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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음여류
작품등록일 :
2012.11.16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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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9.28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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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대격변의 시[검주]조우

DUMMY

그토록 바라왔던 한계를 부수고 그 너머의 벽까지 훌쩍 뛰어넘었음을 깨닫자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절정이 온몸을 휘감아왔다. 그런데 이 경이로운 순간에 그가 느낀 건 희열보다 안타까움이었으니..


‘그놈이 지금의 나를 봤다면, 조금은 더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검사가 아닌 스승은 제자를 생각하며 아쉬움을 뱉었고, 뒤에서 그 경이로운 흐름을 보던 마환은 자신도 모르게 경악을 뱉고 절망을 흘렸다.


"아니야, 저런 건.. 불가능해."


그 짧은 시간에 수십을 베어 넘긴 송사부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어떻게 한낱 인간의 검이.. 그것도 흘리듯 휘두르는 일 검이 적의 모든 걸 부정해 버린단 말인가?


“송광극이가 이렇게 강했어?” 언젠가부터 품게 된 무의 한계를 그가 산산이 조각내고 있었다.


검주의 전투방식은 여전히 잔혹하고 무비했지만, 그의 신형은 더할 나위 없이 고요하고 평온해 한바탕 검무를 추듯 아름다워 보였다. 그래서 더 무섭고 어렵게 다가온다.


‘그사이에 또 벽을..?’ 마환의 얼굴이 서글플 정도로 흉하게 일그러졌다.


바로 코앞에 있는 검사가 일순 달라졌는데, 지금도 순간순간 달라지고 있건만, 대관절 그게 뭔지를 알지 못하니 정녕 미칠 것만 같았다.


“이런 씨팔, 빌어먹을! 본래 강했는데 내게 숨긴 건 아닐까?”


그래서 온몸의 신경을 눈에 집중한 채 그를 다시 살피니, 기가 막히게도 달라진 게 하나도 없었다. 그의 육신을 흐르는 기의 흐름조차도 예전 그대로인 게 명명백백한데 어찌 저렇게 하늘을 노닌단 말인가?


‘회광반조? 아니야, 설혹 그렇다 쳐도 저렇게 까지는 불가능해. 그 오니마루조차 저런 검을 쓰지는 못했는데..’


이전처럼 숨통을 틀어막는 폭발력이 느껴지거나 예술적인 강약의 조절을 볼 수도 없었다.


‘그러면 더 약해져야지?’


그렇다고 해서 상대의 반사신경을 월등히 웃도는 것도 아니었다. 한데 사방에서 달려드는 시너 중 그의 옷깃을 건드리는 자 하나를 찾아볼 수가 없다.


‘대관절 왜!’


간격 안에 들면 필사[必死]라, 마치 보이지 않는 검날의 막이 그를 감싼 것만 같다.


“아니, 그가 바로 검이라 부딪히면 그냥 베이는 건 아닐까?”


거기에다가 더 이해할 수 없는 건, 자신이 바로 근처에 서 있는데 누구도 달려들지 않는단 사실이었다.


"무엇때문에?" 설마 그의 의지가 공간을 강제하다 못해 적까지 움직이고 있다는 말인가?


검주의 전의에 휘말린 자들을 복잡한 눈으로 노려보던 마환의 눈빛이 경악에서 질투로, 시기와 불신을 넘어서 어느덧 경이로 바뀌어간다. 저런 눈이라면 광극의 바람처럼 뭔가 배워갈지도 몰랐지만, 어느 시점부터 못난 자격지심을 품어서 증오로 화하기 시작했다.


‘왜? 왜 당신은 홀로 또 그렇게.. 내가 잡을 수 없는 곳으로 가는 거야?’


기의 자락을 잡을 수 없다는 절망, 송사부의 명성을 잇지 못하리라는 자괴감에 짓눌려 죽음까지도 생각했던 2년 전 어느 날 마치 운명처럼 찾아온 그 친구 덕에 드디어 벽을 넘었다. 기의 자락까지도 잡았다.


‘이런 것이었구나.’


마침내 놀라운 세계를 지르밟았음에 이제 그와 동등하거나 넘어섰다고 여겼는데, 그것이 참 애처로운 이의 망상에 불과하였음을 송사부가 아닌 적들이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송 광 극.”


