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껏 귀농했더니 국보급 관광지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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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절미. 아카데미 작가
작품등록일 :
2023.11.03 14:44
최근연재일 :
2024.01.10 01:04
연재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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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2.1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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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7쪽

유자와 탱자

DUMMY

강남구에 위치한 SG엔터테인먼트 사옥 대표실.


주황머리에 산뜻한 원피스를 입은 유자가 대표 앞에서 조심스레 물었다.


“대표님···. 혹시 제 노래, 들어보셨어요?”


그녀는 방학숙제를 검사받는 아이처럼 설렘과 긴장이 뒤섞인 얼굴을 했다.

하지만 책상 앞에 꼿꼿이 앉아 있는 강석구 대표는 태블릿 PC를 바쁘게 만지며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대답했다.


“노래? 뭐. 아, 그, 너의 곁으로인가 뭔가 그거?”

“네! 맞아요! 어떠셨어요? 사람들이 좋아할까요?”


최근 푹 빠진 소설인 ‘신묘한 고양이 다방’에 영감을 받아 작사와 작곡을 뚝딱 해버린 유자.

이토록 몰입의 경지에 빠진 채 곡을 작업해 본 것이 언제만이던가.


게다가 항상 해오던 트로트 곡이 아니라 그녀로서는 상당히 색다른 경험이었다.


“유자야.”

“네, 대표님···.”


칭찬을 들을 줄 알았던 유자는 강석구 대표의 표정을 읽고 고개를 숙였다.

아니, 칭찬까진 바라지도 않았다.

바쁜 스케줄 속에 곡은 또 언제 만들었냐며 고생했다는 말 한마디만 들어도 그녀는 바랄 것이 없었다.


그런데.


“그런 건 왜 만드는 거니?”

“네···?”


어떤 값어치도 매기지 못하겠다는 듯한 말투.

유자는 강석구의 화법에 익숙한지라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그야···. 전 뮤지션이니까요.”


어릴 적부터 음악에 재능이 있었던 유자였다.

원래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꿨던 그녀였지만 우연찮게 트로트로 인생이 풀려버렸다.


-쇼미더트롯의 최종 우승자는···. 유자입니다!!!


아직까지 그날만 생각하면 꿈만 같았다.

수많은 실력자들을 제치고 어린 나이에 트로트로 정상에 서다니.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았는데.’


그렇게, 찬란한 인생을 맛보며 앞으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유자였다.

하지만 인생은 그리 간단한 공식처럼 흘러가지 않았다.


늘, 상수보다 변수가 많은 삶이었다.

어쩌면 가혹하다고도 볼 수 있었다.


“앞으로 그딴 거 만드느라 시간 낭비하지 말고. 목 관리나 열심히 해.”


뒤에 붙은 강석구의 말은 걱정이 아니었다.

그는 감정을 배제한, 철저히 비즈니스적인 사람이었으니까.


“그래야 빨리 행사 뛰던가 하지. 지금 날린 행사가 얼마짜린 줄이나 알기나 해?”

“······.”

“유자 너, 이딴 곡 만드느라 목 낭비하지 마라. 경고야.”


이딴 곡, 시간 낭비, 목 낭비···.


처음엔 이러지 않았다.

기라성 같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1등을 했을 때만 해도 강석구 대표는 인간적인 사람이었다.

그녀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행복한 미래를 함께 설계했다.


“넌 무슨 이상한 예술병이 걸린 거야? 아님 배가 부른 거야?”


하지만 지금의 강석구는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그의 눈은 빛나던 예전과는 다르게 지금은 그저 메마르고 텅 비어있었다.


“너 요새 무슨 SNS에 소설책이나 띡 올리고 하루종일 핸드폰만 만지지? 이제 뭐 트로트가 재미없니? 그래서 무슨 상업성이라고는 요만큼도 없는 이상한 노래 들고 온 거야?”


유자는 생각했다.

도대체 자신이 뭘 그리 잘못한 건지.

최근 들어 나빠진 목 상태로 인해 방송과 행사를 뛸 수 없게 되자 강석구의 신경은 더욱 날카로워진 것 같았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서···. 좀 쉬고 싶다.’


그것은 유자도 마찬가지였다.

