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강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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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글한
그림/삽화
글한
작품등록일 :
2020.01.28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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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5 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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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1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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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50. 디스토리어>

DUMMY

겹겹이 에워싼 수백 대의 거미 모양의 비행체들에서 일제히 반투명의 액체가 로리건을 향해 쏘아졌다.

연속으로 쏘아진 액체가 금세 로리건의 몸 전체를 덮어버렸다.


뒤늦게 뭔가 잘못되었음을 깨달은 로리건이 황급히 벗어나려 했지만, 이제는 몸이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꼼짝 못 하는 그의 몸 위로 끈적이는 액체들의 막이 순식간에 두껍게 쌓였다.

그리고 어느새 끈적한 액체가 겹겹이 쌓여 커다란 공 모양이 되었다.

로리건은 거미가 뿜어낸 끈끈이가 만든 공안에 갇혀버렸다.


끈적한 액체들은 각각 투명한 가는 실로 거미들과 연결되어있었다.

끈끈이 공 속에 갇힌 로리건에게서 흡수된 에너지가 수십만 가닥의 가는 실을 타고 기계 거미로 흘러 들어갔다.


끈끈이의 정체는 에너지 서커였다.

에너지 서커는 천재 과학자인 아돌프 홀스테인 회장의 작품이다.


다국적 기업의 연맹 회의에 맹주가 나타나 눈 깜짝할 사이에 함대의 전함들을 가루로 만들어 버렸을 때 다른 회장들은 공포에 질려 맹주에게 굴복했다.

하지만 홀스테인 회장은 달랐다.

그는 그 순간 짜릿한 희열을 느꼈다.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는 거대한 힘을 마주한 그의 마음속에는 호기심과 함께 그것을 뛰어넘고자 하는 열망이 걷잡을 수 없이 솟구쳤다.


처음부터 그의 초점은 맹주가 아니라 그가 가진 압소비움에 맞춰져 있었다.

맹주에게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척하며 최대한 압소비움을 가까이에서 관찰했다.


회장은 압소비움이 에너지를 흡수하고 방출한다는 것에 착안했다.

준비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압소비움은 에너지를 흡수했다.

그래서 회장은 나노 입자가 에너지를 흡수하기 위해 항상 열려있을 거로 생각했다.

압소비움에서 상시 방출되고 있는 마이크로파가 그 증거였다.


나노 입자가 열려있다면 거기서 에너지를 빼내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홀스테인 회장은 수년간의 연구 끝에 에너지를 흡수하는 성질이 있는 음극체를 고분자 화 시켜 에너지 흡수장치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장리우를 이용해 케이와 정유진에게 성능을 시험해봤다.

시험은 대성공이었다.

압소비움은 에너지 서커에게 에너지를 흡수당하자 힘을 잃고 무력해졌다.


결국, 케이에게 당하고 말았지만, 시험은 성공적이었다.

맹주가 사라지자 케이에게 협조하는 척하며 에너지 서커를 더욱 발전시켰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총무관은 자신이 홀스테인 회장을 이용해 맹주를 없애고 맹주의 자리를 차지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실상은 그 반대였다.

총무관은 그에게 하나의 실험 도구에 지나지 않았다.


회장은 총무관에게 인공 뇌를 달아주고는 거기에서 압소비움의 데이터를 뽑아냈다.

현재 그 데이터가 회장의 손에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회장은 그 데이터를 분석해 현재 또 다른 거대한 계획을 진행 중이다.



반투명 끈끈이 속에 갇힌 로리건은 현재 상황을 납득할 수 없었다.

어느 순간부터 그는 절대적인 블록의 힘을 자신과 동일시해 생각하게 되었다.

블록이 함유된 전투복을 입고 우주로 나서면 그 어떤 것도 두렵지 않았다.

마치 신이 된 기분이었다.


그래서 로리건은 방심했다.

처음 끈끈이가 날아들었을 때 벗어났어야 했다.

하지만 벌레만도 못한 벌커들에게 자신이 당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현실은 몸도 움직이지 못한 채로 에너지를 빨리고 있었다.

지금껏 경험해보지 못한 무력감이 밀려들었다.

