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군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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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윤
작품등록일 :
2021.06.2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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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7.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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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27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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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줄이 풀린 사냥개들

DUMMY

김영식은 주유소 근처 공중전화기로 서둘러 갔다.


‘이른 시간인데 전화를 받으려나······. 여기서 전화를 받지 않으면 언제 연락이 될지 모르는데······. 그 사이 KGB가 내가 배신이라도 한걸로 오해하면 일은 더 커지고. 젠장. 일이 꼬이는 군······.’


김영식은 전화를 하러 가면서도 걱정이 가득했다.


***


“바쁜 친구로군요.”


차 안에 있던 황 범은 김영식의 뒷모습을 보며 말했다.


“어, 원래 저렇게 늘 바뻐. 하도 글로벌하게 발이 넓은 사람이라.”


“그렇군요······.”


“그런데 자네 표정이 왜 그래?”


“왜요?”


“아니 뭔가 멍하니 바라보는 모습이 이상해서.”


“제가요?”


“어.”


“글쎄요. 왜 전 저 사람이 이상하게 찜찜한지 모르겠어요.”


“하하하하. 편견이야 편견. 그리고 저 친구가 원래 집안도 좀 좋은 편이었어. 돈도 많고. 우리랑 좀 다른 세계 사람이야. 그래서 더 그럴거야.”


“그런가요.”


“그래. 그래서 그런걸거야.”


“흠······.”


황 범은 여전히 멀리서 김영식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


1986. 1. 2.

04:40. 목요일.

모스코바. 러시아.

KGB위원장 보좌관실.




황 범과 박준호 대장의 일행을 몰살하기 위한 작전을 구상 중이던 보좌관은 그의 푹신한 의자에서 잠을 자고 있었다.


그런데 보좌관실의 전화기가 갑자기 시끄럽게 울어댔다.


순간 놀란 보좌관은 벌떡 일어나서 수화기를 잡고 말을 했다.


“네, 보좌관입니다.”


“보좌관님. 드미트리 중령이 말하던 스파이가 연락을 했습니다.”


수화기 너머로 야간 근무중이던 비서의 목소리가 들렸다.


“네? 지금요?”


“네. 상황이 긴박해서 미리 연락을 했다고 합니다.”


“아! 네! 바로 연결해주십시오! 아참 통화 내용 녹음 장비 준비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15초 뒤 대화 시작하시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보좌관은 수화기를 들고 충혈 된 눈으로 시계를 봤다.


‘새벽 4시 40분······. 그곳은 낮 12시가 다 된 시간이겠군.’


시계를 보며 잠시 멍 하고 있던 보좌관은 때마침 수화기에서 들리는 비서의 목소리를 듣자 정신을 차렸다.


“대화 시작하시면 됩니다.”


“아 네! 아, 여보세요?”


“네! 여보세요?! 드미트리 중령님?”


“아, 안녕하십니까. 저는 드미트리 중령이 아니라 KGB위원장님의 보좌관입니다.”


“네? 누구시라고요?”


“KGB위원장의 보좌관입니다.”


“아······. 죄송합니다. 저는 다른 사람과 대화하지 않아서요.”


“앗! 잠시! 잠시 만요! 잠시 만요. 드미트리 중령이 현재 부상을 입어서 제가 대신 그의 업무들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테러리스트 스파이들의 작전을 모두다 제가 맡아서 진행하고 있으니 저에게 말하시면 됩니다.”


“······. 정말입니까?”


“네, 맞습니다. 혹시 김영식님 아닙니까?”


“······. 맞습니다.”


“하하하. 저에게 다 말해주시면 됩니다. 이제부턴 제가 담당자입니다.”


하지만 김영식은 쉽게 남을 믿는 스타일이 아니었다.


김영식은 말없이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보좌관은 급한 마음에 다시 말을 했다.


“김영식 님. 드미트리 중령이 이렇게 말하더군요. 당신이 혹시 망설이면 당신의 여자 친구는 물론이고 당신의 재산이 모두 담긴 계좌번호를 말해주라고. 그럼 제 말을 들을 거라고요. 김영식 님. 저는 당신의 새로운 업무 파트너입니다. 우린 적이 아니에요.”


“······.”


