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디는 스타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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칄공
작품등록일 :
2024.01.17 20:49
최근연재일 :
2024.02.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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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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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진짜······ 최고다

DUMMY

[사용할 수 있는 캐시는 총 2개입니다.]

◆체력 Lv.2

◆발성 Lv.2

◆외모 Lv.3

◆호소력 Lv.3

◆능숙함 Lv.5


━「스킬 항목」━

★감정 읽기 Lv.1

★미래시未來視 Lv.1


흠···, 역시.

지민정과의 합방에서 받은 미션 보상들은 예상대로 나의 채널 계정으로 옮겨져 있었다. 분명 지민정의 채널로 방송했지만, 누구의 채널인지는 상관없이 큰손의 미션은 나에게만 보이고, 보상 또한 나에게만 적용되는 듯했다.

이거 완전 남몰래 무슨 꿍꿍이라도 저지르는 것만 같잖아?

실제로 그렇긴 하다.


“어떡해야 할까···”


그러다 검지로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꼴똘히 생각에 잠긴다. 미션 보상으로 받은 2캐시를 어디에 사용해야 할지 고민 중이다.

체력, 발성, 외모, 호소력, 능숙함 중에 골라 캐시를 사용해야 한다는 건데···

내가 지금 가장 부족한 게 뭘까? 삶이 고달파 운동을 가까이하지 못한 몸이었는데, 이참에 체력을 올릴까? 아니다. 아직까지 체력은 쓸만하다.

호소력과 능숙함 또한 레벨이 높다고 말할 순 없지만, 이 두 항목엔 이미 캐시를 투자해 당장은 필요 없어 보인다.

음, 아무래도 캐시는 아껴두는 편이 나은 듯했다. 언젠간 필요할 미래를 위해.


“뭐가 어떡해?”

“아 깜짝이야!”

“꺅-! 왜 소리를 질러?! 나까지 놀랬잖아···!”


딴생각 중인데 송유화가 갑자기 다가와 심장이 떨어질 뻔했다. 후···, 아직도 이 집에 나 말고 한 명 더 산다는 게 익숙지 않다.

나는 눈살을 옅게 찌푸리며 송유화를 쳐다봤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송유화의 머리 위.


“뭐, 뭐···! 일부러 한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인상을 쓰고 난리야···”


[‘미래시未來視 Lv.1’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잠재력을 확인합니다.]

[‘미래시未來視’의 현 레벨이 낮아 ‘송유화’의 잠재력을 확인할 수 없습니다.]


안 되네. 계속해서 송유화의 잠재력을 확인하려 애써봤지만, 돌아오는 건 저렇게 ‘미래시’의 레벨이 낮아 확인할 수 없다는 문구뿐이었다.

지민정의 잠재력은 종합 S등급으로 곧장 나왔는데, 왜 송유화만 확인할 수 없다는 걸까.

이번에 새로 얻게 된 ‘미래시’에도 ‘감정 읽기’와 마찬가지로 캐시 사용이 불가능했다.

그렇다면 ‘미래시’의 레벨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알 만한 일이라는 건데···

그 말인즉슨 계속해서 미션을 깨야 한다는 뜻. 보상을 얻다 보면 분명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일련의 사고 과정을 거쳐 결론에 도달한 나는 그제야 표정을 풀고 송유화에게 물었다.


“왜? 나한테 뭐 할 말 있어?”

“응. 나 폰 좀 빌려줘.”

“폰? 내 폰을 왜?”

“합방했을 때 영상 좀 보게. 네가 컴퓨터를 쓰고 있으니깐 못 보고 있잖아.”


아, 또 본인 노래하는 영상 보려고? 얘도 그때 듀엣이 어지간히 마음에 들었나 보다. 그런데······ 뭐? 네가?

이젠 반말을 찍찍 내뱉는 송유화에게 화도 나지 않는다.

친여동생이 있었어도 이랬겠거니 하며 핸드폰을 건네준다.


“앗싸-! 잠금 없지? 땡큐.”


핸드폰을 건네받은 송유화는 그대로 침대까지 총총 달려가 몸을 휙 던져 굴렀다.

그러곤 이불 속에 폭 파묻혀 클립 영상을 재생한다.

