시와 만나는 결정적 계기를 준 녀석이고 리그에 와서 가장 친하게 지낸 녀석이라 신경 많이 써줬는데. 하아, 안타깝다.

클락슨이 빠지면서 다시 내가 1번 위치에 섰다. 칼트웰은 전형적인 2번이라서 게임 조율은 무리가 있어서다.

빠른 움직임을 요구하며 포지닝이 이루어졌고 그대로 돌파를 시도했다. 수비가 안쪽으로 좁혀지자 바깥쪽에서 도는 칼트웰에게 연결, 수비를 힐끔 보더니 슛 대신 재차 돌파를 시도했다. 곧바로 센터쪽으로 파고 들던 칼트웰은 반대편에서 잘라들어오는 랜들에게 연결, 랜들은 수비를 붙인 채 포스트업으로 체인지 하며 밀고 들어갔다.

그 사이 림 아래를 통과해 복작거리는 림 아래에서 래리의 핸즈 오프 스크린을 타고 왼쪽 엘보 위치로 올라오자 패스가 들어왔다. 스마트가 스위치를 외치며 따라 붙었지만 랜들의 포스트업 동작도 일종의 스크린으로 작용해 한템포 느리게 따라오며, 랜들을 상대하던 타이스도 노마크를 주지 않으려고 손을 뻗으며 앞쪽으로 나왔다.

퉁!

그 틈에 안쪽으로 빠져든 랜들에게 두명 사이를 정확하게 가르는 패스로 연결했고 골밑슛을 시도했다. 하지만 브라운이 악착같이 붙으며 방해를 했고 중심이 흔들린 랜들은 결국 슛을 미스했다.

“잡아!”

공중에서 중심이 흔들렸던 탓에 착지하며 림에서 살짝 밀려났던 탓에 높이가 더 높음에도 리바운드를 뺏길 분위기였다.

“아썅!”

랜들은 반사적으로 손을 뻗어 볼을 잡기 위해 뛰는 브라운의 어깨를 잡아채 리바운드를 방해하는 한편 중심도 대충 잡아낸 후 떠올랐던 볼을 낚아채 그대로 골밑슛을 던졌다.

촤악!

삐이익

골이 됐지만 심판이 휘슬을 불며 양팔을 크게 내저어 노카운트 시그널을 보낸 후 루즈볼 파울을 선언했다.

“파울 안했다구요!”

랜들은 말은 그리 하면서도 얼굴을 찌푸린 채 백코트를 했다. 방금 같은 파울은 자신도 알기 때문이다. 랜들은 나와 눈을 마주치자 곧바로 시선을 피했다. 보통은 좋은 패스를 받고도 메이드를 못시킨 지금 같은 상황엔 미안하단 의미로 손을 들어보이는데 그걸 안한 것이다.

기분이 나쁘진 않았지만 대신 나왔어야 할 행동이 나오지 않은게 마음에 살짝 걸렸다.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피의 금요일을 지나 해피 월욜입니다

손실난거 복구했네요

진짜 아무리 봐도 트럼프 형님 주식하는거 같어...ㅡ,ㅡ;

이 작품은 어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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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 34-3. 컨퍼런스 파이널 +4 18.08.17 1,425 27 24쪽
112 34-2. 컨퍼런스 파이널 +2 18.08.13 1,386 31 29쪽
111 34-1. 컨퍼런스 파이널 +2 18.07.30 1,983 36 29쪽
110 33-3. Knight4 +3 18.07.19 1,463 39 20쪽
109 33-2. Knight 4 +5 18.07.06 1,487 35 22쪽
108 33-1. Knight 4 +3 18.06.28 1,546 31 12쪽
107 32-3. 불안요소 +6 18.06.13 1,654 33 26쪽
106 32-2. 불안요소 +6 18.06.05 1,603 31 14쪽
» 32-1. 불안요소 +8 18.05.28 1,807 34 27쪽
104 31-4. Knight Order +4 18.05.26 1,885 33 16쪽
103 31-3. Knight Order +8 18.05.23 1,869 37 23쪽
102 31-2. Knight Order +2 18.05.21 1,846 35 18쪽
101 31-1. Knight Order +6 18.05.16 1,985 34 20쪽
100 30-4. 리뉴얼 +18 18.05.15 1,863 37 18쪽
99 30-3. 리뉴얼 +8 18.05.10 1,905 37 20쪽
98 30-2. 리뉴얼 +8 18.05.09 1,885 39 22쪽
97 30-1. 리뉴얼 +8 18.05.08 1,941 41 17쪽
96 29-4. 플레이오프 +12 18.05.03 1,920 39 16쪽
95 29-2. 플레이오프 +8 18.05.01 1,962 39 30쪽
94 29-1. 플레이오프 +4 18.04.28 2,025 35 19쪽
93 28-2. 퀘스트 +8 18.04.19 2,045 39 15쪽
92 28-1. 퀘스트 +6 18.04.13 2,172 4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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