“김영식 님. 다시 말씀드리지만 이제부턴 제가 당신의 인생을 책임 질 유일한 파트너입니다. 저를 믿으셔야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김영식은 잠시 동안 머뭇거리다 입을 열었다.


“무슨 말인지 알겠습니다. 저도 모자른 놈은 아니어서. 보좌관님 말씀대로 하죠.”


“감사합니다. 아참. 보고 하는 날짜 보다 하루 먼저 더 일찍 하신 이유가 있을 텐데요.”


“아, 네. 상황이 좀 급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고요. 지금도 독립군 의병들이 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일단 상황만 빠르게 말씀드리고 전화를 끊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독립군 의병들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모두 철수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중국의 ‘쑤이펀허 시’에 있습니다. 그리고 곧 고속화 도로를 탈 것이고요.”


“현재 인원은 몇 명입니까?”


“저를 제외, 모든 의병들을 포함해서 25명입니다. 박준호 대장의 자녀로 보이는 두 명의 아이와 그의 부인까지 포함하면 28명입니다.”


“혹시 어디로 간다는 이야기는 없었습니까?”


“그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저 역시 앞차만 따라가고 있습니다.”


“차량은 몇 대고 차량번호는 무엇입니까?”


“차량은 네 대고, 선두 차량은 황 범과 대장, 그리고 대장 가족이 타고 있습니다. 방탄 차량이고요. 차량번호는 ㅇㅇㅇㅇ입니다. 두 번째 차량은 제가 운전하고 있고요 옆 좌석에 의병이 하나 타고 있습니다. 차량번호는 ㅇㅇㅇㅇ입니다. 세 번째 네 번째 트럭 안에는 미군의 발칸포가 들어있고요 그 트럭 안에는 각각 1소대 2소대로 나눈 나머지 의병들이 타고 있습니다. 차량번호는 ㅇㅇㅇㅇ, ㅇㅇㅇㅇ입니다.”


“알겠습니다. 도중에 계속 전화로 보고 할 수 있습니까?”


“고속화도로를 탈것 같은데 그리고 의병들 특성상 야외 벌판에서 캠핑을 할 것이기에 아마도 어려울 거 같습니다.”


“그렇군요.”


“혹시 제가 도중에 연락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흠······. 있긴 있습니다.”


“어떤 방법이죠?”


“저희가 차량번호와 위성사진 등 차량 이동을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서 당신에게 접근 할 것입니다.”


“접근이요?”


“네.”


“대체 어떻게 접근을······.”


“그 방법은 저희한테 맡기시면 됩니다. 당신은 그냥 평범하게 생활하면 됩니다.”


“네. 알겠습니다.”


“더 말할 사항은 없습니까?”


“네.”


“그럼 전화를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네.”


“김영식 씨?”


“네?”


“들키면 안됩니다.”


“네. 조심하겠습니다.”


통화를 마친 김영식은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대체 무슨 수로 중국 땅에서 러시아 KGB가 쫓아온다는 거지? 더군다나 접근하다 발각되면 어쩌려고······.’


그런데 그때 통화를 마친 김영식을 바라보던 박준호 대장이 소리쳤다.


“영식아! 뭐해! 빨리와!”


“아! 네! 대장님!”


김영식은 서둘러 그가 타고 온 자동차를 향해 뛰었다.


***


1986. 1. 2.

13:00. 목요일.

베이징. 중국.

공안 본청사 회의실.



공안 본청사에서 비상 회의가 열렸다.


오전에 발생한 황 범과 독립군 일행들의 검문소 사건 이후로 공안의 총경감 ‘궈 타오’는 본청의 공안 요원들을 회의에 소집했다.


소집된 계급은 부총경감을 비롯해서 경감 1등급 까지였다.


총 34명의 인원이 본청사에 있던 대형 회의실 안을 가득 채웠다.


회의실에는 적막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두꺼운 나무문을 열고 중국 총경감 ‘궈 타오’가 나타났다.


공안 정복을 입은 궈 타오 총경감은 키는 170센티미터가 되지 않아서 작아 보였으나 매우 몸이 탄탄해 보였다.


작은 키는 그의 아우라에 어떤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단단해 보이는 그의 얼굴과 몸집, 그리고 무언의 카리스마는 그 어떤 사람이 봐도 쉽게 말을 걸 수 없을 만큼 근엄해보였다. (물론 황 범 빼고 말이다.)


