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의 신-에어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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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松川
작품등록일 :
2017.07.03 09:23
최근연재일 :
2018.10.16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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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8.1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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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 컨퍼런스 파이널

DUMMY

휴스턴과 GSW와의 2라운드는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이 두팀은 작년에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붙은 전적이 있다. 그 당시 승자는 당연히 GSW다. 하든이 털보레이터 모드로 날뛰었지만 히어로군단의 파상 공격에 결국 용광로행을 당했다. 역시 아무리 원펀치 쓰리강냉이가 가능해도 다구리엔 장사 없다는걸 증명한 셈이지.

여튼 그게 억울했는지 휴스턴은 올해 무려 CP3를 영입하며 쓰리 강냉이가 가능한 원펀치에 그에 준하는 투펀치를 갖추며 재대결에 나선 상태다. 거기다 에릭 고든의 엄청난 활약과 카펠라의 성장, 그리고 아리자의 수비 안정감이 더해지며 1라운드를 스윕으로 가볍게 마무리하고 올만큼 무서운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

휴스턴은 올해야 말로 우승에 도전할 최고 적기라고 외쳤고, 실제로 전시즌 우승멤버가 그대로인 GSW와 화력전을 펼칠만큼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참 안될 놈은 안된다고 4차전에서 크리스 폴이 햄스트링을 당하며 시즌 아웃 판정을 받는 불운이 발생했다. 원투펀치로서 맹위를 떨치던 크리스 폴의 이탈은 결국 하든의 무리로 이어졌다.

5차전에 하든이 크리스 폴의 빈자리가 안보일만큼 엄청난 대활약을 펼치며 승리를 챙겨 시리즈를 3대2로 유리하게 끌고 갔지만 체력적인 문제로 인해 6차전과 7차전을 내리 내주며 무너지고 말았다.

특히 7차전에선 에릭 고든이 정말 미친듯한 대활약에 힘입어 4쿼터 막판까지 박빙을 유지했지만, 오버히트가 된 듯 1분여를 남기고 와르르 무너지며 분루를 삼켜야만 했다.

그렇게 드디어 우리의 상대는 현 시점 최강의 팀으로 불리는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로 정해졌다.


컨퍼런스 파이널이 시작되기 전 수많은 매체에선 이번 경기를 실질적인 NBA파이널이라고 말했다.

동부의 패자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가 다시한번 컨퍼런스 파이널에 올랐지만, 르브론 제임스가 매 경기에서 40분 이상을 소화하는 무지막지한 강행군 속에 이룬 결과물일뿐 나머지 선수들은 그저 그런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보스턴 역시 고든 헤이워드에 이어 카이리 어빙까지 부상으로 플레이오프에 나서지 못하면서 정상 전력이 아닌 상태다. 물론 젊은 선수들이 장족의 발전을 하며 컨퍼런스 파이널까지 올라왔지만 그 이상은 솔직히 기대하기 힘든게 사실이다.

한마디로 지금 동부에서 올라올 팀은 어떤 팀이 와도 객관적으로 우리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상대가 되기 힘들다는 것이다. 심하게 보는 이들은 스윕은 물론 역대급 밋밋한 파이널이 될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여하튼 이번 컨파는 파이널에 버금갈정도로 언론이 집중되고 있었다.

텅! 터텅!

쿠즈마와 잉그램은 물론 핵심 식스맨인 칼드웨-포프나 뎅, 그냥 나와 조지 빼고는 자유 슈팅이 들어가는게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다들 긴장한 듯 슛밸런스가 잘 안맞는다. 이런 연습때는 어지간하면 다 들어가는데 지금은 반정도밖에 안된다.

“다들 집중합시다.”

경기가 시작하려면 시간이 꽤 남았음에도 취재진과 관중석 모두 꽉꽉 들어차 있었다. 그러다보니 내가 팀원들을 향해 소리치자 시선이 집중되었다. 아무래도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팀 에이스이자 주장이 소리를 지른다는건 팀 사기에 좋을게 없는 모습이니 당연하고 만약 지기라도 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기 딱 좋은 그림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런게 중요한게 아니다. 이 상태로 게임에 들어가면 파이널만 댓번을 경험한 워리어스의 손쉬운 제물이 될 테니까.

