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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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최근연재일 :
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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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24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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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25. 습격>

DUMMY

>>> 목성


금성에서 출발한 소형 전투 비행선이 어느덧 화성을 지나 목성으로 접근하고 있었다.

태양 빛을 받은 목성이 저 멀리에서 별처럼 반짝거리고 있었다.


“대장님. 30분 후면 위성 갈리스토에 도착합니다.”

조종간을 잡은 사령관의 부관 레이나가 보조석에 앉아 있는 정유진에게 말했다.

“주변에 전투 경호 함대가 있을 거야. 지금부터는 적의 레이더에 걸리지 않도록 전파 방해 장치 켜고 조심해서 들어가도록 해.”

“네. 그리고 칼리스토 위성 뒤쪽으로 들어가면 놈들의 레이더망을 피할 수 있을 겁니다.”

“목성에서 작전 경험이 있나? 레이나 부관?”


“네. 연합군에 입대해 겪었던 첫 전투 장소가 목성 부근이었습니다. ‘플래닛 인더스트리’의 함대와 격전을 벌였죠.”

“그래. 그때만 해도 연합군도 다국적 기업들과 정면으로 전투를 벌일 정도의 전력을 가졌었지.”

정유진이 과거를 회상하며 말했다.


20년 전 전쟁이 끝나고 연합군을 창설되었을 때는 지금과 같은 상황은 예상하지 못했었다.

다국적 기업들의 자금력이 막강하긴 했지만, 연합군도 각국에서 모인 인원과 무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었다.


적어도 다국적 기업들과 어느 정도 선에서 타협점을 찾을 수 있을 줄 알았다.

오랜 전쟁에 지쳐버린 각국의 국민은 더 이상의 전쟁을 원치 않았다.

휴전을 위해서라면 많은 것을 포기할 각오가 되어있었다.


연합군 내부에서는 그들에게 화성을 포함한 태양계 전체의 독점 개발권을 그들에게 주고 연합군은 망가진 지구의 복구에 전념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20년 동안 전쟁을 벌여 획득한 태양계를 모두 기업들에 넘겨주자는 뼈아픈 제안이었지만, 전쟁에 지쳐버린 국민의 여론이 반영되었다.

다국적 기업들도 서로 간의 분쟁을 벌이고 있어서 그 제안은 거의 받아들여질 뻔했다.


하지만 사라졌던 맹주가 나타나자 상황이 변하기 시작했다.

다국적 기업들이 단순히 부의 축적을 목적으로 했을 때는 그나마 협상의 여지가 있었다.





19년 전, 기업의 총수들은 연합군이 제안한 휴전 협상안을 의논하기 위해 연맹을 맺고 첫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회의 당일에 맹주가 나타나자 상황이 완전히 변했다.


눈앞에서 비현실적인 맹주의 힘을 목격한 총수들은 공포에 사로잡혔다.

그리고 맹주를 핑계 삼아 잔인한 일들을 벌이며 자신들의 행동을 점차 정당화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공포에서 삼켜진 그들은 자신들이 살기 위해 딥파이프를 만들고 있다.

자신들의 손을 피로 물들이는 것에 주저함이 없어졌다.


현재 다국적 기업 내부에는 인종주의와 제국주의 사상이 팽배해져 있다.

다국적 기업의 일가와 직원들은 우월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열등하다는 사상이다.

열등한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제거하는 것이 인류의 발전을 위한 길이라는 끔찍한 사상으로 자신들의 반인륜적인 행동을 정당화하기 시작했다.


유진이 조종석의 레이나를 바라봤다.

비행선의 조종간을 잡은 레이나의 옆 모습이 사뭇 진지해 보였다.

젊은 시절의 레이먼드가 떠올랐다.


레이나가 조종석의 전면 유리창에서 눈을 떼지 않고 말을 이었다.

“첫 전투에서 사령관님을 처음 만났습니다. 사령관님은 전투 비행단의 편대장이셨고 저는 막 임관한 신입 조종사였죠. 마침 사령관님의 부조종사가 갑자기 아파 공석이 된 바람에 제가 대신 그 자리로 앉게 되었죠.”

“당시 레이먼드는 당시 연합군의 스타였지. 잘생긴 데다가 뛰어난 조종술을 가지고 있었지. 게다가 겁이 없었어. 그가 조종하는 비행선을 타봤는데 오금이 저릴 정도더군.”

“정말 그랬습니다. 전투가 시작되자 사령관님은 비행선을 이끌고 쏟아지는 포화 속을 뚫고 적진 깊숙이 침투했었죠. 정말 대단했습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정신을 놓아버렸지만요. 그날 하루에 혼자 적 비행선 27대를 격추하셨어요. 덕분에 연합군이 그 전투에서 승리할 수 있었습니다.”

