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디는 스타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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칄공
작품등록일 :
2024.01.17 20:49
최근연재일 :
2024.02.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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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08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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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DUMMY

[‘도지원’의 종합등급 : SS ]

[현 상태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영도력’과 ‘무대연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루트뮤직’ 소속 도지원입니다.”

“전 연락드렸던 ‘루트뮤직’ 대표 최한길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스튜디오에까지 초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 네···.”


도지원이 고개를 꾸벅 숙이며 그녀 머리 위로 떠오른 문구들이 따라 움직인다.

종합등급이 SS라고···?

이건 뜻밖인데?


“일단 들어오세요. 간단하게 마실 것들 좀 준비해놨습니다.”

“아이코, 감사합니다. 그럼, 실례··· 지원아 이제 고개 들어도 돼.”

“아, 아아···! 네!”


방송 스튜디오를 찾아온 손님 두 명이 신발을 벗고 안으로 들어선다.

그들의 발걸음을 뒤따라오는 것을 느끼며, 잠시 ‘루트뮤직’의 이메일을 받았던 때를 회상했다.

나는 4인조 걸그룹에 어울릴 2명의 멤버를,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200일이라는 제한 기간 때문에 경력직 멤버를 찾고 있었다.

<하진뮤직> 게스트를 희망하는 연락을 이용해 메일함을 뒤져보기 시작했고.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루트뮤직’의 연락. 이미 데뷔하여 활동 중인 연예인들이 아닌 연습생 신분으로 연락이 온 것은 ‘루트뮤직’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그것도 회사의 유일한 연습생이라 했다. 다른 멤버들과 데뷔조를 꾸리고 있는 것이 아닌, 데뷔를 위한 팀을 기다리고 있는 연습생.

바로 내가 찾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연락했다. 만나서 얘기나 해보자는 생각으로.

그런데 이게 웬걸? ‘미래시’로 들여다본 연습생의 잠재력이 무려 SS 등급. 송유화를 제외하고 지금껏 봤던 사람 중 가장 높은 잠재력 등급을 가지고 있는 그녀였다.

별 기대하지 않고 복권 샀다가 당첨되면 이런 기분이려나? 식탁 건너편에 앉은 도지원에게 자꾸만 눈길이 간다.

반드시 그녀를 잡아야 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상대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야겠지?

자, 네가 원하는 게 뭐냐?


“그래서 저와 나누고 싶은 얘기가 있으시다고 하셨는데, 어쩐 일로 찾아오신 거죠?”

“아, 그게 실은━”

“도와주세요!”


······뭐?

‘루트뮤직’ 대표 최한길이 대답하려는 순간, 도지원이 별안간 구조 요청을 보낸다.

두 눈을 질끈 감고 말한 것을 보아하니 상당한 용기를 내어 내뱉은 듯 보였다.

최한길 대표도 이러한 상황이 갑작스러웠는지,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도와달라고요? 뭐를···”


황당하다는 눈빛으로 도지원을 향해 시선을 고정하자, 그녀는 그런 나를 흘끗 보곤 또다시 두 눈을 질끈 감고 당차게 얘기한다.


“그, 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죄송합니다아···!”

“지, 지원아···, 갑자기 그렇게 막무가내로 도와달라고 하면 피디님이 곤란해하시잖니···.”


지금 이게 무슨 상황인지 싶다. 뭘 도와달라는지 본인도 모르겠다고?

최한길 대표도 무척 당황해한다. 그나저나 피디라니, 오랜만에 듣네. 연예계 쪽 사람이라 그런가, 날 피디라 지칭한다.

그리고 도지원은 그동안 참아왔던 울분을 한꺼번에 토해내듯이 연이어 말을 이었다.


“사, 사실 제가 올해로 24살이고 아이돌을 준비한 지도 벌써 10년째에요. 힘겹게 들어간 첫 소속사에선 계약 해지당하고, 그 후에 들어간 지금 회사에서라도 열심히 해보자-라는 마음이었는데 멤버들은 다 도망가고. 갈수록 시간만 흐르고 전 변한 게 없고···, 너무 혼란스러웠어요. 제가 지금 뭐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무, 물론 저보다 더 힘든 사람은 있겠지만···! 아무튼 지금까지 그렇다 할 성과도 방향도 보이지 않아서 이렇게 찾아온 거예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런 걸 보고 급발진이라 하나?