“어우, 미안해요. 하지만 이 압도적인 느낌··· 후우, 킴은 괜찮아요?”

“안괜찮을건 또 뭔데?”

“그렇잖아요.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고 또···”

“그게 뭐. 플레이오프에 들어와서 안그런적 있어?”

“그렇기야 하지만··· 그래도···”

몸 푸는 것부터 시작해 일거수 일투족을 찍어대고 코트 여기저기에선 인터뷰를 하거나 리포터나 기자들이 사전 녹화를 찍는 등 평소보다 훨씬 번잡스러운건 사실이다. 거기다 관중들도 오랜만에 온 컨파이고 그 상대가 리그 최강인 워리어스이기 때문에 긴장된 모습이 역력한것까지, 확실히 프레스를 받을만 하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받으면 곤란하지.

“평소보다 빨리 들어찬 것 뿐이야. 어차피 시작 직전엔 늘 이런 분위기였잖아. 다른건 없어.”

“음···”

“그냥 늘 하듯이 경기에 집중해. 괜히 엄한데 신경쓰다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개털려서 게임 망쳐서 후회하지 말고.”

“킴 말대로야. 그리고 저쪽 지금 여유있어 보이지만 사실 우리보다 더 신경쓰일걸. 너희들은 이제 겨우 5년차도 되지 못한 애송이라서 지면 그럴수도 있겠구나 하겠지만 저쪽은 리그 최고의 선수에 디펜딩 챔피언인데 리그때처럼 지기라도 해봐. 얼마나 쪽팔리겠냐고. 안그래?”

“리그 1위였던건 잊어버려. 그냥 우린 겁없는 도전자일뿐이야. 그냥 들이대면 되는거라구. 그런데 이렇게 쫄아서 경기 들어가봐. 쪽팔린건 둘째치고 아차하면 다친다. 그럼 진짜 이 큰 경기에서 뛰어보지도 못하고 나중에 우승컵 올릴 때 들러리가 될텐데 괜찮겠어?”

“우승컵?”

“나 우승할건데? 요즘 내 컨디션 완전 베스트야. 잘 알잖아.”

내가 능청스럽게 말하고는 들고 있던 볼을 그대로 림에 던졌다.

촤악!

“봤지? 나는 지금 포스가 함께 하고 있다.”

스타워즈의 제다이 마스터들이 종종 하는 동작인 단전 근처에 손을 하트 비슷하게 모은 후 근엄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크큭··· 마스터를 믿습니다.”

조지가 먼저 피식거리더니 나와 같은 동작을 해보인 후 가볍게 허리를 굽혔다. 요다에게 제다이들이 보이는 동작. 그러자 다른 녀석들도 덩달아 같은 포즈를 취한다. 종종 우리끼리 연습하다 하는 것이라서 어색하진 않았고, 딱딱하게 굳어 있던 긴장도 상당부분 풀린 듯 싶었다.

우리의 베스트는 나이트4에 유타전에서 나왔던 로페즈 대신 다시 랜들로 바뀌었다. 센터치고는 느리지 않지만 워리어스를 상대하기엔 터무니 없이 느린데다 수비 범위가 너무 좁기 때문이었다.

게임 시작을 위해 코트로 들어선 후 워리어스 선수들과 손을 붙잡고 가벼운 포옹을 하며 페어플레이를 하자고 인사를 했다.

“요즘 기세가 엄청 나네?”

“에이, 이제부터는 더 타오를건데 그 정도 가지고요. 하하···”

“오올, 이거 무서운데? 열심히 해야겠구나.”

커리와 가벼운 인사를 나눈 후 각자 위치로 들어갔다. 점프볼은 보통 같은 편 진영으로 치기 때문에 1번인 우린 반대편에 위치했다. 내 옆엔 듀란트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다.

