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속 방랑자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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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5.13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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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20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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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07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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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화-신비의 숲-

DUMMY

26화-신비의 숲-


하얀 늑대가 레온의 제의를 수락하자 퀘스트가 떠올랐다.


[퀘스트, 하얀 늑대의 복수]

[신비의 숲에 사는 하얀 늑대는 독립 후 어미를 만나러 갔다가 그 시신을 발견했습니다. 하얀 늑대의 가족을 죽인 범인을 찾아 복수를 해주세요.]


“좋아, 그럼 원수가 있는 곳으로 안내해 줄 수 있어? 우리는 이 숲이 익숙하지 않아서 안내만 해주면 복수는 우리가 할게.”


하얀 늑대는 잠시 어미의 시체를 바라보다 결단은 내리고 동굴 밖으로 나왔다.

하얀 늑대는 레온 일행을 쳐다보더니 자신을 따라오라는 듯 천천히 속도를 내며 움직였고 일행들은 하얀 늑대를 따라 숲을 이동했다.


하얀 늑대의 안내를 따라가자 초록빛으로 물들여진 숲을 지나 땅바닥에 수분기가 과하게 보이더니 늪지대가 등장했다.

“여기에 네 원수가 있는 거야?”


레온의 질문에 하얀 늑대는 고개를 끄덕였고 페어리는 레온의 머리카락에 숨어있다 나타나며 말을 덧붙였다.

“우리 여왕님이 말한 괴물도 여기 있어!”

한니발은 페어리의 입에 나온 단어에 놀라 고개를 돌렸다.

“여왕님? 그 날개가 2쌍인 요정이 페어리퀸이라는 거야?”


페어리는 들켰다는 말과 함께 안절부절못했다.

“아아!? 아냐 여왕님 아니야. 여왕님 아니라 그냥 일반 페어리야.”

페어리의 변명에도 한니발은 불신의 눈빛으로 쳐다봤고 페어리는 아니라고 울음을 터뜨리며 레온의 머리카락으로 눈물을 닦았다.

“한니발, 일단 괴물이라는 존재부터 처치하죠. 어쩌면 하얀 늑대의 원수와 페어리들이 처리해달라는 괴물이 같은 존재일 수도 있겠어요.”


레온은 한 쪽 눈을 찡긋하며 신호를 보냈고 한니발은 더 묻고 싶은 마음에 입술을 움찔거리다 멈추었다.

100년 전 한 전사가 페어리퀸을 만나 성검을 받고 용사로 성장한 이야기가 생각이 나며 한니발 또한 욕심이 났다.

그 또한 페어리퀸의 인정을 받아 성검을 받는다면 어머니가 어릴 때 들려준 용사의 이야기처럼 멋진 기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레온은 한니발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야망을 읽을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희망이 부질없다는 것까지도.

그가 오늘 만난 페어리퀸이 100년 전 용사를 만난 페어리퀸이 맞지만 지금 그녀에게는 줄 수 있는 성검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을 굳이 알아서 실망할 필요는 없기에 레온은 얘기하지 않았고 하얀 늑대를 따라 늪지대에 발을 들였다.

늪지대의 걸쭉한 진흙들이 신발에 스며들며 양말까지 축축하게 만들었고 습한 기운에 레온은 불쾌해했다.

“그러고 보니 괴물이 어떻게 생겼어? 어떤 생김새인지 들은 게 없네.”

한니발의 질문에 페어리는 머리카락에 숨은 채 눈만 들어내며 좌우를 살폈다.

“괴물이야. 말 그대로 괴물. 초록색 피부에 팔이 4개인가 5개인가 있고! 피부는 축축한 기름으로 뒤덮여있어!”


페어리의 설명에 하얀 늑대는 자신의 목표도 같다는 것을 나타내려 컹컹거리며 짖었고 한니발은 괴물의 모습이 어떤지 감이 안 잡혔다.

“팔이 4개? 그런 몬스터가 있었던가?”

“있을 수도 있죠. 세상은 넓으니까.”

