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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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연재수 :
134 회
조회수 :
12,102
추천수 :
622
글자수 :
1,031,190

작성
23.04.24 11:00
조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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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글자
10쪽

너는 내 운명 제24화

DUMMY

"아줌마.. 저기 혹시 아가씨 한 명 안 나갔나요?"


허겁지겁 카운터로 달려가 아줌마에게 외쳤다.


"아가씨? 글쎄.. 못 봤는데?"


새벽부터 뛰쳐 나오는 나를 보더니 잠시 당황한 아줌마.

잠이 덜 깬 건지..

내심 귀찮다는 표정으로 대충 대답 하고는 다시 엎드려 버린다.


"네.. 알겠습니다."


뭐 장사를 이따위로 하는 거야.. 젠장할..

신발을 집어 신고 정신없이 문을 빠져나와..

택시가 보이는 큰 거리로 향했다.





그녀가..

편지하나 달랑 남겨 놓고 사라져 버렸다.

떠난다는 그녀..

내가 도달 할 수 없는 먼 곳으로 가서..

좀 더 현실에 맞설 용기를 얻고 오겠다는 그녀..

나에게 기다려 달라는 말도 없이..

막연하게..

언젠가 다시 만나면..

서로 웃으며 멋진 재회를 해보자고..

그렇게 기약 없이 떠나 버린 그녀였던 것이다.





"아저씨.. 터미널이요.."


다행히 눈앞으로 지나가는 택시를 잡아 탈 수 있었다.


현재 시간 아침 8시..

첫 차가 몇 시인지 모르겠다.

운이 좋다면..

그래서 첫 차가 9시에 출발하는 거라면..

가능성은 있다.

그녀를 만나서 차근히 맘을 돌릴 수 있는 것이다.

함께 하자고.. 두 손 꼭 잡고.. 모든 역경들 같이 헤쳐 나가자고

그렇게 얘기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여기요.. 거스름 돈은 됐어요.."


택시 기사의 꾸물거림 조차도 기다려줄 여유가 없었다.

만원짜리 한 장 건네주곤 택시에서 내려 터미널을 향해 뛰고 있는 나였다.


지연아..

가지마..

아직 못다한 말도 많은데..

이렇게 말도 없이 가버리는 게 어딨어..

이렇게 떠나 버리면..

남겨진 난 어떡하라고..

겨우 꺼져 가던 불씨.. 활활 타오르게 만들어 놓고..

치사하게 혼자 도망 가는게 어딨냔말야..

기다려..

가지 말고 기다려!

너 떠나버리면..

나 정말 평생 너 안 볼꺼야.

농담 아니야.

너 평생 원망하면서.. 살 테니 그렇게 알아!!




터미널에 들어서자마자 대합실을 둘러보았다.

아침이라 그런지 한산한 공간..

하지만 그런 지나친 한산함은..

오히려 절망감만을 불러오고 만다.

지연이는 고사하고..

단 한 명의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는 텅 빈 대합실..

왠지 모르게 내 암울한 미래를 투영해주고 있는 듯 하여

소름마저 끼쳐오고 있는 중이다.

..............




버스 시간표 가까이로 다가가 첫 차 시간을 확인했다.

8시 출발..

...........

그렇게 간절히 9시 출발이길 바랬는데..

10분 전에..

그녀는 나를 이 먼 곳에 홀로 내버려 둔 채..

꿈을 향해.. 떠나버리고 만 것이다.

아.. 젠장할..





폰을 들어 그녀에게 전화를 건다.


"전원이 꺼져 있어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갑니다."


역시나 꺼져 있는 그녀의 폰..

...........

다시 터미널을 빠져나와 지나가던 택시를 잡는다.


"아저씨.. 서울까지 가려면 얼마에요?"

"서울? 30만원은 줘야지."

"그래요? 그럼 좀 가주세요. 그리고 최대한 빨리 좀 가 주실 수 있죠? 5만원 더 드릴께요.."


서둘러 그녀만 잡을 수 있다면..

그깟 돈 따위는 문제될게 없었다.


