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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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최근연재일 :
2020.04.15 19:41
연재수 :
5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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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273,1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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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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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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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2쪽

<030. 자주색 큐브>

DUMMY

하산의 명령으로 사격은 멈췄지만,

뒤쫓아오는 추격자들의 비행 카트가 더욱 간격을 좁히며 뒤로 바짝 따라붙었다.

이대로라면 보틀-시티도 벗어나지 못하고 잡힐 것이었다.


“카밀라. 조종간 나한테 넘겨!”

뒷자리에 앉아있던 챙이 몸을 덮고 있던 망토를 옆으로 벗어 던지며 말했다.

카밀라가 룸미러로 뒷자리에 앉은 챙과 헉슬리를 쳐다보고는 옆자리로 옮기자 챙이 조종석으로 넘어갔다.


“강화복에 공격용 무기 있어?”

“네.”

“그럼 공격 준비해.! 모두 꽉 잡아!”

챙의 조종간을 당기자 카트의 앞이 들리며 공중으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리고는 공중에서 기체를 360도 회전시켜 추격자들의 뒤로 내려왔다.

이제 추격자들의 뒤를 챙이 쫓는 격이 되어버렸다.


“공격해!”

마스크가 내려가며 카밀라가 강화복이 공격 모드로 바뀌었다.

소행성 폭발 이후에 위메이가 만약을 대비해야 한다며 카밀라의 강화복을 전투용으로 업그레이드시켜 놓았다.


카밀라가 옆의 문을 열고 비행하는 카트의 밖으로 빠져나가 지붕으로 올라갔다.

지붕으로 올라가 한 손으로 루프레일 붙들고 오른팔을 앞으로 뻗으며 외쳤다.

“암-블러스터”

오른팔의 팔뚝에서 총구가 튀어나오더니 에너지 덩어리가 연속해서 발사됐다.

날아간 블러스터 중 하나가 앞의 비행 카트에 명중했다.

하지만 카트에 에너지 방어막이 작동하고 있었다.

에너지 방어막이 블러스터 공격을 무력화시켜버렸다.


“왼쪽 아래로 가요.”

지붕 위의 카밀라가 조종간을 잡은 챙에게 외쳤다.

카트가 왼쪽으로 방향을 틀며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 더 가면 호수처럼 생긴 곳이 나올 거예요. 그 밑에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 출구가 있어요. 놈들이 폐쇄시키기 전에 여길 빠져나가야 해요.”

“알았어.”

챙이 카밀라의 지시대로 조금 날아가자 물이 고여 있는 작은 호수가 나왔다.

보틀-시티로 들어오는 카트들이 물속에서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었다.

“카밀라. 안으로 들어와.”

“전 신경 쓰지 말고 그냥 잠수해요.”


수면 위로 접근한 카트가 ‘첨벙’ 소리와 함께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어느새 뒤쫓아온 하산의 추격대들로 뒤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호수의 아래에 있는 사각형을 통로를 지나 보틀-시티를 빠져나왔다.

구조물 밖의 수중에는 양쪽으로 나란히 떠 있는 수소 전등들이 위쪽의 격납고로 가는 길을 밝히고 있었다.


추격자들이 뒤로 바짝 따라붙었다.

물속에서도 공중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카트가 더 빨랐다.

제아무리 노련한 비행술을 가진 챙이라도 물리적인 속도 차이를 극복하긴 힘들었다.

카밀라가 연신 블러스터를 적들의 카트에 날려 보내고 있었지만, 에너지 방어막에 가로막혀 효과가 없었다.


바짝 뒤를 쫓긴 챙이 이번엔 카트를 왼쪽으로 꺾어 수소 전등을 끼고 크게 원을 그리듯 회전하며 위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카트가 만드는 소용돌이에 수중에 떠 있는 수소 전등들이 흔들렸다.


카트 지붕의 루프레일을 잡고 매달려 있는 카밀라가 이내 챙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블러스터가 수소 전구를 향해 쏘아졌다.


