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화_자스민, 아름다운 여인
사람이 태어나면 하늘에는 별이 하나 태어나고 땅에는 꽃이 하나 피어난다. 그 별과 꽃의 이야기를 듣는 소녀는 어느 날 슬픈 비밀을 알게 된다.
<20화>
자스민, 아름다운 여인
* * * * *
재인은 벼리와 결혼하면서 도현과 어떻게 문제를 풀어가야 할지 암담했다.
도현은 무엇보다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었다.
그린섬 회합이 있는 날이었다.
비가 왔다.
그린섬 회합이 있는 날은 비 오는 날이 많았다.
영진과 정우가 들어오면서 한 마디씩 했다.
“이 음울한 녀석들, 왜 비 오는 날 모이는 거야? 우리도 양지에서 좀 놀아 보자.”
“빗소리 좋잖아. 난 빗소리가 좋아.”
“.............”
영진과 정우가 비에 대해 이야기했다.
재인에 대해 말하지 않았다.
모두 말을 아끼고 있었다.
알면서 말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도현이 와서 먼저 말을 꺼내야 했다.
도현이 상황을 어떻게 말할 것인지 모두 알지 못했다.
도현이 모임에 오지 않을 수도 있었다.
재인은 영진과 정우의 말에 맞장구치지 못했다.
재인의 다음 행동 역시 도현이 와야 결정될 것이었다.
<딩동>
영진이 현관 쪽으로 뛰어나갔다.
“도현, 어서 와. 기다렸어. 네가 오면 와인을 마실 참이었어.”
정우는 와인을 가지러 가면서 말했다.
“늦을 줄 알았는데 안 늦었네? 비 좀 그쳤어? 내가 올 때는 비가 너무 많이 왔어. 나 홀딱 젖었잖아.”
비가 제법 온 날이었다.
“비가 많이 내렸어? 몰랐어. 생각 좀 하느라고.”
평이한 표정과 평이한 말투였다.
도현은 별일이 아니라는 듯 재인의 결혼 이야기를 꺼냈다.
“너희들 들었어? 재인이 결혼한대.”
영진과 정우는 도현의 말에 이제 알게 된 사실인 것처럼 서둘러 축하의 말을 건넸다.
조금은 갑자기 오버스러웠다.
“와, 정말? 축하해.”
“우리 중에서 가장 먼저 품절남이 되는 거야? 축하한다. 이 멋진 놈. 품절남 딱지를 다 붙이다니.”
도현은 재인을 포옹했다.
손으로 등을 토닥였다.
따뜻한 포옹이었다.
"축하해."
“어, 어.. .고마워.”
도현이 재인을 포옹하자 다들 편안한 분위기가 되었다.
“재인이 너 언제 연애한 거야? 이런 응큼.”
“순 내숭덩어리.”
“근데 정말 연애하는 거 맞아? 가짜 연애 아냐? 어떻게 이렇게 빨리 결혼을 해?”
정우의 물음에 도현이 대답했다.
“재인 어머님이신 고 여사 있지? 고 여사가 재인이 결혼날짜를 빨리도 잡았다는 거야.”
“아무리 그래도 이건 너무 빠르다.”
“어떡해. 할 수 없지.”
“신혼집은 그린섬 펜트하우스겠지?
도현은 재인을 한 번 더 포옹했다.
재인은 도현의 포옹이 자신에게 내리는 큰 자비처럼 느껴졌다.
“휴우~~”
안도의 한숨이 내쉬어졌다.
“신혼집은 언제 공개해?”
“응, 곧.. 좀 준비되면 초대할게.”
“초대? 무슨 초대. 우리가 그냥 쳐들어갈 건데.”
“근데, 너희들 우리 주영이 어떻게 좀 해줘라.”
“..........”
모두 당황했다.
도현이 주영이 이야기를 아무렇지 않게 꺼낼 줄 몰랐기 때문이었다.
도현은 주영에 대해 유난스러우리만치 보호자 역할을 했었다.
당연히 크게 화를 냈어야 했다.
그런데 아무렇지 않게 주영이 이야기를 꺼냈다.
애써 마음을 숨기는 것일 수 있었다.
“어.. 주영이는 괜찮아?”
“주영이가 그 성격에 괜찮을 리가 있어?”
“그래서 어디 있는데?”
“응, 장 여사에게 주영이 데리고 여행 좀 가시라고 했어.”
“주영이가 여행을 갔어?”
“어떻게 해. 어쩔 수 없지. 내가 달래서 보냈어. 재인이 이 녀석을 두들겨 패서라도 주영이랑 결혼시킬까 생각했었는데....”
실제로 도현은 재인을 두 팔로 감싸서 패는 시늉을 했다.