연이어 도지원은 잔뜩 겁을 먹은 듯한 눈빛을 주춤거리며 목소리에 힘을 준다.


“그, 그래서 피디님이 생각하시기엔 전 뭐가 문제일까요···?!!”

“···예?”

“서동우 선배님이랑 피에스타 선배님처럼 저도 피디님의 도움을 받고 싶습니다···! 왜인지 피디님은 답을 아실 것 같으셔서···”


나는 답을 알 것 같다고? 이게 무슨 말인지 싶다.

내가 무슨 무당도 아니고···

얘, 은근히 엉뚱한 면이 있네. 아니, 은근히가 아니라 많이.


“저는 되게 열심히 연습하고 늘 최선을 다했는데도 여태껏 데뷔를 못 한 거면 역시 이쪽이랑 맞지 않은 걸까요?”


그건 아니다. 잠재력도 높을뿐더러 비주얼도 아이돌 계열에서 잘 통하는 상이었다. 얼핏 날카로워 보이면서도 순둥한 강아지 느낌?

게다가 순진하고 엉뚱한 캐릭터, 좋은 비율까지. 몸매도 음······, 상당히 볼륨 있는━

여하튼.

24살이라 그랬나? 아이돌치곤 나이가 있는 편이긴 한데, 어디 가서 묻힐 정도는 절대 아니었다.


“아니요. 제가 생각하기엔 지원 씨는 충분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기회만 잘 잡는다면━”

“정말요?! 피디님이 보시기에 정말로 제가 잠재력이 있나요···?!!”


말 끊겼다···.

말을 끊은 도지원을 공허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자, 최한길 대표가 어쩔 줄을 몰라 하며 상황을 수습한다.


“지원아···, 진정 좀 해. 우리가 지금 이러려고 온 게 아니잖아···.”


나는 그런 최한길 대표를 빤히 쳐다보았다.


['미래시未來視 Lv.1'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잠재력을 확인합니다.]

[‘최한길’의 종합등급 : S ]

[현 상태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는 ‘안목’과 ‘사업운’을 가지고 있습니다.]


S라···. 단 한 명의 연습생을 보유한 기획사 대표치곤 보유한 잠재력이 굉장히 높다.

최한길 대표의 잠재력이 곧 그의 회사인 ‘루트뮤직’의 성장 기대치라 보면 되려나···

그렇게 된다면 ‘루트뮤직’이 더 커지기 전에 도지원을 빼 와야 할 터. 최저점 매수 타이밍인 지금을 놓친다면 도지원도 그렇고, ‘루트뮤직’도 그렇고 내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할지 모른다. 물론, 미션 제한 기간이 200일이라 어차피 그전까진 도지원을 멤버로 만들어야 하지만 말이다.

헌데, 이미 소속사가 있는 도지원을 어떻게 멤버로 영입하지···

머리가 빠르게 굴러가는 와중, 최한길 대표가 내게 말한다.


“아 이거···, 죄송하게 됐습니다. 지원이가 그렇게 막 피디님을 뵙게 해달라 부탁을 해서 염치 무릅쓰고 연락드리긴 했는데, 얘가 이리 대책 없을 줄은 몰랐네요.”

“괜찮습니다.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겠습니까.”

“하하, 피디님 그릇이 되게 넓으신 분이었네. 평소에 얘가 워낙 뭘 요구하는 성격이 아니었던지라 마지막으로 부탁 들어준다는 생각으로 온 건데, 이런 피디님만 곤란하시게 만들고···.”

“마지막이요?”


최한길 대표가 내뱉은 의미심장한 단어에 꽂혔다.


“아, 네. 사실 회사 사정도 그렇고, 연습생도 지원이 혼자 남아 오랫동안 고생해서 다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지원이를 이런 회사에 계속 옭아맬 수도 없었고.”


사업을 접고 ‘루트뮤직’을 청산하려 했단 건가?

최한길 대표의 잠재력을 보면 이대로 버리기 아까운 회사인데···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상대의 도지원을 원하고, 상대 또한 회사를 이대로 청산하기보다는 계속 운영하는 것을 원하겠지.

성공적인 걸그룹 데뷔를 위해선 외부의 자원도 이용해야 하고 말이다.

