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방랑자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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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운
작품등록일 :
2023.05.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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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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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1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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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화-루발라 방어전-

DUMMY

20화-루발라 방어전-


마치 주술사처럼 목에 뼈로 이루어진 장신구를 낀 오크였는데 그 오크를 주위로 고블린들과 트롤이 모여 있었다.

‘조련사 오크가 저기 있네.’


후반부에 등장하는 조련사 오크는 고블린과 트롤 심지어 오우거마저 부리는 녀석들이었는데 불행 중 다행인지 녀석의 근처에 오우거는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지금 시기에 오우거가 나온다는 게 밸런스 붕괴겠지.


“한니발! 저 주술사처럼 보이는 녀석부터 잡읍시다.”

레온은 한니발을 부르며 뛰었고 멀리 있던 한니발이 늑대를 이용해 적들을 뛰어넘으며 오크 조련사의 곁으로 다가갔다.

말보다 더 높이 뛰어오르며 적들을 넘어서는 늑대를 보고 레온은 자신도 한 마리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문득 들었다.


조련사 오크가 다가오는 레온과 한니발을 바라보고 손짓으로 지시를 내리자 트롤이 한니발을 향해 달려갔다.

성인의 상체만 한 몽둥이를 휘두르는 것을 한니발이 피하자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오크가 몽둥이를 대신 맞고 저 멀리 날아갔다.


한니발은 바람에 머리를 흩날리며 트롤의 주위를 움직이며 상처를 입혔고 트롤은 고통에 찬 신음을 내며 한니발을 맞추기 위해 두더지 잡기를 하듯 바닥에 몽둥이를 여기저기 찍었다.

바닥에 몽둥이가 닿으며 돌 부스러기가 사방에 비상했고 움직이는 한니발을 저지하기 위해 고블린들이 단검과 대롱을 들고 접근을 시도했다.

한니발을 돕기 위해 움직이는 레온의 곁에는 이미 소환된 바람의 정령이 맴돌며 고블린이 날리는 독침을 막아주어 레온은 정령을 믿고 거침없이 고블린들을 상대했다.


독침이 없는 고블린은 무기를 빼앗긴 어린아이와 같았기에 레온은 나뭇가지 부러 뜨리 듯 손쉽게 처치하며 조련사 오크를 향해 나아갔다.

조련사 오크는 레온을 막지 못하는 부하들을 못마땅하게 쳐다본 뒤 검을 꺼내 레온을 맞이하러 나섰다.

조련사 오크가 검은 사이할 정도로 기분 나쁜 마력이 흐르고 있었는데 레온의 시선이 검을 향하자 시스템이 울렸다.


띠링

[퀘스트, 악마 대장장이의 숙원]

[악마 대장장이 ♠▷▦는 완벽한 마검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의 마음에 드는 작품을 만들 수 없었습니다. 결국 그가 생각해낸 방법은 그가 만든 마검이 다른 마검들을 잡아먹는다면 마지막 남은 마검이 완벽할 거라는 것이었습니다. 완벽한 마검을 만들어 그의 바람을 이루어주세요. 그가 만족할 만한 마검을 만들 시 악마 대장장이 ♠▷▦의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마검?”

레온은 떠오른 시스템에 조련사 오크의 검이 마검임을 알 수 있었다.

아니 그것보다 이런 퀘스트는 그도 처음 보는 것이었다.

예전에 게임에서 마검을 사용한 적이 있어도 이런 퀘스트가 뜬 적은 없었는데 도대체 어느 부분이 트리거가 돼서 이런 퀘스트가 떴는지 모를 일이었다.


조련사 오크는 마검이라는 단어에 놀라며 눈을 빛냈다.

“인간, 너도 마검을 가지고 있구나?”

레온의 검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조련사 오크는 입술을 살짝 핥은 후 마검을 휘둘렀다.

휘두른 마검의 주위로 마력의 파장이 퍼져나갔고 주변의 고블린들과 트롤. 심지어 오크들까지 눈이 흐리멍덩하게 풀리며 마약을 한 것처럼 변하며 레온에게 달려들었다.


