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퍼스 러브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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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리아
작품등록일 :
2023.03.19 14:37
최근연재일 :
2023.07.22 09:58
연재수 :
13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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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031,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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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2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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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쪽

너는 내 운명 제19화

DUMMY

"에이.. 잘못 들었겠지.. 말도 안돼.."


설희가 거짓말을 할 리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난.. 애써 부정하려 했다.


"아냐.. 분명히 들었어. 유진 언니가 지연 언니한테.. 이젠 설희도 있는데 반찬 그만 준비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그러니까.. 지연 언니가 안 그래도 그래야 될 거 같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동안 전달해 주느라고 수고 했다고 하고 막 그랬다니까.."


..............

아니야..

이럴 순 없어.

헤어진 옛 연인을 위해 반찬을 준비한다고?

이게 말이 돼?

깔끔하게나 헤어진 거면 이해나 가지..

그토록 모멸감 느끼며 비참하게 버려졌던 앤데..

제정신 박힌 여자면 그런 일을 하겠어?


"아냐.. 그럴 리 없어.."


끝까지.. 난 인정하지 않았다.

여기서 내가 인정해 버린다는 것은..

결국 둘 중 하나의 결과라는 것이다.

지연이가 정신 이상자가 된 거거나..

아니면..

아니면..

아직도 나를 잊지 못한 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에게 있어선..

전자의 결과 만큼이나..

후자의 결과도..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인 것이다.


"진짜라니까 그러네. 유진 언니가 아저씨한테 다 얘기 할 거 라니까.. 지연 언니가 그러지 말라고.. 절대 얘기하면 안된다고 막 말리구 그랬단 말야.."


................


지연아..

정말이니?

정말로 니가 그렇게 오랫동안 내 반찬 만들어서 보내온 거야?

왜 그랬니..

나 같은 놈 잊고 행복하게 살라고..

뒤도 안 돌아 보고 사라져 준거잖아..

그럼 행복하게 살아야지.

이렇게 안타까운 모습 보이면 난 어쩌란 거야..

널 마음속에서 지우고..

새로운 인생을 살아 보려고.. 이렇게 발버둥을 치고 있는 나는..

대체 어쩌란 말이야..


뜻하지 않게 그녀의 마음을 알아 버린 데서 오는 혼란과..

그런 그녀의 마음을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에 대한 막연함에..

내 머리 속은 점점 더 복잡해져 가고 있었다.





"아저씨.."


한참을 생각에 사로잡혀 있던 와중에.. 설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 어.."

"아저씨는 어때?"

"뭐가?"

"아저씨도 지연 언니 아직 좋아하지 않아?"

"............"

"아저씨만 좋다면야 그냥 가서 다시 시작하자고 해도 될 거 같은데.."

"그렇게 쉬운 문제가 아냐.."

"아니긴.. 서로 좋으면 된 거지.. 뭐가 더 필요해.."

"넌 어려서 아직 잘 몰라.."

"치.. 아저씨도 순 어린애드만 뭘.."

".............."





"그나저나.. 넌 내가 지연이랑 다시 시작하면 좋겠냐?"

"뭐.. 사귀든 말든 상관은 없는데.. 그래도 둘이 사귀면 재밌어 보이긴 할 거 같애.."

"그럼 너 쫓겨나야 되는데도?"

"어?"

"애인 놔두고.. 다른 여자랑 동거 할 순 없잖아.."

"아.. 참.. 그런 문제가 있었구나.."

".............."

"어쩌지?"

"어쩌긴... 나 연애 시작하면 넌 그날 부로 짐 싸 들고 나가야지.."

"그.. 그래야겠지?"

"어.."

"아 뭐야.. 그럼 둘이 사귀라고 부채질도 못하는 거잖아 .."

"............."


집을 나가야 할지도 모른다는 얘기를 들어서인지..

표정이 복잡해 보이는 그녀..

그런 그녀를 향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야.. 걱정 마"

"어? 뭘"

"나 지연이랑 다시 만날 생각 없어!"

"어? 왜?"

"어차피 지연인 남자친구도 있는데 뭘.. 내 생각엔 반찬 보내고 하던 건 그냥 옛 정 생각해서 그랬던 거 같어.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젠 지연이에 대한 내 마음이 식어버렸어."

"에이 설마.."

"설마는 무슨.."

"진짜로 잊었다고?"

"어.. 오늘 막상 만나고 보니까 예전 같진 않더라고. 그냥 친구로 지내는 게 더 나을 거 같어"

"아저씨.."