나는 그런 그녀의 모습에 픽- 웃음을 지으며 다시 고개를 돌려 모니터를 응시했다.

작은 네모 형태의 알림창은 방송이 켜져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모니터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아직 해결하지 못한 미션 알림창이었다.


[방송 컨셉 확정하기]


방송 컨셉 확정하기라···. 미션 완수의 기준이 컨셉이 확정된 방송을 시작하기만 하면 되는 것인지, 정해진 기간 동안 일관성 있는 컨셉의 방송을 보여야 하는 것인지는 불확실하다. 하지만, 컨셉 하나만큼은 확실하게 정할 수 있었다. 이번 합방을 통해서.

송유화와 지민정이 함께 듀엣곡을 부르는 모습을 보고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PD가 되고 싶었던 이유, 나만의 방송을 만들고 싶었던 이유를 말이다.

바로, 빛을 품고 있는 이들에게 무대를 만들어주고 싶어서였다.

그래서 나는 그런 방송을 만들어 가기로 했다. 굳이 타이틀을 붙이자면 <하진뮤직>이라 할 수 있겠다.

타이틀답게 음악 방송하는 스트리머, 또는 사람들에게 아직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무명 가수들을 게스트로 초대해 그들의 재능을 맘껏 보여주는 방송을 만들 것이다.

어쩌면 송유화와 같이 숨겨진 진주도 발견할 수 있을 터이고.

벌써부터 설렌다. 내가 내 손으로 직접, 내 방송으로 스타를 만들 것이란 생각에 심장이 빠른 템포로 진동하는 듯했다.

하지만 그런 방송을 이끌기 위해선 아직 나의 위치는 부족하다.

팔로잉 5,655명. 지민정과의 합방, 핫클립의 영향으로 시청자 유입이 꽤 되었지만, 이 정도의 방송 규모만으로 게스트를 초청해 방송을 이끌어간다는 건 현실적으로 힘들다.

우선 촉매제가 필요하다. 사람들의 관심을 이보다 더욱 끌어모으기 위해.

그리고 사람들이 모인 그곳에서 앞으로의 방송 컨셉을 공지할 예정이다. 방송 용어로 말하자면 후킹을 쓰겠다 이거지.

그렇다면 어떤 후킹이 좋을까······


“흠흠음~ 음흠흠음~”


송유화의 콧노래가 들려 뒤를 돌아보니 침대에 누워 내 핸드폰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는 그녀가 보인다.

지민정과 함께 듀엣 했던 클립 영상을 5번째 시청 중이다. 뭐가 그리 마음에 든 건지···


[‘송유화’가 흡족함을 느낍니다.]


“흠흠~ 음흠흠~”


그러다 달력을 확인하니 다음 주가 크리스마스인 것도 보인다.

잠깐만······

아무래도 방송이라면 모름지기 특집 편성은 챙겨야겠지?

마침 5천 팔로잉 감사 기념 인사도 필요할 때니깐···.

나는 의자를 돌려 최대한 다정한 말투로 송유화를 불렀다.


“유화야, 크리스마스 특집으로 산타복 입을래?”

“응?”

“곧 크리스마스잖아.”


송유화가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다 고개를 갸웃하며 대답한다.


“그럼···, 너는?”

“···나?”






[아직은 조금 낯설지만- 그 미랠 난 볼 수가 있어~]


“우와···”


화면 속 송유화가 고혹적인 음색으로 순식간에 이목을 사로잡는다. 온도가 낮아 보이면서도 언뜻 위로를 건네는 듯한 목소리. 힐끗힐끗 캠 카메라와 눈을 마주치는 찰나의 순간. 거기에 탄탄한 기본기까지.

기나긴 아이돌 연습생 생활을 겪었던 서동우가 보기에도 송유화는 이미 완성된 가수였다. 어떻게 이런 애가 여태껏 데뷔를 안 한 거지? 서동우는 다시금 그녀의 타고난 끼에 감탄을 내뱉는다.


“크으···, 몇 번을 들어도 질리지가 않네.”


서동우는 다시 한번 영상을 재생했다. 모니터에서 송유화와 지민정의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그러다 영상의 조회 수를 확인한다. 37만 회. 업로드된 지 며칠 만에 조회 수 37만 회를 기록하고 이번 주 핫클립 1위를 차지한 영상이었다.