오래전 부모가 다 잡아먹히고 자신의 차례가 왔을 때 기적처럼 4층 창문을 깨고 들어와서 적을 도살한 엽인, 그에게 이끌려 주먹을 쥐었다. 한데 그를 따르는 게 아니라 넘어서길 원하면서부터 슬금슬금 뒤틀림이 쌓이기 시작했다.


‘그와 나의 차이가 뭐길래?’


흑검주 송광극의 기적적인 행보를 알아가면 알수록 그는 넘어서지 못할 벽이 되었다.


‘내 무재를 칭찬하면서 왜 혈미궁을 전수해주지 않아? 당신이 보는 세상을 단 한 번이라도 보고 싶은데, 같이 서고 싶단 말이야!’


그렇게 불만이 쌓여가며 은이 원으로 변질되어 가던 중, 한국 세력의 서글픈 자부심을 한껏 고취시켰던 흑검주의 남행, 일본혈사가 벌어졌고 그는 송사부와의 연을 끊었다.


‘뭔가 꼼수를 쓴 거야. 나는 그를 믿지 않아.’


그 사냥은 불가능하다고, 자살행위라며 비웃었는데 그가 단신으로 해냈으니 어찌 견디랴? 그렇게 마환은 홀로 뒤틀려 갔다.


‘내가 당신을 넘어설까 봐, 내게 그 자리를 빼앗길까 봐 혈미궁을 전수하지 않는 거잖아? 나는 이제 당신이 준 모든 걸 버리고 다른 길을 모색할 거야.’


그렇게 홀로 이를 갈며 신념에 사명까지 버리고 노력해왔는데, 그 모든 걸 다 부정하는 이 개 같은 순간을 더는 견딜 수가 없었다. 해서 오열하듯 비명을, 솟구쳐 오르는 분노를 토해냈다.


“그토록 필요할 땐 외면해놓고, 뭐? 신경 써주지 못해서 미안해? 지켜보고 느껴? 그래, 그리 위대한 곳에서 내려다봤으니 그딴 개소리를 해댔겠지. 이제라도 짐을 덜고 싶다니.. 늦었어, 빌어먹을 늦었다고!”


노성을 지르며 바닥을 박찬 마환은 광신도 무리를 그대로 관통하며 손에 걸리는 모든 걸 박살내기 시작했다.


“이것 봐, 내 스스로 거머쥔 힘이야!”


검주의 간격 안으로 빨려 들어가던 사람들은 그제야 악마의 시종을 인지했는지 이단과 분노를 외쳐대며 우르르 몰려들었다. 한데 무리 전체가 약속이나 한 듯 흑검주로부터 등을 돌렸으니.. 마환의 얼굴이 다시 흉하게 일그러진다.


“이것들이..”


적의 공격을 흘리고 급소를 가격해가던 격투가 막은 팔을 부수고 상체를 으깨는 살육으로 변해갈 때, 흑검주는 10대 후반쯤으로 보이는 소녀의 심장에 검날을 꽂아 넣은 채 옅은 한숨을 내쉬었다.


‘미안하구나.’


그녀의 죽기 싫다던 바람을 들어서 그런 걸까? 눈물이 그렁그렁한 눈망울을 마주보던 광극은 방법이 없다 중얼대며 검날을 틀어 뽑았다.


‘안타깝다. 내 지금에서야 보게 된 저 커다란 벽까지 깨뜨렸다면 너를 얽맨 피의 사슬을 끊었으련만..’


그는 이 여아를 끝으로 자신을 향한 광기가 사라졌음을 느끼며 주위를 둘러봤다. 범이 무서워 화난 늑대에게 달려드는 시너들이 보인다.


‘어차피 결과는 같은 것을..’


신비의 자락을 잡은 엽인의 무력은 각인 하나로 힘을 끌어낸 자들이 넘볼 수준이 아니었다. 폭풍처럼 무리를 휩쓸어 아예 부숴버리는 마환의 춤사위를 가만히 지켜보던 광극은, 그와 자신 사이에는 넘어설 수 없는 벽이 있음을 느꼈다. 이는 어설픈 자신감이나 오만이 아니라 절대라는 이름의 경지에 선 자의 시선이었다.