듀란트를 볼 때마다 느끼는데 이런 체형에도 농구를 이렇게나 잘 할 수 있는게 신기하다. 삐쩍 마른체형까진 이해한다. 마른 장작이 오래 탄다고(비유가 맞나?) 하잖아. 스킬의 완성도도 인정. 키 크다고 무조건 센터를 해야되는 법은 없으니까.

내가 신기한건 그의 체형이다. 듀란트를 보면 몸이 반듯하지 않고 약간 구부정하다. 그래서 운동능력이 떨어져 보이고 실제로 이런 체형에선 운동능력이 잘 안나온다. 하지만 듀란트는 이 모양새에도 엄청난 운동능력은 물론 의외의 유연성을 보여주니 신기한거다. 역시 흑형인건가 싶기도 하고.

잠깐 뻘생각할 때 심판이 볼을 던졌고 그린이 먼저 손을 대는데 성공했다. 그것도 제대로 말이다.

볼은 정확하게 커리의 손에 들어갔고 우리는 천천히 물러나며 수비 포지션으로 갔다.

그런데 볼을 잡은 커리의 동작이 조금 이상했다. 여유있는 모습으로 드리블을 하지 않고 매의 눈으로 우리쪽을 노려보는게 아닌가.

뭐지란 생각을 할 때 시야 먼 쪽에서 움직임이 보였고, 커리가 곧바로 롱패스를 했다. 뭐가 됐든 패스방향을 따라 냅다 달렸고 그제서야 움직인게 탐슨이란걸 알았다.

통상적으로 점프볼 후엔 세트 오펜스가 진행되고 수비도 이에 맞춰 느릿하게 자신의 포지션을 확인한다는 점을 이용한 그야말로 기습 패턴이다. 그리고 정확하게 먹혀들었다고 봐야했다. 탐슨 마크맨인 잉그램이 반응도 못하다 이제서야 달리고 있으니까.

볼을 잡기 위해 달리던 탐슨은 내가 오는걸 느낀 듯 조금 더 강하게 뛰어올라 캐치 하고는 내려서지 않고 공중에서 팔을 쭉 내밀어 그대로 볼을 띄워놨다. 이미 공중에서 잡는 순간 뒤까지 따라 붙어 뛰어오르기 직전이었기 때문에 착지했다 다시 뛰다가는 내게 걸릴게 뻔해 보여서 한 선택인 듯 싶은데 뭐, 충분히 좋은 판단이다. 하지만 날 너무 만만하게 봤어.

폭풍 같은 스피드 그대로 뛰어올라 스파이크 하듯이 팔을 휘둘렀다.

팡! 텅!

“!!!”

경쾌한 소리와 함께 정확하게 때렸고 볼은 그대로 백보드에 맞고 튕겨났다. 볼을 쳐내고는 내려서··· 이런 젠장!

백보드가 딱 눈앞이다. 첫골을 이딴식으로 줄 수 없다는 생각에 너무 높이 뛰었다. 제기랄··· 급히 몸을 비틀어 백보트에 헤딩하는 불상사는 피했지만 당황, 당혹감에 놀란 얼굴로 멋없이 몸을 비트는 모습이 화면에 다 찍혔을걸 생각하니 좀 그렇다.

물론 공중에서 충돌을 피하는 놀라운 반사신경은 충분히 훌륭하다. 하지만 파워풀, 화려함, 그리고 우아함을 아우르는 공중동작으로 역대 최고란 소릴 듣기 시작한 마당에 당황한 순간 동작은 내 스스로 용납하기 힘들다. 거기다 퍼덕거리면서 착지한 탓에 중심을 못잡아 골밑 카메라맨을 덮치며 자빠지기까지 했다.

아, 진짜 슬프다. 공중동작과 착지에 엄청 신경써왔는데 이게 뭐야. 진짜.

내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모르겠구나. 홈팬들은 물론 벤치는 아주 난리가 났다. 시작과 동시에 기습 패턴을 슈퍼 블락으로 막았으니 당연하다. 어쨌든 상대 공격은 잘막았고 블락된 볼은 잉그램이 잡아내면서 인플레이 상황이다.