"왜?"

"그거 알어?"

"뭘?"

"아저씨 거짓말 할 때.. 콧구멍 막 벌렁거려.."

".............."

"풉.. 어찌나 휘향 찬란하게 벌렁이는지.. 코가 막 무너질 거 같애.. 크킄"

"누가 거짓말을 했다는 거야.."

"에이.. 나한테까지 그렇게 변명해 댈 건 없어. 어차피 난 아저씨 응원해 줄 테니까.. 아저씨 마음 가는 대로 결정해."

"우씨.. 이게 진짜.."

"훗.. 그나저나.. 안 들어갈 꺼야?"

"먼저 들어가. 난 바람이나 더 쐬다 들어갈 테니까.."

"그래? 그럼 키 줘.."

"여기.."


그녀에게 키를 건낸다.


"너무 무리하지 말고 빨리 들어와.. 혼자 있는 거 무서워.."

"알았어.."


그녀가 돌아서서 집으로 향한다.

............

그런 그녀의 뒷모습을.. 잠시 쳐다보다가..

갑자기.. 몸을 일으켜 그녀를 불렀다.


"야.."

"어?"

"잠깐 이리 와 봐.."


나의 부름에 졸린 눈을 비비며..

다시 나에게로 다가오는 그녀.


"왜?"

"너.."

"응.."

"너 그냥 나랑 사귈래?"

"뭐?"

"가짜 애인 행세 같은 거 말고.. 그냥.. 진짜로 나랑 사귀자.. 어때?"

"............"


나의 느닷없는 고백에.. 당황을 했는지..

눈이 휘둥그래진 설희..

할 말을 잠시 잊은 건지.. 잠시 멀뚱멀뚱 나를 바라만 보고 있다.


"너.. 외롭잖아.. 내가.. 외롭지 않게.."

"외롭지 않게 뭐?"

"아니 뭐 그냥.. 너 안 외롭게 잘해 준다고.."

"흠.."


뭔가 고민을 하고 있는 듯.. 진지한 표정을 보이는 그녀였다.


"..........."

"아저씨.."

"어.."

"안되겠어.."

"............."

"지연 언니가 너무 불쌍해.."

"야.. 지연이 얘기가 여기서 왜 나와.."

"그리고 아저씨도 내 취향이 아냐.."

"............"

"뭐 아저씨도 어차피 별 생각 없이 해본 말 같으니까.. 못 들은 걸로 할께."

"............."

"아.. 잠 다 깼네. 이런.."

"............."





가끔은 설희가..

나이에 맞지 않게 어른스러워 보일 때가 있다.

분명 평소엔 철딱서니 없는 스물 한 살 꼬마이긴 한데..

이렇게 한 두 번씩 마치 내 마음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나를 휘두를 때는..

정말이지.. 누가 어른이고 누가 애인지.. 모르겠다.

방금 그 설희의 거절에서도..

이런 어른스러움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나였다.

..............

미안하다 설희야..

이런 못난 아저씨 때문에.. 너도 고생이 많구나.





"아저씨..."


아직도 집에 들어가지 않고 있던 그녀가.. 나를 부른다.


"왜?"

"술이나 마시자.."

"술?"

"어.."

"아까 많이 먹었잖아.."

"또 마시고 싶어."

"............"

"저기 치킨집 아직 문 안 닫았네. 맥주에 치킨.. 어때?"

"치킨 말고 딴 거 가면 안되냐?"

"왜? 치킨 싫어해?"

"아니 뭐.. 치킨도 별로긴 한데.. 맥주도 별로라.."

"그래? 그럼 아래로 내려가 볼까?"

"좋지.. 안 그래도 술이 땡기는 밤이긴 했는데.. 잘 됐다.."

"그러게.. 가자 언능~"


그녀와 함께 큰길 쪽으로 향했다.






"아저씨 너무 무리하는 거 아냐?


소주병을 따더니.. 나에게 잔을 따르는 설희..

불과 30분 만에 벌써 쏘주 2병을 비운 후.. 3병째를 따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그중 3분의 2는.. 내가 마셨다.

............





"그래서 결국... 아저씨 힘들다고 헤어진 거잖아.."


설희의 집요한 질문 공세와.. 제법 취한 술 기운 탓에..

결국 지연이와의 이야기를 털어놓고 말았다.


"지연이 행복 하라고 떠난 거라니까.."

"그건 변명인 거구.."

"우씨.. 말 진짜 안 통하네. 몇 번 말하냐 대체.."


술이 슬슬 올라오는 건지..