레이나의 얼굴이 불게 달아올랐다.

부관 레이나는 18살이나 차이 나는 자신의 상관 레이먼드를 좋아하고 있었다.


‘하긴 나도 한때는 그를 좋아했었으니까.’


젊은 시절의 레이먼드는 카리스마 넘치는 패기 있는 남자였다.

냉정한 상황 판단과 행동력 있는 지도력을 인정받아 사령관의 자리까지 오른 것이다.


하지만 어느샌가 그 패기 넘치던 편대장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예전의 그를 모르던 사람들은 레이먼드를 사람 좋은 사령관 정도로 생각할 것이다.

무슨 일이 벌어져도 얼굴에 미소를 띠고 있었다.

연합군의 암담한 상황이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일까?

아니면 다른 무엇이 있는 것일까?


그가 사령관이 된 후 연합군은 10년 동안 내리막길을 걸었다.

대부분의 큰 전투에서 패배한 연합군은 이제 전력이라고 할 만한 것이 남아있지도 않았다.

하지만 그건 사령관의 잘못이 아니다.

맹주와 다국적 기업의 연맹의 힘은 너무 거대했다.

연합군과 힘의 격차가 너무 컸다.

처음부터 이길 수 없는 게임이었는지도 모른다.


“도착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대장님. 이제 준비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부관이 긴장된 목소리가 유진의 상념을 깼다.


태양계 최대의 거대 가스 행성인 목성이 어느새 눈앞으로 다가와 있었다.

크림색과 황토색 그리고 푸른 청색이 반복하고 있는 줄무늬 모양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마치 신이 빚어놓은 도자기처럼 황홀한 모습이었다.


거대한 목성 앞에 위성 갈리스토의 그림자가 작은 점처럼 보였다.

“긴장을 놓고 있으면 안 돼. 혹시 무슨 일이 생기면 먼저 탈출해. 알겠지?”

“네. 대장님도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유진이 비행선의 뒤쪽으로 갔다.

기내의 감압실 앞에는 벌써 흑색 갑옷을 입은 케이가 유진을 기다리고 있었다.

“준비는 다 됐니?”

“네.”

“다시 한번 작전을 설명할 테니 잘 들어.”

유진이 말하면서 팔과 다리를 벌리고 서자 뒤에 있던 그녀의 흑색 갑옷이 날아와 몸을 감쌌다.

“우린 목성 근처에 있는 하이퍼시티의 제5 중간 집하장으로 침투해 들어갈 거야. 거기에 내일 지구로 싣고 가기로 예정된 텅스텐 10만 톤이 저장되어 있다는 정보가 들어왔어. 텅스텐은 딥파이프를 만드는 합금의 원료로 사용될 거야. 어떻게든 막아야 해. 집하장 주변을 30여 척의 전함들이 호위하고 있을 거야. 혹시 압소비움이 감지당할지도 모르니까 기를 숨기고 들어가야 해. 연습했으니까 할 수 있겠지?”

“네.”

케이가 대답하며 자신의 기를 숨겼다.


최근 유진과 함께 수련하며 터득한 기술이었다.

본국검법의 방어법에는 자신의 기를 숨기는 기술이 전해 내려온다.

몸속에 쌓인 내공을 감추는 기술이다.

마음을 안정시켜주고 기운을 맑게 해주는 효과가 있어 수련을 쉬고 있을 때마다 유진과 함께 연습했다.


그런데 갑옷을 입고 그 기술을 사용하면 압소비움에서 발산하는 마이크로파가 약해진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수련을 거듭해서 이제는 유진과 케이 모두 흑색 갑옷의 마이크로파를 조절할 수 있게 되었다.


“그래. 잘했어. 집하장에 도착하면 내가 들어가서 폭파할 테니까 너는 그동안 경계를 서고 있어.”

“저도 함께 들어 갈게요.”

“아니야. 집하장은 내 갑옷에 축적된 에너지로도 충분히 폭파할 수 있어. 혹시라도 안으로 들어갔을 때 전함에 포위당하면 위험해. 그러니까 한 사람은 경계를 서야 해.”

“알겠어요.”

“마지막으로 한가지, 그럴 일은 없겠지만 혹시라도 전투가 벌어지면 절대 목성의 중력으로 끌려 들어가면 안 돼. 아름다워 보이지만 목성은 금성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지옥 같은 곳이야. 쇠도 녹여버릴 정도의 방사선과 압력 그리고 중력이 지구의 3배나 돼. 다른 거야 흑색 갑옷이 막아주겠지만 중력은 막지 못해. 네 몸이 견뎌내지 못할 거야. 절대 목성으로 빨려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해.”