빨리 복귀해서 게임해야지. 그래도 수습은 하고 가자. 넘어지면서 충격이 가지 않게 해서 다치지 않았다는걸 뻔히 알지만 남들 눈에 꽤 무섭게 덮쳐놨으니 안부는 물어줬다.

“괜찮아요?”

쓰러진 카메라맨에게 연기를 해주고는 상대가 괜찮다고 하자 급히 코트로 복귀했다.

하프코트를 넘자 곧바로 볼이 내게 날아들었다. 속공을 노렸지만 무산되자 몇차례 볼을 돌리다 내가 오자 넘겨준 것.

내게 볼이 넘어오자 우리 팀원이나 워리어스나 정비를 하려는 듯 콜을 하며 움직였는데 문득 골 밑에 공간이 뻥 뚫렸다. 그리고 이를 봤는지 45도 위치로 나오던 잉그램이 급격히 속도를 높이며 뛰었고 당연히 볼을 찔러 넣었다.

높게 왔던 볼을 잡느라 머리 위에 있던 자세에서 다시 확 던지자 앞에 서 있던 커리는 반응도 못한채였다.

볼을 캐치한 잉그램이 스텝과 동시에 덩크를 노렸다.

“어딜!”

“!!!”

퍽!

림에 볼을 찍는 순간 사이드쪽을 체크하던 듀란트가 달려와 그대로 막아섰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블락에 성공했다. 성공한 정도가 아니고 힘으로 눌러버린 탓에 잉그램은 나뒹굴었고 볼은 코트에 바운드 된 후 밖으로 나가버렸다.

조금전엔 우리쪽 벤치에서 난리가 났는데 이번엔 워리어스 벤치에서 난리부르스를 췄다.

“나이스 KD!”

리액션의 대가 그린이 크게 외치며 가슴을 부딪쳤고 나머지도 그 못지 않은 리액션을 하며 손을 부딪쳤다. 잉그램은 조지와 랜들의 도움으로 일어섰는데 살짝 표정이 굳어 있었다.

내가 다가가자 잉그램이 말했다.

“미안해요.”

“아냐. 이건 듀란트 수비가 엄청났던것이지 네가 못한게 아냐. 오히려 딱 생긴 빈자리를 알아내고 뛰어든 그 움직임은 진짜 최고였어. 그걸 놓치지 않았다는것만으로도 충분해.”

궁디팡팡을 해주고 인바운드 준비를 할 때 이미 경기장은 후끈하게 달아올라 있었다. 시작과 동시에 워리어스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기습적인 공격을 시도했는데 놀라운 수비능력으로 막았다. 그리고 이번엔 우리가 순간적인 헛점을 파고든 움직임으로 공격을 했는데 역시나 엄청난 수비능력으로 막았다.

안그래도 사실상 파이널 매치라고 해서 예열이 된 상태인데 시작한지 불고 30초도 되지 않아 최고 수준의 공격과 방어를 연속으로 펼쳐냈으니 흥분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할거다.

인바운드 된 볼을 받고 탑 위치로 이동했다. 수비 혼선을 위해 스크린과 자리 이동을 했지만 빈틈이 전혀 보이질 않았다. 경기 초반이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최근 경기를 분석할 때 보니 확실히 플레이오프 모드의 워리어스는 정규시즌때보다 훨씬 더 강력한 면이 있었다.

계속해서 움직임을 가져가고 몇 차례 패스를 했지만 좀처럼 틈이 나오질 않았다. 잉그램이나 쿠즈마는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한 채 번번이 밀려났고 조지도 듀란트를 상대로 이렇다할 기회를 잡아내지 못했다. 그렇다고 랜들이 뭔가 하기엔 너무 위험했고.

확실히 로테이션을 이용한 수비압력이 정규시즌과는 차원이 달랐다.

시간은 어느새 10초이하로 떨어졌으니 뭐, 에이스 출격이지.

손가락 두개를 펼쳐 보이고는 손짓을 하자 한쪽 코트를 비워줬다. 우리팀의 필살기 중 하나인 내 아이솔 플레이.