그러니 도지원을 손에 넣으면서 성장 가능성이 충분한 ‘루트뮤직’을 이용하려면······

그 방법뿐이겠는 걸?

나는 입을 열기 전 핸드폰을 먼저 손에 쥐었다.

그전에 확인할 게 먼저 있었으니깐.


“대표님, 잠시만 확인할 게 있어서 실례 좀 하겠습니다.”

“아, 네네···! 편하게 하세요.”


나는 ‘치리릿’ 모바일 앱을 열어 ‘스킬 항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곧장 포인트를 사용했다.


[1pt를 미래시未來視 Lv.1에 사용하였습니다.]

[미래시未來視 Lv.1 -> 미래시未來視 Lv.2가 되었습니다.]


레벨 업 된 ‘미래시’로 도지원부터 확인했다. 아이돌로서의 잠재력을 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야 할 필요가 있다.

나와 눈을 마주치곤 영문도 모른 채 눈만 깜빡거릴 뿐인 도지원의 머리 위로 무수한 문구들이 떠오른다.


['미래시未來視 Lv.2'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잠재력을 섬세하게 확인합니다.]

[상대방이 보유한 각 특성과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의 고유 특성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각 특성은 얼마든지 현 상태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습니다. 성장 기대치와 임계치는 지극히 포텐셜에 의존합니다.]


+

이름 : 도지원

나이 : 24세

특성 : [춤 SS], [가창력 S+], [영도력 S], [무대연기 S+], [집념 SS], [포텐셜 UR]

고유 특성 : 노력가 (타고난 정신력과 회복 탄력성으로 쉽게 무너지지 않습니다.)

+


오호라. 레벨이 높아서 그런지 이전보다 상대의 잠재력을 더욱 구체적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고유 특성 같은 것도 있구나?

그리고, 이 포텐셜은···

UR. 소설이나 게임에서 본 적 있다. 아마 울트라 레어Ultra Rare란 뜻으로 SR(슈퍼 레어)보다 위 등급일 텐데.

이 포텐셜의 등급에 따라 특성의 성장 기대치가 결정된다는 뜻인가?

그렇다면 도지원은 UR 등급의 포텐이 잠재되어 있다는 얘기였다.

이번엔 당신 차례. 나의 시선은 최한길 대표로 옮겨졌다.


+

이름 : 최한길

나이 : 39세

특성 : [사교술 S], [안목 B], [인복 S+], [결단력 A+], [사업운 C], [포텐셜 SSS]

고유 특성 : 낭만주의 (물질보다 감성을 추구하며 꿈을 위해서라면 순정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


낭만주의라···. 적어도 소속사 아티스트 등 빼먹을 사람은 아니란 거네.

됐다. 이로써 최한길 대표란 사람과 도지원의 엄청난 포텐을 확인했다.

더 말할 필요도 없겠지.

나는 아리송하다는 표정의 최한길 대표에게 들고 있던 핸드폰 화면을 보여주었다.

송유화가 노래 부르는 클립 영상이었다.


“이, 이게 뭡니까?”

“나이 23세. 이름은 송유화. 제 방송에 간간이 출연해 노래하는 아이인데, 어떻습니까? 얘도 아이돌을 꿈꾸고 있습니다.”

“저, 정말입니까? 한데 비주얼이나 보컬이 이미 완성형에 가까운······”


최한길 대표가 말을 하다 말고 순식간에 영상에 빠져든다.

송유화의 목소리에 홀리기 시작하며 현실감 없는 그녀의 외모에 점차 눈알이 커져 화등잔만 해진다.

하기야, 유화가 엔터 대표라면 가만히 내버려 두지 못할 비주얼이긴 하지.

여기까지.

핸드폰 화면을 툭 꺼버리니 최한길 대표가 아쉽다는 듯 입맛을 다셨다. 그런 그에게 조심스레 말을 건넸다.


“만일 유화가 ‘루트뮤직’에 들어가 지원 씨와 같이 데뷔를 준비한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회사를 계속 운영할 계획이 있어요?”

“이, 이 아이가 ‘루트뮤직’에요? 아무렴 물론이죠! 이런 보물이 회사에 들어온다면 투자 안 하는 게 바보 아닙니까?”