한니발은 상대하던 트롤이 뒤로 몸을 돌리자 그 틈에 트롤의 심장에 검을 찔러 넣었고 심상치 않은 움직임에 레온을 향해 주의를 줬다.

“레온, 조심해 다 너한테 몰려가고 있어!”


레온은 몰려드는 적들을 바라보며 손에 쥔 마검에 마력을 주입했다.

레온의 마력을 받은 마검은 상대 마검을 먹게 해달라고 애원하듯 전보다 더 큰 힘을 보내주며 부르르 떨었다.


‘저게 먹고 싶은 거냐? 너도 원하는 걸 이루려면 나에게 힘을 줘야 돼.’

레온의 부름에 응답이라도 한 듯 마검에서 검은 안개가 뿜어져 나왔다.


흑마법사가 부렸던 마법처럼 검은색 안개가 쏟아지며 레온 주위를 뒤덮였고 그를 공격하려던 그린스킨들은 안개로 주변이 보이지 않자 당황해하며 안갯속을 헤매었다.

‘필드형 스킬? 시야를 제한시키고 방향감각에 혼란을 주는 어둠의 안개인가?’


흑마법사가 왜 이 마검을 가지고 있었는지 유추가 갔다.

어둠의 안개를 사용할 때 마법진의 매개체로 이 마검을 쓰려 한 모양이었다.

이 마검의 권능이 어둠의 안개를 일으키는 것이라면 공방의 보호 마법진을 구성하는 것으로 제격이겠지.


전투에 유용하지 않은 마검의 권능에 김이 센 레온은 마음을 부여잡고 다시 힘을 내어 움직였다.

좋게 생각하면 광폭화만 사용할 수 있었던 시절을 지나 이제는 진정한 마검의 주인으로 인정을 받았다는 것에 기뻐해야 할 때였다.


회색 눈을 빛내며 다시 전투에 집중한 레온은 안개로 길을 잃은 그린스킨들을 찾아갔다.

다행히 검은 안개는 사용자의 시야를 다른 이들만큼 제한하지 않았기에 수월히 적들을 찾아가 마검을 그으며 목숨을 거뒀다.

갑자기 나타난 레온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쉽게 목숨을 잃는 오크들의 모습에서 검은 안개로 인해 오크들의 시야가 제한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안개를 뚫으려면 마법을 사용하거나 마력으로 눈을 활성화시켜야 되는데 그게 가능한 오크 병사들이 몇 없어 보였다.


안개의 도움으로 오크를 제거해가던 레온에게 커다란 몽둥이가 다가왔다.

다가온 몽둥이를 검의 옆면으로 막자 그의 몸이 휘청거렸고 몽둥이를 쥔 손을 따라가자 레온보다 상체 하나 길이만큼 더 큰 키의 배불 뚝한 트롤이 누런 이를 드러내고 웃고 있었다.


트롤이 레온을 똑바로 직시하는 것을 보아 안개가 트롤에게 효과가 없어 보였지만 다른 오크들이 전투에 끼어들지 못하게 방해는 할 수 있기에 레온은 안개를 유지한 채 트롤과의 싸움을 시작했다.


트롤은 단순한 움직임으로 몽둥이를 휘두르며 레온을 맞추려 하였고 레온은 토끼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몽둥이의 범위에서 벗어났다.

몽둥이를 휘두를 때 드러나는 옆구리를 향해 레온이 검을 휘둘렀지만 트롤의 거친 피부에 작은 상처만 날뿐 치명상은 터지지 않은 채 싸움이 이어졌다.


한 여름의 모기처럼 자신의 주위를 얼쩡거리는 레온을 잡고 싶었던 트롤은 자신이 상처받는 것을 무시한 채 레온에게 접근했다.

“이런 무식한..!”

레온은 트롤의 심장을 향해 급하게 검을 찔렀지만 당황한 나머지 심장에 빗겨나갔고 부상을 입어도 빠르게 회복 가능한 트롤은 레온의 검이 가슴에 꽂힌 상태로 달려들었다.