워리어스를 상대로 하는 팀들 중 아이솔을 택할 땐 열에 아홉은 커리를 상대로 한다. 아무대로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상 체력 소모를 시키려는 의도도 있고 그의 운동능력은 평범한 축에 드는만큼 가장 수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워리어스도 이를 인지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한 로테이션으로 이를 커버하고 많은 팀들이 이에 당한다. 하지만 일부에게는 잘 안통는데 어빙이나 하든, 나 같은 일대일 스페셜리스트가 바로 그 일부다. 로테이션과 협력수비가 오기전에 슛을 하든 붙기 직전 찰나의 공간을 이용해 패스를 해버리거든. 휴스턴에게 질뻔한 것도 이 때문이고.

좌우로 낮게 드리블을 치다 순간 가속으로 커리를 지나쳤고 엘보라인쪽으로 움직였다. 계속 보고 있던 탐슨이 바로 달려오며 협력수비 포메이션으로 왔고, 난 그전에 스탑 앤 점퍼를 시도했다. 당연히 수비하는 이들만 보이는 아이파이크와 스텝, 숄더 페이키를 동시다발적으로 쓰는 것도 잊지 않았고. 탐슨과 커리가 손을 뻗었지만 둘 다 거리가 어중간해서 전혀 방해되는건 없었다.

촤악!

깔끔하게 컨파 첫슛을 성공시키고 돌아섰다.

가끔 진즉 이 공격을 하지라고 하거나 왜 자주 안쓰냐, 다른 선수들은 이런 플레이를 안하냐, 저걸 왜 못막냐까지 참 다양하게, 특히 한국으로 갔을 때 한번씩 예능에 출연하면 물어보는 농알못 연옌들이 있다.

사실 농구를 못하더라도 운동을 조금 해봤거나 하면 급가속과 급제동은 운동능력도 필요하지만 많은 체력소모를 기초로 한다는 것정도는 안다. 거기다 몸에 무리도 꽤 많이 준다는 것도. 특히 급제동에 이은 점퍼는 달리던 힘을 이겨내고 뛰기 때문에 슛에 들어갈 힘이 부족할 수 있고, 관성도 이겨야 한다. 한마디로 슛밸런스를 맞추기 어렵다는 의미다.

보기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최고수준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슈팅이 스탑 앤 풀업 점퍼다. 이 때문에 나도 자주 안쓰는 편이고. 아, 내가 자주 안쓰는건 몸에 무리가 간다거나 슛률이 제일 낮다(그래도 50%내외는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는 더 좋아질게 뻔하다. 몸이 갈수록 먼치킨화 되고 있으니까)는 이유가 아니고 그냥 너무 언터처블이 되면 좀 그렇잖아. 그리고 이게 말했다시피 너무 평범해 보이기도 하고. 하하···

좋은 수비를 했지만 막판에 허무하게 점수를 줬기 때문에 살짝 흔들릴만도 한데 워리어스의 공격에선 그런 모습이 전혀 없었다. 특유의 빠른 포메이션과 스크린 플레이로 수비를 뒤흔들었다.

틈을 이용해 커리가 치고 들다 내게 진로가 막히자 엘보에서 베이스라인쪽으로 들어온 이궈달라에게 패스, 수비가 살짝 쏠렸던 관계로 공간이 나오자 슛모션에 들어갔다. 쿠즈마와 내가 붙으려 하자 어느새 파고들던 커리가 그 옆을 지나쳐 사이드로 빠져 나갔고 이궈달라는 다리 사이로 백패스를 했다.

“!”

커리에게도 나만큼이나 노마크는 그냥 점수였기 때문에 자동 스크린이 된 이궈달라를 피해 손을 뻗으며 붙으려 했다. 그 때 이궈달라가 림쪽으로 달렸고 커리는 원바운드로 빠르게 찔러줬다.

“이런!”

쾅!

정확한 패스로 무인지경의 림에 이궈달라가 시원한 투핸드 슬램을 꽂아 넣고는 배치기를 크게 하고는 우리 벤치와 관중석을 스윽 본 후 돌아섰다.