블러스터를 맞자 전등의 수소 전지가 수중 폭발을 일으켰다.

폭발의 압력이 주변의 물을 밀어내 거대한 진공의 물방울이 생겼고 주변의 물이 진공으로 다시 빨려 들어갔다.


가장 가까이에서 쫓아 오던 두 대의 카트가 함께 물살에 휘말려 충돌했다.

충돌로 부서진 카트들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그 뒤에 있던 카트들도 폭발을 피하려다 중심을 잃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그 틈에 챙의 카트는 위로 올라가 격납고의 출입구 앞에 다다랐다.

카트가 최고속도를 유지하며 격납고의 출입구로 진입해 들어갔다.


안쪽에서 수면 위로 카트가 갑자기 속도로 솟구쳐 튀어 올랐다.

하산의 연락을 받고 입구 주변에서 대기하고 있던 경비병들이 예상치 못한 카트의 난입에 놀라 뒤로 넘어져 쓰러졌다.


격납고에 천정에 부딪힐 뻔한 카트를 가까스로 조종해 충돌을 피한 챙이 조종간을 밀어 기수를 아래로 꺾었다.


“챙. 저기 아래!”

“봤어요.”

챙이 헉슬리의 말에 빠르게 대꾸하며 윙테일 호가 있는 방향으로 비행 카트를 몰았다.

다행히도 출입구 데크가 열려 있었다.


경비병들이 달려오며 블러스터를 날렸다.

“제가 엄호할 테니 먼저 들어가세요.”

카트 위에서 내려온 카밀라가 블러스터를 쏘아대며 말했다.

그동안 헉슬리와 챙이 엄호를 받으며 윙테일 호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연료는 채워놓았네요. 바로 출발할 수 있겠어요.”

“하지만 행성 바깥쪽 출입구가 닫혀 일을 텐데 어쩌려고. 비행선에 무기도 없잖아.”

“저한테 생각이 있어요.”


챙이 비행선을 움직여 경비병들과 교전 중인 카밀라에게 다가가자 카밀라가 비행선에 올랐다.

경비병들이 블러스터 건으로 윙테일 호를 공격했다.

챙이 윙테일 호의 엔진 출력을 올려 경비병들 위로 스치듯 지나갔다.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기류가 경비병들을 날려 보냈다.


격납고에 세워져 있는 적의 전투 비행선 두 대가 이륙하며 윙테일 호를 쫓았다.


“선장님. 창고에 TNT 박스 남아 있죠?”

“그걸 어디다 쓰려고? 여기서 그걸 터뜨리면 모두 죽어.”

윙테일 호의 창고에는 광산 채굴에 쓰는 TNT 폭발물이 실려있었다.

단단한 암석을 파괴하기 위한 것이어서 폭발력 자체는 뛰어났다.


선장의 말을 무시하며 챙이 카밀라에게 물었다.

“카밀라. 강화복으로 20kg 정도는 던질 수 있겠지?”

“네. 업그레이드해 놔서 그 정도는 문제없어요.”

“선장님. TNT에 기폭장치 붙여서 카밀라에게 주세요.”

챙의 명령대로 선장이 움직였다.


윙테일 호가 격납고를 통과해 수직 통로의 입구로 날아갔다.

챙이 조종술을 발휘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기수를 90도로 꺾어 수직 통로 윙테일 호를 진입시켰다.

전투기들도 좀 느리긴 했지만, 뒤를 놓치지 않았다.


“카밀라. 정비용 승강기로 올라가서 신호하면 TNT 박스를 있는 전방으로 힘껏 던져.”

“이걸로 저 두꺼운 덮개를 뚫을 수 있을까요?”

카밀라가 선장이 가져다 놓은 사각의 금속 박스를 쳐다보며 말했다.

박스에 붙어있는 기폭장치의 초록색 불이 깜박거리고 있었다.


“재래식 폭탄이지만 폭발력 하나는 믿을 만해. 여기서 원격으로 폭발시킬 거니까 던지고 빨리 내려와. 그렇지 않으면 폭발에 휘 말려 버릴지도 몰라.”

