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방랑자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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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5.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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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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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8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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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화-설원의 마녀-

DUMMY

37화-설원의 마녀-


레온의 말에 유리아는 피식 웃더니 박장대소했다.

“무슨 말이에요? 당신이 찾던 마녀는 제가 아니라 당신 옆에 있잖아요? 제 딸 혹한의 마녀 키라 말이죠.”

레온이 찾던 마녀가 키라였다는 말에 키라와 레온은 깜짝 놀라며 서로를 쳐다봤다.

“저를 찾아왔다고요?”

“네가 혹한의 마녀였다고?”


분명 레온이 아는 혹한의 마녀는 좀 더 늘씬한 그러니까 성숙미가 넘치는 그런 여인으로 키라처럼 땅딸막한 소녀가 아니었다.

레온의 반응에 웃던 유리아는 그 이유를 차근차근 설명해 주었다.


본래 마녀들은 20살이 되는 순간 이능이 증폭되는데 자신의 딸인 키라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가진 이능이 너무 강력하여 유리아가 봉인을 해둔 상태라는 것이었다.

그 여파로 키라의 육체적 성장이 같이 멈추어 어린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이번에 성인식을 하게 되어 이능의 봉인을 풀게 되면 레온이 짐작하는 그런 여인의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키라를 데리고 북부를 다닐 예정이죠? 마침 성인식이 일주일도 채 남지 않았으니 잠시 기다리시는 게 어때요?”

자신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자신을 레온에게 팔아버린 엄마를 향해 키라는 항의했다.

“엄마! 왜 나한테는 묻지도 않고 따라가라는 거야.”

유리아는 엄한 표정을 짓고 단호히 말했다.

“키라, 네가 어렸을 적부터 내가 말했지? 너는 북부를 구할 운명을 타고났다고 여기 있는 레온과 함께 하면 그 운명을 실현할 수 있을 거야.”

“저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요?”


앞서 자신의 운명에 대해 유리아에게 수차례 들었던 키라는 어쩔 수 없다며 수긍했다.

“그럼 키라도 동의했고 미안하지만 레온 일행분들도 일주일만 기다려줘요. 마녀의 성인식은 준비할게 많거든요.”

유리아는 성인식 날 보자는 말을 남기며 축객령을 내렸고 레온 일행은 키라의 안내를 받아 비어있는 집에 짐을 풀고 성인식 날이 오기까지 기다렸다.


5일 뒤 평소와 달리 북적거리는 마을 분위기에 레온은 드디어 성인식 날이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한마을 사람이 찾아와 레온 일행 중 레온만을 콕 찍어 유리아가 불렀다 이야기했고 레온은 일행을 두고 유리아의 집으로 찾아갔다.

집안에는 유리아와 키라 그리고 나이가 든 노파 한 명만이 있었는데 레온은 그 노파 또한 일반인이 아닌 마녀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마녀 3명과 나까지 부른 걸 보니 마법을 사용하는 주문쟁이들만 부른 건가?


“어서 와요. 레온도 왔으니 이제 시작해 볼까요?”

자신을 기다렸다는 말에 레온은 이유를 물었다.

“성인식을 할 때 제가 필요한 건가요?”

“아뇨, 하지만 마녀의 성인식이 흔치않은 경험이라 지켜보는 게 레온에게 도움이 될 수도 있어요.”


말을 마친 유리아는 키라에게 다가가 이마를 쓰다듬었다.

“조금만 참으렴. 이제 곧 고통이 사라지고 새로운 너로 다시 태어날 거야.”


유리아와 노파가 각자의 마도구를 챙겨 키라를 중심을 반대편에 위치하여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자 키라의 몸에서 마력이 뻗어 나오며 차가운 바람이 불어왔다.

유리아는 자신의 수정구를 위로 머리 위로 들어 올리니 냉기가 집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방 안을 맴돌아 집안의 물품들이 얼어가며 쨍그랑 소리와 함께 접시들이 깨졌다.


