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의 계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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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연
작품등록일 :
2015.03.21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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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9.01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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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4.11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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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9)

DUMMY

너무 포크로 찍어대는 바람에 생선조림은 이미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으깨져 있었다. 루도는 조금 전 게네스의 발언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베릴의 수정이라니, 아이가 아니라?

뒤늦게 베른헬트 주교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신의 아이에겐 생명의 근원이자 아티팩트(Artifact)로 사용되는 물건, 아루의 수정이 있다는 것을 말이다. 펠아람과 루프리모의 수정은 제르칸트가 가지고 있지만, 나머지 것들은 지금도 행방이 묘연했다. 아케니온은 그걸 찾았단 말인가?

제랄드는 피식 웃으며 손수건을 품 안에 집어넣었다. 그는 술집 안을 한 번 둘러보았을 뿐, 목소리를 낮추거나 하진 않았다. 어차피 일반인은 신의 아이에 무지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었다.


“퀴넨의 한 신전에 보관되어 있다더군. 원래는 거울로 사용하던 건데, 10년 전부터 요상한 광채가 뿜어져 나온다는 거야. 흡사 태양을 축소한 것 같은 노란 광채가 말이지.”


“노란색이라면...역시 베릴을 상징하는 것이군요. 대장 말이 사실이라면 엄청난데요?”


“그걸 레이시에게 넘길지 안 넘길지는 추후의 문제야. 가장 중요한 것은 안개송곳니보다 먼저 수정을 입수해야 한다는 거지.”


“과연...무슨 뜻인지 알겠습니다.”


루도와 마리네는 둘이 주고받는 대화를 꼼꼼히 새겨들었다. 베릴의 상징이 노란색이라니, 그것은 즉 다른 신의 아이도 저마다 독특한 색을 지녔다는 말이 됐다.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니암이 만들어낸 빛기둥이었다. 그것은 강렬한 녹색을 띄고 있었다. 그리고 루도는 기억하지 못했지만, 마리네는 펠아람의 아이가 내뿜던 오오라를 잊지 않고 있었다. 상처를 치유하고, 경이적인 근력을 내게 하던 그 오오라의 색은 보랏빛이었다.

이런저런 추측을 할 즈음이었다. 게네스가 옛 기억을 회상하듯 등을 젖히며 말했다.


“그래도...참 대장도 여간 아니군요. 5년 전 우연찮게 얻은 정보를 여기까지 파헤칠 줄은 몰랐습니다.”


“하늘을 봐야 별을 따는 법이지. 시키는 일만 했다간 죽을 때까지 남 뒤치다꺼리만 하게 된다고. 보라고. 얼마 전에 수도회를 쳤을 때도, 서고를 조사하지 않았다면 가린워드의 생존자에 대해 일언반구도 알아내지 못했을 거야.”


루도는 눈을 가늘게 떴다. 5년 전이라니, 아케니온은 그 시점부터 이미 안개송곳니의 개였다는 말인가. 5년 전은 레인스터에서 니암이 폭주한 해이기도 했다. 그때 안개송곳니는 류이너스 교단과 상트룸 수도회를 번갈아 습격하며 양측 사이를 이간질했었다. 그리고 그날 광휘의 결사를 습격한 것이 제폰과 안다바리엘이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럼 아케니온은 그때 뭘 하고 있었는가? 그들은 루도가 레인스터로 출발하기 직전까지도 델키아의 외곽순찰을 담당하고 있었다. 그들이 수도회나 류이너스 교단을 공격했을 리는 없었다. 람카디스의 일지에도 나와 있듯이, 정규군에 속해있는 이상 장기간 자리를 비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면...

의혹이 커지려는 찰나, 제랄드가 말했다.


“바라지도 않던 성과였지. 레이시는 아직도 모를 거야. 발렌스 상회가 ‘수정’의 탐색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걸 말이야. 놈은 후커 발렌스가 그저 로샤단과 류이너스 교단 사이를 연결하는 메신저라고만 생각하고 있겠지.”


의문은 단숨에 풀렸다. 그리고 소년들을 지탱하던 평정심도 산산조각이 났다.


“...뭐?”


