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 피디는 스타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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칄공
작품등록일 :
2024.01.17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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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2.21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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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27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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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리···?

DUMMY

히든미션이 완료되며 보유 캐시도 4개로 늘었다.

어느덧 시청자 수도 1,300명. 산타걸 송유화가 이 정도일 줄이야···


- 와... 산타복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오늘 지밍 휴방이라 놀러왔어요

- 지밍이 방송 덕분에 알게 된 분인데 정말 최고십니다...

- 송유화는 신이고 산타걸은 무적이다


물론, 지민정이 오늘 방송을 쉬어준 덕분도 있다.

갈 곳 없이 떠도는 그녀의 시청자들이 나의 방송으로 찾아와 주었기에.

내 인생 최고 시청자 수도 달성했다.

캐롤을 끝까지 다 부른 송유화도 시청자 수를 확인하고는 눈이 동그래진다.


“히익···? 사람이 왜 이렇게 많이 들어온 거야?”


빨간 망토에 달린 방울 두 개를 손에 꼭 쥐며 놀라는 게 꼭 눈 덮인 산에서 도토리라도 찾은 다람쥐 같기도 했다. 송유화는 그러다 잔뜩 커진 눈동자 그대로 들릴 듯 말 듯 웅얼거린다.


“오늘 크리스마스인데 다들 만날 사람이 없는 건가···?”


어어···, 다 들리는데.


- ?

- 갑자기 시비?

- 약속이 없는 게 죄는 아니잖아

- 꼭 그렇게까지 확인 사살을 해야 했을까...

- 서운하다진짜


의도치 않은 송유화의 경솔한 발언 때문에 채팅창이 불타기 시작했다. 기껏 분위기 좋게 달구고 있었건만, 말 한마디로 찬물을 끼얹다니.

달궈진 분위기가 더 식기 전에 내가 나섰다.

송유화의 캐롤도 끝난 참이라 시청자가 빠지기 전에 얼른 계획했던 공지를 알려야 했다.


“자, 자 여러분 진정하시고. 생각해보면 유화도 여러분이랑 크리스마스를 같이 보내기 위해 방송하는 것 아니겠어요? 우리 모두 다 동지입니다, 동지.”

“누구보고 동지래? 난 크리스마스 계획 있었거든?”

“무슨 계획? 너 친구 없잖아.”

“그, 그······, 이이익···!”


친구도 없고 할 말도 없는지 송유화가 분하다는 듯이 입술을 꿈틀거린다. 피차일반 친구 없는 처지면서 바쁜 척은.


- ㅋㅋㅋㅋㅋㅋㅋㅋ

- 유화도 같은 입장이었네 ㅋㅋㅋㅋ

- 송유화 검거 ㅋㅋㅋㅋㅋㅋ

- ㅋㅋ 하긴 약속 있는 사람은 이미 다 휴방때림


공개적으로 송유화에게 수치심을 안겨준 건 조금 미안하지만, 그 덕에 채팅창의 열화가 가라앉았다.

나는 이 흐름을 그대로 탄다.


“아, 그리고 앞으로의 제 방송 방향성과 관련해서 공지할 게 하나 있습니다.”


- 오 뭐지?

- 큰 거 오나?


“그렇게 큰 건 아니고, 이제부터 제 방송의 컨셉을 ‘음악 힐링 방송’으로 잡아볼까 하는데, 어떤가요? 타이틀은 ‘하진뮤직’으로 유화처럼 노래 잘 부르는 스트리머나 가수들을 게스트로 초청해, 여러분에게 소개해드리는 방송을 만들고 싶은 마음에 기획했습니다.”


- 음악 힐링?

- 찾아오는 게스트가 있긴 하려나...

- 그러면 결국 유화만 보겠네. 오히려 좋아

- 하진뮤직 네이밍 좀 구리지 않냐?


아직 팔로잉 만 명도 되지 않는 방송이 게스트를 운운해서 그런가. <하진뮤직>에 대해 아직은 의문스럽다는 반응들이었다.

그래도 송유화라는 좋은 선례가 있었기 때문인지, 긍정적인 반응들도 꽤 보이기 시작한다.


- 기대되긴 하는데? 유화 같은 애가 더 나올 수도 있잖음

- 음악 방송 몇 없었는데 잘됐다

- 게스트를 뽑는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기준은 딱히 없습니다. 누구든지 ‘하진뮤직’을 좋게 생각해주신다면 거리낌 없이 연락해주세요. 음악 방송을 하는 스트리머분이시든, 탄탄한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아직 수면 위로 떠오르지 못한 가수분이시든 상관없습니다. 제 이메일 주소, 또는 ‘치리릿’ 쪽지 시스템으로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됐다. 시청자 수 총 1,341명. 그들 앞에서 앞으로의 방송 컨셉을 공지했다.

이제 이 많은 시청자가 꽃과 꽃 사이를 수분하는 꿀벌처럼 여기저기 다니며 나의 공지를 퍼뜨릴 예정이다.

그 후, 미래의 게스트들은 나의 <하진뮤직>에 대해 전해 들을 것이고.

문제는 시간이다.

이전보다는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지만, 나의 방송 규모는 여전히 크다고 말할 수 없기에 게스트들이 연락을 보내는 데까지는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터였다.

오늘 공지했으니, 공지가 퍼지고 게스트가 연락을 취하는 사이의 기간이 얼마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러나, 통상적으로 그 기간은 방송 규모가 작을수록 길어진다.

애초에 게스트들의 연락이 바로 올 것이란 기대도 하지 않았다.

그러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때까지 게스트의 연락을 기다리며 시청자 수와 방송 규모를 유지하는 것이겠지···


띠링━


잠시 생각에 빠져있던 그 순간, 모니터에서 알림이 울린다.