최한길 대표는 흥분한 목소리와 함께 눈을 반짝였다. 황금으로 뒤덮인 보물이라도 발견한 것처럼.


“제가 장담하는데 송유화, 이 아이 데뷔만 한다면 무조건 뜹니다. 무조건!”


그런데 이를 어쩌냐. 나는 알고 있다. 송유화는 죽어도 연예기획사 밑으로 들어갈 생각은 없다는 것을.

나는 살짝 얄밉게 보일 수 있겠지만, 어깨를 으쓱하며 대답했다.


“하지만, 유화를 데뷔시키긴 어려울 겁니다.”

“네? 어, 어째서···?”

“유화가 소속사에 대한 반감이 엄청나거든요. 소속사의 ‘소’자만 들어도 쌍욕을 내뱉을지 몰라요. 그리고 이미 MHI 연습생 시절을 겪었던 애라 유화가 소속 연습생이 1명뿐인 ‘루트뮤직’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MHI 엔터테인먼트 말입니까?!”

“네, 그런데 유화는 그 MHI도 마음에 안 든다고 때려치웠죠.”

“허···, 그럼 저희 ‘루트뮤직’은···”

“쓰읍··· 조금 힘들지 않을까 싶네요.”


최한길 대표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반짝이던 눈빛은 생기를 잃어 죽은 동태 눈이 되었다. 아마 MHI도 거부한 송유화의 높은 눈을 깨닫고 반쯤 포기한 모양이다.

나는 그런 그를 가만히 응시하며 음흉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대표님, 그럼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네? 어, 어떤···”


‘루트뮤직’의 먼 미래를 바라보며.


“저랑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허···, 이것 참.”

“왜 그러세요, 대표님? 거기랑 얘기가 잘 안됐어요?”


최한길이 사무실을 빙빙 돌아다니며 영문 모를 신음을 내뱉자, 옆에서 보다 못한 안세미가 묻는다.

그럼에도 어떠한 생각에 깊게 잠겼는지, 그는 계속해서 발걸음으로 사무실 바닥에 큰 원을 그릴 뿐이었다.

귓가에선 한 음성이 자꾸만 감돌았다.


━━일단은 당장 회사가 어려워 보이니 제 수중에 있는 2천만 원을 ‘루트뮤직’에 투자하겠습니다.


“갑자기 왜 그런···.”


무너지기 일보 직전의 회사가 한숨 돌릴 수 있는 투자금을 확보했다.

최한길은 본인 회사이지만 서도 어째서 이런 회사에 2천이라는 거금을 내건 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보다 더 이해할 수 없는 상대의 제안이 있었으니.


━━그리고 절 ‘루트뮤직’의 매니지먼트 담당으로 고용해주세요. 그러면 유화도 제가 책임지고 ‘루트뮤직’으로 데리고 오겠습니다. 이전에 음악 방송사 PD를 했던 지라 이쪽 경험은 충분합니다.


“도대체 그건 무슨 생각으로······”


본인을 ‘루트뮤직’의 매니저로 채용해 달라니.

최한길은 예상지도 못 한 상대방의 제안에 어리둥절했다. 또한, 상대의 무엇을 믿고 그렇게까지 해 줘야 하냐는 마음이었다.


“세미가 있는데, 굳이 매니저까지는···”


━━함께 걸그룹을 만들어 보는 겁니다.


하지만 한편으론 기대가 되었다.

만약에 그가 정말 ‘루트뮤직’에 필요한 인재라면?

지금의 <하진뮤직>처럼 온 세상의 입에 ‘루트뮤직’이 오르내리게 된다면?

평생의 꿈이다. 언제나 되새겨도 달콤한 소망이었다.

그때 즈음. 최한길은 스스로에게 물었다.


‘그 피디를 믿을 만한가?’


역주행. 중소의 기적. 1명이 이끄는 인터넷 방송이 뭐가 그리 대단하겠나- 라고 생각하긴 했지만, 보통의 기획사도 쉽사리 어려워하는 일을 해냈다는 것은 사실이었다.

최한길은 자신의 안목으로 보건대 그 피디에게서 범상함이 느껴졌다. <하진뮤직>이라는 방송도 꽤 가치가 있어 보이고 말이다.

그러나 신뢰와 능력은 별개의 개념이다.