총경감의 뒤로는 키가 180센티미터가 넘는 건장한 공안 요원들이 따라다녔다.


그 두 명의 계급은 경감이었으며 1등급의 요원들이었다.


궈 타오 총경감이 뒷짐을 지고 자신의 자리로 걷는 동안 모든 공안요원들은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나 부동자세로 그를 맞이했다.


총경감은 자신의 자리에 앉기 전 가만히 서서 서른 명이 넘는 요원들을 둘러보았다.


그러자 그때 그의 오른편에 서있던 부총경감이 크게 외쳤다.


“차렷! 총경감 님께 경례!”


그러자 회의실 안에 있던 모든 공안 요원들은 칼날 같은 각도를 유지하며 총경감에게 경례를 했다.


회의실이었기에 경례를 할 때 구호는 없었다.


경례를 받은 총경감은 근엄한 얼굴로 가볍게 손을 들어 응수 했다.


그리곤 총경감이 자리에 앉자 다시 부총경감의 '차렷! 착석!' 이라는 구호가 들리고 서른명이 넘는 요원들이 모두 자신들의 의자에 앉았다.


어느정도 회의실의 분위기가 가라 앉자 총경감의 뒤에 서있던 요원이 총경감 앞에 놓인 마이크의 스위치를 켰다.


그러자 총경감은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 놈이 나타났다지?”


그 말을 들은 부총경감이 바로 대답을 했다.


“네! 우리가 쫓던 황 범이 그들의 일행과 함께 중국 국경을 넘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국경을 넘은 시각은 금일 오전 9시 40분입니다. 국경 검문소는 쑤이펀허 시에 위치해있습니다.”


부총경감의 목소리에는 강한 힘이 들어가 있었다.


회의실 안에 부총경감의 목소리가 가득 울려퍼졌다.


그 이야기를 들은 총경감은 잠시 생각하더니 이야기를 시작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에도 역시 부총경감이 대답을 했다.


“병력을 이용해 그들을 일망타진 할 것입니다.”


“자세한 작전을 설명하도록.”


총경감이 설명하라는 지시를 내리자 이번엔 회의 테이블 중간에 자리 잡고 있던 1등급 경감이 일어나서 그의 뒤에 있던 상황판을 가리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들은 수이펀허 시에 있는 고속도로를 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들이 시내를 벗어나서 고속도로를 타고 이동하면 그때부터 우리도 뒤따라 갈 것입니다.”


“동원 할 수 있는 무기나 병력은 넉넉히 동원하는 건가?”


“네. 맞습니다. 전투 헬리콥터 여섯 대와 1개 보병 연대 등 대규모 병력으로 그들을 빠르게 제압할 수 있게 준비할 것입니다.”


“그렇군. 작전 시작은 언제부터지?”


“지금 저희 요원들이 그들을 미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미행하고 있는 요원들이 작전 가능한 시점을 보고하기로 했습니다. 그때 바로 출격할 것입니다.”


“대충 몇 시 부터인가?”


총경감은 마음에 안 든다는 표정으로 발표를 하던 공안 경감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난감해하던 발표자는 급격히 어두워진 표정으로 긴장하며 말했다.


“그건 현장 투입 된 요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봐야 해서······.”


“겨우 두 명의 미행인원의 말을 우리 공안 본청에서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그게 제대로 된 답변인가.”


총경감은 차분히 말했다.


하지만 그 차분함 속엔 사람의 마음을 조이는 힘이 있었다.


그러자 발표를 하던 경감은 지시봉을 집고 있던 손을 떨었다.


“이봐 경감.”


“네! 총경감님!”


“우린 시간이 중요해. 왜 중요한지 짧게 이야기해주지. 우리의 일망타진 작전을 TV로 생중계 할 예정이다. 최소한 한 시간 전에 작전 개시 시각을 방송국에 알려줘야 한다고.”


“넵! 명심하겠습니다!”


“당 중앙위원회에서는 이번 작전을 토대로 조선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엄중한 경고를 할 것이며 하나 된 중국! 하나 된 중국공산당의 힘을 보여줄 것이다.”


“하오!”


총경감의 이야기를 듣던 요원들은 모두다 일제히 대답했다.


총경감은 다시 목소리에 힘을 주어 말을 이었다.


