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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잇감
작품등록일 :
2021.03.18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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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4.28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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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화

DUMMY

잠시 후 성문 앞에 도착하자, 그곳은 이미 한발 빠르게 몰려든 수백 명의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한 상태였다.


-주인님, 성문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습니다. 무엇을 하는 걸까요?

“항의하는 중이겠지.”

-항의요? 무엇을 말입니까?

“저들은 시스템에게 가족들이 볼모로 잡힌 사람들이거든. 가족을 돌려달라고 항의하는 거야.”


이곳에 오기 전부터 이미 짐작했던 일.

과거에도 내성문 앞에는 항상 저런 사람들을 붐볐었다. 제발 가족들을 돌려달라며 애원하는 사람들로.


-그렇군요. 참 슬픈 일입니다.

“나도 슬프지만, 저런 건 멍청한 짓에 불과해. 저런다고 생존 게임이 가족들을 돌려줄 리가 없잖아.”


안타깝다 해도 저들이 가족을 되찾을 방법은 딱 하나.

바로 생존 게임을 클리어하는 것.


그것 말고는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탈출할 방법도, 가족을 되찾을 방법도 없다.

사실 그마저도 확신이 아닌 그저 생존자들의 희망 사항에 불과하기는 했지만.


“휴우....”


나는 쓸쓸한 한숨을 내뱉고는 사람들을 지나쳐 내성문 코앞까지 다가갔다.

성문 바로 앞에는 철갑을 두른 병사들이 길을 막아선 상태였다. 그리고 그들 뒤로 성문에 큼지막하게 적힌 번호가 보였다.


‘5번이라. 아슬아슬하게 세이프인가.’


내 앞에 있는 생존자가 최소 12000명이라는 소리였다.

그제야 나는 안도의 한숨을 삼켰다. 저 숫자가 적은 건 아니다만, 생존자의 전체 숫자를 생각하면 굉장히 적은 편이었다.

내가 선발주자는 아니라 해도 최소 그 바로 뒤에 달리는 2, 3등은 된다는 말이니까.


“그만 돌아가자. 생각보다 할 일이 많아졌어.”


나는 곧장 항의하는 사람들 틈을 빠져나가 이선주가 기다리는 여관으로 향했다.

영백이는 도시를 구경하고 싶은지 그런 나를 쫓아오며 계속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주인님, 여관에 가기 전에 도시를 구경하는 건 어떻겠습니까?

“필요 없어. 이미 다 알고 있는 건데 뭐. 그리고 이런 쓸데없는 것에 낭비할 시간이 없다니까.”


당장 여관에 도착하면 할 일이 태산처럼 쌓여 있었다.

우선 굴란코를 만나 아티팩트를 구매하여야 하고, 그다음은 D등급 영웅 중 누굴 고를지 생각해야 한다.


또 그것뿐일까.

과거와 다른 번호의 영지에 들어선 만큼 새로운 계획을 미리 세울 필요도 있었다.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 건지부터 시작해서, 어떤 영웅의 힘을 가진 사람을 만나야 하는 지까지 전부다.


잠시 후, 이선주가 기다리는 달빛 여관에 앞에 도착하니 그리운 추억이 떠올랐다.


“이 여관도 정말 오랜만이네.”


거의 몇 년을 이 여관에서 보냈던지라 내게는 고향 같은 장소였는데.


-주인님, 여관을 잘못 선택하신 거 같습니다.


여관을 확인한 영백이의 표정이 굳었다.

하긴, 그도 그럴 만하지. 주변에 있는 평범한 여관들과 달리 달빛 여관의 외관은 조금 특별했으니까.


여관 입구에 깔린 대리석부터 하며 세련된 외벽까지.

이곳은 누가 봐도 굉장히 비싸 보이는 여관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숙소를 찾아 주변을 돌아다니는 사람 중 달빛 여관에 들어서는 사람은 없었다.

그 모습이 꼭 모범택시를 피해 일반 택시를 찾는 사람들의 모습처럼 보였다.


“들어가자.”

-예? 정말 들어가십니까? 바가지를 제대로 맞을지도 모릅니다. 어, 주인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역시나 내부는 외부만큼이나 세련되게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고급 원목 의자에 앉아 누군가에게 열찬 강의를 듣는 이선주가 있었다.

그녀는 나를 확인하고는 반갑게 손을 흔들었다.


“유성 씨!”

“이봐요 학생! 지금 떠들 시간이 있어? 조금이라도 나한테 많이 배워갈 생각을 해야지!”

“죄, 죄송합니다.... 저분이 제 일행이라서 반가운 마음에....”


그런 그녀를 혼내는 카투 종족의 여관 주인.

그 모습이 그립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나도 5구역에 처음 들어왔을 당시에는 저 여관 주인에게 많이 혼나며 생존에 대해 배웠던 적이 있었다.


“흠흠!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도록 하지. 내일도 할 거니까 오후 3시에 내려오도록 해. 알겠어?”

“아, 예....”

“그래, 저쪽도 일행이라고? 이거 귀찮은 손님이 두 명으로 늘어버렸구만. 자네도 내일부터 잊지 말고 내려오게.”