‘나는 여기에 서 있었구나.’


아마 과거였다면 혹여 디딘 경지가 달아날까 무서워 시너를 도구로 무를 각인하려 들었겠지만, 지금은 그냥 조용히 상황을 관조했다. 전장의 한가운데에 서서 차분히 눈을 감은 채 내면을 들여다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주위 모든 걸 보고 느끼는 것이 그저 당연하게만 느껴졌다.


‘왜 그리도 집착했을까? 같은 인간이 만들어낸 단어에 불과했거늘.. 인을 벗었다 천명한 게 부끄럽구나.’


오늘에서야 벽을 넘은 게 아니라, 인지한 것에 불과했다.


‘하면 언제부터?’


가르치는 것도 공부라 하였으니 명진을 제자로 들이면서? 마안을 미련 없이 뽑아냈던 날? 어쩌면, 지금도 설명할 수 없는 허무에 휩싸인 채 칩거에 들었던 그날에 올라선 것일지도 몰랐다.


‘그마저도 아니라면, 혼돈과의 조우로 시대의 변화를 읽고 관념의 틀을 깨트린 게 도움이 된 걸까?’


그는 지난 몇 년 사이에 겪은 큼지막한 사건을 되짚어보다가 피식 웃음을 흘렸다. 이제 와서 이유를 찾는 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얽매임을 풀고 도착해서 또 얽매이려 하는구나.’ 그러고 보니 전성기 시절의 균형감을 되찾으려고 심신을 애써 조율했던 것마저 덧없게 느껴진다.


우습게도 수명이 다해 죽음을 코앞에 둔 바로 이 순간이 전성기였음에 비록 사신의 걸음을 더디게 하지는 못했지만, 인을 버리고 끊임없이 나아갔던 세월이 증명된 것만으로도 입가에 미소가 그려졌다.


‘이 또한 나쁘지는 않구나.’


그렇게 내면을 관조해가며 어느덧 평정에 이르러 미처 그가 보지 못했던 어느 선까지 넘어서려는 순간, 미련 하나가 남아서 그를 붙잡았다.


‘그 줏대마저 없는 놈이 오래전 나처럼 어긋나기 전에 이 길을 계속 가라고 알려줘야 할 텐데.’


얻으니 떠오르는 건 이번에도 제자였다. 그러자 버렸다 여긴 삶의 집착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깨달음은 멀어졌고.


‘일단은 시너들부터..’


그가 붉게 물든 마환을 보며 흑검을 되잡자 평정을 흔들 정도로 강렬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친숙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 기척은..’


따라 시선을 옮기니 천재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을 박투를 선보이는 마환 너머 후문으로 들어서는 그림자가 눈에 들어왔다. 어둠 속이라 이목구비를 명확히 볼 수는 없었지만, 어딘지 모르게 낯익은 모습이었다.


‘설..마?’


보무도 당당히 걸어서 조명 아래로 모습을 드러낸 백발의 미청년이 그를 보며 싱그러운 웃음을 머금자, 검주의 입에서 놀람과 당혹이 뒤섞여 흘러나온다.


“네가 어찌 이곳에?”


검주와 눈이 마주친 백발 청년은 손인사를 하려는지 아름다운 백색 검집을 머리 위로 들어 올렸다가 천천히 검을 뽑았다. 흑검처럼 어둠을 머금은 검신에는 황금빛 문양이 용처럼 휘감겨 있었는데, 그 신비로운 모습이야말로 영능을 품은 신검의 형상이었다.


‘일엽의 도[刀].’


신검의 주인은 마안주가 한 쌍의 흑검을 뽑아 휘두르는 것처럼 검과 집을 교차해 공중을 벤 뒤 양손을 늘어뜨렸다. 아마도 인사를 대신하는 것이리라. 그를 본 광극의 외눈에 경악과 희열이 어린다.


“놈, 드디어 이루었구나.”


