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방랑자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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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작품등록일 :
2023.05.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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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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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5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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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명예를 건 결투-

DUMMY

13화-명예를 건 결투-


자존심을 건드리는 야유가 가심의 심경을 건드렸던 것일까

가심은 제대로 보여주겠다며 도끼에 마력을 담기 시작했다.

우웅 거리는 소리와 함께 도끼가 울리며 살벌한 기운이 연무장에 퍼졌다.


관중들은 이제야 제대로 된 싸움이라며 좋아했고 지켜보던 티루안은 걱정으로 얼굴색이 변했다.

“레온 괜찮으려나.”

옆에서 지켜보던 한니발은 언제든지 뻗어나갈 수 있게 검에 손을 얹힌 채 있었다.

“걱정 마라. 레온은 미약하지만 검기마저도 막아냈던 전적이 있어. 무기에 마력을 담는 수준은 커버할 수 있을 거다. 혹시나 위험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그때는 내가..”

뒷말을 생략하는 한니발의 손이 검을 쥔 것을 보고 티루안은 감동했다.

레온을 걱정하는 것이 자기만이 아니구나라는 사실을 알았기에


그때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둘의 시합이 재개되었다.

레온 또한 미숙하지만 무기에 마력을 주입할 수 있었고 숙련도의 차이가 부족한 부분은 마검의 스펙으로 따라잡았다.

하지만 본신의 스펙 차이는 어쩔 수 없는지 무기가 부딪치는 횟수가 늘어남에 따라 레온의 근육은 무리한 움직임으로 떨려왔다.


조금씩 밀리는 힘에 레온이 다시 거리를 띄우려 뒤로 빠졌고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는 듯 가심이 무게중심을 앞으로 옮기며 달라붙었다.

뒷걸음질 치는 와중에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자 레온은 발이 꼬여 뒤로 넘어졌고 그 틈에 가심은 도끼로 장작을 패듯 위에서 찍어 내렸다.


레온이 아슬한 차이로 일어나며 옆으로 몸을 피했고 도끼는 바닥에 박히며 흔적을 남겼다.

“쥐새끼마냥 잘 피하는구나. 티루안 용병대의 부대장 자리는 싸움을 잘 피하는 사람에게 주어지나 봐?”


도발하는 가심을 응징하지 못하고 레온의 머릿속은 가쁘게 돌아갔다.

육체와 무기를 강화하고 마법을 쓰느라 가진 마력의 1/3가량을 이미 써버린 것 같았다.

‘이대로 져버리면 완전 나가리인데.’


부정적인 현실에 레온의 머릿속은 최악의 상황이 연상되었다.

가심은 승기가 넘어온 것을 느꼈는지 다시 달려들기 시작했고 레온은 가심의 도끼를 막기 위해 마력을 소비할 수밖에 없었다.

그간 배운 엘프의 검술까지 사용하며 가심의 빈틈을 노렸지만 생각보다 노련한 용병인 가심은 당황하더라도 치명적인 실수까지 이어지지 않았고 조금씩 승리는 가심에게 넘어갔다.


이어지는 도끼질을 막으며 힘이 빠진 레온은 이대로 가면 진다는 것이 느껴졌기에 바람을 조종하여 폭발적으로 가심에게 접근했다.

상황을 반전시킬 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마법의 도움을 통해 순식간에 다가가자 가심은 기다렸다는 듯 도끼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그어버렸다.

레온 또한 남은 힘을 다해 검을 부딪치니 쾅이란 소리가 나며 레온이 튕겨나갔다.


끝나가는 상황에 용병들은 가심의 이름을 외치며 승자를 축하했다.

먼저 시비를 건 이가 가심이라도 강한 사람이라는 것이 판명 났으면 그것은 시비가 아닌 강자의 특권이 되는 세계니까.


튀겨나간 레온은 남은 마력이 1/4도 안 된다는 것을 깨닫고 입술을 깨물었다.