“주영이를 사랑하지만 내가 워낙 재인을 사랑하잖아. 비극이다. 그렇지?”
“응, 네가 좀 그렇겠다.”
“영진아, 동생과 친구 중에서 누굴 선택해야 하는 거냐? 지금 내가 재인 편 든 것은 잘한 거 맞을까?”
“그럼, 당연히 잘 한 거지.”
“잘 했어. 잘 했어. 역시 도현이, 이 의리남. 멋지다.”
“하여튼 다음 모임에는 우리 주영이 남친 후보들 모두 준비해 오도록.”
“주영이가 워낙 눈이 높잖아.”
“하하, 재인일 좋아한 게 눈이 높았던 거야?”
“..........”
도현은 농담이었는데 너무 맞지 않는 말이었다.
갑자기 분위기가 썰렁해져버렸다.
영진이 서둘러 한 마디 했다.
“자아, 그럼 재인이 결혼인데 우리 S4는 무슨 선물을 준비할까?”
“S4? 뭐야?”
“하하, 드라마에서 F4라고 하더라. 우린 조금 더 특별해서 스페셜 S4라고.”
“하하, 갖다 붙이는 건 역시 영진이야.”
정우가 와인과 간단한 안주를 준비했다.
“자, 그럼 재인 결혼 축하 건배를 해볼까?”
도현이 건배 제의를 했다.
모두들 잔을 들어 재인의 결혼을 축하했다.
재인은 주영 일로 집안을 들쑤셔 놓았는데도 결혼을 축하해주는 도현이 너무 고마웠다.
재인이 도현이 가까이 앉았다.
“도현아, 많이 미안한데, 축하까지.... 너무 고맙다. 축하 받는 건 아닌 것 같은데, 고맙다.”
도현은 재인의 어깨를 가볍게 탁, 쳤다.
“무슨 말이야, 우리가 그냥 친구야? 보통 친구가 아니지. 친구라는 게 그렇게 쉽게 깨지는 게 아니잖아.”
옆에서 영진과 정우는 와인 잔을 내밀었다.
“추카추카.. 우리 잘 생긴 미남 친구 재인을 품절남 만든 결혼을 축하합시다. 건배...”
“와, 축하.”
모두들 잔을 부딪쳤다.
이로써 재인의 결혼은 친구들에게 편한 이야기가 되었다.
하지만 재인은 도현에게 큰 마음의 빚을 지고 말았다.
“모두들 결혼선물은 준비하겠지?”
“뭐가 필요해? 말만 해. 얼마면 돼? 응, 얼마면 돼?”
영진이 장난스럽게 얼마면 되냐며 분위기를 가볍게 했다.
“난, 특별한 웨딩케이크를 만들어 줄게.”
“그럼 난 슬기로운 밤생활을 위한 밤생활 백서를 선물할까? 딱 좋아. 어때?”
“그러다 재인이 쓰러진다. 쓰러져.”
“오, 그럼 탁월한 선물인 거지? 난 슬기로운 밤생활 백서를 준비할게. 기대해. 아마 만족스러울 거야.”
“하하, 기특한 녀석들.”
도현이 웃었다.
재인은 도현이 웃어서 더불어 마음이 편해졌다.
다행이었다.
불편했을 자리였는데 좋은 저녁이 되었다.
“나는 벼리 씨 웨딩드레스를 해주면 어때? 우리나라 유명한 드레스 디자이너를 잘 알아.”
“혹시 그 비싸다는 디자이너 찰스?”
“디자이너 찰스? 정말? 그 유명한?”
“응, 디자이너 찰스랑 잘 알거든. 벼리 씨 웨딩드레스는 내가 해줄게.”
“그렇게까지 안 해줘도 되는데...”
“아니야. 재인과는 별개로 내가 벼리 씨에게 해주고 싶어. 너, 알지? 내가 벼리 씨 좋아했던 거? 재인이 조금만 늦었어도 내가 대시하려고 했는데.... 너 조금이라도 벼리 씨 싫으면 말해. 내가 바로 접수할 테니.”
“야, 그건 좀...”
“벼리 씨한테 잘 해라, 그 소리잖아.”
“하하하.”
도현은 재인 가까이 와서 조용히 말을 건넸다.
“신경 많이 쓰이지? 아버지랑 괜찮아? 고 여사가 이렇게 결혼 추진한 걸 보면 어지간히 난리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알잖아... 그렇게 됐어. 그런데 너희 아버지는.....”
“괜찮아. 걱정할까봐 내가 미리 말하는 거야.”
“미안해. 회장님 엄청 화나셨지?”
“화가 많이 나셨지. 장 여사도 물론이고.”