벌커들에게 조롱당하는 기분이었다.


분노한 로리건이 에너지의 출력을 최고치로 높였다.

극도로 강력한 에너지가 그의 전투복에서 방출되었다.

방출된 에너지가 서커의 가는 줄을 타고 기계 거미들에게 축적되었다.

수백 대의 거미가 나누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워낙 거대해 거미들의 몸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키키키. 역시 예상대로군. 압소비움을 가지고 있는 놈들은 하나같이 단순하다니까. 키키. 거미 부대. 방출 모드로 전환.”

장리우의 지시에 거미들이 이동했다.


“여기선 안돼. 멈춰.”

한쪽에서 회복 중이던 케이가 외쳤다.


케이는 아까부터 기계 거미들이 투명 스텔스 모드로 주변을 에워싸고 있는 것을 감지하고 있었다.

블록의 에너지만을 감지 할 수 있는 로리건과는 달리 케이는 주변의 모든 기를 감지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장리우의 등장은 케이도 예상하지 못했다.


그동안 장리우를 찾기 위해 태양계를 이 잡듯이 수색했지만 실패했다.

그런데 장리우가 갑자기 나타나 기계 거미를 조종하고 있는 것이다.

케이는 홀스테인 회장에게 커다란 배신감을 느꼈다.


기계 거미 공격은 언젠가 도착할 수거팀에 대응하기 위해 케이와 홀스테인 회장이 함께 계획한 것이다.

하지만 위치가 문제였다.

지구와 너무 가까웠다.

여기서 흡수한 에너지를 방출시킨다면 지구가 위태로울 것이다.


장리우가 방출 모드를 지시하자 구형으로 퍼져있던 기계 거미들의 간격이 좁혀지며 모여들었다.

간격을 좁힌 거미들이 여덟 개의 다리를 서로 연결해 몸을 붙였다.


그러자 기계 거미들의 몸이 하나로 연결되었다.

연결된 거미들은 이제 끈끈이 공을 완전히 감싼 하나의 거대한 은색 구체로 변해버렸다.

거미 인간 장리우도 거미들과 함께 구체의 일부가 되었다.

은색 구체의 표면에 밝은 빛이 모여들었다.


“당장 멈춰. 장리우. 여기서 에너지를 방출하면 지구가 위험해져.”

“키키키. 좀 강해진 줄 알았더니 하나도 변하지 않았구나. 케이. 큰일을 하려면 희생도 따르기 마련이야. 키키. 방출.”


장리우가 방출을 지시하자 은색의 구체에 모여든 밝은 빛이 붉게 타올랐다.

은색 구체가 마치 작은 태양처럼 이글거렸다.

그리고는 사방으로 붉은빛의 에너지를 내 뿜었다.


케이가 급히 구체의 하부로 날아가 지구로 뿜어져 내리는 에너지를 흡수했다.

하지만 에너지가 너무 강력했다.

은색 구체가 로리건이 방출하는 에너지를 분산시키고 있는데도 감당해 내기 힘들었다.

에너지를 흡수하는 케이의 나노 셀이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오래 버티기는 힘들었다.


버티기 힘든 건 은색 구체의 장리우도 마찬가지였다.

은색 구체의 내부 온도가 급격하게 올라갔다.

로리건이 방출하는 에너지를 끝도 없이 올리고 있었다.

증가하는 에너지가 서커가 흡수하는 양을 뛰어넘었다.

로리건이 가진 압소비움이 양이 홀스테인 회장의 예상치를 훨씬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구체 내부의 온도가 상승하자 서커와 구체를 연결하고 있던 가는 줄들이 녹아 하나씩 끊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흡수되지 못한 에너지가 방출되면서 내부 온도가 더욱더 빠르게 올라갔다.

온도가 올라가자 구체가 버티지 못하고 균열이 생기며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한순간 구체가 폭발했다.


구체 안에 응축되어있던 로리건의 에너지가 단번에 폭발하며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태양계 밖에서도 육안으로 관측할 수 있을 만큼 강한 에너지가 하늘로 뿜어져 나갔다.