그냥 이 자리에서 마법을 써서 마검사라는 것을 밝혀서라도 이기는 게 낫지 않을까?

아니 마법을 쓴다 하더라도 이길 가능성은 있는 것인가?


레온의 고민을 덜어주기 위함일까 아니면 지금이면 레온을 유혹할 수 있다 생각을 한 것일까

여태 튼튼한 검에 불과했던 마검이 레온의 마력과 생명력을 조금씩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놀란 레온이 검을 놓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때 마검은 빼앗아간 것보다 더한 힘을 레온에게 건네주었다.

근육이 펌핑 된 듯 부풀어 올랐고 자신이 낼 수 있는 힘의 한계가 더 늘어난 것이 느껴졌다.


마검들의 기본적인 성능. 광화의 효과로 보였다.

마치 버서커처럼 전투에 미치게 만들어 몸의 한계를 극복시켜주는 이능이었다.

대신 생명력과 마력을 가져가고 정신을 오염시키기는 하지만 싸우다 죽는 것보다는 나았다.


왜 이제 와서 마검의 능력이 개화됐는지 모르지만 레온에게는 기회였다.

“지금이라도 살려달라 하면 봐주지. 대신 개처럼 내 다리 사이를 지나가야 되지만.”

“개소리하지 마.”


레온은 이를 악물고 남은 마력을 검에 집중시켰다.

이대로 목숨을 잃을 바에는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붓고 타오르고 싶었다.

죽음을 결심한 레온의 눈빛을 보고 움찔한 가심은 더 크게 말했다.

“죽어야 정신 차리는 놈이네.”


레온과 가심이 서로에게 달려가 무기를 맞대었다.

힘이 빠져 손쉽게 사냥할 거라 생각한 사냥감이 다시 쌩쌩해진 모습에 가심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레온은 엘프 특유의 빠른 움직임을 흉내 내며 가심의 주위를 맴돌았고 당황한 가심의 등 뒤로 움직여 몸에 바람구멍을 내주었다.

등 뒤로 들어간 검이 폐까지 찌르며 가심은 피를 토했고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마무리로 목숨을 뺏는 것은 오히려 마이너스라고 생각한 레온은 거리를 띄우고 부사령관을 쳐다봤다.


부사령관은 숨을 헐떡이며 피를 토하는 가심을 바라보고는 레온을 이름을 크게 외치며 승자가 누구인지 선포하였다.

철패용병이 동패용병을 이기는 역전승에 용병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환호하였고 그중 가장 기뻐하는 이들은 티루안 용병대였다.

사제가 쓰러진 가심을 향해 달려가 먼저 치료를 진행했고 응급처치 후 레온의 몸 상태도 확인해 주었다.


사제에게 마검을 사용한 걸 들키지 않을까 레온은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아무 말 없이 지나갔고 티루안 용병 대원들이 레온을 중심으로 원을 그리며 얼싸안았다.

“레온 부대장!! 동패를 이긴 철패용병 레온이 바로 우리 부대장이지.”

“레온! 레온! 레온!”


자신의 이름을 외치며 열광하는 모습에 레온은 검을 손에 쥐고 하늘을 향해 뻗었고 용병들의 환호를 받으며 퇴장했다.


다음날

시합 이후 과도한 마력 사용과 마검의 후유증으로 하루를 꼬박 날린 레온은 티루안을 불렀다.

어제 시합에서 이길 수 없는 상대를 이긴 보상인지 레벨도 하나 올랐다.


상승된 레벨에 기분이 좋아진 레온을 향해 티루안이 방문했다.

“어제 시합에서 이긴 게 기분이 좋은가 봐?”

“저보다는 저한테 돈을 걸어서 큰돈을 번 티루안이 더 기분이 좋겠지요.”


티루안은 무거워진 주머니를 흔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숨기려고 해도 숨길 수가 없네. 레온 덕분에 내가 좀 부자가 되었지.”