괴물의 정체를 다소 짐작한 레온은 차분하게 답했고 한니발은 수긍한 뒤 방패를 든 채 앞장섰다.


늪지대를 꽤 들어와 늪의 깊이가 하의를 아예 적실 때쯤 페어리가 말한 괴물과 조우할 수 있었다.

머리가 2개가 달려있고 양쪽에 팔이 한 개씩 더 달려 총 4개의 팔이 달린 트롤이 각 손에 야생동물의 살코기를 쥐고 이쪽을 바라본 채 식사 중이었다.

기형 트롤의 다리 부근에는 사냥당해 먹힌 동물의 시체가 작은 언덕을 만들어 그가 이 늪지대의 포식자임을 알 수 있었다.


트롤의 양쪽 머리가 새로운 먹잇감 발견에 기뻐하며 웃었고 레온은 기습은 물 건너 갔다 생각했다.

“뒤로 빠지자. 굳이 녀석이 유리한 곳에서 싸울 필요는 없어.”

두 늑대는 코 끝을 제외한 몸이 늪지대에 파묻혀 이동하는 것조차 버거웠고 레온과 한니발 또한 늪지대라는 환경이 평지처럼 움직일 수 없어 불편하기에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도망치는 레온 일행을 보고 기형 트롤은 손에 든 먹이를 버리고 몽둥이를 잡은 채 자신감 있는 걸음으로 성큼성큼 다가왔다.

힘과 재생력이 뛰어난 그에게 유일하게 부족한 것이 기동력이었는데 이 늪지대는 모든 이의 기동력을 떨어뜨려주기에 나머지 면이 완벽한 그는 이 늪지대의 제왕이었다.

큰 신장으로 눈 깜짝할 새 접근하자 한니발이 방패로 그를 막아섰고 기형 트롤이 휘두르는 몽둥이 한 방에 한니발은 중심을 잃어버리고 늪지대에 무릎을 꿇었다.


위험을 감지한 레온은 바람의 정령에게 부탁해 바람을 일으켜 하체에 묻은 진흙을 털어버리고 바닥을 박차 기형 트롤을 향해 달려갔다.

바람이 그의 발을 감싸니 늪지대를 평지처럼 달릴 수 있었고 기형 트롤은 놀란 표정을 지었다.


이 늪지대에서 레온처럼 빠르게 움직이는 녀석은 본 적 없었기에 기형 트롤은 신기해하는 한편 자신의 재생력을 믿고 맞섰다.


꼬리에 불이 붙은 개처럼 레온은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기형 트롤의 주위를 돌며 틈을 엿보았고 기형 트롤은 4개의 팔을 마구 휘두르며 그에 대응했다.

번개의 정령이 깃든 검으로 기형 트롤을 베었지만 기형 트롤은 특유의 체력과 재생력 덕분에 끄떡도 하지 않았고 레온은 멈춰 서는 순간 늪지대에 발이 빠져버리기에 끊임없이 움직일 수밖에 없어 숨이 점점 가파 왔다.


“레온 뒤로 빠져!”

숨을 헐떡이는 레온의 뒤로 한니발의 외침과 함께 무엇인가 날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한니발이 던진 창이 기형 트롤의 왼쪽 심장에 꽂혀 등까지 뚫어버렸고 레온은 승리를 예감했다.

아무리 재생력이 뛰어나다는 트롤이라 하더라 심장이 꿰뚫린 이상 살아남을 수는 없었다.


그 자리에 멈추어 움직이지 않는 기형 트롤을 지켜보다 레온은 의문이 들었다.

‘왜 퀘스트 완료가 안 뜨지?’

레온의 의문에 반응 없는 시스템 대신 기형 트롤이 몽둥이를 휘둘러 그를 타격했다.

갑작스러운 공격에 레온은 피하지 못하고 정통으로 맞으며 날아갔고 그는 갈비뼈가 부러졌는지 통증이 밀려왔다.

“심장이 터졌는데 움직인다고?”


