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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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12,101
추천수 :
622
글자수 :
1,031,190

작성
23.04.19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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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추천
5
글자
10쪽

너는 내 운명 제11화

DUMMY

"아직 멀었냐?"


그녀는 부엌에서 밥을 준비하고..

나는 침대 위에 누워 집에 들어 올 때 빌린 책을 읽는 중이다.


"기다려.. 거의 다 됐어.."


사실 좀 도와주려고 했는데..

내가 있으면 귀찮고 신경 쓰인다고..

방에서 푹 쉬면서 요리나 기대하란다.

나야 좋지 뭐.. 훗..




"아저씨.. 일루와봐.."


한참을 요리하던 그녀가 방문을 열고 나를 부른다.


"어.. 왜?"

"이것 좀 들고 가. 난 무거워서 못 들겠어.."

"우와.. 뭐야 이거?"


헐..

그녀 앞엔..

상다리가 부러질 정도로 반찬이 잔뜩 올려져 있는 밥상이 놓여져 있었다.

자취 인생 10년에..

이런 진수성찬은 처음인 거 같은데?


"야.. 이거 다 니가 한 거야?"

"아냐.. 몇 개만 내가 한 거고 나머진 다 아저씨 냉장고에 있던 것들 이잖아.."

"아.. 그런가? 그래도 이거 엄청난데? 이거 계란찜하고 어묵 볶음은 니가 한 거지?"

"어.."

"이거하고 이것도 니가 한 거 같은데?"

"어.."

"뭐야.. 엄청 많이 만들었네.."

"에이.. 뭐 이 정도 가지고.. 빨리 들고 가기나 해. 식겠다.."

"그..그래.. 하하"


보기만 해도 감격스러운 밥상을 들고.. 방으로 들어온다.





상위에 올려진 수많은 반찬들..

그중에 그녀가 직접 만든 요리들을 하나둘 맛보는 중이다.


"오..이것도 맛있네.."

"그래?"

"어.. 진짜 맛있다."


예의상 멘트가 아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말들이었다.

특히 동태 찌개와 계란찜은..

솔직히 말해서..

엄마가 해주던.. 그리고 지연이가 해주던 음식보다도 훨씬 맛있었다.


"다행이네.. 후훗.."

"야.. 너 무슨 식당 알바라도 했냐? 뭔 음식을 이렇게 잘해?"

"아.. 예전에 엄마가 식당을 하셔서.. 그거 돕다 보니까 늘었나 봐"

"그래?"


어쩐지..

예사 음식 솜씨가 아니라 했어..


"내일은 더 맛있는 걸로 해 줄 테니까 기대해.."

"더 맛있는 거?"

"어.. 내 비장의 카드.."

"비장의 카드? 뭔데?"

"닭도리탕.."

"..........."


헐.. 왜 하필 닭이냐..

기대감에 환해졌던 얼굴이.. 순식간에 사그라든다.

...............


"어 왜? 싫어해?"

"아.. 아냐.. 좋아하지 하하.. 기대되네.."

"뭐야.. 표정이 이상한데.. 싫어하면 얘기해.. 딴 것도 많아.."

"아냐 좋아해.. 나 닭도리탕 매니아였어 한때.. 하하"

"그래? 후훗.. 알았어.. 기대해봐.."

"어.."


.............

비장의 무기라며..

저렇게 자랑스럽게 어깨를 으쓱이는 그녀를 보니..

차마 싫어한다는 말이 떨어지질 않는 나였다.




"설거지는 내가 할 테니까 나둬.."


이렇게 맛있는 저녁을 준비해 줬는데..

설거지 정도는 내가 해줘야지..


"어? 진짜?"

"나도 양심이 있지. 이렇게 맛있는 거 준비해 줬는데 설거지까지 시키겠냐.."

"난 괜찮은데.."

"아냐.. 방에서 푹 쉬어. 내가 할 테니까.."

"그래 그럼.. 고마워.."


상을 들고 주방으로 가서 설거지를 시작하는 나였다.





방에 들어오니..

내 침대에 누워 잠이 들어있는 그녀..

...........

이불도 덮지 않고 있는 걸 보니..

잠시 누워 있다가 잠이 든 모양이다.


흠..

피곤했나 보군.

오늘은 그냥 침대에서 자게 놔둬야겠지?