매일 같이 목을 혹사시켰으니 이 지경이 되는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저, 대표님.”

“왜.”

“저 하루만 어디 좀···. 다녀오면 안 될까요? 좀 쉬고 싶어서요.”


그러자 대표는 매섭게 그녀를 노려볼 뿐이었다.

대답조차 하지 않으니 오히려 더욱 무섭게 다가왔다.


“아, 어렵겠죠? 하긴. 연말이라, 바쁘니깐···.”


대표실을 빠져나오는 유자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녀는 지금, 몸과 마음이 너무나도 지친 상태였다.


.


-토독, 톡···.


연예인 차라 불리는 밴에서 유자는 혼자 핸드폰을 만지고 있었다.

짙게 썬팅 된 차 안은 어쩌면 그녀에게 가장 편한 장소일지도 모른다.


“유···자.”


그녀는 자신의 이름을 포털 사이트에 검색했다.

무대에 설 수 없는 지금, 영혼 없이 핸드폰을 만지는 행위가 그녀의 유일한 취미였다.


‘어···!’


유자를 검색한 그녀는 뭔가를 발견한 모양이었다.


[유자나무는 스스로 크기엔 시간이 많이 걸리기 때문에 탱자나무에 유자나무를 접목해서 싹을 틔운다···.]


“딱 나네···.”


현재 외롭고 심신이 지친 유자는 자신이 기댈 탱자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지치고, 외롭고, 고독했다.


“······.”


-찰칵!


그녀는 강석구 대표가 반강제적으로 건네준 유자차가 담긴 텀블러를 사진 찍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목이 걱정되는 것이 아니라, ‘목이라는 상품’의 가치가 훼손될까 노심초사 중인지도 모른다.


‘힐링받고 싶다.’


조용한 한숨을 내쉰 그녀는 인스타에 사진을 업로드 했다.

어두컴컴한 차 안 조명에 고독해 보이는 텀블러 하나.


[나는 혼자 우두커니 서 있는 유자나무. 가끔은 너무 외롭다!]


무슨 용기가 난 것일까.

항상 밝은 셀카 사진만 올리던 그녀가 우중충한 게시물을 업로드했다.


‘휴, 몇 분 있다 대표님한테 또 연락오겠네.’


-지이잉!


그러자 잠시 후.

거짓말처럼 메시지가 도착했다.


“하, 벌써?”


잠깐, 그런데 강석구 대표의 문자가 아니었다.


“······?!”


뭔가를 확인한 유자의 눈이 토끼처럼 휘둥그레졌다.

다름 아닌 아무 게시물도, 댓글도, 답장도 하지 않는 제인 작가님께서 무려 자신의 계정에 DM을 보내주신 것이 아닌가!


[언제든 놀러오세요 유자 씨. 당신의 탱자나무가 돼드릴게요.]


이럴 수가.

귀신같이 자신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제인 작가님이었다.


“···그래. 뭐가 두려워서 내가 이러고 있지?”


그 순간, 유자의 눈빛이 다시 예전처럼 빛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는 한 가지 굳은 결심을 했다.


* * *


‘무슨 힘든 일이 있으셨나보네.’


유자의 게시물에 확인한 나는 위로의 DM을 보냈다.

제인 작가로서는 처음 보내는 아주 귀한 메시지였다.


‘항상 밝은 줄로만 알았는데.’


역시 사람은 저마다의 고충이 있는 법이다.

그녀의 스케줄이 꽉 차 있지만 않다면 지금 당장 특제 커피라도 대령해주고 싶건만.

연말이라 단 하루도 스케줄을 빼기 쉽지 않은 모양이었다.


더군다나 이런 시골까지 오는 건 더욱 어려울 테지.


‘연예인도 참 쉽지 않구나.’


목 상태가 안 좋으면 쉬어야 낫는 법일 텐데, 그녀는 무리해서 강행군을 하고 있었다.

그녀의 의지가 아니라 소속사에서 잡아준 일정일 테지만 말이다.


허니 스위트 루왁커피.

택배라라도 그녀에게 보내주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그나저나.


‘캣닢이 진짜였다니···.’


어쩌면 일종의 족보를 찾은 셈이었다.

캣닢에 취한 사향고양이 녀석이 영험한 특제 커피의 재료를 술술 말해줬으니까.