마리네의 초점이 일순 흐릿해졌다. 발렌스 상회. 둘은 기억하고 있었다. 5년 전, 그해 가을을 뒤흔들었던 게 비단 레인스터에서의 경험만은 아님을 말이다. 델키아로 돌아오자마자 그들이 들은 것은 발렌스 상회가 텔아단 남부로 이주했다는 소식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거짓이었다. 길드 사람들은 루도와 마리네가 행여 충격을 받을까 싶어 진실을 감추었다. 발렌스 상회는 이주한 게 아니라 전원 살해당한 것임을. 그래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 것임을.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었다. 둘은 로샤단 가족들 못지않게 상회 사람들과도 친하게 지냈다. 특히 상회를 이끄는 후커 발렌스는 푸근한 인상의 노인으로, 소년들을 유달리 아끼곤 했었다.

후커가 만들어주던 달콤한 마지팬이 떠올랐다. 그리고 여름 오후 람카디스가 해주던 팔베개도 생각났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이젠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람카디스는 안개송곳니에게, 그리고 후커는 아케니온에게 살해당했기 때문에.

루도는 최대한 자신을 다스리려 노력했다. 아무리 분노가 치밀어 오른다 해도 여기서 소동을 피울 수는 없었다. 정체가 발각됐다간 자신뿐 아니라 다른 일행에게도 피해가 가기 때문이었다. 그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마음속으로 두 가지 단어를 되뇌었다.

침착, 통찰, 침착, 통찰. 하지만 마음과 달리 그의 오른손은 칼자루를 부서지라 움켜쥐고 있었다.

그리고, 두 소년의 이성에 직격타를 날리는 발언이 날아왔다.


“그때, 다 죽일 필요는 없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대충 두어 명 살려서 수정에 관한 정보를 캐냈다면, 이렇게 탐색이 오래가지도 않았을 텐데 말이죠.”


그간 낭비한 시간이 아까운 듯, 게네스가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러자 제랄드는 어깨를 으쓱해보았다.


“다 죽이진 않았잖아? 그 뚱뚱한 계집애 말이야. 나도 어린 것은 죽이기 싫다고.”


두근, 심장이 뛰었다. 그리고 온몸이 뛰었다. 루도는 마리네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자신의 표정도 그와 같을까? 칼자루를 쥔 손이 바들바들 떨렸다.

유미르네, 루도와 마리네의 소꿉친구. 유년기를 함께 보내며, ‘삼총사’라 불릴 정도로 떨어지지 않았던 그들. 그리고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버린 그녀. 그녀의 뾰로통한 미소와, 쉴 새 없이 주판을 두드리던 손놀림과, 늘 얼룩이 묻어 있던 주름치마와...그 아름답던 추억들이 제랄드의 발언과 겹쳐졌다.


“하긴, 뭐 결국 조금 늦고 빠름의 차이일 뿐이지. 지금쯤 썩어 영양분이 되어 나무열매 하나쯤 만들어냈지 않겠어?”


둘은 동시에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아니, 어쩌면 루도는 마리네를 말리기 위해 움직인 것일지도 몰랐다. 마리네의 롱소드가 램프의 빛을 반사해 반짝였다. 검이 뽑히는 그 찰나의 시간 동안, 마리네는 처음으로 람카디스의 규율을 깨기로 결심했다.

그는 죽어야 한다. 그는 살려둬선 안 된다. 그는 아무 상관없는 깡패들을 학살했고, 발렌스 상회 사람들을 몰살시켰고, 죄 없는 유미르네를, 유미르네를, 유미르네를. 살기 위해서만 살생을 하라는 건 일행이 닥친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 그랬다간 남은 사람들마저 잃고, 절규 속에 죽어갈 뿐이다. 마리네는 생각했다.

이걸 보라고. 세상엔 죽어야 할 인간들이 이렇게 넘쳐흐르잖아? 그들을 죽여 멈추는 게 미래를 지키는 일이라고.

그는 검을 양손으로 쥐고, 그대로 제랄드의 정수리를 내리찍었다.

콰드득!