그의 말투는 거칠지만 친절함이 묻어 나온다.

나는 그에게 작게 고개를 숙여 인사해주었다. 그는 귀찮다는 듯이 내 인사에 손을 흔들고는 주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넓은 홀에 단 둘만 남게 되자 그제야 이선주가 한숨을 내뱉었다.


“하아.... 엄청 혼났어요. 생존에 대해 하나도 모른다면서요....”

“그래도 선주 씨의 생존에 도움이 될 테니 많이 배워두세요.”

“그거야 당연하죠. 그런데 갔던 일은 잘 해결된 건가요? 표정이 좋아 보이시네요.”


이선주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무래도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고 있었나 보다.


“조금 반가워서요.”

“예? 제가요?”

“아뇨. 그보다 그만 방으로 들어가죠. 이따 밤에 다시 나와야 해서 쉬려면 지금밖에 없을 겁니다.”

“밤에 어딜 나가요? 성은 6시 이후에 나가지 못한다고 그랬잖아요.”

“저도 성 밖으로 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하지만 돈은 벌어야죠. 이곳에서 계속 생활하려면.”


매일 하루마다 영주에게 내야 하는 보호비.

거기다 이 숙소도 무료가 아니다. 당연히 돈을 내야 한다.

그리고 자펠린에서 그 돈을 가장 쉽게 버는 방법은 밤에 있을 이벤트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따 부르러 올게요. 2층 아무 방이나 들어가서 쉬고 계세요. 다행히 후불제거든요.”


나는 눈을 동그랗게 뜬 이선주의 어깨를 두드려주고는 먼저 2층으로 올라갔다.


2층에는 문이 반쯤 열려 있는 방이 수십 개가 있었는데, 그중 끝에 있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는 문을 닫고 잠금장치까지 걸어두었다.


“좋아. 먼저 굴란코를 만나볼까. 굴란코! 그만 나와라.”


방에 정적이 흘렀다.

바로 짠하게 나타날 줄 알았는데 예상과는 조금 달랐다.


-주인님, 아무도 안 타나납니다만.

“....굴란코? 야! 나오라니까!”


혹여나 녀석이 내 G코인을 떼먹으려고 나오지 않으면 어쩔까 불안했던 것도 잠시.


“께룽!! 굴란코 등장이용!”


녀석이 유치한 대사를 뱉으며 내 앞에 등장했다.

그에 안도의 한숨을 뱉고 녀석을 노려보았다.


“왜 바로 안 나오고 시간을 끌어? 사람 심장 쫄리게. 내 G코인 떼어먹으려고 도망친 줄 알았잖아.”

“보부상은 매우 바쁩니다용! 그리고 신용이 생명인 상인에게 도망이라뇽? 그렇게 말씀하시면 상쳐받아용! 흑흑.”


개구리는 진짜 상처받았다는 듯이 눈물을 글썽였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내 커다란 눈을 반짝이더니 나를 부담스러울 정도로 강렬하게 쳐다보았다.


“그런데.... 못 보신 사이에 보물이 많아지셨네용? 특히 그중 그 반지는 매우 탐이나네용!”

“폭발 반지? 이게 탐이 난다고?”


아이시라의 상세 열람에 개입해 보상으로 얻었던 폭발 반지.

녀석은 그 반지를 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었다.

그에 나는 입꼬리를 올리며 슬쩍 반대쪽 손으로 반지를 가렸다.


“이건 마지막이야. 우선 이 신발이랑 이것부터 가격을 알고 싶은데.”


이선주가 수선했던 신발과 4구역에서 찾은 식량 열매를 앞으로 내놓았다.


“이건 업그레이드에 실패한 물건이네용? 그래도 효과가 좋아 500G까지 드릴 수 있어용! 열매는 200G를 드릴게용!”


신발은 생각보다 가격이 높았다.

하지만 기대했던 식량 열매는 오히려 가격이 형편없는 수준이었다.


“식량 열매가 200G라고? 잘 모르나 본데 100일치 식량을 얻을 수 있는 아티팩트야.”

“알아용! 그래도 그 이상은 못 드려용! 지구 식량이라면 모를까, 그런 흔한 열매에는 가치가 별로 없거든용!”

“지구 식량이 아니기 때문에.... 잠깐. 그럼 반대로 내가 너한테 식량 열매를 구입할 수 있나?”


가능만하다면 식량 문제는 영원히 안녕.

아니, 그걸 넘어서 생존자를 대상으로 장사까지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 열매가 개구리에게 값어치가 없다 하여도 생존자에게는 아주 비싸게 팔릴 테니까.


“가능하죵! 가격은 2000G에용! 사실래용?”

“....200G가 아니라 2000G? 무슨 이런 사기꾼 같은 녀석이!!”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개구리의 멱살을 쥐었다.

녀석은 켁켁거리더니 불쌍한 눈망울을 짓고는 입을 열었다.


“가격은 제가 정하는 게 아니에용! 상인 협회에서 정해주면 그대로 따라야 한다구용!”