다음은 대체 어떤 커피가 나올까?

루왁커피, 스위트 루왁커피, 허니 스위트 루왁커피···.


엄청난 영약들이 자꾸만 내 손 안에 굴러온다.


-지이잉!


‘이번엔 누구냐.’


이놈의 핸드폰은 잠시라도 쉴 틈이 없다.

확인해보니 인스타 DM으로 의문의 메시지가 날아와 있었다.


[안녕하세요 제인 작가님. 제이뉴스의 민가영 작가라고 합니다!]


제이뉴스···?

유튜브에서 본 적이 있는 뉴스 프로그램이었다.

정식 뉴스는 아니고, JBS의 유튜브 채널에서 운영하는 예능형 인터뷰 코너.


‘강주영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그 프로?!’


그렇다면 설마, 강주영의 제이뉴스에 나를 섭외한다는 건가?


메시지의 뒷내용을 확인해보니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빛나는 제인 작가를 꼭 제이뉴스에 모시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일정이, 12월 25일···?!’


크리스마스면 마을 잔치랑 겹치는 날이었다.

앞으로 4일 뒤. 아무리 유튜브 콘텐츠라고 해도 일정이 너무 급한데···?


“게스트 섭외가 잘 안됐나?”


고개를 갸우뚱하며 이래저래 고민이 들었다.

TV 채널은 아니지만 영향력은 어마어마한 제이뉴스의 출연.

뭐, 출연해서 나쁠 건 없었다.

내 소설과 드라마 제작에 대해 알리는 홍보의 장으로서 말이다.


‘그런데···.’


설령 출연을 결심한다고 쳐도 어떻게 할 것인가.

제인으로서 얼굴을 드러낼 수도 없었다.


그렇다면 방법은 딱 하나, 목소리만 출연하는 것인데···.


‘변조라도 해야 하나.’


갑자기 머리가 슬슬 아파오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이럴 때에는 과감히 선택을 포기하는 편이 나을 것 같았다.


‘일단 잠시 보류.’


그때였다.


-드르르르르르···.


마침 앞마당에 유시진의 차가 들어왔다.

쿵짝대는 음악소리와 함께 역시나 차체가 요란하게 들썩거렸다.


잠시 후 선글라스를 낀 유시진이 내렸다.


“여어, 카페 사장님.”

“넌 차 좀 어떻게 안 바꾸니?”


오늘 유시진을 부른 이유는 일종의 구두계약을 하기 위해서였다.

녀석에게는 무척이나 탐나는 작물 인큐베이터가 있었으니까.


‘그중 일부를 내가 빌리는 거야.’


-왈! 왈왈!


어느새 백설기가 나와 유시진 앞에서 꼬리를 흔들었다.

귀까지 접힌 걸 보면 이 녀석, 꽤 맘에 드는 모양이었다.


“안녕 인절미.”

“백설기거든? 하얀 거 보면 모르냐.”

“에이, 그거나 그거나. 둘 다 똑같은 떡인데 뭐.”


그러던 유시진은 갑자기 트럭으로 뛰어가더니 택배상자 하나를 들고 왔다.

뭐지? 이젠 하다하다 택배업도 겸업하나.


“야 진우진! 베스트셀러 1위 축하한다!”

“와. 그런 것도 챙겨주냐 너? 이거, 뜯어봐도 돼?”


그러자 유시진은 그러라며 싱글벙글 웃었다.

잠시 후, 상자를 개봉하자 요상한 CCTV 같은 것이 나왔다.


“뭐냐 이게?”

“이게 바로 홈캠이라는 거다.”

“홈캠?”


그의 설명에 따르면, 홈캠은 백설기를 두고 외출했을 때 밖에서 관찰할 수 있는 카메라였다.

그러니까 집 안 곳곳에 설치해두고 무슨 일은 없는지 언제 어디서든 확인할 수 있는 용도.


“게다가 마이크 기능도 있다? 핸드폰이랑 연동해서 부를 수도 있어!”

“오, 그래?”


뭔가 의도치 않게 꽤 유용한 선물을 받았다.

백설기 뿐 아니라 사향고양이 녀석과도 밖에서 소통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닌가.