식탁이 반으로 쪼개졌다. 음식 파편이 어지럽게 튀고, 포도주는 땅바닥을 구르며 그 연홍빛 액체로 웅덩이를 이루었다. 첫 공격은 실패였다. 제랄드는 검이 뽑히는 소리를 듣자 반사적으로 몸을 날렸다. 하지만 착지를 고려하지 않은지라 그는 바닥에 그대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황급히 자세를 잡았으나 검을 뽑을 틈도 없이 마리네의 공격이 쇄도해 들어왔다. 마리네는 그대로 두 동강을 낼 생각으로, 검을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죽어.


“마리네!!”


우뚝. 검은 제랄드의 어깨 부근에서 멈췄다. 마리네가 그를 베려던 찰나, 루도가 고함을 쳐 그를 멈춘 것이다.

마리네와 제랄드가 멈춘 사이, 테이블 가장자리에서는 루도와 게네스의 격렬한 검격이 이어졌다. 공격의 우선권은 루도에게 있었다. 그는 처음 도약해 검을 내리찍은 이후 계속 공세를 이어갔다. 그의 맹공에 게네스는 두 개의 쇼텔로도 방어하기 급급했다. 그가 틈을 노리고 쇼텔로 검을 낚으려 했지만, 루도는 검을 빙글 돌려 손쉽게 쳐냈다. 게네스의 전투스타일은 이미 한 번 경험한 바가 있었다.


“우오오!”


게네스가 괴성을 지르며 쇼텔을 마구잡이로 휘둘렀다. 갈고리에 걸린 램프며 유리잔이 퍽퍽 깨져나갔다. 램프에서 흘러나온 기름으로 바닥에 불이 붙자, 루도는 황급히 뒤로 물러났다.


“꺄아아악!!”


“뭐야?! 싸움인가!”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뒤늦게 비명을 질렀다. 카운터에 있던 주인이 불이 붙은 것을 보고 고함을 질렀다.


“경비대! 경비대를 불러!”


사람들의 그림자가 어지럽게 뒤섞였다. 난리를 피해 달아나는 사람과, 그 와중에도 이를 구경하려는 사람들. 누군가가 불을 끄려고 대담하게 루도와 게네스 사이로 물을 뿌렸다.

갖은 소음에 귀가 먹먹할 지경이었지만, 정작 대치한 자들은 고요한 분위기였다. 제랄드는 한쪽 무릎을 꿇은 채 어깨에 올려진 검을 슬쩍 바라보았다. 마리네는 공격을 완벽히 물린 게 아니었다. 그의 검은 제랄드의 어깨에 반쯤 파고들어가 있었다.

제랄드가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이거 참, 게네스! 아는 사람인가?”


게네스는 루도와 마리네의 얼굴을 번갈아 쳐다봤다. 마리네는 여장을 하고 있는 만큼 평소에 봤다면 웃음을 터뜨렸을지도 몰랐다. 그는 위협적으로 쇼텔을 휘둘렀지만, 루도는 이에 꿈쩍도 하지 않았다.


“로샤단입니다. 루도 레인폴과 마리네 캄블러.”


“클로람이다, 개자식아!”


그러자 제랄드는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그의 실소를 보고 마리네는 검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벌어진 상처로 피가 새어 나왔지만, 제랄드는 전혀 개의치 않는 얼굴이었다.


“으하하하! 이건 정말 상상도 못한 일인걸! 아주 재밌어. 이렇게 먼저 찾아올 줄이야!”


마리네는 검을 물려 그의 목덜미로 가져갔다. 그는 제랄드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유미르네를 어떻게 했어, 이 개자식아.”


루도는 너무 놀라 대치 중이라는 것도 잊은 채 고개를 돌렸다. 마리네가 처음 보는 사람에게 반말을 하다니!

제랄드가 어이가 없다는 듯 되물었다.


“이봐, 꼬마. 그게 누구인지부터 알려줘야 하는 게 먼저 아닌가?”


마리네는 어금니를 깨물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빠득, 하고 잇소리가 새어나올 정도였다.


“네가! 습격했던 발렌스 상회의 여자아이 말이야! 당장 말해!!”


그대로 목을 쳐 바닥에 엎어뜨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리고 팔과 다리를 잘라내고, 배를 갈라 내장을 난도질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러지 않는 것은, 아직 알아내야 할 정보가 있기 때문이었다. 루도가 일부러 말렸듯이, 죽이는 건 그다음에라도 늦지 않다.