레온은 피를 토하며 말도 안 된다고 소리쳤고 기형 트롤은 그런 레온을 마무리하기 위해 다가갔다.

“괴물은 팔이 4개 머리가 2개 그리고 심장도 2개야!”

전투 시작 전 레온의 머리에서 안전한 늑대의 머리로 자리를 옮겨갔던 페어리가 뒤늦게 소리쳤다.


“그걸 이제 말해주면 어떻게!?”

한니발은 또 다른 창을 쥐고 기형 트롤을 향해 달렸고 움직이기 힘든 레온은 화염의 화살을 준비했다.

허공에 2개의 화염이 모습을 드러냈고 기형 트롤은 화들짝 놀랐다.


마법을 쓰는 페어리 무리와 영역 다툼을 벌일 때 그들은 숲에 피해가 가지 않게 하기 위해 바람이나 물을 이용하는 마법을 사용했기에 기형 트롤은 화염을 다루는 존재를 본 적이 없었다.

놀란 것에 비해 기형 트롤은 화염의 화살을 몽둥이로 쳐서 가볍게 폭발시켰고 화염이 터지며 주변에 튀어버린 작은 불똥이 기형 트롤의 피부에 닿았다.


처음 느끼는 종류의 고통에 기형 트롤은 멈칫하며 자신의 피부를 쓰다듬었고 그 모습에 레온은 화염의 화살을 다시 준비했다.

허공에 떠오르는 3개의 화염과 함께 레온은 바람의 정령에게 기형 트롤의 속박을 부탁했다.

바람이 거칠게 불며 기형 트롤의 움직임을 제한했고 어느새 기형 트롤의 근처까지 다가온 한니발이 팔에 구멍을 내주어 몽둥이 하나가 늪지대로 떨어졌다.

그 틈에 레온의 화염 화살이 각도를 달리하여 출발했고 기형 트롤은 남은 세 개의 팔을 이용해 화염 화살을 막으려 했다.


두 개의 화살이 몽둥이에 맞으며 허무하게 사라지며 실패라 생각한 찰나 한니발이 기형 트롤의 뒤에서 창을 꽂아버리자 기형 트롤의 등이 활처럼 휘었고 그 틈에 바람이 기형 트롤을 속박했다.


속박된 기형 트롤의 가슴에 폭발이 일어나며 화염이 기름으로 범벅된 전신으로 번지기 시작했고 기형 트롤은 고통으로 비명을 질렀다. 분노에 마구잡이로 휘둘러진 기형 트롤의 몽둥이에 한니발은 방패로 막아서니 앞 전처럼 휘청거리지 않고 굳건하게 버티었다.


한니발에게 공격이 쏠리며 등을 보인 기형 트롤을 향해 레온이 달려가 도움닫기를 하며 점프했다.

정령의 도움으로 기형 트롤의 머리까지 다가간 레온은 검을 가로로 그으며 기형 트롤의 두 머리를 한 번에 잘라버리고 늪지대에 착지했다.


검으로 말끔히 그어진 단면으로 녹색 피가 솟구쳤고 기형 트롤은 이내 생명활동을 정지했다. 불에 붙은 시체가 늪에 파고들며 불은 천천히 사그라들었다.


[퀘스트, 하얀 늑대의 복수를 완료하였습니다. 이제 하얀 늑대와 계약할 수 있습니다.]

[퀘스트, 신비의 숲 괴물 처치를 완료하였습니다. 페어리를 통해 랜덤 한 보상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 번에 두 가지의 퀘스트가 완료되며 레온은 일거양득의 기쁨을 누렸다.

‘팔 4개 달린 트롤 한 마리 잡은 보상치고 제법 크겠는데?’

기뻐하는 레온을 향해 페어리가 날개를 파닥거리며 날아왔다.

“와! 진짜 괴물을 잡았네?”


싸울 땐 제일 먼저 사라지더니 끝나자 바로 등장하는 모습에 레온은 얄미웠다.

“전투가 발생하니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만 지금은 보이네?”

페어리는 레온의 주위를 뱅뱅 돌며 사과했다.