"카드 결제 가능하죠?"

"물론이죠. 얼른 타세요.."


택시에 올라타곤.. 폰을 꺼내 드는 나였다.





* 유진아.. 나 봉군데.. *

* 아 선배.. 무슨 일이세요? *

* 지금 지연이 서울로 먼저 갔거든. 아마 집으로 갈꺼야. 혹시 시간 되면.. 아니 꼭 좀 가줘. 지금 지연이 집에 가서 걔 좀 붙잡아 놔.. *

* 네? 무슨 일이에요? *

* 아.. 자세한 얘기는 도착하면 해 줄 테니까 일단 지연이 어디 못 가게 좀 붙잡아줘. 알았지? *

* 네.. 그렇게 할께요. 근데 무슨 안 좋은 일이라도 생긴 거에요? *

* 뭐 그런 건 아닌데.. 암튼 꼭 좀 부탁해.. 알았지? *

* 네.. *




엄청난 속도로 고속도로를 달려가는 택시 기사였다.

난.. 창밖으로 고속버스들을..

특히 서울로 가는 버스가 헹여나 보일까..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

대충 이쯤이면 지연이가 탄 버스가 가고 있을거 같은데..

라고 생각할쯤 멀리 고속버스 한 대가 앞서 가는 게 보인다.

택시가 빠른 속도로 고속버스를 추월하려 할 때..


"아저씨.. 속도 좀 조금만 줄여주세요.. 천천히.."


그리고 고개를 들어 버스 안을 들여다본다.

첫 차라 그런지 텅빈 좌석들..

하지만 그 순간..

운전석 바로 뒤에 앉아..

창밖을 주시하고 있는 한 여자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지.. 지연이?

턱을 괴곤 멍하니 바깥 경치를 바라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지연이였다.

아..

다행이야..

찾아서..

정말 다행이야.


그래.. 나 이제..

너 절대 못 보내..

이렇게 힘들게 다시 만난 건데..

죽어도 못 보내지.. 하하..




"아저씨.. 이젠 좀 천천히 가셔도 돼요 하하.."

"아.. 그래요?"

"대신.. 저 고속버스 보단 먼저 터미널에 도착해 주셔야 해요.. 아셨죠?"

"물론이죠..손님!"


택시 기사도 어느 정도 감을 잡은 건지..

백미러 너머로 나를 향해 살며시 미소를 보내주고 있었다.

어느 정도 안정된 마음으로..

뒷 주머니에 꾸겨 넣어두었던 지연이의 편지를 꺼내어

다시금 차근히 읽어 내려가 본다.





To. 봉구 오빠에게..


오빠.. 난 이렇게 잠도 설치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는데..

어쩜 이렇게 침까지 흘려가며 잠을 잘 수가 있어? 잠이 와 지금?

흥!!


그래도.. 이렇게 오빠 자고 있는 모습 보니까 너무 좋다.

나 이제 가야 되는데..

빨리 가서 회사에 사표도 내고 짐 정리도 마무리 져야

비행기 시간 겨우 맞출 거 같은데..

오빠 얼굴 1분만 더 보고 간다는 게 벌써 30분째 이러고 있어.

아.. 정말..

그냥 다 포기하고 떠나지 말까?


오빠.. 이렇게 말 없이 편지만 쓰고 떠나서 정말 미안해.

왠지 얘기 하면 오빠가 가지 말라고 잡을 거 같아서..

그러면 나도 흔들려서

그 동안 준비했던 모든 계획이 한꺼번에 다 무너져 내릴까 봐..

차마 얘기하지 못했어.

내 심정 이해해 줄 거지?


나 사실 얼마 전부터 부모님 계시는 미국으로 들어갈 생각이었어.

스스로 현실에 맞서 열심히 살아 보려고 했는데..

자꾸 벽에 부딛히고..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게 너무 짜증 났거든.

그래서 뭔가 다시 도전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어.

다시 시작해서..

내 힘으로 당당히 일어서고 싶다는 결심을 해버린 거야.

오빠 만나기 전까진 말이지..