“아아, 그 아가씨 말인가. 글쎄, 부하들에게 알아서 처리하라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다만 내 부하들이 좀 거칠어서 말이지. 무슨 재미를 봤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군. 그 아가씨는 품기엔 생긴 게 좀 그렇고...노예로라도 팔지 않았을까? 그런데, 궁금한 게 고작 그건가?”


제랄드의 관점에서 볼 때 그들은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일부러 정체를 드러내고, 적을 눈앞에 두고도 죽이지 않고 있었다. 그건 살인을 밥 먹듯이 하는 그로서는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일 것이다. 반면 마리네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르다 못해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그는 분을 못 이겨 발을 탕탕 굴렀다.


“고작이라고?! 네놈...후커 영감님이랑 상회 사람들을 그렇게 모두 죽이고, 고작 손수건 때문에 살인을 저지르고! 사람 목숨을 도대체 뭐로 아는 거야!!”


그가 어찌나 고함을 치던지 루도는 흡사 마리네의 목구멍에서 불이 뿜어져 나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마리네의 흥분은 오히려 제랄드에게는 호재로 작용했다. 그는 마리네가 분노하는 모습을 보며 빙그레 웃었다. 냉정을 잃은 적만큼 상대하기 쉬운 것도 없었다.


“그래. 그것도 맞는 말이야. 그런데 이 검은 언제까지 들고 있을 거지?”


“뭐?”


“내가 너였다면, 팔 하나쯤은 자르고 시작했을 거야.”


제랄드는 몰래 빼놓은 나이프를 마리네의 허벅지에 꽂음과 동시에 우측으로 몸을 굴렸다. 마리네가 놀라 검을 휘둘렀지만 이미 한 박자 늦은 후였다.


“크윽...”


“마리네!”


루도가 재빨리 그를 엄호하기 위해 다가왔다. 마리네의 상처는 깊지 않았으나, 그렇다고 전투를 재개할 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제랄드가 게네스 이상의 실력자라고 가정한다면...

그는 만면에 미소 지은 채, 천천히 바스타드를 뽑았다.


“만나서 반갑다, 로샤단. 특히 너와는 제대로 얘기를 해보고 싶었거든, 루도 레인폴.”


“너 이 자식...!”


루도는 제랄드와 게네스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둘은 아직 공격하지 않고 있지만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거리를 좁혀올 것이다. 거기다 마리네는 부상당한 상태, 최악의 상황이었다. 그는 마리네를 지키며 둘의 공세를 막아낼 자신이 없었다. 어떻게든 타개책을 찾아내려 고심하는데, 제랄드 쪽에서 질문을 던져왔다.


“루도 레인폴, 넌 대체 뭐냐?”


“무슨 개소리야!”


루도는 짓씹듯이 되받아쳤다. 왠지 얼마 전 레이시와 만났을 때와 비슷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일관 무표정했던 레이시와 달리 눈앞의 남자는 기분 나쁜 미소를 짓고 있다는 거?

제랄드가 말했다.


“네가 가린워드의 생존자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말이지...그것 때문에 레이시가 널 직접 찾아갔다는 게 납득이 가지 않아. 항상 저택에 틀어박혀 명령만 내리던 자가 말이지. 이상하지 않나, 응? 넌 대체 정체가 뭐냐?”


“네놈에게 알려줄 의무는 없다!”


“아, 뭐 그렇지. 별로 기대는 안 했어.”


루도의 사고가 바쁘게 움직였다. 전후 사정이 어떻게 된 건지는 모르겠지만, 제랄드는 자신이 펠아람의 아이라는 걸 모르고 있었다. 아마 조금 전 말한 아케니온과 안개송곳니 간의 불화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게 현 상황의 타개책은 되지 않았다. 거기다 조금 있으면 경비대가 몰려올 게 분명했다. 200골드 이상은 무조건 교수대라고 했던가? 목이 졸리는 광경을 상상하니 오금이 저려왔다. 경비대에 붙잡히는 건 그야말로 빼도 박도 못하고 죽음을 의미했다.