순식간에 떨어진 온도에 레온은 키라에게서 자신이 아는 혹한의 마녀 모습을 떠올렸고 키라의 몸을 감싸고 있던 마법진이 서서히 옅어지자 냉기 또한 사그라들기 시작했다.


생각보다 성인식이 일찍 끝나가는 싱거운 모습에 레온은 유리아에게 말을 걸었다.

“벌써 끝난 건가요? 생각보다 빠르네요.”

레온이 가볍게 내뱉은 말과 반대로 유리아는 미간을 찌푸리고 수정구에 마력을 더 집어넣었다.

수정구에서 나온 어둠과 빛이 집 천장을 마치 밤하늘처럼 보이게 펼쳐졌고 그곳에는 조그마한 빛들이 마치 별자리처럼 펼쳐져 있었다.

“아니요, 보통의 마녀라면 이게 맞겠지만 이 정도로는 키라가 자신의 운명을 감당 못 하고 먹혀 버릴 거예요."

유리아의 시선을 따라 허공에 펼쳐진 어둠과 별 중 한곳을 바라보자 새까만 어둠에 비해 작은 빛을 내뿜는 별이 보였다.


“준비해 둔 이것을 쓰도록 하죠. 생각보다 키라가 잘 버티는 모습을 보니 사용해도 괜찮을 것 같아요.”

유리아는 품속에서 목함을 꺼내 열더니 얼음결정 모양의 보석처럼 빛나는 것을 보여주었다.

그것을 보자 옆에 있던 노파가 피를 토하듯 정체를 외쳤다.

“빙정!? 유리아 너 빙정이 무엇인지 알고도 그러는 거냐?”


띠링

[시나리오 퀘스트, 혹한의 마녀 각성]

[마녀의 마을 툰드라에는 3명의 마녀와 북부 사람들이 살며 마을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중 가장 어린 마녀 키라가 성인식을 하는 도중 더 강한 각성을 일으키기 위해 빙정을 받아들여 참혹한 참상이 벌어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당신 앞에 두 가지 갈림길이 펼쳐졌습니다. 키라가 빙정을 흡수하지 못하게 하여 툰드라 마을을 구하거나 키라가 빙정을 흡수하게 놔두어 강한 각성을 하는 대신 툰드라 마을이 혹한으로 얼어붙게 만들 수 있습니다.]


북부에 오고 3번째로 마주친 시나리오 퀘스트가 레온의 눈에 밟혔다.

단순한 토벌과 식량 배송이 아닌 혹한의 마녀 각성과 관련된 퀘스트로 여태와 다른 점은 레온에게 선택지를 준 것이었다.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툰드라 마을은 얼음 지옥으로 변할 것이고 그렇다고 레온이 성인식을 막아버리면 북부의 멸망을 막을 키라의 존재를 잃게 될 것이 분명했다.

“네, 저의 딸에게 주어진 운명을 이겨내려면 빙정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어요. 부디 도와주세요 이모님.”

“안 된다. 키라는 빙정의 힘을 감당할 수가 없어. 지금 정도만 해도 일반 마녀보다 강한 힘을 가진 아이가 된 거야. 조급해하지 않아도 된다 유리아.”

“저는 키라가 제 목숨보다도 소중해요. 키라를 위해서라면 제 목숨 그리고 마을을 희생할 수도 있어요. 레온도 지금 마을을 떠나요 여기서 당신이 죽으면 안 돼요."

말을 마친 유리아는 빙정을 키라의 몸에 가져가기 시작했고 레온은 선택의 순간이 왔음을 알 수 있었다.


고민에 빠졌던 레온은 입술을 질끈 씹고 결정을 내렸다.

“저 냉기가 마을로 퍼져나가지 못하게 막으면 되는 거죠?”

레온은 대답을 듣지 않고 품속에서 하얀 분필을 꺼내어 마법진을 그리기 시작했고 한 사람이 겨우 안에 들어갈 수 있는 작은 마법진을 완성 후 마력을 증폭시키는 구간에 마석을 곳곳에 배치한 후 유리아를 바라봤다.

“저도 마법을 배웠으니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거예요, 유리아.”