그녀와의 대화가 조금씩 짜증이 나기 시작해 버렸다.


"아저씨가 아무리 얘기해도 내 귀에는 아저씨가 힘들어서 도망친 걸로 밖에 안 들려.."

"에이.. 썅.. 관둬.."


결국 입에서 거친 말이 튀어나오고 만다.


".............."





물론.. 설희 말대로..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6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쌓아온 사랑과 신뢰..

하지만 오로지 사랑에만 충실했던 지연이와는 달리..

나는 사랑과 신뢰 말고도..

또 다른 불행의 씨앗 하나를 키워나가고 있었다.

지연이 옆에 있는 내 자신이 너무 형편없고 부끄럽다는..

학창 시절부터 징글징글하게 나를 괴롭혀 왔던

그놈의 '자격지심'이라는 씨앗을 말이다.


그래도 연애 초기였던 학창 시절엔 크게 문제 되질 않았다.

보기만 해도 행복하고.. 살갗만 스쳐도 떨림을 주체 할 수 없던..

연애 초기에서나 누릴 수 있는 설레임의 감정들이..

그깟 자격지심 따위는 쉽게 눌러 뭉갤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사랑의 감정이 설레임에서 익숙함으로 바뀌어 가던 시점에선..

결국 서서히 키워나가던 '자격지심'의 씨앗이..

조금씩 꿈틀거리기 시작 하다가 파멸의 봉우리를 피워버린 것이다.


하지만.. 중요한 건..

내가 그녀를 떠난 게.. 그런 자격지심 때문만은 아니란 것이다.

그녀를 사랑하는 감정이.. 아무리 익숙함의 감정으로 바뀌었다 해도..

내가 어찌 이별과 자격지심.. 이 두가지를 저울질 할 수 있겠는가..


아무도 믿지 않겠지만..

정말로 난..

그녀의 행복을 바랬었었다.

세상엔.. 더 큰 행복이란 게 존재할 거라 믿었고..

그걸 그녀가 누릴 수 있길 바랬단 것이다.

나로 인해 그녀가 그런 행복을 누릴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게..

나에게 있어선..

정말이지.. 자격지심보다 훨씬 더 큰 괴로움이었던 것이다.




"아저씨 화났어?"

"아냐.."

"미안해.."

"화 안났어. 괜찮아.. 자 한잔하자.."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나를 쳐다보는 그녀에게..

차마 분노를 표출할 순 없었다.

그래서 애써 감정을 억눌러가며..

잔을 들어 건배를 청하는 나였다.


"어.. 건배.."


나의 화난 모습을 처음 본 건 아닐텐데도..

유난스레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듯 보이는 설희..


"하하.. 원샷인 거 알지?.."


미안한 마음에..

웃음을 보이며.. 그녀의 기분을 달래주려 했다.




"자.. 한잔해 아저씨.."


초반엔 힘들다고 안마시던 그녀가..

슬슬 탄력을 받은 건지.. 먼저 나에게 잔을 들어온다.


"어.. 그래.. 푸하하.. 우리 설희 술 쎄네~"


혀가 꼬부라진 건 한참 전..

물론 정신도.. 제정신이 아닌지 오래다.

이제 몇 잔만 더 마시면.. 필름이 끊기는 상황에 도달하는 나..

하지만..

이 정도 상태에서 술을 절제 한다는 게 불가능 하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는 나였다.


"으아아.. 취한당.."

"어이구.. 자 받어.. 울 귀염둥이.."

"귀염둥이? 히힝.. 내가 그렇게 귀여워?"

"............."





빛과 어둠들이 교차해간다..

잠시 눈을 떴을 땐 가로등이 보이고..

다시 눈을 떴을 땐 대문 같은 게 보였다.

내 어깨에 뭔가 중압감이 느껴져 오지만..

내 한 몸 가누기에도 너무 벅찬지라..

신경 쓸 여력조차 없었다.

또 한번의 어둠이 지속되다가..

눈을 떠보니..

이번엔 처음보다 더 희미하고 순간적인 장면들만 보여지고 있다.


살구 빛.. 그리고 온몸에 느껴져 오는 부드러움..

아.. 이거 왜 이렇게 기분이 좋지?

그리곤 또 눈이 감긴다..

조만간 또 눈이 떠지면.. 더 좋은 느낌이려나?

...............

하지만.. 다시 눈을 뜰 순 없었다.





며..몇 시지?

창문으로 들어오는 눈부신 햇빛에.. 잠을 깬다.

핸드폰으로 시간을 보려고 몸을 일으키려 하자..