바깥이 소란스러워졌다. 멀리 갑옷 절그럭 거리는 소리도 들려왔다. 제랄드도 루도와 같은 생각을 한 모양이었다. 그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아, 그러고 보니 현상금이 걸려 있었지? 이것 참, 너무 무리하셨구만.”


“대장, 어떻게 하실 겁니까? 죽일 거면 지금 하는 게 돈도 받고 좋을 텐데요.”


게네스가 의견을 내놓았지만,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는 뭔가 다른 걸 생각하는 듯 눈을 감았다. 막 경비병들의 고함이 들려올 즈음이었다. 천천히 눈을 뜬 제랄드는, 미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도와줄까? 신의 아이.”


루도는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 하마터면 그의 이중심문에 넘어갈 뻔했다. 벌써 거기까지 추론해냈단 말인가. 제랄드는 소름끼칠 만큼 영리한 남자였다. 루도는 최대한 침착해지려고 애썼다. 여기선 침묵으로 일관해야 할까, 아니면 모른 척 잡아떼야 할까? 어떻게 해야 눈앞에 있는 남자의 미소를 지울 수 있을까?

그는 어떤 면에선 레이시만큼이나 상대하기 까다로웠다.


“무슨 소리냐, 그건.”


“킥!”


제랄드는 잇몸이 그대로 드러날 만큼 입을 벌렸다. 어쩌면 그는 루도가 어떻게 말하든 이미 결정을 내리고 있었는지도 몰랐다. 어색하게 잡아떼는 모습이 그의 추측에 확신을 줬을지도 모르고, 또 그래서 웃음이 나온 지도 몰랐다.

그는 루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봐, 나와 손잡지 않겠나? 난 생각보다 융통성 있는 남자라고.”


“...뭐라고?”


“융통성.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쓸모 있는 능력이지. 네가 원한다면, 안개송곳니와 손을 끊을 수도 있어.”


루도는 침을 꿀꺽 삼켰다. 안개송곳니를 배신하겠다니, 혹시 잘못 들은 건가 싶었다. 델키아를 떠난 이후 로샤단의 목표는 줄곧 안개송곳니에게 동료들의 복수를 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아렌베일을 추적하고, 베른헬트 주교를 찾아가기도 하는 등 밤낮으로 달려온 것이다.

하지만 아케니온이 손을 잡자고 한다면...? 제랄드는 융통성을 이야기했다. 케케묵은 사심은 버리고 새로 힘을 합치자는 것이다. 어쩌면 그가 하는 말이 옳을지도 몰랐다. 안개송곳니는 로샤단이 감당하기엔 너무 막강한 세력이고...

거기까지 생각할 때였다. 마리네가 루도의 옷자락을 잡아당겼다. 루도가 고개를 돌렸을 때, 그는 땀을 뻘뻘 흘리며, 얼굴은 심하게 일그러져 있었다. 하지만 그는 한발로 선 채 여전히 검을 놓지 않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난 아직 싸울 수 있어!”


“....”


그 말이 루도로 하여금 결정을 내리게 하였다. 그래, 잠시 머리가 어떻게 된 모양이다. 어떻게 아케니온과, 발렌스 상회를 습격한 녀석들과 손을 잡을 수 있단 말인가? 유미르네를 위해서라도 그럴 수는 없었다.

게다가, 융통성을 놓고 따져도 그들과는 손잡을 수 없었다. 제랄드는 그저 로샤단을 이용하려 할 뿐이다. 남을 배신하겠다고 당당히 말하는 자를 어찌 신용할 수 있겠는가? 루도는 칼자루를 고쳐 잡으며 말했다.


‘유미르네, 살아있는 거지?’


“거절한다. 가서 레이시의 발바닥이나 핥으시지.”


“그래? 아쉽군.”


제랄드의 입 꼬리가 올라갔다. 그리고 그와 맞춰 경비대가 들이닥쳤다. 중무장한 병사 십여 명이 순식간에 가게 안을 메웠다.


“멈춰라! 너희들 모두 현행범으로 체포한다. 모두 검을 버리고, 그 자리에 무릎을 꿇도록! 반항하면 즉시 실력행사에 들어가겠다!”


제랄드와 게네스는 천천히 무기를 내려놓았다. 그들은 경비대의 등장에 전혀 동요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구경꾼들의 관점에서 볼 때 범죄자는 그들이 아닌 루도와 마리네 쪽이었으니까.