뒤로 한 바퀴 돌며 트롤과 한 걸음 떨어진 레온은 허공에 인벤토리를 오픈하여 여유분의 검을 꺼냈다.

어차피 전쟁 중에 어둠의 안개까지 끼어 보는 이도 없기에 편하게 인벤토리를 활용한 레온은 검에 새로운 정령을 깃들게 했다.


그동안 엘레나에게 수업을 들으며 계약에 성공한 정령이 두 개체였는데 평상시 주로 소환하여 그의 움직임을 보조하는 바람의 정령과 4대정령에 속하진 않지만 파괴력만 따지면 화염의 정령만큼 강하다 평가받는 번개의 정령이었다.


작고 노란 새 형태의 번개의 정령이 검에 깃들자 검은 노란색 전기를 띠기 시작했고 레온은 달려가 트롤의 다리를 검으로 그었다.

트롤은 검에 그어지며 감전 효과가 생겨 경직되었고 레온은 그 사이 트롤 다른 부위들을 공격하며 트롤의 움직임을 제한시켰다.


위험성을 느낀 트롤이 움직이지 않는 몸을 억지로 움직이며 레온에게 대응하였고 레온은 처음보다 배는 느려진 트롤을 농락하듯 연속으로 트롤을 베다 트롤의 머리가 아래로 쳐졌을 때 단번에 트롤의 머리를 베어버렸다.


커다란 트롤의 머리가 바닥을 뒹굴었고 레온은 검에서 번개의 정령을 빼내었다.

정령이 검에 들어가 있는 것도 마력이 꾸준히 소비되었지만 검을 움직여 적을 감전시킬 때마다 마력이 쭉쭉 빠져나갔기에 레온은 힘에 겨웠다.

‘검은 안개도 조금씩 내 마력을 소모하는 것 같은데 시간 끌다가는 큰일 날 뻔했네.’

처음 마검이 그의 생명력과 마력을 가져간 것으로 안개가 시작되었는데 안개의 범위가 넓어지자 그의 마력을 조금씩 가져가고 있었다.


머리 잘린 트롤이 더는 움직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레온은 마검에 의지를 보내어 검은 안개를 없애려 했다. 그러자 처음 검에서 안개가 빠져나온 것처럼 주변에 흩어져 있던 안개들이 그의 검으로 향해 몰려들기 시작했다.


안개가 사라지자 드러난 모습은 참상이었다.

레온의 검에 죽은 오크들과 트롤. 그리고 짧은 사이 오크들에게 당한 엘프와 인간들의 시체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이 안개는 마검의 주인인 그를 제외한 모두의 시야를 제한시키기에 용병들과 엘프들 또한 피해 갈 수 없었던 듯했다.

미안한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레온은 조련사 오크를 찾아보았다.


안개로 레온의 위치를 놓쳤던 조련사 오크는 마검을 손에 쥔 채 그를 향해 가리켰다.

“좋구나, 마음에 들어. 무식한 전사들의 검보다 그런 검이 쓸모 있을 데가 있지. 저 녀석의 목을 나에게 가져와라.”


조련사 오크의 말에 주변의 오크들이 레온을 향해 무기를 들이밀었다.

“방금 다 죽였는데 산 넘어 산이네.”

이어지는 전투에 레온은 한숨을 쉬었고 커다란 형체가 그런 레온의 앞을 바람처럼 지나갔다.


안개가 생기며 조심스럽게 움직였던 한니발이 눈썹을 휘날리며 달려가 오크들을 상대했고 오크들은 추풍낙엽처럼 쓰러졌다.

“그 산 넘어 산을 같이 넘자고.”


한니발의 말에 레온은 가슴이 따듯해졌다.

맞다.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용병 레온으로 활동하는 게 아닌 티루안 용병대의 부대장 레온으로서 이 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럼 같이 가죠 한니발. 일단 저 이상한 검을 들고 명령을 내리는 오크를 잡는 것부터.”

한니발은 맡겨 달라 말하며 오크들을 상대했고 레온은 한니발에게 나머지 그린스킨들을 맡기고 곧장 조련사 오크를 향해 달려갔다.