결국 생존자가 식량 열매를 구매하려면 2000G가 필요하다는 소리.

나는 녀석의 멱살을 놓아주고 인상을 찡그렸다.


“젠장. 그럼 신발만 팔게. 열매는 차라리 생존자들한테 파는 게 낫겠어.”

“콜록! 마음대로 하세용! 그런데 그 반지는 안 파실 건가용?”

“그때처럼 700G에 팔라고 하면 안 팔아.”


그 당시야 반지보다 검이 급하니 팔았다만, 여유가 있는 지금은 굳이 판매할 이유가 없다.

무엇보다 기존에 얻었던 반지보다 여러 효율 면에서 더 뛰어난 물품이기도 했고.


“판매만 하신다면야 1500G를 드릴게용! 어떠세용?”


하지만 가격을 들이니 정신이 번쩍 들었다.


“1500G? 왜 그때랑 가격이 다른 거야? 가격이 두 배 차이 날 정도로 효과가 다른 건 아닐 텐데.”

“께룩! 복사본이랑 원본이랑 가격 차이가 나는 건 당연한 일이잖아용? 그 반지는 원본 반지이니까 비싼 거예용!”


원본과 복사본?

그럼 구역에서 발견되는 보물들이 전부 복사본이라는 소리일까.

문제는 어째서 상세 열람을 통해 얻은 이 반지가 원본이냐는 것인데.


내가 잠시 말이 없자 개구리가 시계를 보는 척하며 바쁜 표정을 지었다.

손목에 시계도 없는 녀석이 참 뻔뻔하다.


“파실거예용? 저 바빠서 빨리 가봐야 해용!”

“....팔게.”

“좋은 선택이세용!”


안 팔기에는 너무 비싼 가격이었다.

그렇게 내가 신발과 반지를 넘기자.


띠링! [보유 G: 2130G]


130G밖에 없던 G코인이 파격적으로 늘어났다.

나는 볼일이 끝났다는 듯이 물건을 챙기는 개구리를 붙잡았다.


“이제 판매는 끝났으니 물건을 구매하고 싶은데.”

“아하! 어떤 물건인지 말씀하세용!”

“이 장갑과 세트 아이템인 나머지 반대쪽 장갑을 있다면 구매하고 싶다.”


천운이 따라주지 않는 이상은 세트를 맞추기 어렵다는 장갑 아티팩트.

그만큼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다. 보부상이라고 해서 모든 아티패트를 가진 건 아닐 테니까.

녀석은 그런 내 보호막 장갑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건 바투모네스의 아닉무스 왼쪽 장갑이네용!”

“설마 더럽게 긴 장갑 이름을 기억하는 녀석이 있을 줄이야.....”


화려하다 못해 너무 긴 이름.

이래서 사람들이 괜히 보호막 장갑이라 불렀던 게 아니지.

이름이 더럽게 길고 외우기 까다로워서였다.


“그래서 물건은 있어?”

“운이 좋으시네용! 마침 왼쪽은 없는데 오른쪽은 하나 있어용! 사실 거예용?”

“....진짜 있다고? 가격은! 가격은 얼만데!”


기대하지 않았던 만큼 기쁨은 배가 되어 돌아왔다.

내가 달려들자 또 멱살을 잡는지 알고 개구리가 양손으로 목을 보호하며 입을 열었다.


“께룩! 오른쪽은 조금 비싸용! 그래도 1700G는 주셔야 해용! 비싸다고 해도 이것 역시 상인 협회에서....”


솔직히 비싸다.

원본 반지를 판매한 G보다 무려 200G나 더 줘야 하니까.


“살게! 지금 당장!”


하지만 있다면 내게는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만큼 장갑은 세트를 맞추었을 때 그 효과가 말도 안 되게 좋았다.

과거에 그 대단했던 준호 아저씨조차 수많은 아티팩트를 냅두고 끝까지 장갑을 사용했을 정도이니까.


“좋은 선택이십니다용! 여기 물건 받으세용!”


개구리가 손등 부분에 검 모양이 새겨진 무광의 장갑을 내게 건넸다.

정말로 내 기억 속에 있는 보호막 장갑의 반대쪽 장갑이었다.


“후우....”


나는 조심스럽게 떨리는 마음을 감추고 장갑을 착용해 보았다. 그러자 양손에서 동시에 전기가 흐르듯 찌릿한 기분이 들었다.

그건 마치 꼭 나를 사이에 두고 장갑끼리 선으로 연결된 기분이었다.


띠링! [세트 아이템 활성화]

-잠금 되었던 능력 ‘굳센 피부’가 사용자의 몸에 적용됩니다.

-세트 효과로 기존 장갑의 능력이 상승합니다.

-최소 조건 달성으로 지금부터 바투모네스 세트의 3번째 보물을 알아보실 수 있습니다.


“잠깐. 세트 아이템이 더 있다고...?”


분명 내가 알던 장갑은 2개가 끝이었는데.

하지만 눈앞에 떠오른 알림 창은 분명 그다음 세트 아이템이 존재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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