“그건 됐고. 말 2필은 어떻게 하기로 했습니까?”

“그쪽 용병대에서 말 1필은 가지고 있어서 하나 받고 나머지는 금화 2개로 퉁치기로 했어.”


내기에서 번 돈과 이번 시합으로 얻을 명성에 비하면 작은 보상이지만 놓치면 안 되는 보상이었다.

“그럼 됐습니다. 말은.. 요새의 마구간에서 관리하고 한니발이 타도록 하죠.”


부대원 중에 승마를 배운 이가 한니발뿐이기에 티루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기사님의 완성은 말을 타는 거지.”

혹시라도 자기가 대장이니 티루안이 말을 타겠다는 말을 할까 불안했던 레온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아직 한니발 본인은 모르고 있지만 자신은 한니발의 적성을 알고 있기에 그가 말을 타고 자신의 능력을 깨우치는 것이 중요했다.

“그럼 다 해결됐네요. 용병대의 재정상황도 괜찮아졌으니 다른 문제가 없으며 저는 검술을 배우러 가보겠습니다.”


티루안은 자리에 일어나 바로 훈련하러 가려는 레온을 말렸다.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좀 더 쉬지 그래?”

“이미 하루를 날려서 더 낭비하기는 좀 그래요.”


레온이 훈련을 나가려는 때 요새의 부사령관이 숙소에 방문했다.

“실례해요. 여기가 시합에서 이긴 레온 용병이 있는 곳이 맞나요?”

부사령관의 방문에 티루안은 군기가 든 목소리로 의문을 담아 답했다.

“네! 맞습니다. 무슨 일로 찾아오셨는지?”


부사령관은 입가를 가리고 웃으며 티루안에게 축객령을 내렸다.

“레온 용병과 할 얘기가 있는데 잠시 자리를 비켜주시겠어요?”

티루안은 사태 파악을 하느라 눈을 이리저리 굴렸다.

같이 이야기를 듣고 싶지만 요새의 상급자에게 안 좋은 인상을 남길 수는 없어 티루안은 숙소를 나왔다.

“그럼 전 밖에 있겠습니다. 얘기가 끝나면 불러주세요.”


부사령관은 티루안이 방을 나가는 것을 확인하고 정령 마법을 펼쳤고 바람이 한곳에 모이며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한 정령이 등장했다.

“실프, 비밀 얘기를 하게 방음을 부탁해요.”


실프라 불린 정령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이내 모습을 감췄고 방을 중심으로 얇은 공기막이 생성된 것이 느껴졌다.

“방음까지 하시는 걸 보니 중요한 이야기인가 보네요.”

레온의 질문에 부사령관은 웃음을 터뜨렸다.

“맞아요. 저는 상관없지만 레온 용병이 비밀로 하고 싶은 것 같아서요.”


비밀?

떠보는 질문에 레온은 식은땀이 났다.

그 반응을 귀엽다는 듯 보던 부사령관이 먼저 화두를 던졌다.

“어제 시합에서 마법을 쓰던데 제가 모를 줄 알았어요?”


마법을 사용한 게 들킨 모양이었다.

당황한 레온은 머릿속이 복잡해지며 자기도 모르게 엄지손톱을 물어뜯었다.

“어떻게 아신 겁니까?”

“고위 마법사가 우습게 보여요? 저 이래 봬도 위자드입니다.”


위자드라는 단어에 레온의 눈이 커졌다.


게임에서 전사들의 완성인 오러 마스터와 반대로 마법사의 완성은 위자드였다.

마법사가 위자드의 경지에 오르면 고위 마법을 펼치고 심상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

그 또한 흑마법사로 플레이할 때 위자드의 경지에 오른 적이 있어 그 강함을 유추할 수 있었다.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마법의 길을 걷고 있는 메이지 레온이라고 합니다.”

레온의 인사에 부사령관도 자신의 이름을 밝혔다.