‘그 자식, 왠지 밖에서 말 걸면 올 때 메로나라고 말할 것 같아.’


물론 그러고도 충분히 남을 녀석이었다.


*


잠시 후 우리는 유시진의 에어하우스에 도착했다.


“그래서. 에어하우스 일부를 니한테 빌려달라고?”

“응. 아주 조금이면 돼. 일종의 실험실이랄까.”


단 하루도 되기 전에 작물이 자라는 마법의 에어하우스.

똥싸개의 퇴비와 함께라면 재빠른 재료 수급이 가능했다.


여기다가, 유자의 노래까지 작물들에게 줄려준다면···.


‘뭐든지, 신속하게 재배가 가능하다.’


여기서 신속하게라는 건, 단 하루도 안 되는 시간을 말하는 것이었다.

이거 다른 농부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나 혼자만 작물을 미친 듯이 키울 수 있는 상황.


‘캣닢이 언제, 어떤 재료를 부를 지도 모르니까.’


언제 재료가 필요할지 모르는 상황에 에어하우스의 아주 일부라도 확보해놓는 것은 나에게 아주 든든한 수급처가 생기는 일이었다.


“오케이! 친구니까 아주 저렴한 가격에 내주지.”

“오, 고맙다. 차는 이상하지만 사람은 좋은 녀석아.”


됐다.

이젠 기후에 상관없이 어떤 상황에서든 작물을 마법처럼 만들어낼 수 있다.


‘똥싸개가 변비에 안 걸린다면 말이지.’


비즈니스맨처럼 유시진과 악수를 한 나는 녀석에게 한 가지 상담을 받아보기로 했다.

생각이 많은 나와는 정반대의 스타일인 유시진.

오히려 직관적이고 솔직한 대답으로 인해 도움을 얻을 때도 많았다.


“시진아.”

“그래. 고민이 있나보구나. 어서 말해보렴.”


참 눈치도 빠른 녀석이다.


“만약 내가, 뉴스에서 섭외가 왔으면 넌 뭐라고 할래. 나가라고 할래 아니면···.”

“나가야지 무조건.”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답을 내리는 유시진이었다.


“그래? 근데 TV는 아니고 유튜브 채널이야.”

“유튜브 채널? 유튜브에 뉴스도 있어?”

“음. 너 강주영 아나운서가 하는 제이뉴스 알아?”


그러자 유시진은 펄쩍 뛰었다.


“당연히 알지!!! 나 강주영 아나운서 완전 팬이잖아!”

“너 지난번엔 차유정 팬이라며.”

“에이 그건 배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거고. 강주영은 아나운서 중에 가장 좋아하는 사람!”


정말이지 연예인을 많이 좋아하는 친구다.

설마, 본인이 강주영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출연하라고 하는 건 아니겠지?


“야. 뉴스에 출연하면 나한테 좋으려나?”

“그걸 말이라고 하냐? 야. 유명해지면 똥을 싸도 박수를 쳐줘 사람들이. 너 그런 데 나가는 게 얼마나 어려운 줄 알아?”


유시진은 침을 튀기며 연설했다.

얼굴이 어느새 벌겋게 달아오르기까지 했다.


“뭐가 문젠데! 무조건 나가야지. 어? 책도 홍보하고. 어? 뭐든 홍보할 수 있잖어. 안 그래?”

“아니 그건 그런데. 내가 지금 제인으로 나갈 순 없잖아. 난 이 시골에 짱박혀서 좀 조용히 살고 싶다고.”


그러자 유시진은 내가 복에 겨웠다는 듯 입술을 삐죽거렸다.


“와. 난 니가 너무 부럽다 진우진. 조용히 살고 싶은데 차유정이 막 찾아와. 심지어 뉴스에서도 출연해달라 연락이 와. 게다가 소설도 완전 대박이 나. 너 뭐냐 대체.”


달리 할 말이 없던 나는 아무 말도 없이 어깨를 으쓱였다.

그런 나의 반응에 유시진은 재수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런데 그때.


“야. 너 뭐 왔나보다.”


유시진이 내 손에 들려있던 핸드폰을 가리켰다.

하도 진동이 울려대니 무음으로 해놨는데 잘도 포착해냈다.


“뭔데. 또 뭐 섭외 온 거냐?”