레온을 막아서려는 오크들과 고블린들이 있었지만 한니발이 앞장서서 그들을 저지했고 레온은 조련사 오크와 일대일 상황을 마주할 수 있었다.

“이제 부하들 빼고 나랑 놀아볼까?”

“인간 주제에 마검의 인정을 받았다고 기고만장하구나.”


조련사 오크는 부하들을 보며 한심한 눈빛을 보낸 후 레온을 바라봤다.

“내가 직접 상대해 주마. 영광으로 알거라.”

조련사 오크의 검에 검기가 솟아올랐고 그 모습에 레온은 놀랬다.


조련 스킬을 이용해 트롤을 부리면서 검술도 기를 뿜어낼 수준이라니?

속으로 불평을 하던 레온은 문득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봤다.

마법을 쓰는 그가 남 욕을 할 처지가 아니었지.


조련사 오크는 성큼 다가와 레온을 향해 검을 휘둘렀고 아직 검기를 내뿜는 경지에 도달하지 못 한 레온은 마검의 단단함을 믿고 검을 부딪쳤다.

두 자루의 마검이 부딪치자 두 마검에 희생된 악마와 희생자들의 영혼이 울부짖는 것처럼 소리가 울렸다.


생각보다 할 만하다 느낀 레온은 검을 검법에 맞추어 움직였다.

엘프 특유의 가벼운 발걸음으로 민첩하게 움직이며 압박하자 조련사 오크는 화를 내었다.

“귀쟁이 놈의 검술을 익혔구나. 마검을 얻어놓고 그런 잡기를 쓰다니.”

“그놈의 마검이라 해봤자 고작 검일뿐이야. 검을 쓰는 방법을 익힌 것은 당연한 거고.”


솔직히 말하면 레온이 익히고 싶은 검술은 다른 것이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이게 최선이었기에 후회는 없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조련사 오크의 입에서 나오는 마검이라는 소리를 없애야 했다.

종교의 색이 강한 중부지역이 아닐지라도 마검이라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사람들의 시선이 곱게 보이지는 않을 테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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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3개의 시련- 23.06.20 31 2 11쪽
38 38화-3개의 시련- 23.06.19 34 1 12쪽
37 37화-설원의 마녀- 23.06.18 38 3 12쪽
36 36화-설원의 마녀- 23.06.17 45 2 11쪽
35 35화-설원 늑대- 23.06.16 43 3 12쪽
34 34화-설원 늑대- 23.06.15 46 2 12쪽
33 33화-설원 늑대- 23.06.14 51 3 12쪽
32 32화-설원 늑대- 23.06.13 51 2 11쪽
31 31화-설원 늑대- 23.06.12 60 2 11쪽
30 30화-거미 괴물 둥지- 23.06.11 61 4 12쪽
29 29화-거미 괴물 둥지- 23.06.10 68 3 12쪽
28 28화-사냥꾼 파브르- 23.06.09 72 4 12쪽
27 27화-신비의 숲- 23.06.08 65 4 12쪽
26 26화-신비의 숲- 23.06.07 72 4 11쪽
25 25화-신비의 숲- 23.06.06 77 4 12쪽
24 24화-루발라 방어전- 23.06.05 87 5 13쪽
23 23화-루발라 방어전- 23.06.04 87 4 11쪽
22 22화-루발라 방어전- 23.06.03 98 4 12쪽
21 21화-루발라 방어전- 23.06.02 97 4 11쪽
» 20화-루발라 방어전- 23.06.01 100 5 12쪽
19 19화-루발라 방어전- 23.05.31 107 5 11쪽
18 18화-동패용병 레온- 23.05.30 112 5 12쪽
17 17화-오크 주둔지 공격- 23.05.29 115 6 11쪽
16 16화-티루안 용병대 확장- 23.05.28 121 5 12쪽
15 15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7 128 4 12쪽
14 14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6 138 5 13쪽
13 13화-명예를 건 결투- 23.05.25 146 5 11쪽
12 12화-명예를 건 결투- 23.05.24 157 6 12쪽
11 11화-명예를 건 결투- 23.05.23 162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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