어우, 우리도 이런 플레이를 많이 하지만 아직은 워리어스의 이런 완성도엔 미치지 못한다는걸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어지간한 플레이로는 이들의 멘탈을 흔드는것도 힘들고.

“장난 아니구만.”

우리도 잘하는걸 위주로 하자.

포메이션이 갖춰진 후 랜들의 스크린을 이용해 치고들다 베이스라인을 타고 온 잉그램에게 연결, 슛하는 척 뜬 후 반대편 사이드에 있던 쿠즈마에게 패스. 쿠즈마는 지체 없이 45도에 있던 조지에게 줬고 밀고 나오자 역동작을 걸며 안쪽으로 파고 들었다. 수비가 좁혀 들다 잉그램이 있었던 사이드로 이동한 내게 패스, 터치패스하듯 45로 빠져나온 잉그램에게 연결하며 노마크 찬스를 만들어냈다.

“던져!”

텅!

잉그램의 슛은 아쉽게 빗나갔고 길게 튕긴 볼은 더 아쉽게도 탐슨이 잡아냈다.

“여기!!”

급히 슛체크를 했던 듀란트가 크게 외치며 달렸고 탐슨도 본 듯 롱패스를 했다. 그 뒤는 뭐···

쾅!

가볍게 원핸드 덩크로 마무리한 듀란트는 손을 들어 좋은 패스였다는 사인을 날렸고, 잉그램은 아쉬움에 볼을 강하게 튕기며 잡았다.

“괜찮아. 릴렉스 하라구.”

“예.”

다음 공격에서도 처음처럼 뻑뻑했다.

나와 조지에게는 최대한 찬스를 주지 않고 대신 나머지를 조금은 느슨하게 풀어놨다. 나나 조지나 이타적 플레이어고 나머지도 좋은 활약을 했기 때문에 볼을 돌리는걸 망설이지 않았다.

문제는 잉그램과 쿠즈마, 그리고 랜들까지 셋의 플레이가 평소와는 조금 다르다는 점이었다. 아주 찰나지만 망설이는 기색이 있었고, 부담감도 느끼는 듯 정말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

터텅!

랜들의 골밑 슛이 미스가 나며 그린이 리바운드를 따내며 공격권을 넘겨줬다. 다행히 수비는 정상적으로 돌아가서 찬스를 주진 않으며 시간이 흘러갔다. 수비 압박으로 그린의 스크린을 타고 움직이려던 듀란트가 밀려나며 3점라인에서 1미터정도 떨어져 있었는데 거기서 안을 보더니 그냥 던져버리는게 아닌가.

그리고 그 슛은···

촤악!

깨끗하게 림에 빨려들어갔다. 이런 상태는 계속 이어졌다. 잉그램 등에게 찬스가 왔지만 잠시간 지체하면 워리어스 특유의 로테이션으로 수비가 달라붙어 버렸다. 그럼 돌려야 되는데 심리적으로 말리기 시작해서인지 무리한 공격이 나왔고, 워리어스는 어지간하면 공격을 메이드 시켰다.

특히 수비가 잘됐음에도 3점 라인에서 꽤 떨어진 곳에서 던진다거나 설마 하는 타이밍에 나온 슛이 다 들어가니 환장할 노릇이었다.

촤악!

이번에도 탑 인근 3점라인 밖 1미터는 더 떨어진 곳에서 던진 커리의 슛이 깨끗한게 림을 꽂혔다. 커리는 마우스 피스를 반쯤 꺼내 깨물며 어깨춤을 추는 세레머니를 날리며 백코트 했다.

삐이익!

1쿼터가 10분여가 지난 지금 스코어는 어느새 25:15로 10점차까지 벌어져 있었다.

작전 지시는 별게 없고 그저 심리적인 부분을 강조하는게 전부였다. 그럴수밖에 없는게 수비로테이션도 좋고 공격에서도 볼은 잘 돌았다. 터프한 슛이 꽤 나오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나쁜 판단은 아닌게 대부분이라 지적하기도 애매했다.