제랄드가 병사들을 향해 말했다.


“이보시오, 우린 피해자입니다. 여기 사람들 모두 목격했을 테지요. 그리고, 저 자들은 현상금 수배자들입니다. 루도 클로람과 마리네 캄블러, 합쳐서 얼마였더라...”


“뭐라?! 그 로샤단 말인가! 그 간악한 무리를 여기서 보게 될 줄은 몰랐군!”


대장으로 보이는 자가 루도 쪽으로 핼버드를 겨눴다. 그와 동시에 모든 병사의 창이 둘을 향했다.

이젠 정말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까지 와버렸다. 공권력마저도 아케니온의 편을 들어주고 있었다. 마리네는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입구는 이미 철통같이 막힌 상태. 도망갈 구멍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젠장...”


“미...미안, 루도.”


둘은 구석으로 뒷걸음질쳤다. 상대는 제랄드와 게네스까지 합쳐 모두 13명,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정말 람카디스라도 오지 않는다면야...

절망하는 그들과 달리 경비대장은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의기양양한 모습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4천 골드짜리 현상범을 잡았으니 모르긴 몰라도 2계급 특진은 따 놓은 당상이었다. 그는 껄껄 웃으며 둘에게 명령했다.


“네놈들, 죽기 싫으면 어서 무기를 버려라!”


“전부 무기 버려.”


“그래! 전부 무기...응?”


경비대장은 처음 듣는 목소리에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런데 부하들의 행동이 다들 심상치가 않았다. 모두 경악한 얼굴로 자신에게 창을 겨누는 것이다. 그러다 그는 뒤늦게 목 언저리가 차가운 것을 깨닫고 눈동자를 내렸다. 웬 연노란 검이 자신의 목을 겨누고 있었다.

이칼롯은 싸늘한 눈초리로 병사들을 훑어보았다. 그는 경비대장의 목에 겨눈 검을 더욱 바싹 갖다 대며 말했다.


“세 번은 없다. 이 자가 죽는 걸 보고 싶지 않다면 당장 무기를 버려라.”


경비대장은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몸을 벌벌 떨었다. 대체 언제 접근한 걸까? 그는 심지어 대열의 맨 뒤에 위치한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 어느 누구도 접근을 알아채지 못하다니, 갑자기 등장한 사내는 엄청난 실력자임이 분명했다.

이칼롯의 경고에 병사들은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쉽사리 무기를 버리지 않았지만, 슬금슬금 물러나며 두려움을 나타냈다. 순식간에 이칼롯을 중심으로 한 원형의 공간이 생겨났다. 뒤늦게 나타난 디리터가 그 틈을 비집고 들어오며 말했다.