얌전히 이불을 덮어주곤..

담배 하나 피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마당 테이블에 앉아..

핸드폰을 꺼낸다.

개통하고서 아직 재대로 만져보질 않았기에..

손에 좀 익힐 생각이었다.


이것저것 깔짝대고 하다보니..

대충 통화나 문자 보내기에 대한 감은 잡혔고..

다른 기능들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는 나였다.


흠..

디카가 따로 필요 없겠군..

화질이 뭐 이리 좋냐..

최신폰의 성능에 감탄사를 연발 하며..

환한 달빛 아래에서 잠시 평온함을 누린다.




011-342-13XX

나도 모르게 한 번호를 찍고 있었다.

헛.. 이런..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본능적으로 눌러져 버린 번호.

앗 차 하는 마음에..

후다닥 폰을 덮어버리는 나였다.

............




그나저나 지연이는..

폰 번호 바뀌었을까?

나야 이미 한참 전에 정지를 해버려서..

이번에 새로운 번호로 바꿀 수 밖에 없었는데..

대학 입학 후부터 단 한번도 번호를 바꾼 적 없던 지연이는 과연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

확인만 해볼까?

조심스레 그녀의 번호를 눌러 나가는 나..

011-34....


...........

아.. 아니지..

나 지금 뭔 생각 하는 거냐..

후다닥 폰을 닫아버린다.


..........

하지만.. 이내 폰을 열고 다시 번호를 찍어버린다.

011-342-13XX


그래 뭐..

그냥 걸어서..


* 어? 아이고 잘못 걸었네.. 미안.. 하하 *


이러고 끊으면 되는 거잖아..

쫄릴게 뭐있어..

어차피 지연이도 진지하게 생각 안 할 거 같은데..


.............

에휴..

나 지금 뭐하는거냐.. 청승맞게..




문자로 보내볼까?

그..그래..

통화하면 떨려서 말도 재대로 못 할 텐데..

그냥 문자 보내 놓고.. 답장 없으면 말지 뭐.

오면 좋은 거고..

안 오면 평소대로 잊고 사는 거고..




* 뭐하냐? 심심한데 술한잔 할까? *


일단 이렇게 문자를 적어 놓긴 했는데..

보낼지 말지로 한참을 고민 중이다.


흠..

근데 이건 좀 오바인가?

3년 만에 연락해 놓고 대뜸 술 마시자고 하면..

좀 그렇겠지?

그냥.. 나 폰 개통했다. 이게 내 번호야.. 라고 보낼까?

이건 왠지 쿨한 모습으로 편하게 지내자는 뉘앙스도 풍기고..

내 번호도 각인 시키는 거고..

괜찮은 거 같은데?

그래.. 이걸로 하자..

그냥 폰 개통 했으니 참고 정도나 하라고 보내지 뭐...


술 마시자고 적어 놓은 문자를 지우기 위해

잘 보이지도 않는 키패드 버튼들을 더듬 더듬 거린다..

음.. 이건가?

슬쩍 눌러본다.

그러자 화면으로 문자가 전송되어가는 모습이..


헉..

이.. 이런.. 젠장할..

지우기 버튼을 누른다는 게 실수로 확인 버튼을 눌러 버린 거 같다.

아.. 안돼..


- 전송 되었습니다 -


결국 심심한데 술 한 잔 하자는 문자를 보내버린 나였다.





아.. 지연이가 날 뭘로 생각할까..

그렇게 매몰차게 뿌리쳐 놓고..

이제 와서 뻔뻔하게 술이나 한잔 하자고 하다니..

그동안 무시할 대로 무시해 놓고는..

생각 좀 난다고 맘대로 연락해 버리는 나를.

지연이는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흑..


띵동~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헉..

보낸지 1분도 채 되지 않았는데 벌써 답장이 와버렸다..

아직 마음에 준비도 안되었는데..

아..

이런..


떨리는 마음을 애써 추스리며.. 심호흡을 한번 한 후..

문자를 확인해본다.


* 지금? 나 회산데.. *


...........

이건 뭔 의미지?

회사 끝나고 마시자는 의미인가?

맞지?

부담스럽거나 생각이 없으면..

연락을 아예 안 하거나 사정이 있어서 곤란하다고 보냈을 텐데..

내가 알던 지연이의 스타일에 비쳐 봤을 때..