서동우는 그런 숫자 따위로 이루어졌을 뿐인 지표를 부러움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자신의 노래도 이리 많은 주목을 받았으면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서동우가 노래하는 클립 영상도 있다.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그에게도 고정 시청자 수는 미미하게 존재했으니깐. 한 100여 명 정도? 아이돌 연습생 출신인 서동우의 외모가 초기 정착에 도움 되긴 했다.

하지만, 그런 그의 클립 영상은 어째서인지 조회 수가 처량했다. 그나마 제일 조회 수가 많은 것이 메이저 남자 아이돌그룹 노래 커버 영상. 조회 수 1만을 넘길락 말락.


“하······.”


깊은 한숨이 다 나온다. 그래도 노래 실력 하나만으로 당당히 오디션에 합격한 본인인데, 이런 처지라니. 서동우가 마우스 드래그를 내려 본인 클립 영상에 달린, 얼마 있지도 않은 댓글을 확인했다.


- 노래 좋고 비주얼도 좋은데 딱히...

- 여기가 노래방인 줄 아나

- 느낌 없네


어째서일까. 연습생 시절 때도 들어본 적 없었던 혹평이 무수하다.

서동우가 노래를 못 부르는 것일까? 아니다. 그는 국내 손가락에 꼽히는 보컬 트레이너에게도 인정받았다.

그렇다면 서동우의 노래가 대중성이 부족한 것일까? 그것도 아니다. 시청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그는 대중적인 아이돌의 타이틀곡 위주로 노래를 선정했다.


‘그럼 도대체 뭐가 문제지···’


서동우는 그냥 남들처럼 공부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기도 했다.

출구가 어딘지도 모를 터널과도 같은 연습생 생활을 견디다 보니 나이도 어느덧 28살. 데뷔도 못 하고 허송세월만 보내다 나이만 먹고.


‘왜 이렇게 살았을까···’


사실 데뷔하긴 했었다. 망돌로 데뷔해 이름도 못 알린 채, 소리 소문도 없이 와해했지만 말이다.

그 당시에 회사 손익 맞춘다고 탈곡기에 갈리는 벼처럼 지방 행사만 주야장천 돌았던 것만 빼면 나름 아이돌 출신이라 불릴 수 있는 그였다.

그러나 서동우는 이런 현실의 벽에 부딪히는 것에 지쳐 아이돌이란 꿈을 포기했다. 사람이 벽에 자꾸 부딪히면 둘 중 하나였으니깐. 벽이 부서지거나 몸이 부서지거나.

그래도 노래는 포기할 수 없었던 건지, 서동우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했다.

시청자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며 못다 이룬 꿈을 ‘치리릿’에서나마 달래고 싶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쉽지가 않다. 서동우의 시청자 수와 클립 영상 조회 수들이 이를 방증해준다.

그리고 이러한 절망적인 상황 속, 서동우에게 희망의 불씨가 되어준 사람이 바로 <보스bos>라는 스트리머였다.

분명 얼굴도 처음 보고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스트리머임에도 그의 방송 클립 영상은 매주 밥 먹듯이 핫클립 반열에 올라왔다. 얼마 전엔 음악 스트리머로 꽤 정평이 난 지밍의 방송에도 게스트로 출연했다. 음악 방송이란 장르를 가지고 말이다.


“역시···, 대단한 사람이야···.”


방송에서 송유화가 부르는 노래는 모두 그가 정한다고 들었다. 조명과 오디오도 항상 송유화를 중심으로 조정한다.

알게 모르게 뒤에서 노래하는 가수를 어떻게든 최고로 빛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다.

이에 누구보다 노래를 사랑하고 아이돌의 꿈을 키웠던 서동우는 느낄 수 있었다.

스트리머 보스, 그는 다르다고.

소속 연예인을 돈주머니 취급으로만 생각하는 회사와 가수를 대하는 태도부터가 다르다고.

그는 진정 가수를 위하는 방송을 만들고, 자신의 이익보다 가수와 노래를 우선시한다고.


“나도 이 사람 방송에 나가면 뭐가 달라지려나···”


서동우가 간절하다는 듯이 웅얼거린다. 스트리머 보스와 송유화가 받고 있는 관심은 모두 그의 이상理想이었기에.