경기 초반부터 보였던 그 미세한 차이가 이런 답답한 상황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큰 작전 지시 없이 흐름을 끊는 수준의 의미밖에 없는 타임아웃이 끊나고 인바운드가 됐다. 역시나 공격은 뻑뻑했고 그나마 찬스가 난 랜들이 엘보 점퍼를 날렸다.

“리바운드!”

빅맨들이 바깥쪽에 있었기 때문에 크게 뛰어 리바운드를 잡아낸 나는 주변 상황을 체크하고는 펌프페이크를 한번 해 붙어있는 듀란트의 타이밍을 뺏고는 진짜로 뛰어올랐다.

“어억!”

내가 바짝 붙어있던 듀란트가 큰 동작으로 넘어져 저만치 미끄러져 갔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슛을 성공시켰다.

촤악!

삐익!

아싸, 보너스다. 솔직히 단순한 몸싸움에서 나온 동작인데 말이야. 후후···

“노 카운트! 노 카운트!”

길가다 돈 주은 기분으로 있는데 양팔을 크게 내저으며 외쳤다. 카운트 안된거야 좀 아쉽지만 그래도 자유투니까.

아쉬움을 달래며 자유투 라인으로 가려는데 심판이 앞쪽으로 주먹질을 하는 모션을 취하며 말을 이어갔다.

“레이커스 26번 오펜스 차징!”

뭐? 공격자 파울이라고? 이게? 왜?

“무슨 말이에요! 이게 왜 공격자 파울이야!”

내가 황당함에 달려가 따지자 심판은 무뚝뚝하게 답했다.

“실린더 룰을 위반하고 듀란트를 밀쳐내며 뛰었어.”

“내가 언제요. 오히려 듀란트가 내쪽으로 기대면서 뛰다가 밀려난거지.”

“아니야.”

“다시 잘 생각해봐요. 도대체 뭘 어떻게 보면 그렇게 볼 수 있죠?”

내가 계속 따짐에도 심판은 더 이상의 답을 하지 않은데 경기운영석쪽에 시그널을 통해 내 반칙을 알린 후 천천히 우리 코트로 넘어갔다.

“아, 진짜! 잘 생각해보라구요.”

“더 이상 말하면 테크니컬을 줄거야.”

“아오!”

억울한 마음에 크게 소리치며 내 자리로 돌아왔지만 속이 부글부글 끓었다. 저 자식 돈 먹은거 아냥?

마음을 물과 같이···는 개뿔 물은 작은 바람에도 찰랑이잖아. 마음을 다이아처럼···

성질은 나지만 냉정하게 플레이를 펼쳐 나갔다. 워리어스의 로또 슛에 몇 번 당했지만 그렇다고 그걸 집중적으로 막을 순 없다. 로또가 로또인건 그만큼 확률이 낮은거니까 믿어야지. 괜히 로또 막겠다고 움직였단 공간 내주고 얻어터진다.

“스위치! 스위치!”

리그 전체 중 스위치에 대한 부담이 가장 적은게 우리인만큼 걸리면 어지간하면 바로 스위치를 하며 잘 막아갔다. 지금 우리로선 이렇게 정상 수비를 강화해야···

“카일!!”

조지와 스위치를 하던 쿠즈마가 뒤로 한발 물러서며 슛모션에 들어간 커리쪽으로 뛰어올랐다. 볼도 잡고 스텝도 슛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커리가 바보도 아니고 불완전한 상태에서 로또슛 쏘겠냐?

아니나 다를까 볼을 옆으로 짧게 뺏다 돌려받은 커리가 안쪽으로 파고 들었고 그에 맞춰 그린과 이궈달라까지 쑥 밀고 들어왔다. 직접이냐 아니면 패스냐를 생각하며 따라뛰는데 패스 페이크를 날린 커리가 그대로 림에 플루터로 올려놨다.

뒤쪽에서 조지와 랜들은 패스페이크에 속으며 타이밍을 뺏겼지만 사이드쪽에서 달려온 난 어차피 속을게 없다보니 그냥 뛰었고 제대로 볼을 쳐냈다.

팡!