“드디어 찾았다! 이 빌어먹을 년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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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람의 계승자 - ep.3 - 모든 것은 예정대로(2) +3 15.04.12 762 26 21쪽
131 람의 계승자 - ep.3 - 모든 것은 예정대로(1) +1 15.04.12 889 26 17쪽
130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11) +6 15.04.11 978 31 16쪽
129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10) +1 15.04.11 946 27 19쪽
»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9) +2 15.04.11 986 26 21쪽
127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8) +2 15.04.11 988 26 19쪽
126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7) +2 15.04.11 843 29 18쪽
125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6) +1 15.04.11 848 24 21쪽
124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5) +1 15.04.11 939 30 18쪽
123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4) +3 15.04.09 1,060 34 25쪽
122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3) +3 15.04.09 981 26 19쪽
121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2) +4 15.04.09 754 26 13쪽
120 람의 계승자 - ep.3 - 남작 영애와 그 수행원들(1) +1 15.04.09 1,023 26 17쪽
119 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6) +3 15.04.09 949 29 16쪽
118 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5) +2 15.04.09 835 31 15쪽
117 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4) +7 15.04.07 1,147 36 22쪽
116 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3) +2 15.04.07 946 32 17쪽
115 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2) +2 15.04.07 756 33 11쪽
114 람의 계승자 - ep.3 - 이름없는 자(1) +2 15.04.07 1,041 29 18쪽
113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4) +1 15.04.07 996 29 14쪽
112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3) +4 15.04.06 1,000 32 15쪽
111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2) +1 15.04.06 994 29 15쪽
110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1) +1 15.04.06 973 28 16쪽
109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0) +1 15.04.06 1,012 28 13쪽
108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9) +2 15.04.06 903 31 12쪽
107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8) +4 15.04.06 865 29 12쪽
106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7) +3 15.04.05 995 26 12쪽
105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6) +1 15.04.05 902 29 10쪽
104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5) +1 15.04.05 890 31 11쪽
103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4) +2 15.04.05 805 29 15쪽
102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3) +4 15.04.05 996 28 13쪽
101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2) +1 15.04.05 797 30 12쪽
100 람의 계승자 - ep.3 - 루도의 비밀(1) +1 15.04.05 1,033 29 12쪽
99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1) +5 15.04.04 973 34 11쪽
98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0) +3 15.04.04 947 32 14쪽
97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9) +2 15.04.04 890 26 12쪽
96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8) +1 15.04.04 1,091 26 14쪽
95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7) +1 15.04.04 984 28 15쪽
94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6) +3 15.04.04 1,028 26 15쪽
93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5) +2 15.04.03 1,149 33 11쪽
92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4) +2 15.04.03 798 29 18쪽
91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3) +2 15.04.03 952 27 13쪽
90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2) +2 15.04.03 750 30 13쪽
89 람의 계승자 - ep.3 - 펠아람의 저주(1) +2 15.04.03 1,080 32 11쪽
8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1) +2 15.04.02 972 35 11쪽
87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0) +1 15.04.02 952 34 13쪽
86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9) +2 15.04.02 1,016 34 17쪽
85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8) +1 15.04.02 924 36 15쪽
84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7) +2 15.04.02 854 35 16쪽
83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6) +2 15.04.01 1,084 32 14쪽
82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5) +1 15.04.01 1,019 38 16쪽
81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4) +3 15.04.01 1,088 34 18쪽
80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3) +1 15.04.01 1,125 37 14쪽
79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2) +2 15.04.01 928 39 19쪽
78 람의 계승자 - ep.3 - 추격자(1) +1 15.04.01 945 34 18쪽
77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6) +3 15.03.31 1,124 40 17쪽
76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5) +1 15.03.31 1,030 34 14쪽
75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4) +4 15.03.31 1,053 34 13쪽
74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3) +2 15.03.31 950 35 14쪽
73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2) +1 15.03.31 877 39 13쪽
72 람의 계승자 - ep.3 - 일어서다(1) +4 15.03.31 893 35 15쪽
71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7) +7 15.03.30 1,026 44 23쪽
70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6) +4 15.03.29 897 40 16쪽
69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5) +2 15.03.29 945 35 17쪽
68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4) +1 15.03.29 1,127 36 20쪽
67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3) +1 15.03.29 1,124 33 16쪽
66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2) +2 15.03.29 1,092 39 14쪽
65 람의 계승자 - ep.3 - 어느 좋았던 봄날(1) +4 15.03.29 1,300 36 13쪽
64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完) +7 15.03.28 1,178 45 17쪽
63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8) +3 15.03.28 1,261 36 14쪽
62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7) +2 15.03.28 1,083 40 12쪽
61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6) +4 15.03.28 1,147 38 15쪽
60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5) +2 15.03.28 1,131 39 16쪽
59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4) +2 15.03.28 1,074 35 14쪽
58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3) +3 15.03.28 1,023 36 17쪽
57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2) +3 15.03.27 1,127 40 10쪽
56 람의 계승자 - ep.2 - 소년과 라즈베리 파이(1) +5 15.03.27 1,133 46 10쪽
55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2) +2 15.03.27 1,073 47 15쪽
54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1) +4 15.03.27 1,059 42 20쪽
53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10) +2 15.03.27 1,114 45 17쪽
52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9) +2 15.03.27 1,163 51 15쪽
51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8) +4 15.03.27 1,243 39 16쪽
50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7) +2 15.03.27 1,082 42 12쪽
49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6) +3 15.03.26 1,151 46 9쪽
48 람의 계승자 - ep.2 - 루프리모의 아이(5) +3 15.03.26 1,129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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