그런 에너지가 동시에 지구를 향해서도 쏟아져 내려갔다.

쏟아져 내려간 에너지가 지구의 절반을 덮쳤다.

지표면을 덮친 강력한 에너지는 모든 것을 녹여버렸다.

애써 되살려놓은 초록의 생명체들이 한순간에 검은 잿더미로 변해버렸다.

그 잿더미 위에는 어떤 생명체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든 생명체가 순식간에 검은 재로 변해 사라졌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구 반쪽의 생명체가 말살돼버린 것이다.


폭발하는 순간 케이는 에너지를 흡수해 지구로 쏟아지는 것을 막아 보려 더욱 구체에 접근했다.

구체에 접근할수록 더욱 강력한 에너지에 노출돼 나노 셀이 급격하게 녹아내렸다.

신경이 불에 타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지만, 물러설 수는 없었다.


하지만 케이는 알고 있었다.

자신의 이 거대한 에너지를 막아내지 못하리라는 것을.

그리고 헛되이 죽으리라는 것도 함께 예감했다.

그런데도 피해를 최대한 줄여보려고 쏟아지는 에너지를 최대한 흡수했다.

주변의 에너지까지 집중되자 나노 셀의 붕괴가 더욱 가속화되었다.


케이의 나노 셀이 대부분 붕괴되고 형체가 사라지자 의식도 점차 흐릿해졌다.

얼마 남지 않은 나노 셀에 남은 흐릿한 의식 속에서 케이는 카밀라를 떠올렸다.

그러자 고통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따스함이 밀려 들어왔다.


케이의 의식이 완전히 꺼져가려는 순간 폭발하는 섬광 속에 카밀라가 나타났다.

헉슬리의 윙테일 호에서 갑자기 순간 이동해온 것이다.

처음엔 영문을 몰라 당황하고 있던 카밀라가 이내 정신을 차렸다.

눈앞에 보이는 작은 씨앗 모양의 물체에서 케이의 의식을 감지했기 때문이다.

카밀라는 그 씨앗이 케이의 나노 셀임을 곧바로 깨달았다.


사라져가는 케이의 의식이 그녀를 부른 것이다.

그 부름에 그녀의 뱃속 태아가 반응했고 이곳으로 순간 이동한 것이다.

그리고 그 반응이 또 다른 것을 깨웠다.


그녀 주위를 감싸고 있는 자줏빛 연기가 그것이다.

카밀라는 연기의 정체가 그녀가 지니고 다녔던 자주색 블록과 관련 있음을 직감했다.


자주색 블록은 그녀가 보틀 시티에서 발견한 것이다.

블록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가 압소비움의 그것과 일치한다는 사실을 알고 금성의 김홍 박사에게 가져갔다.

김홍 박사가 몇 년간 그것을 가지고 연구했지만, 성과가 전혀 없었다.

블록에서는 마이크로파만 나올 뿐 어떠한 반응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케이와도, 어렵게 찾은 뇌파 특성자와도 전혀 반응하지 않았다.


김홍 박사는 결국 연구를 포기하고 카밀라에게 블록을 돌려주었다.

그때부터 카밀라는 부적처럼 강화복에 그것을 지니고 다녔다.


그런데 오늘 잠자고 있던 자줏빛 블록이 뱃속의 태아에 반응해 깨어났다.

블록에서 나온 자줏빛 나노 기체가 그녀와 케이를 보호해 주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케이의 나노 셀이 자기 복제를 통해 빠르게 증식하며 복원되고 있었다.

잠시 후 폭발의 섬광이 잦아들었다.



카밀라의 등 뒤에는 함께 순간 이동해온 뚱보 월키가 있었다.

월키도 자신도 하지 못하는 순간 이동에 당황해 어리둥절 해하고 있었다.

그의 시야에 한쪽에서는 번쩍이며 쏟아지는 막대한 양의 에너지가 보였다.

물론 막대하다고는 하지만 월키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었다.


그러나 쏟아지는 에너지는 자신에게 닿지 못했다.

고에너지의 광선은 자신에게 닿기도 전에 주변을 감싸고 있는 자줏빛 기체에 막혀 사라졌다.

자줏빛 기체.