“알겠어요. 신호 주세요.”

카밀라가 TNT 박스를 들고 선실의 측면에 있는 승강기를 이용해 위로 올라갔다.


윙테일 호의 밖으로 나오자 비행 속도 때문에 거센 바람이 불어와 몸이 휘청거렸다.

카밀라가 중심을 잡기 위해 승강기의 난간을 잡고 버텼다.

뒤에서 따라오는 두 대의 전투 비행선이 보였다.


“10초 남았어. 준비해.”

“준비됐어요.”

던질 자세를 취하고 TNT 박스를 손에든 카밀라가 오른쪽 어깨에 에너지를 집중했다.

행성의 얼음 표면을 덮고 있는 금속 구조물이 다가오고 있었다.


“5, 4, 3, 2, 던져!

챙의 지시와 함께 카밀라의 손에서 TNT 폭탄이 덮개 구조물을 향해 쏘아 올려졌다.

비행선의 속도에 투척한 속도가 더해져 엄청난 속도로 올라갔다.

챙이 조종석에서 기폭장치의 단추를 눌렀다.


‘쿠~앙’

굉음과 함께 일어난 화염이 밑으로 밀고 내려왔다.

조종석 전면 유리가 시뻘건 화염으로 뒤덮였다.

카밀라가 가까스로 화염을 피해 위에서 내려왔지만, 문이 닫히기 전에 기내로 화염이 들어와 선실에 불이 붙었다.


”제발!‘

챙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화염을 뚫고 올라갔다.

기체가 요동쳐 조종간을 잡고 있기가 힘들었다.


잠시 후,

우주 공간으로 뿜어져 나오는 붉은 화염 속에서 은색 비행선이 튀어나왔다.

뒤따르던 두 대의 전투 비행선도 뒤를 이어 빠져나왔다.

하지만 태양계에서 긴급물자 수송선이었던 윙테일 호를 쫓아올 수 있는 비행선은 거의 없었다.


챙이 가속 레버를 위로 밀자 은색의 비행선이 추격자들의 눈에서 멀어지며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귀띔이라도 해줬어야 할 거 아니냐? 하마터면 비행선 다 태워 먹을 뻔했잖아.”

헉슬리 선장이 소화기로 선실의 불을 끄며 연신 헛구역질을 해댔다.

종일 롤러코스터 타서 생긴 멀미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제연기가 기내에 가득 찬 소화기 분말과 연기를 빼내기 위해 천정에서 힘차게 돌아가고 있었다.


“미리 말씀드렸으면 하라고 했겠어요? 윙테일 호를 자식처럼 아끼시는 분이.”

“그걸 아는 놈이···. 아니지. 으음. 내 말은 그러니까···.”

윙테일 호를 자동 운항으로 맞춰 놓은 챙이 어느새 헉슬리 선장 앞에 서 있었다.


아직 옷을 입지 않아 노예시장에서의 차림새 그대로였다.

중요 부위만 겨우 가린 채 속살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었다.

헉슬리가 벌게진 얼굴을 들지 못하고 낑낑댔다.


“그러길래 그런 사람을 친구라고···. 그리고 그런 술집을 뭐하러 따라 들어가요? 딱 봐도 분위기가 이상하던데. 술과 여자만 보면 왜 정신을 못 차리는 거예요? 저 노예로 팔려 갔으면 죽어서도 선장님 원망했을 거예요.”

어느새 챙의 눈가에 눈물이 맺혀있었다.


“무슨 소리야. 내가 널 팔려 가게 놔뒀겠어? 우주 끝까지 쫓아가서라도 찾아왔을 거야. 야! 울긴 또 왜 울어?”

“선장님 미워요. 으앙~.”

챙이 울음을 터뜨리며 헉슬리 선장의 커다란 품에 안겼다.

헉슬리는 당황해서 몸이 굳은 채로 손을 어쩌지 못하고 서 있었다.


“그만 좀 울어. 옷이나 좀 입던가. 그런데 너 왜 남자라고 속인 거야?”