본인의 능력은 충분히 증명한 그였으나, 최한길 대표는 그에게 자신의 소속 아티스트를 맡길 만한 신뢰가 부족했다.

사악한 속내를 숨기고 소속 아티스트를 해할지 그 누가 알겠는가.

적어도 아티스트를 향한 진심, 순정. 그것들을 가졌다는 증표가 필요했다. 가령 본인의 아티스트를 위해 희생했다는 과거라든지.

그런 고심에 깊게 빠져있는데, 안세미는 별안간 최한길을 불렀다.


“저, 근데 대표님. 그 유하진 씨 있잖아요? 대표님이 시키신 대로 그분에 대해 좀 알아봤는데, 좀 특이한 이력이 있더라고요?”

“특이한 이력?! 뭐야 그게, 빨리 말해봐.”


이 봐라, 이 봐. 혹시 몰라 뒷조사시켜 놓길 잘했다. 어딜 우리 소중한 아티스트를 넘보려고···!

최한길은 눈을 서슬 퍼렇게 뜨고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마치 은밀한 사건의 내막을 발견했다는 듯이.

그러나 돌아오는 안세미의 대답은 전혀 뜻밖의 것이었다.


“지원이가 이전 소속사에 있을 때 순위 조작으로 피해봤던 서바이벌 프로그램 있잖아요, 그 순위 조작 내부 고발한 PD가 유하진 씨던데요?”

“······뭐라고?”






“만일 거절하면 어떡하지? 아무리 봐도 도지원이 제격인데···”


불안감에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도지원을 얻을 방법은 내가 ‘루트뮤직’으로 들어간다는 것밖에 생각나지 않아 저지르긴 했는데···

역시 매니저를 시켜달란 건 좀 무리였나?

그래도 ‘루트뮤직’의 잠재력을 믿고 근 두 달간 방송 수입으로 모은 2천만 원까지 투자했으니, 좋게 봐주지 않을까?

만일 매니지먼트까지 담당하게 되면 ‘루트뮤직’의 유통망과 자본도 얻을 수 있어 걸그룹 데뷔 준비는 더욱 쉬워질 텐데 말이다.


“도대체 연락을 언제 준다는 거야.”


괜히 소식 없는 핸드폰만 연신 들여다볼 뿐이었다.

그러다 누군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양손 가득 정체불명의 짐을 들고 있는 송유화였다.


“뭐야? 주인 잃은 똥개처럼 왜 이렇게 안절부절못하고 있어?”


얜, 보자마자 말하는 게 참···


“너야말로 말도 없이 어딜 다녀온 거야? 그 짐들은 뭐고?”

“아~ 이거? 나의 식단을 챙겨줄 친구들! 데뷔하려면 지금부터 다이어트 시작해야 하는 거 아니겠어?”


데뷔를 위한 다이어트? 호들갑도 이런 호들갑이 없다.

아직 멤버도 다 정해지지 않았는데 말이다. 방금 다녀간 도지원도 확실치 않은 상황인······

잠깐만.

‘미래시’의 레벨이 올라갔으니 송유화의 잠재력도 확인할 수 있는 거 아니야?

나는 돌연 송유화에게 시선을 집중했다.


“뭐, 뭐야? 왜 또 그렇게 사람을 빤히 쳐다보고 그래?”


['미래시未來視 Lv.2'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잠재력을 섬세하게 확인합니다.]


오오 된다! 된다!

그토록 궁금했던 문구가 송유화의 머리 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드디어······


“어라···?”


그러나 그녀 위로 여러 줄의 문구들이 나타난 순간.

나는 그 어떤 반응도 할 수 없었다.


+

이름 : 송유화

나이 : 21세

특성 : [춤 SS], [가창력 SR], [무대장악력 UR], [무대연기 SSS+], [스타성 UR], [포텐셜 ∞]

고유 특성 : 아우라 (범접 불가의 분위기와 묘한 마력을 가집니다.)

+


아주······

아주 심상치 않은 그녀의 재능을 목도해버렸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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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하루 휴방하지 뭐. +2 24.02.14 859 36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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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이제부터 매니저라고 불러요 +3 24.02.11 968 40 14쪽
26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24.02.10 1,057 35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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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5 24.02.08 1,094 38 18쪽
23 혹시 ‘하진뮤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2 24.02.07 1,135 39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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