“...........”
“그런데 걱정하지 마. 내가 회장님에게 말 잘 했어. 우주에서 대유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부탁했어.”
“정말?”
“응, 내가 한참 부탁했어. 내가 가장 믿고 좋아하는 친구라고. 대유에게 화풀이하면 친구를 잃을 테니 파리로 가겠다고 했어.”
“그렇게까지?”
“그러니 괜찮아. 다시 한 번 결혼 축하해.”
재인은 도현의 배려에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아무 것도 아닌 자기를 이렇게 숨 쉬게 해준 친구였다.
결혼과 관련해 재인은 도현을 배신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도현은 재인을 위해 다시 보호막이 되어 주었다.
웨딩드레스는 도현의 말대로 유명 드레스 디자이너 찰스 숍에서 맞추기로 했다.
벼리는 연이와 함께 디자이너 찰스 숍으로 갔다.
성 부장이 벼리와 연이를 모시러 왔었다.
둘이 숍에 도착했을 때 재인과 도현이 같이 와 있었다.
“벼리 씨, 어서 오세요.”
“도현 씨도 계시네요.”
“네, 들으셨죠? 이 드레스는 제 선물이에요. 그런데 옆의 아름다운 분은?”
재인이 대신 대답했다.
“벼리 씨 새언니야. 벼리 씨 오빠의...”
“정말 고우시네요. 반가워요.”
“안녕하세요. 이렇게 유명한 드레스를 선물해주신 통 큰 친구가 누군지 궁금했어요. 반가워요. 역시 멋지시네요.”
“하하, 그런가요? 칭찬해 주시니 고맙습니다.”
숍 직원이 벼리 일행을 안내했다.
“이쪽으로 오세요.”
“그럼 우리 들어가 볼까요? 벼리 씨의 눈부신 웨딩드레스를 봐야죠.”
그때 성 부장이 들어왔다.
“대표님...”
“급한 일 아니면 다음에...”
“회장님께서 급히 본사로 들어오시라고.”
“아버지께 웨딩드레스 본다고 말씀드렸는데...”
“급한 일이 있으시다고 합니다. 꼭 들어오셔야 한다고.”
재인은 곤란한 표정으로 벼리를 바라봤다.
“.............”
사실 재인은 집안에서 벼리와의 결혼이 성사된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원래부터 아버지를 거역할 수 없었다.
결혼을 앞둔 지금은 더욱 곤란한 상황이었다.
재인은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벼리는 웨딩드레스를 맞추는데 재인이 간다고 생각하니 매우 난처했다.
“재인, 곤란하면 다녀와. 내가 여기 있을게.”
“도현 씨가요? 미안해서 어떻게 그래요.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연이가 말했다.
“괜찮습니다. 전 남는 게 시간이고. 여기 디자이너 찰스와 너무 잘 아니까요. 제가 있는 것이 도움이 될 겁니다.”
도현이의 말이 끝나자마자 안에서 디자이너 찰스가 나왔다.
“도현 씨, 안 들어오고 뭐해? 하도 안 들어와서 내가 나왔잖아.”
“찰스, 잘 지내셨죠?”
둘은 반갑게 허그했다.
“물론 잘 지냈지. 도현 씨가 피앙세를 모시고 왔다고 해서 내가 이렇게 직접 기다리고 있었잖아.”
“아, 저의 피앙세가 아니라....”
“알고 있어. 재인 씨의.... 아, 재인 씨죠? 도현 씨에게 이야기 들었어요. 축하해요.”
“네, 안녕하세요?”
“여긴, 아름다운 신부님? 이쁘시다.”
성부장이 다시 재인을 불렀다.
“대표님...”
재인이 곤란한 표정을 짓자 찰스는 눈치 빠르게 벼리를 안내했다.
“재인 씨, 일이 있나 봐요. 걱정 말아요. 재인 씨 없어도 벼리 씨 불편하지 않게 잘 할게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신부로 만들어 드릴게요.”
“봐, 알아서 해주신다잖아. 어서 갔다 와. 대신 내가 실시간 생중계를 해줄게.”
“매번 미안해. 부탁해도 될까?”
“아, 재인 씨, 도현 씨도 있으니까 걱정하지 말아요. 도현 씨가 벼리 씨를 세상에서 가장 고운 신부로 만들어 달라고 어찌나 챙기던지.”
“친구 신부잖아요.”
“친구 신부를 이렇게 챙기다니. 재인 씨는 정말 좋은 친구를 뒀어요. 부럽다.”
“그럼, 저는 다녀올게요. 빨리 올게요.”
“천천히 하고 있을 테니 일 보고 와요.”