마치 어두운 길거리를 비추는 달빛처럼, 한 발자국 뒤에 물러서 가수를 밝게 비추어주는 방송인.

서동우가 보기엔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jingle bell, jingle bell, jingle bell rock-”


산타복을 입은 송유화의 어깨가 노래에 맞춰 들썩인다. 들썩일 때마다 그녀 어깨 위에 걸친 빨간 망토가 앙증맞게 춤을 춘다.


“jingle bell swing and jingle bells ring-”


- 와 ㅏ ㅏ ㅏ ㅏ

- 산타걸 유화 아무도 못 막는다

- 산타는 존재한다!

- 제발 루돌프 시켜줘

- 보스는 꼴이 왜 저럼?


채팅창은 이미 산타복을 입고 크리스마스 캐롤을 부르는 송유화에 반쯤 미친 상태가 되었다.

나는 옆에서 눈사람 의상을 입은 채, 이 상황을 즐긴다.

성탄절이라 그런가, 후원도 쏟아진다.


[‘참개구리’님이 5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이게 나라다!


[‘kjh0031’님이 8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누나한테 줄려고 용돈 모았어요!


[‘사랑은언제나’님이 300,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성탄절이 신이 탄신한 날이 맞긴 하네요 ㅎㅎ


[‘구악구아악’님이 5,000원을 후원하셨습니다.]

- 눈사람 볼수록 웃음벨이네 ㅋㅋ


산타복을 입은 송유화란 강력한 썸네일 덕분에 시청자도 어느덧 1,100명. 8,000명 대로 늘어난 팔로잉.

최고다.

흐흐, 산타걸 최고. 흐, 흐흐흐 시청자, 후원···, 흐, 흐흐···

눈사람 배를 쓰다듬으며 입꼬리에 행복감을 잔뜩 묻힌다.

그러다 히든미션도 터진다.


[동시 채팅 참여자 수 500명 돌파!]

[히든미션 ‘시끌벅적한 곳인걸?’을 달성했습니다!]

[미션 보상으로 2캐시를 획득하였습니다.]


진짜······

최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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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괴짜 +3 24.02.20 561 28 14쪽
35 여자의 촉이란 +3 24.02.19 615 34 15쪽
34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3 24.02.18 711 30 14쪽
33 거짓말하기는 +4 24.02.17 721 33 16쪽
32 뻔한 개수작 +2 24.02.16 795 35 15쪽
31 이건 좀 센데? +3 24.02.15 833 33 16쪽
30 하루 휴방하지 뭐. +2 24.02.14 859 36 15쪽
29 미쳤나봐아아-! +2 24.02.13 889 35 15쪽
28 취향저격 +2 24.02.12 935 37 18쪽
27 이제부터 매니저라고 불러요 +3 24.02.11 968 40 14쪽
26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24.02.10 1,057 35 15쪽
25 다 방법이 있죠 +5 24.02.09 1,081 31 16쪽
24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5 24.02.08 1,093 38 18쪽
23 혹시 ‘하진뮤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2 24.02.07 1,135 39 13쪽
22 우리가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작은 기적, 밍기적 +2 24.02.06 1,198 38 15쪽
21 왜 욕짓거리야?!! +6 24.02.05 1,209 41 13쪽
20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럽니다. +4 24.02.04 1,229 42 14쪽
19 탑스타 제조기 +2 24.02.03 1,282 38 13쪽
18 얼씨구? +4 24.02.02 1,264 42 16쪽
17 이게 그 스며든다는 것일까. +4 24.02.01 1,294 44 14쪽
16 당연히 그래야지, 싯팔. +3 24.01.31 1,348 43 22쪽
15 이것이야말로 힐링이지. +5 24.01.30 1,418 48 16쪽
14 최고의 스트림 +2 24.01.29 1,462 41 13쪽
13 낭만 합격이다 +2 24.01.28 1,454 43 15쪽
12 이렇게 빨리···? +2 24.01.27 1,488 38 12쪽
» 진짜······ 최고다 +3 24.01.26 1,535 42 13쪽
10 후, 후원이 갑자기···! +2 24.01.25 1,565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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