레온의 수긍에 유리아는 힘을 얻어 빙정을 키라에게 완전히 갖다 대었고 노파는 어쩔 수 없다며 손에 지팡이를 꽉 쥐었다.

“조카딸 때문에 목숨을 거는 일이 생기다니. 어차피 살 날도 얼마 안 남은 사람이니 한번 도전해 보지.”


노파는 나무 지팡이를 움직여 키라의 몸을 중심으로 바닥에 그려진 마법진을 보충해 더 크게 그려나갔고 레온은 마법진을 발동시켜 정령이 소환해 방안에 바람과 번개가 치기 시작했다.

정령들은 마석의 마력을 가득 머금으며 한기를 막을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고 레온과 노파의 준비가 완료되었을 때 빙정은 키라의 몸에 온전히 흡수되었다.


빙정이 키라의 몸에 온전히 흡수가 되고 키라의 파란 눈동자가 새하얗게 변하면서 집 안은 빙하기가 도래한 마냥 온도가 떨어졌다.

키라와 가장 근접해있던 유리아의 몸이 점점 얼어갔고 유리아는 자신의 몸이 완전히 얼어붙는 그 순간까지 수정구를 이용해 한기를 억제했다.

수정구에서 마지막으로 힘차게 뿜어져 나온 밤하늘과 별빛의 모습에서 레온은 순간 환상을 보고 멈칫했다.


각 지역이 멸망되면서 세계가 악마에게 지배되는 세상이 펼쳐졌는데 그중 레온이 발을 디디고 있는 북부의 멸망이 그의 눈에 밟혔다.

북부의 멸망을 일으키는 존재가 몸을 일으켰고 바바리안과 북부의 전사들이 그것을 막지 못해 키라가 나서는 모습이었다.

키라는 그 존재 앞에서 서서 북부에 남은 모든 이들을 위해 자기를 희생하여 마법을 펼쳤고 키라를 중심으로 [끝나지 않는 영원한 겨울]이 펼쳐졌다.


한 지역이 통째로 빙하기가 되며 그 존재 또한 키라의 절대 마법을 피하지 못하고 얼어붙으며 봉인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얼어붙은 키라가 죽지 않는 이상 영원한 겨울은 끝나지 않을 것이리라.


‘이게 유리아가 봤던 미래인가? 자신의 딸이 북부의 멸망을 막는다는?’

이 환영을 보자 레온은 앞뒤 관계가 이해가 갔다.

자신이 게임에서 툰드라 마을을 보지 못했던 것도 단순히 마을이 작아서가 아닌 이미 키라의 성인식이 진행되어 빙정을 삼킨 키라가 마을을 없애버린 것이리라.

그리고 레온의 캐릭터가 멸망을 막는데 실패하게 되었을 경우 키라는 자신 때문에 죽은 가족과 마을 사람들에 대한 속죄로 자신을 희생해 북부의 멸망을 막은 것일 거고.


레온은 이를 악물며 마검을 꺼내 바닥에 꽂았다.

북부의 멸망이 키라의 죽음으로 이어진다면 그가 막으면 그뿐이었다.

대륙의 멸망 중 난이도가 낮은 편에 속하는 북부의 멸망 따위는 문제가 되지 않으리라.


레온은 여태 모은 잔여 포인트를 마력에 전부 투자했고 마력 수치가 16에 도달하며 그의 스탯 중 마력이 가장 높은 수치가 되었다.

“브라니오, 어둠을 흩뿌려라!”


마검에서 어둠의 안개가 뿜어져 나오며 집안을 감쌌고 레온은 마력을 주입하여 안개의 밀도를 더욱 올렸다.

필드 마법에 속하는 어둠의 안개로 이 집안을 레온의 영역으로 만들어 냉기를 막을 셈이었다.

유리아가 얼어가는 모습에 포기하려던 노파는 사방을 가득 채운 어두운 안개에 희망을 얻었다.

“그 안개로 유리아도 지켜줘. 그리고 조금만 더 버티면 빙정의 흡수가 끝나.”


노파의 말에 레온은 안개로 유리아를 감싸 냉기로부터 보호했다.