분명 이 문자의 의미는..

나도 만나고 싶다. 그런데 지금은 바쁘다. 회사 끝나면 연락 하겠다. 기다려라..

인게 틀림없었다.


* 아 그래? 그럼 안되겠네.. *


그래도 그녀의 정확한 마음은 알 수 없었기에..

퇴근 후에 마실래? 라는 그녀의 답장을 기대하며..

이런 멘트로 답장을 보내는 나였다.


띵동~ 문자가 도착했습니다.


곧바로 그녀에게 답장이 왔다.


* 아냐. 지금 퇴근 하지 뭐. 오랜만에 오빠랑 술 한 잔 하고 싶어.. *


헐..

설마 했는데 수락을 해주는 그녀..

그것도 퇴근 후가 아니라..

지금 당장 만나자고 퇴근까지 한다는 그녀다.


* 그래? 그럼 어디서 볼까? *

* 맨하탄 알지? 1시간 후에 거기서 볼래? *


맨하탄은 그녀와 자주 가던 호프집 이름이었다..


* 그래.. 알았다.*


그녀에게 마무리 답장을 보낸 후 폰을 닫자마자..

갑작스레 떨려오는 마음을 주체 할 수가 없다.

이건 정말 생각지도 않은 일인데..

그냥..

그녀에게 내 번호나 알게 해 줄 심산 이었는데..

뜻하지 않게 커져 버린 일에..

머리속이 혼란스러워 지는 나였다.




그.. 그래.. 일단 좀 씼자..

그리고 옷도 좀 다려야 되잖아..

서둘러야겠네..

성급히 수건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가 버린다.




"어? 아저씨 뭐해?"


...........

시끄러운 드라이기 소리에 그녀가 깬 모양이다.

눈을 비비며 몸을 일으키는 그녀..


"어.. 나 잠깐 나갔다 올 테니까.. 자구 있어라.."

"어디 가는데?"

"몰라두 돼.."

"뭐야? 그럼 여기에 나 혼자 있으란 거야?"

"왜? 무슨 문제 있냐?"

"아니 뭐.. 문제는 없는데.. 그래도 좀 무서운데.."

"무섭긴 무슨.. 여긴 옥탑방이라 도둑들도 안 올라와.. 걱정 말고 푹 자~"

"............."

"그리고 잠은 저쪽 방 가서 자라고 했잖아. 언능 일어나~"

"아.. 알았어.. 근데 아저씨.. 무슨 맞선이라도 보러 가?"

"어? 뭐가?"

"오밤중에 잔뜩 멋 낸거 보니까.. 딱 봐도 여자 만나는 거네.. 그치?"

"............."

"잘해봐.."

"시끄러.. 자던 잠이나 마저 자.."

"혹시 어떻게 대해야 될지 모르겠으면 연락해.. 도와 줄께.. 후훗.."

"까분다.."


그녀의 애교 섞인 농담에 잠깐이지만 뭉쳤던 근육들이 풀어진 느낌이었다.

사실.. 지연이와 만난다는 긴장감과 설레임에..

이미 내 몸은 30분 전부터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던 것이었다.






"혼자 오셨나요?"


맨하탄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묻는다.


"아뇨.. 잠깐만요.."


홀을 쭉 훑어보았다..


"오빠 여기.."


저 멀리 창 쪽에서 나를 부르는 그녀가 보인다.

예전에도 언제나 저 자리에서..

늘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환하게 웃고 있던 그녀였는데..

오늘의 그녀 또한..

그때와 똑같은 모습을 한 채..

똑같은 미소를 보내며 나를 맞이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

지연아..

니가 그렇게 환하게 웃고 있으면..

난 어쩌란 거니..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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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너는 내 운명 제18화 23.04.21 55 6 15쪽
96 너는 내 운명 제17화 23.04.21 51 4 14쪽
95 너는 내 운명 제16화 23.04.21 57 4 10쪽
94 너는 내 운명 제15화 23.04.20 52 4 15쪽
93 너는 내 운명 제14화 23.04.20 58 4 16쪽
92 너는 내 운명 제13화 23.04.20 59 4 13쪽
91 너는 내 운명 제12화 23.04.19 58 5 14쪽
» 너는 내 운명 제11화 23.04.19 56 5 10쪽
89 너는 내 운명 제10화 23.04.19 58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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