블락을 성공적으로 하고 내려서는데 탄력에 저만치 갔어야할 커리가 딱 내가 내려설 자리에 있는게 아닌가. 발모양을 보니까 억지로 멈춘거네. 거기다 나와의 충돌을 준비하는거 봐라. 젠장···

쿵!

삐이익!

둘이 부딪치며 나뒹굴었고 휘슬은 여지없이 울렸다. 하아···

1쿼터에 반칙 2개라니. 이런적이 있었나?

가만히 누워있자 동료들이 와서 일으켜 세워줬다.

삐이익!

벤치에서 교체 사인이 나며 토마스와 터치를 하고 물러났다. 당연하지 파울트러블인데.

안그래도 안좋은 상황에 팀의 에이스이자 최후의 보루인 내가 물러나자 상황은 최악으로 가버렸다. 조지가 분전을 했지만 팀 전원의 심리에 악영향을 준데다 워리어스는 기세를 더욱 끌어올리며 1쿼터 종료시 점수는 36:20으로 16점이나 벌어져 있었다.

이번 시리즈는 물론 마지막 연패 이후 최대 점수차였다.




누가봐도 알만한 선수들 이름을 각색해서 사용했으나 실제 인물은 절대 아니며, 따라서 선수들의 프로 데뷔연도는 다르다는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작가의말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에어컨 없이 시원한 밤이었습니다.

얼마나 시원했는지 선풍기를 끄고 자도 될정도였죠.

덕분인지 엄청 푹 잤던 것 같습니다.

에어컨 키고 잘땐 시원해도 왠지 좀 불편했었거든요.

여튼 날씨가 딱 가을 날씨처럼 변하니까 너무 좋네요.

담주엔 또 덥다고는 하지만 어쨌든 이 무지막지했던 여름이 거의 다 끝난 것 같긴 하네요.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만

또 한편으론 이렇게 겨울이 오면 해가 바뀌고 그럼 또 한살 더 먹는거라서...

매우 늙어갑니다.

어떤 의미에선 웃픈 상황이라고나 할까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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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 35-2. Grand-Master Knight +2 18.09.17 1,351 23 25쪽
114 35-1. Grand-Master Knight +8 18.09.11 1,425 33 42쪽
» 34-3. 컨퍼런스 파이널 +4 18.08.17 1,425 27 24쪽
112 34-2. 컨퍼런스 파이널 +2 18.08.13 1,386 31 29쪽
111 34-1. 컨퍼런스 파이널 +2 18.07.30 1,983 36 29쪽
110 33-3. Knight4 +3 18.07.19 1,463 39 20쪽
109 33-2. Knight 4 +5 18.07.06 1,487 35 22쪽
108 33-1. Knight 4 +3 18.06.28 1,546 31 12쪽
107 32-3. 불안요소 +6 18.06.13 1,653 33 26쪽
106 32-2. 불안요소 +6 18.06.05 1,603 31 14쪽
105 32-1. 불안요소 +8 18.05.28 1,806 34 27쪽
104 31-4. Knight Order +4 18.05.26 1,884 33 16쪽
103 31-3. Knight Order +8 18.05.23 1,869 37 23쪽
102 31-2. Knight Order +2 18.05.21 1,846 35 18쪽
101 31-1. Knight Order +6 18.05.16 1,985 34 20쪽
100 30-4. 리뉴얼 +18 18.05.15 1,863 37 18쪽
99 30-3. 리뉴얼 +8 18.05.10 1,905 37 20쪽
98 30-2. 리뉴얼 +8 18.05.09 1,885 39 22쪽
97 30-1. 리뉴얼 +8 18.05.08 1,941 41 17쪽
96 29-4. 플레이오프 +12 18.05.03 1,920 39 16쪽
95 29-2. 플레이오프 +8 18.05.01 1,962 39 30쪽
94 29-1. 플레이오프 +4 18.04.28 2,025 35 19쪽
93 28-2. 퀘스트 +8 18.04.19 2,045 39 15쪽
92 28-1. 퀘스트 +6 18.04.13 2,172 4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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