유진과 케이가 감압실을 통해 비행선에서 빠져나왔다.

부관이 타고 있는 전투 비행선은 갈리스토의 뒤쪽 어둠 속으로 숨었다.


제5 중간 집하장은 갈리스토 위성보다 훨씬 더 안쪽에 있었다.

집하장이 돌고 있는 궤도가 목성에 접근 할 수 있는 한계선이기도 했다.

방사선 차폐 장비가 없이 그 안쪽으로 들어가면 목성에서 나오는 방사선에 몸이 녹아버릴 것이다.

목성에서 나오는 방사선은 핵폭탄의 그것보다 훨씬 강력하다.


집하장의 주변을 30여 척의 전함이 감싸듯 감시하고 있었다.

작은 인간일지라도 그냥 들어갔다가는 분명 들키고 말 것이었다.

더군다나 집하장 주변에는 강력한 에너지 방어막도 처져 있었다.

원거리 공격에 의한 테러를 방지하려고 쳐놓은 것이다.


갈리스토의 그림자 속에 있던 유진에게 기다리고 있던 것이 포착되었다.

멀리서 화물을 싣고 오는 하얀색 운반선이 보였다.

유진과 케이는 운반선이 지나치기를 기다려 적재함 뒤쪽으로 달라붙었다.

그리고 적재함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케이가 살짝 힘을 주자 잠금장치가 부서지며 쉽게 열렸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녹여 붙였다.

적재함에는 원석이 가득 실려 있었다. 원석들은 적재함의 벽에 잘 고정되어 있었다.


운반선이 방어막을 연결하고 있는 터널로 들어갔다.

터널을 통과한 운반선의 속도가 점차 줄어들었다.

둘은 완전히 멈추기를 기다려 문을 열고 나갔다.

집하장이 유진과 케이의 바로 앞에 있었다.


가까이서 보니 집하장의 규모가 훨씬 거대해 보였다.

우주정거장보다 큰 규모의 집하장은 사각형의 상자처럼 생긴 저장 창고 8개가 나란히 붙은 구조였다.

창고 한 개의 크기도 어머 어마해서 운반선들이 벌떼처럼 작아 보일 정도였다.

운반선들이 저장 창고의 외벽에 돌출된 수십 개의 도킹 장치에 적재함을 연결해 싣고 온 화물들을 내리고 있었다.


유진과 케이가 창고들 사이에 틈으로 숨어 들어갔다.

주변에는 전투 강화복을 입은 경비병들이 삼엄하게 경비를 서고 있었다.


“제일 왼쪽 끝에 있는 창고가 우리 목표야. 내가 들어가서 폭파하고 나올 테니 넌 전함들 움직임 잘 관찰하고 있어.”

유진이 창고들 사이에 난 골 사이로 빠르게 날아가 왼쪽 끝의 저장 창고 위에 굴뚝처럼 생긴 환기 구멍 속으로 사라졌다.


케이가 드론은 꺼냈다.

갑옷 어깨에서 ‘달칵’하는 소리와 함께 원반형 드론이 떨어져 나왔다.

집하장 주변을 360도로 돌고 있는 전함을 혼자서 감시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드론을 이용했다.

검은색의 작은 드론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드론이 케이에게 전함들의 영상을 전송했다.

전함들은 아무 눈치채지 못했는지 상공에 유유히 떠 있었다.


그렇게 약 20여 분이 지나가 케이가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이 정도의 시간이면 벌써 폭발을 일으키고도 남을 시간인데.’


전함들은 여전히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느낌이 좋지 않았다.

약 5분 정도를 더 기다린 후 드론을 유진이 들어간 창고 쪽으로 날려 보냈다.


드론을 유진이 들어간 환기 구멍으로 들여보냈다.

화면을 통해 복잡한 미로 사이로 드론을 조종해 들어가자 잠시 후 커다란 공간이 나왔다.

그런데 화면에 나타난 커다란 저장 창고의 내부는 텅 비어있었다.


창고 아래쪽에 움직이는 그림자들이 보였다.

드론의 화면을 확대하자 그림자의 정체가 드러났다.

거미 같은 모양의 발이 여러 개 달린 검은색 물체가 바닥에 쓰러진 무언가를 잡고 있었다.

거미의 다리 아래 유진이 쓰러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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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026. 거미 인간> 20.02.25 260 4 12쪽
» <025. 습격> 20.02.24 291 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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