머리가 지끈 아파온다..

윽..

..............

도대체 얼마나 마신 거야..

나 혼자만.. 3병은 마신 거 같은데..

후아..

목구멍으로 올라오는 갈증을 해소해 보고자..

물을 마시려 일어나는 나..

............

근데 왜 이렇게 허전해?

몸을 내려다 본다.


으아악~

뭐..뭐야?

웬 알몸?

깜짝 놀라서 이불 속으로 후다닥 들어가 버린다.

마.. 말도 안돼.

왜.. 왜 벗고 있는 거지?

다시금 이불 속으로 고개를 넣어.. 확인해 본다.

분명.. 속옷조차도 걸치지 않은..

완전한 알몸..

아.. 미치겠네..

도대체 뭔 일이 있었던 거야..


저 멀리..방 구석퉁이로 속옷과 바지가 보인다.

그래.. 일단 좀 챙겨 입고 생각하자..

..............

이불을 두른 채 일어나..

조심조심 옷들이 있는 쪽으로 향했다..


드르륵~

헉..

문 열리는 소리에.. 순간적으로 몸이 얼어버렸다..


"어? 일어났어?"

"..............."


등 뒤로 그녀의 아침 인사가 들려왔지만..

너무 민망한 나머지 돌아 볼 수 없었고..

멍하니 벽만 바라 본 채 서있어야 했다.


"근데 뭐해?"

"............."

"아.. 미안.. 잠깐 나가 있을께.."


그러더니..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는 그녀..


"..............."






떠올려야 한다..

어제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왜 내가 이렇게 홀라당 벗고 잠이 들었는지..

반드시 생각해 내야만 한다.

안 그러면..

설희와 말도 안되는 일을 저질렀을 수도 있다.. 라는 끔찍한 상상을..

사실로 받아 들여야 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





분명..

술집에서 계산하던 기억까진 있다.

하지만 그 이후의 기억들은.. 잘 떠오르지 않는다.

가로등 불빛이 눈부셨던 것과..

대문 여는 장면이 잠깐 스쳐 지나갈 뿐..

아.. 그리고 희미하게 나마 살구 빛 형체가 떠오른다..


살구 빛?

뭐지?

뭐였더라?

아.. 이게 기억이 나질 않는다..

중요한 단서가 될 거 같은데.. 아.. 뭐였지?


"뭘 그렇게 골똘히 생각해?"


...........

어느새 들어왔는지.. 내 앞에서 빤히 나를 쳐다보고 있는 그녀..


"아.. 아냐.."


대답을 얼버무리며.. 그녀의 표정을 슬쩍 훔쳐보았다.

별다른 표정 없이.. 평소의 모습인 그녀..

..............

흠..

별일 없었던 거겠지?

그냥 나 혼자 필름 끊겨서 이리저리 옷 벗어던지고 잠든 거.. 맞겠지?


"아.. 머리 아프네.. 야 물 좀 꺼내줘.."


잠정적으로..

아무일 없었을 거란 결론을 내린 채..

일단 숙취부터 해소해야겠단 생각을 했다.


"어.."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나에게 건내는 그녀..

그리고 물병을 건내 받은 나는 컵도 사용하지 않고..

병 채로 벌컥벌컥 마시기 시작한다.


"근데 아저씨.."

"어.."


물을 마시다 말고 대답을 해준다..

그리곤 다시 물병을 들고 마시는 나..


"어제 기억나?"


헛..

뭐..뭐야.. 갑자기 이런 걸 묻는 이유가?

다시금 긴장이 되기 시작한다.


"아니.. 근데 왜?"

"아 아냐.. 나도 기억이 안 나서.."

"그래? 뭐 우리 둘 다.. 얌전히 와서 잠 들었겠지 뭐.."


당연한 사실인 것처럼...

최대한 긴장된 마음을 감춘 채 태연하게 대답해 주긴 하지만..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계속 마음속을 지배해가기 시작하고 있었다..


"그렇겠지?"

"당연하지.. 뭐 이상한 일이라도 있었을까봐? 하하 얘는 뭔 생각 하는 거야.. 하하.."


초조한 마음을 감춰보고자..

억지 웃음들까지 지어가며 오버 하는 나였다.


"근데.. 아저씬 왜 홀랑 벗고 있었던 거야?"


..............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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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 너는 내 운명 제13화 23.04.20 59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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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 너는 내 운명 제4화 23.04.16 63 4 12쪽
82 너는 내 운명 제3화 23.04.16 59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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