“네. 저는 자연 마법을 추구하는 드루이드 엘레나에요.”


엘레나라는 이름에 레온의 머릿속에 한 명이 스쳐 지나갔다.

이 요새에서 만날 수 있는 NPC가 아닌 세계수를 지키는 마을에서 볼 수 있던 주요 엘프들

그중 엘레나라는 이름의 드루이드가 있었다.


왜 엘레나가 요새로 오게 되었는지도 궁금하지만 그에게는 지금 이 난감한 상황을 헤쳐나가는 게 중요했다.

“레온 용병은 어느 학파에서 마법을 배웠나요?”

“따로 스승님을 두어서 마법을 배운 적은 없고 용병 생활을 하며 얻은 마법서로 한두 가지 익힌 재주밖에 없습니다.”


스승이 없다는 말에 엘레나는 반색했다.

“혹시 레온 용병은 자연 마법을 배우고 싶은 마음이 있나요?”


자연 마법이라는 말에 레온은 고개를 저었다.

그가 생각한 마검사로 성장하는 길에 화력이 약한 자연 마법을 배울 틈이 없었기 때문에

“아직 어떤 학파의 마법을 중점으로 배울지 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자연 마법도 나쁘지 않아요. 배울 생각이 있다면 저한테 배우는 게 어때요? 요새의 부사령관으로서 앞으로 성장해 나갈 인물에게 투자하는 셈이에요.”


위자드의 경지에 이른 이가 가르쳐 준다는 말에 레온의 마음이 흔들렸다.

물론 그가 엘프가 아니기에 자연친화력이 떨어져 자연 마법을 대성하기 힘들겠지만 현재 상황에 마법을 가르쳐 줄 이를 찾기 힘들 판국에 이런 기회를 놓치기 힘들었다.


마음속으로 결정을 내린 레온은 엘레나를 바라보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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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3개의 시련- 23.06.20 31 2 11쪽
38 38화-3개의 시련- 23.06.19 33 1 12쪽
37 37화-설원의 마녀- 23.06.18 38 3 12쪽
36 36화-설원의 마녀- 23.06.17 45 2 11쪽
35 35화-설원 늑대- 23.06.16 43 3 12쪽
34 34화-설원 늑대- 23.06.15 45 2 12쪽
33 33화-설원 늑대- 23.06.14 51 3 12쪽
32 32화-설원 늑대- 23.06.13 51 2 11쪽
31 31화-설원 늑대- 23.06.12 59 2 11쪽
30 30화-거미 괴물 둥지- 23.06.11 61 4 12쪽
29 29화-거미 괴물 둥지- 23.06.10 68 3 12쪽
28 28화-사냥꾼 파브르- 23.06.09 72 4 12쪽
27 27화-신비의 숲- 23.06.08 65 4 12쪽
26 26화-신비의 숲- 23.06.07 72 4 11쪽
25 25화-신비의 숲- 23.06.06 77 4 12쪽
24 24화-루발라 방어전- 23.06.05 86 5 13쪽
23 23화-루발라 방어전- 23.06.04 87 4 11쪽
22 22화-루발라 방어전- 23.06.03 98 4 12쪽
21 21화-루발라 방어전- 23.06.02 97 4 11쪽
20 20화-루발라 방어전- 23.06.01 99 5 12쪽
19 19화-루발라 방어전- 23.05.31 107 5 11쪽
18 18화-동패용병 레온- 23.05.30 112 5 12쪽
17 17화-오크 주둔지 공격- 23.05.29 114 6 11쪽
16 16화-티루안 용병대 확장- 23.05.28 120 5 12쪽
15 15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7 128 4 12쪽
14 14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6 138 5 13쪽
» 13화-명예를 건 결투- 23.05.25 146 5 11쪽
12 12화-명예를 건 결투- 23.05.24 157 6 12쪽
11 11화-명예를 건 결투- 23.05.23 16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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