“응? 이 작고 귀여운 페어리가 싸워야 된다 생각하는 거야? 너무 야만적인걸?”


레온은 스스로를 귀엽다 표현하는 페어리에게 기가 찼지만 한편으로는 귀여운 건 맞기에 수긍했다.

“하긴 의뢰받은 우리가 싸워야지. 이제 의뢰는 완료되 거지? 네가 보다시피 트롤을 처치했으니까.”

“응! 내가 여왕님께 말할게. 인간들이 괴물을 잡았다고.”


또다시 나오는 여왕이라는 단어에 한니발의 입은 움찔거렸다.

증인은 있지만 증거품이 필요하기에 레온은 기형 트롤의 머리를 수습하며 페어리에게 운을 뗐다.

“그런데 트롤이 페어리들의 영역까지 침범해서 싸움이 벌어진 거야?”

페어리는 순진한 얼굴로 대답했다.

“응! 괴물이 생명의 샘에 와서 샘물을 마셔버리는 바람에 이렇게 됐어.”


레온은 함정에 걸린 페어리를 돌아보고 웃었다.

“생명의 샘?”

당황한 페어리가 안절부절못하는 모습에 레온은 자세한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말하고 우선 하얀 늑대의 동굴로 출발했다.


늪지대를 나와 개울에서 장비를 씻고 하얀 늑대의 동굴에 도착한 레온 일행은 경건한 마음으로 트롤의 머리 중 하나를 동굴 앞에 바쳤다.

“저희가 트롤을 없애며 복수를 대신했습니다. 이제 안녕을 취하시길.”


레온의 말을 들으며 하얀 늑대는 어미의 시체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어미의 시체에 인사라도 하듯 다가가 혀로 시체를 핥고는 레온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더 이상 이곳에 미련이 없다는 듯 동굴에서 빠져나온 하얀 늑대의 머리를 레온이 쓰다듬자 시스템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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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3개의 시련- 23.06.20 31 2 11쪽
38 38화-3개의 시련- 23.06.19 33 1 12쪽
37 37화-설원의 마녀- 23.06.18 37 3 12쪽
36 36화-설원의 마녀- 23.06.17 45 2 11쪽
35 35화-설원 늑대- 23.06.16 42 3 12쪽
34 34화-설원 늑대- 23.06.15 45 2 12쪽
33 33화-설원 늑대- 23.06.14 50 3 12쪽
32 32화-설원 늑대- 23.06.13 50 2 11쪽
31 31화-설원 늑대- 23.06.12 59 2 11쪽
30 30화-거미 괴물 둥지- 23.06.11 61 4 12쪽
29 29화-거미 괴물 둥지- 23.06.10 68 3 12쪽
28 28화-사냥꾼 파브르- 23.06.09 72 4 12쪽
27 27화-신비의 숲- 23.06.08 65 4 12쪽
» 26화-신비의 숲- 23.06.07 72 4 11쪽
25 25화-신비의 숲- 23.06.06 77 4 12쪽
24 24화-루발라 방어전- 23.06.05 86 5 13쪽
23 23화-루발라 방어전- 23.06.04 87 4 11쪽
22 22화-루발라 방어전- 23.06.03 98 4 12쪽
21 21화-루발라 방어전- 23.06.02 97 4 11쪽
20 20화-루발라 방어전- 23.06.01 99 5 12쪽
19 19화-루발라 방어전- 23.05.31 107 5 11쪽
18 18화-동패용병 레온- 23.05.30 112 5 12쪽
17 17화-오크 주둔지 공격- 23.05.29 114 6 11쪽
16 16화-티루안 용병대 확장- 23.05.28 120 5 12쪽
15 15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7 127 4 12쪽
14 14화-오크 요새 루발라- 23.05.26 138 5 13쪽
13 13화-명예를 건 결투- 23.05.25 145 5 11쪽
12 12화-명예를 건 결투- 23.05.24 156 6 12쪽
11 11화-명예를 건 결투- 23.05.23 161 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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