백발 청년의 오른손에 들린 장검은 빛무리 같은 서리에 휘감겨 냉기를 피워 올렸고, 왼손의 검집은 타오르는 화염에 휩싸여 있었다. 동시에 발현된 두 가지 법이 그를 감싸고 휘도는 흑색 막과 어우러지며 하나의 존재감으로 완성되었음은, 그가 전설로만 전해지던 삼법의 합일로 한 걸음 내디뎠다는 말이리라.


‘일엽의 재.’


놀란 검주를 향해서 살짝 고개를 끄덕인 청년이 광신도를 향해 걸음을 옮기자 그를 감지한 마환이 눈앞 중년인의 두툼한 가슴을 차고 날아올랐다.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시너 무리의 머리를 훌쩍 넘어서 검주 옆으로 내려섰다.


“아, 이거 생각보다 힘드네.”


드디어 악마와 나란히 선 시종의 모습에 분노한 광신도들은 성전의 끝을 선포하려 입 모아 외쳤다.


"주의 뜻, 주의 분노, 이단을 멸하라!"


열병식이라도 하듯 일제히 바닥을 박찬 광신도들이 이단을 향해 쏟아지려고 할 때, 무겁게 바닥을 디디며 걸음을 멈춘 백발 청년이 손에 든 빙검을 엄청난 속도로 휘둘러 허공을 두들겼다. 당연히 새하얀 검신에는 아무것도 닿지 않았건만, 날카로운 굉음이 터져 나와서 모두의 시선을 붙잡았다. 마환 역시 같은 곳을 보며 이죽거린다.


“역시, 레벨이 다르단 말이야.”


새하얀 냉기에 휘감긴 채 움직임을 강제당한 20여 명의 광신도가 산 채로 얼어붙어가는 장면은 좌중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해 보였다. 하나 경악한 그들과 달리 편안하게, 그저 흥미로서 일 검을 지켜본 검주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잠시 그려졌을 뿐이었다.


‘녀석, 검풍에 법을 실어 날리다니 가진바 재를 허비하지 않았구나. 하지만 굳이 저런 식으로 적을 잡아서 묶는 건 여흥에 불과해. 네가 뽑아 들 살검은 무엇이더냐?’


그의 소리 없는 물음에 호응이라도 하려는지 백발 청년이 부드럽게 한 걸음 나아간다. 왼손의 검집을 들어 서리가 내린 적을 가리키자 거대한 화염의 도로 화한 검집이 길게 불꽃을 뿜어 얼어붙은 시너들을 휘감았다가 신기루처럼 흩어졌다. 그를 본 마환이 어깨를 우쭐하며 말한다.


“보셨소, 송사부. 저게 바로 진짜 힘이라는 거요.”


그럼에도 검주는 뭔가 실망한 듯 눈살을 찌푸렸지만, 얼어붙는 와중에도 주와 이단을 부르짖던 광신도들이 시꺼먼 연기를 뿜어대며 절규하는 모습은 일면 압도적이었다. 어떻게 된 건지는 몰라도 화염의 도가 그들의 내부에 악마의 불씨를 던진 것이다. 하나 이번에도 검주의 입에서 나온 건 실망이었다.


“보기에는 좋으나, 엽인의 검은 아니구나.”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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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5 대격변의 시[전투]사제의 연. +2 17.10.11 290 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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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 대격변의 시[검주]검주vs제신 그리고 혼돈 17.10.04 285 11 14쪽
260 대격변의 시[검주]검주vs제신, 깨달음 +3 17.10.02 368 12 16쪽
259 대격변의 시[검주]검주vs제신 17.10.02 263 8 13쪽
258 대격변의 시[검주]엽인 +15 17.09.29 356 13 10쪽
257 대격변의 시[검주]찰나의 연, 사제 +2 17.09.29 289 11 10쪽
256 대격변의 시[검주]보답 17.09.29 233 10 10쪽
255 대격변의 시[검주]마환 vs 송광극 +9 17.09.29 318 15 16쪽
» 대격변의 시[검주]조우 +2 17.09.28 295 11 13쪽
253 대격변의 시[검주]무적{無敵} +8 17.09.27 320 8 13쪽
252 대격변의 시[전투]송광극 +10 17.09.26 235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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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8 대격변의 시[전투]증명 +4 17.09.22 236 1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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