오빠한테 이런 얘기를 하게 될거라곤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먼 훗날.. 성공한 오빠에게.. 나 역시도 성공한 모습으로 나타나..

근사한 재회를 이룰 거란 생각만 해왔었는데..

어쩌다 이렇게 돼 버린 건지 모르겠어..

오빠 마음 알게 되어서 너무 행복하긴 한데..

그런 오빠를 두고 떠나려니.. 발길이 떨어 지질 않아 너무 괴로워..

아.. 진짜 진짜 가기 싫어졌어. 어떡해..

후아.. 흔들리지 말자 이지연!!


오빠..

기다려 달라는 말은 안 할 거야..

이렇게 떠나야 하는 입장에서 오빠에게 그런 말까진 차마 못하겠어..

대신..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내가 오빠를 찾아가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리고 그때까지 오빠의 나에 대한 마음이 변함 없다면..

우리.. 영화 세렌디피티 주인공들처럼 멋진 재회를 해 보는 게 어때?

너무 로맨틱 할 거 같지 않아?

아~ 상상만 해도 너무 좋다.. 힝..


오빠..

오빠도 이제 꿈을 향해 훨훨 날아봐..

아직 우린 젊잖아..

떨어져 있는 이 시간들 동안..

서로의 꿈을 이루고..

그리고 다시 만나게 된다면..

너무 멋질 거 같애..

오빠도 그렇게 생각하지? 나 혼자만 이렇게 생각 하는 거 아닌 거지?

난 오빠가 해낼 거라 믿어..

나보다 더 똑똑하고 뚝심 있는 오빤데..

분명 내 기대 이상으로 멋진 남자가 될 거라는 거.. 절대 의심치 않아.

부디 힘내서..

이 세상에서 가장 멋있는 인간 김봉구가 되 주길 바래. 화이팅!


건강하게 잘 살고 있어 오빠..

나도 열심히 잘 살께.

알았지?

그럼 나 이제 간다.

안녕~






그래 지연아..

기다릴께..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기다릴 수 있어.

평생이어도 좋아..

널 기다린다는 마음이면..

평생을 간직하고 살아 갈 수 있을 거 같아.


대신..

제발 마지막으로 한번만 만나주고 가!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어.

기다릴 거라는 말도 하고 싶고..

건강하게 잘 살라는 말도 하고 싶어.

단 5분이면 돼..

이 말들만 하게 해줘 지연아..

이말 못하고 널 보내면..

난 괴로움에 허우적 거리며 살게 될지도 몰라..

너 잘 알잖아 내 스타일..

허락 해줘야 된다. 알았지?


나 먼저 가서 기다리고 있을께..

버스에서 내릴 때 내 얼굴 보고 너무 당황해 하지마..

그냥..

내 말 몇 마디만 들어주고..

환하게 웃으며 떠나면 되는 거야..

별거 아니잖아.. 그치?

그럼.. 좀 있다 보자 지연아..




그녀의 편지를 다시 주머니에 넣고는 고개를 든다.

왠지 모를 싸늘함이 온몸을 휘감는다.

뭐지?

순간 눈앞으로 갑자기 끼어드는 트럭..


"어.. 아저씨 조심하세요!!"

"어? 어~ 어~ 으아악~~"


끼이이이이익~


순간적인 빛의 번쩍임이 느껴지면서..

몸이 붕 떠오름을 느낀다.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내가 안전벨트를 맸었나? 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어버린다.

아.. 서.. 설마 이렇게 끝나는 건.. 아니겠지?

나도 모르게.. 눈을 감아 버리고 말았다.


지연아..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쿵~~!!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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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 너는 내 운명 제16화 23.04.21 57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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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너는 내 운명 제6화 23.04.17 60 5 8쪽
84 너는 내 운명 제5화 23.04.17 60 4 9쪽
83 너는 내 운명 제4화 23.04.16 63 4 12쪽
82 너는 내 운명 제3화 23.04.16 59 4 10쪽
81 너는 내 운명 제2화 23.04.16 68 4 9쪽
80 너는 내 운명 제1화 23.04.15 73 4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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