“아니. 아는 사람한테 인스타 DM이 왔는데···.”


나는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하고는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제인 작가님. 분명히 커피 사주신다 그랬죠?]


다름아닌 가수 유자로부터 온 메시지.

아깐 좀 기분이 다운돼 보이더니 지금은 괜찮아진 모양이었다.


“야···. 너 유자한테 DM 온 거야?”


나는 거머리처럼 달라붙은 유시진을 떼어내고 겨우 답장을 보냈다.


[네 그럼요. 시간 편하실 때 오세요!]


그러자 그녀에게서 당혹스런 메시지가 날아왔다.


[정말요? 저 있잖아요. 두 시간 뒤 충주 도착해요.^^^]


···뭐?

지금 바로 온다고? 오늘?


너무도 급작스러웠다.

아직 제인 작가의 대리인을 구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자기 찾아온다고?


이와중에도 유시진은 정신없이 나의 핸드폰을 보려고 안달이었다.


“너 유자한테 DM 온 거야? 너 유자한테 DM 온 거야?!!”

이 자식, 설마 유자도 팬이라고 말할 셈인가.

갑작스런 유자의 방문 소식에 어찌할 바를 모르던 찰나.


“아, 그래. 일단 만나야겠다.”

“누구를! 설마 우리 유자님을?!”


언제 봤다고 유자님이래.

정말이지 세상에서 연예인을 가장 좋아하는 놈이 아닐까 싶다.


“맞다 시진아. 너가 나 좀 도와줘야겠다.”

“당연하지! 뭐든 말해 우진아.”


그러자 녀석은 속보이게 능글맞은 표정을 지었다.


* * *


마침내 직접 운전까지 해 충주시 노은면까지 도착한 유자였다.

이번엔 진짜 제인 작가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다.


‘너무 기대돼.’


비록 첫 번째 기회에는 은향 출판사 황금산에게 낚시를 당해버렸다.

하지만 이번엔 제인 작가님과 직접 연락한 상황.


‘한 번 속지 두 번 속겠어?’


작가님에게 할 말이 너무 많았다.

소설책에 대한 내용은 물론이었고, 그 사람에 대해 궁금한 점이 너무도 많았다.


“행운다방···. 어? 찾았다!”


다방 앞에 차를 세워둔 유자는 침을 꿀꺽 삼켰다.

작가님껜 죄송하지만 목이 좋지 않아 커피 대신 유자차를 마시겠다고 말하기로 했다.


-끼이익.


오래된 문이 열렸고, 유자의 심장은 빨리 뛰기 시작했다.


“저, 작가님···?”


그러자 다방의 안쪽 테이블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드디어, 마침내.

유자의 버팀목, 나만의 탱자나무인 제인 작가님을 영접할 수 있···?


-왈!


유자는 테이블에 앉아있는 사람을 보고 넋이 나갔다.

아니, 심지어 사람도 아니었다.


“댕댕이···?”


웬 하얀 강아지가 얌전히 혀를 내밀고 앉아있었다.

심지어 강아지의 목에는 웬 CCTV가 대롱대롱 달려있었다.


‘홈캠······?!’


-안녕하세요 유자님. 먼 길 오시느라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렇게 인사드려 죄송합니다.


댕댕이가 달고 있는 그 홈캠에서 고음의 변조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이거 꿈인가···?’


친애하는 제인 작가님을 만나 꿈같은 유자였다.

비록 눈 앞에는 강아지의 모습을 하고 계시지만 말이다.


“하하···. 작가님. 참, 개 같으시다. 하하···. 하하하.”


이 만화 같은 상황 덕에 어느덧 우울감은 싹 씻겨나간 유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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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관광도시 프로젝트 23.12.23 5,226 121 16쪽
33 두 마리 토끼와 황금사자 +4 23.12.22 5,474 128 18쪽
32 마케팅 대결 +5 23.12.21 5,722 119 17쪽
31 오랜만에 인사드립니다 +3 23.12.20 5,908 129 17쪽
30 진우진이 돌아왔다고? +2 23.12.19 6,018 135 17쪽
29 정면 돌파 +12 23.12.18 6,145 130 16쪽
28 냉해 입은 존재들 +15 23.12.17 6,644 146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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