“남자라고 한 적 없어요. 5년 전 선장님이 처음 보자마자 이놈, 저놈 하셨잖아요? 나중에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이상하게 부끄러운 생각이 들어서···. 으앙~.”

“알았다. 알았어. 다 내 잘못이다. 제발 그만 좀 울어라.”

품에 안긴 챙의 어깨를 커다란 손끝으로 어색하게 또닥거리며 말했다.


둘을 바라보는 카밀라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떠올랐다.

비로소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오르쿠스 행성까지 가게 된 거야?”

선실에 챙을 재우고 나온 헉슬리 선장이 카밀라와 테이블에 앉아 인스턴트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챙은 큰일을 겪어 긴장했는지 곧바로 깊은 잠이 들어버렸다.


강화복을 벗은 카밀라의 손에도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따듯한 커피잔이 들려있었다.


“어릴 적부터 맹주를 피해 도망 다니고 있어요. 잡히면 볼모로 끌려가거든요. 선장님과 소행성에서 일한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고요.

사령선에서 폭발이 있고 난 뒤에 다시 빠져나왔어요. 장리우가 그 꼴이 되는 바람에 다행히 잡혀가지 않았죠. 오르쿠스 행성은 다국적 기업의 임원들과 뒷거래를 하고 있어서 감찰이 잘 나오지 않아요. 저 같은 사람이 숨어있기 딱 좋죠.”


“연합군 사령부에서 네 얘기 들었다. 아직 어린데 얼마나 힘들겠냐?”

“이젠 익숙해져서 괜찮아요. 맹주에게 복수하지 못하는 것이 한 일 뿐이죠. 그것보다 거기서 이상한 걸 발견했어요.”

카밀라가 자리에서 일어나 구석에 세워둔 강화복의 포켓에서 무언가 작은 것을 꺼내 가지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한쪽 변이 10cm 정도 되어 보이는 짙은 자주색의 정육면체였다.

“시장 변두리의 노점에서 발견했어요. 우연히 어떤 방법으로도 깨지지 않는 돌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갔거든요. 원래는 캐다 남은 원석 쪼가리들을 파는 곳이었는데 어떻게 이 큐브가 흘러 들어간 것 같아요.”

“그냥 돌 같은데?”

헉슬리 선장이 테이블 위의 작은 큐브를 들어서 자세히 쳐다보며 말했다.

큐브는 보기보다 무게가 무거웠다.

불빛에 비친 자주색의 정육면체는 작은 흠집도 없이 매끈했다.


“며칠 조사해서 그 큐브에서 약한 마이크로파 나오고 있다는 걸 알아냈어요. 게다가 파장이 압소비움의 파장과 일치해요.”

“압소비움?”

헉슬리 선장의 눈이 켜지며 들고 있던 자주색 큐브를 테이블 위에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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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 <044. 수거팀> 20.03.23 169 3 12쪽
43 <043. 재회> 20.03.20 168 3 12쪽
42 <042. 티타늄 관> 20.03.18 176 3 12쪽
41 <041.작동> 20.03.17 183 2 13쪽
40 <040. 간발의 차이> 20.03.16 189 3 12쪽
39 <039. 격전> 20.03.12 190 4 12쪽
38 <038. 한줄기 희망> 20.03.11 201 4 12쪽
37 <037. 직속 함대> 20.03.10 212 3 11쪽
36 <036. 침투> 20.03.09 206 2 12쪽
35 <035. 프로세스> 20.03.06 227 6 13쪽
34 <034. 맹주> 20.03.05 217 6 12쪽
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3 5 12쪽
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3 5 12쪽
»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1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28 <028. 카이퍼 벨트> 20.02.27 276 5 12쪽
27 <027. 융합> 20.02.26 265 5 12쪽
26 <026. 거미 인간> 20.02.25 260 4 12쪽
25 <025. 습격> 20.02.24 290 3 12쪽
24 <024. 이별> 20.02.23 305 3 12쪽
23 <023. 황태자> 20.02.21 33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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