키라의 몸에서 나온 냉기는 안개를 그대로 얼어붙게 만들며 자신의 영역을 확장시키려 하였고 두 기운의 팽팽한 신경전이 이어졌다.

마검은 냉기에 저항하기 위해 레온의 생명력과 마력을 스펀지처럼 흡수하였고 레온은 포션을 먹으며 버티었다.


레온의 몸은 몇 시간 싸움을 한 것처럼 피로에 찌들었고 눈은 실핏줄이 터지며 붉게 충혈되어 한계에 도달했을 때 냉기는 서서히 키라의 몸으로 되돌아가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레온이 안심을 하는 순간 그는 정신을 잃고 바닥에 쓰러졌다.


쓰러진 레온이 정신을 차리자 보인 것은 걱정 어린 시선으로 그를 보고 있는 일행의 얼굴이었다,

유리아를 만나러 갔다가 오지 않은 레온을 일행들이 찾으러 다녔고 얼어붙은 듯 냉기를 뿜어내는 유리아의 집을 발견했었다.

유리아의 집 문을 열자 반쯤 얼어붙은 유리아의 모습과 바닥에 쓰러진 3명의 모습에 일행들은 놀라 급히 응급처치를 진행하였고 하프엘프로서 약초학에 일가견이 있던 파브르가 사람들의 치료를 진행했다고 했다.


“유리아는 어떻게 되었지?”

유리아를 치료했던 파브르가 대꾸했다.

“얼어있던 시간이 짧았는지 다행히 회복할 수 있었어요. 오히려 4명 중 가장 상태가 안 좋은 건 레온이었다고요."

“내가?”

“네, 제가 그 검은 위험하다 했잖아요. 레온의 생명력을 과도하게 빨아들여서 하마터면 다시는 검을 잡지 못하는 몸이 될 뻔했어요.”


파브르의 말에 레온은 가슴이 덜컹했다.

레온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험하게 쓰는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 정말 큰일이 날뻔한 것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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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3개의 시련- 23.06.20 31 2 11쪽
38 38화-3개의 시련- 23.06.19 33 1 12쪽
» 37화-설원의 마녀- 23.06.18 38 3 12쪽
36 36화-설원의 마녀- 23.06.17 45 2 11쪽
35 35화-설원 늑대- 23.06.16 42 3 12쪽
34 34화-설원 늑대- 23.06.15 45 2 12쪽
33 33화-설원 늑대- 23.06.14 51 3 12쪽
32 32화-설원 늑대- 23.06.13 50 2 11쪽
31 31화-설원 늑대- 23.06.12 59 2 11쪽
30 30화-거미 괴물 둥지- 23.06.11 61 4 12쪽
29 29화-거미 괴물 둥지- 23.06.10 68 3 12쪽
28 28화-사냥꾼 파브르- 23.06.09 72 4 12쪽
27 27화-신비의 숲- 23.06.08 65 4 12쪽
26 26화-신비의 숲- 23.06.07 72 4 11쪽
25 25화-신비의 숲- 23.06.06 77 4 12쪽
24 24화-루발라 방어전- 23.06.05 86 5 13쪽
23 23화-루발라 방어전- 23.06.04 87 4 11쪽
22 22화-루발라 방어전- 23.06.03 98 4 12쪽
21 21화-루발라 방어전- 23.06.02 97 4 11쪽
20 20화-루발라 방어전- 23.06.01 99 5 12쪽
19 19화-루발라 방어전- 23.05.31 107 5 11쪽
18 18화-동패용병 레온- 23.05.30 112 5 12쪽
17 17화-오크 주둔지 공격- 23.05.29 114 6 11쪽
16 16화-티루안 용병대 확장- 23.05.28 120 5 12쪽
15 15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7 128 4 12쪽
14 14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6 138 5 13쪽
13 13화-명예를 건 결투- 23.05.25 145 5 11쪽
12 12화-명예를 건 결투- 23.05.24 157 6 12쪽
11 11화-명예를 건 결투- 23.05.23 16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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