에너지를 막아주고 있었지만, 왠지 찜찜했다.


그리고 곧 그 찜찜한 이유를 알게 되었다.

그 기체들은 그의 쫄쫄이에도 달라붙어 있었다.

자줏빛 기체가 스친 쫄쫄이는 검은색 대신 은회색으로 변해버렸다.

쫄쫄이가 은회색으로 변하자 뚱보 월키는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었다.


쫄쫄이에 함유되어 있던 압소비움이 파괴된 것이다.

공포에 질린 월키의 머릿속에 예전에 본사에서 들었던 어떤 것이 뒤늦게 떠올랐다.

자주색 블록, 디스토리어.

블록 파괴자.


섬광이 사라지자 안쪽에서 로리건의 형체가 드러났다.

그렇게 막대한 에너지를 쏟아냈는데도 그는 아직 멀쩡해 보였다.

게다가 갇혀 있던 분노가 가시지 않은 듯 흥분해 있었다.

그가 거멓게 불타버린 지구를 바라보며 말했다.


“겨우 이 정도 가지고는 용서가 안 되지. 완전히 박살을 내주마.”

지구를 완전히 파괴해 버릴 심산이었다.

로리건이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두 손에 집중시켰다.

그리고 지구를 향해 두 팔을 뻗어 에너지를 방출시켰다.

폭발 때보다 더 커다란 고농축의 에너지 덩어리가 지구를 향해 쏘아졌다.


그런데 갑자기 그 반대편에서 케이가 나타났다.

몸을 완전히 복구한 케이가 쏘아져 내려오는 섬광을 향해 자줏빛 덩어리를 발사했다.

공중에서 로리건이 발사한 에너지 덩어리와 부딪혔다.

자줏빛 덩어리가 로리건의 고농축 에너지를 순식간에 분해해 소멸시켜버렸다.


그리고 계속 날아가 로리건에게 명중했다.

예상과는 달리 로리건은 전혀 충격을 느끼지 못했다.

다만 가슴이 뜨거워졌다.

아래를 내려다보니 자주색의 날카로운 무언가가 그의 왼쪽 가슴에 꽂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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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 <051. 게이트 속으로> 20.04.15 166 3 12쪽
» <050. 디스토리어> +2 20.04.12 144 4 12쪽
49 <049. 끈적이는 액체> 20.04.07 150 3 10쪽
48 <048. 순간이동> 20.04.02 181 4 10쪽
47 <047. 나메부님> 20.03.31 146 4 11쪽
46 <046. 정품> 20.03.26 168 4 11쪽
45 <045. 벌커> 20.03.24 174 3 12쪽
44 <044. 수거팀> 20.03.23 169 3 12쪽
43 <043. 재회> 20.03.20 168 3 12쪽
42 <042. 티타늄 관> 20.03.18 176 3 12쪽
41 <041.작동> 20.03.17 183 2 13쪽
40 <040. 간발의 차이> 20.03.16 189 3 12쪽
39 <039. 격전> 20.03.12 190 4 12쪽
38 <038. 한줄기 희망> 20.03.11 201 4 12쪽
37 <037. 직속 함대> 20.03.10 212 3 11쪽
36 <036. 침투> 20.03.09 206 2 12쪽
35 <035. 프로세스> 20.03.06 227 6 13쪽
34 <034. 맹주> 20.03.05 218 6 12쪽
33 <033. 이번 생은> 20.03.04 243 5 12쪽
32 <032. 발각> 20.03.03 225 5 12쪽
31 <031. 카밀라의 마음> 20.03.02 223 5 12쪽
30 <030. 자주색 큐브> 20.03.01 241 5 12쪽
29 <029. 보틀 시티> 20.02.28 242 5 12쪽
28 <028. 카이퍼 벨트> 20.02.27 276 5 12쪽
27 <027. 융합> 20.02.26 265 5 12쪽
26 <026. 거미 인간> 20.02.25 260 4 12쪽
25 <025. 습격> 20.02.24 291 3 12쪽
24 <024. 이별> 20.02.23 305 3 12쪽
23 <023. 황태자> 20.02.21 337 4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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