찰스는 상황 정리를 빨리 했다.
“배 실장님, 벼리 씨를 드레스룸으로 모셔요. 그리고 도현 씨는 이리 와. 벼리 씨 준비하는 동안 차나 한 잔 마셔.”
“벼리 씨, 들었죠? 걱정 안 해도 돼요. 안내하는 배 실장님은 완전 베테랑이니까.”
연이가 도현에게 귓속말로 물었다.
“근데 도현 씨는 여기 찰스를 어떻게 그렇게 잘 알아요?”
도현도 귓속말로 살짝 대답했다.
“하하, 주영이라고. 아주 멋쟁이 동생이 있어요. 그 동생이랑 가끔 드레스 보러 왔었어요. 주영이 드레스를 여기 찰스가 해주거든요.”
재인이 본사로 들어가고 찰스와 도현은 차를 마시고 벼리의 웨딩드레스 피팅룸으로 갔다.
벼리를 위해 웨딩드레스와 이브닝드레스 등 다섯 벌의 드레스가 준비되어 있었다.
벼리의 웨딩드레스는 찰스가 특별히 디자인했다면서 자랑스러워했다.
피팅룸에서 벼리가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왔다.
벼리의 웨이브진 머리는 자연스러운 올림머리를 해서 목선이 곱게 드러났다.
웨딩드레스는 신비로움이 가미된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고 했다.
웨딩드레스에는 자스민 꽃들이 나비처럼 놓여 있었다.
꽃들은 한 땀 한 땀 수를 놓은 것이었다.
꽃들은 바람처럼 너무 가볍게 보였다.
바람을 따라 향기를 품고 드레스 위로 살포시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작은 바람이라도 지나가면 꽃들이 나비가 되어 향기를 쏟아내며 날아갈 것 같았다.
꽃 사이사이의 다이아몬드는 부서질 듯 빛을 발했다.
“도현 씨가 벼리 씨를 위해 특별히 부탁한 드레스예요. 아, 정말 잘 어울려요.”
벼리가 웨딩드레스를 입을 때 도현은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신랑은 재인이었는데 도현이 대신 감탄사를 연발하고 있었다.
도현의 표현은 기품이 있어 넘치거나 지나치지 않았다.
벼리가 부담스럽지 않을 만큼, 딱 적당한 만큼이었다.
그러나 너무도 자연스러운 그 적당함에 벼리는 가슴이 답답해졌다.
연이는 도현의 매너에 감탄했다.
“벼리야, 도현 씨 봤어? 어떻게 저렇게 젠틀하니? 저런 남자 하나 더 없다니? 완전 내 이상형이야.”
“언니, 내가 시누이인 거 잊었나 봐.”
“호호, 벼리야, 오빠한테 이르지 않을 거지? 하지만 저렇게 멋진 남자를 두고 어떻게 그런 말이 안 나오겠니? 정말 멋진 남자다. 완벽해.”
벼리는 도현의 여러 가지가 미안하고 부담스러웠다.
“도현 씨, 시간 괜찮아요? 드레스를 선물해준 것만도 고마운데 이렇게 많은 시간을 뺏어서.”
“괜찮아요. 나 백수인 거 알잖아요. 할 일이 없어요. 없어. 이렇게 벼리 씨를 도울 수 있어서 좋아요.”
“벼리야, 도현 씨가 괜찮다잖아. 왜 자꾸 도현 씨를 보내려고 해? 저렇게 고맙게 하는데... 너 자꾸 그러면 안 돼.”
도현은 벼리가 웨딩드레스를 잘 맞출 수 있도록 조용히 잘 도왔다.
도현은 웨딩드레스 입은 벼리의 모습을 슬픈 듯 감탄한 듯 그윽하게 바라봤다.
아주 잠깐 동안의 일이었다.
다른 사람은 알지 못했으나 섬세한 벼리는 도현의 눈길을 알아차릴 수 있었다.
찰스가 벼리에게 말했다.
“벼리 씨, 너무 아름다워요.”
“찰스가 봐도 너무 예쁘죠?”
“이렇게 아름다운 신부는 처음 봤어요. 도현이가 웨딩드레스에 자스민 꽃을 넣어달라고 했어요.”
“아, 이 꽃이 자스민...”
“네, 자스민의 꽃말이 뭔 줄 알아요? 아름다운 여인이에요. 정말 벼리 씨에게 딱 어울리는 꽃이에요.”
‘자스민, 아름다운 여인...“
벼리는 자스민 꽃 이름을 듣자 어떤 순간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
막연하게 어떤 순간이 있었던 느낌이 들었다.
소멸하고 싶지 않은 자와 소멸이 되고 싶은 자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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