“한 마리의 미꾸라지 같은 놈 때문에 중국 조선 지부는 물론이고 중국 본토에서도 공안에 대한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기회를 토대로 모조리 싹! 다! 바꿔버릴 것이다. 아무리 조선 테러리스트들이 요망한 짓거리를 해도 1개 보병 연대와 전투 헬리콥터까지 출동한 상황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이번 기회로 중국 땅에서 테러리스트들을 모조리! 박살 낼 것이다. 알았나.”


“하오!”


총경감의 근엄하고 단호한 목소리를 들은 모든 공안 요원들은 큰 목소리로 대답했다.


“좋아. 작전 시작 시각을 서둘러 확인하도록 해. 그리고 작전 내용을 정리해서 방송국과 당 위원회에 전하도록 하고.”


“하오!”


총 경감은 짧게 전할 말들을 이야기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30여명의 요원들도 자리에서 일어나 차렷 자세로 서있었다.


그리곤 이번에도 역시 부총경감이 큰소리로 외치자 회의실 안에 있던 공안 요원들은 일제히 총경감의 뒷모습을 향해 경례를 했다.


공안 총경감은 뒤로 돌아선 채 손짓을 하더니 뒷짐을 지고 회의실 밖으로 나갔다.


***


“엣취!!”


“어? 왜 그래 황범? 감기라도 걸렸어?”


중국의 고속화 도로 위를 달리던 황 범은 잡가지 재채기를 했다.


“아, 아뇨. 누가 내 욕을 하나······.”


“욕만 하겠어? 저주를 퍼붓고 있을걸. 하하하하하.”


“아이고 참 대장님도. 하하하하.”


황 범과 박준호 대장은 아직 모르고 있었다.


그들에게 곧 불어 닥칠 엄청난 전투가 눈앞에 있다는 것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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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6 일촉즉발! 중국 보병연대와 한 판! 21.09.30 186 4 13쪽
75 위기를 느낀 독립군 일행 21.09.29 184 4 13쪽
74 중국 사냥개가 뛰기 시작했다. 21.09.28 185 3 12쪽
» 목줄이 풀린 사냥개들 21.09.27 205 3 13쪽
72 냄새를 맡은 사냥개들 21.09.24 205 5 14쪽
71 김 영식 스파이의 합류와 검문소 탈출 21.09.23 207 3 14쪽
70 KGB와 김 영식 이야기 -하- 21.09.20 217 4 13쪽
69 KGB와 김 영식 이야기 -상- 21.09.17 223 4 14쪽
68 새로운 인물의 등장 21.09.16 222 5 14쪽
67 패자의 작전 계획 21.09.15 224 4 12쪽
66 처 형 식 -완료- 21.09.14 230 4 14쪽
65 처 형 식 -1- 21.09.13 223 5 13쪽
64 심 문 21.09.10 231 5 15쪽
63 러시아 스페츠나츠 특수부대와의 전투 -5- 21.09.09 227 4 12쪽
62 러시아 스페츠나츠 특수부대와의 전투 -4- 21.09.08 205 4 13쪽
61 러시아 스페츠나츠 특수부대와의 전투 -3- 21.09.07 204 5 13쪽
60 러시아 스페츠나츠 특수부대와의 전투 -2- 21.09.06 214 5 14쪽
59 러시아 스페츠나츠 특수부대와의 전투 -1- 21.09.03 221 4 13쪽
58 여우같은 첩보원의 죽음 21.09.02 219 4 13쪽
57 발각된 KGB 첩보 요원 21.09.01 206 4 12쪽
56 스페츠나츠 특수부대의 추적 21.08.31 214 3 12쪽
55 전투 전야제 21.08.30 221 4 15쪽
54 블라디보스토크 탈출 시작 21.08.27 227 6 17쪽
53 블라디보스토크 탈출 준비 21.08.26 225 6 13쪽
52 쫓고 쫓기는 자들. 21.08.25 229 9 16쪽
51 스파이를 심문하다. 가자! 진실의 방으로. 21.08.24 238 6 14쪽
50 KGB 스파이 때려 잡기 21.08.23 236 6 12쪽
49 변절자 김 만호 21.08.20 242 5 15쪽
48 기다리던 독립군 대장과의 만남 21.08.19 232 5 14쪽
47 스파이이가 된 황 범 21.08.18 232 6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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