‘치리릿’ 쪽지 알림이었다.

그리고 쪽지 미리보기 문구가 고개를 내밀며 나에게 인사를 건넨다.


[안녕하세요, ‘치리릿’에서 노래 방송을 하고 있는 서동우라고 합니다. 보스님의 ‘하진뮤직’에 출연하고 싶은데 혹시 사전 면접도 있을까요?]


이렇게 빨리···?






집 주변 카페. 카페라기보다는 인테리어 가구점 같은 곳.

그곳에서 내게 처음으로 쪽지를 보낸 게스트를 만나기로 했다.

얘기해보니 사는 곳은 이곳과 꽤 거리가 있는 지역이었는데, 굳이 내가 사는 동네까지 오겠단다.

짤랑━ 카페 출입문이 열리며 작은 종소리가 들린다.


“여기입니다!”


동시에 들뜬 남성 목소리가 들린다. 저 사람이 서동우인가?

그는 구석진 창가 자리에 있었다. 아무래도 창을 통해 멀리서부터 카페로 걸어오는 날 보고 있었던 듯했다.

서동우가 벌떡 일어선 채로 나를 향해 반갑다는 듯이 팔을 높게 들어 흔든다.

그 때문에 주변에 앉은 다른 사람들도 동시에 날 쳐다본다. 창피하게 왜 저러는 거야?


“아, 알겠으니깐 일단 앉으세요. 사람들이 다 저만 쳐다보잖아요.”

“아아···! 죄송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참···”


서동우의 건너편 자리에 앉았다. 그가 앉은 의자와 달리 폭신한 소파 자리다. 그리고 미리 나의 커피까지 주문한 것인지 테이블 위엔 두 잔의 라떼가 놓여있다.


“안녕하세요. 우와···, 실제로 뵈니깐 엄청 신기하네요. 본명이 유하진 씨 맞으시죠?”


따뜻한 라떼가 뿜어내는 부연 기둥이 화색이 도는 서동우의 얼굴을 덧씌운다.


“아, 네. 맞습니다. 유하진. 저도 사전에 서동우 씨 방송 영상 몇 개 봤는데, 원래 아이돌 연습생이셨다고···”

“네, 하하···! 방송에서 말하기 싫었는데, 혹시나 홍보가 되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공개했었습니다.”


서동우가 사람 좋은 미소를 보여준다.

저렇게 활짝 웃어도 잘생긴 사람은 흔치 않은데···

아이돌 연습생 출신 타이틀에 걸맞게 서동우는 수려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뚜렷한 이목구비에, 남성적인 눈빛. 그리고 아까 서 있는 모습도 보니 비율도 꽤···


“제가 쪽지를 너무 급하게 보냈었죠? 마침 제가 방송을 보고 있었던 참이라, 하하···. 유하진 씨가 게스트를 모집한다는 공지를 듣자마자 황급히 연락했거든요.”


아이돌 연습생이란 과거 이외에 서동우와 관련해 찾아본 결과, 그는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신생 스트리머였다.

주로 노래 방송을 하는 듯한데, 시청자 수나 클립 영상 조회 수가 아주 소박하다. 이전의 나와 비슷한 처지로 보인다.

그런 서동우가 이렇게 간절히 날 찾아온 이유는 그것뿐이겠지.


“솔직히 말해서 부러웠습니다. 송유화 씨 노래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모습을 보니 잃어버렸던 제 꿈을 다시 찾은 듯한 느낌이었거든요. 그리고 송유화 씨의 노래가 그렇게 주목받을 수 있었던 이유는 다 보이지 않은 유하진 씨의 노력이 있었단 것 또한 알고 있고요.”

“아하하···, 아닙니다. 다 유화가 잘해서 제가 유화 덕을 본 거죠.”

“아니요!”


서동우가 갑자기 목소리를 크게 높인다. 주변 사람들이 또 우리 테이블을 주목하기 시작한다.


“저, 저기 목소리를 좀 낮추━”

“저는 유하진 씨가 얼마나 멋있고 대단하신 분인지 다 압니다!”


이 사람, 곱상한 외모와는 반대로 뚝심 있는 스타일인가. 어쩐지 첫 게스트부터 피곤한 스타일을 만난 것 같다.


“제가 감히 생각한 건데, 만일 송유화 씨가 다른 분의 방송에서 노래를 불렀다면 지금처럼 큰 관심을 받을 수 없었을 겁니다. 다 유하진 씨가 송유화 씨란 가수에게 맞는 노래와 분위기를 맞춰주고 캐릭터를 만들어준 덕분이죠. 그래서 저도 그런 기회를 한 번 가지고 싶었습니다.”

“기회요?”

“네, 전 유하진 씨 방송에 첫 게스트로 출연할 수 있는 건 큰 기회라 생각합니다. 저, 누구보다 간절합니다. 누구보다 노래를 좋아하고요. 그래서 유하진 씨가 송유화 씨를 그렇게 한 것처럼 저에게도 걸맞은 색깔을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서동우의 깊은 눈동자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다른 건 모르겠고, 열정 하나만큼은 끝내주는 것 같다.

그것보다 걸맞은 색깔이라···

나는 서동우의 얼굴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미래시未來視 Lv.1’를 사용하여 상대방의 잠재력을 확인합니다.]

[‘서동우’의 종합등급 : S+ ]

[현 상태보다 더욱 성장할 수 있는 ‘가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S+? 지민정보다 한 단계 높은 등급이다. 의역하면 현재의 지민정보다 더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건데···

그것도 가창력에서 말이다.


“그럼, 그전에 혹시 아이돌 노래만 부르는 이유를 알 수 있을까요? 방송에서는 대부분 음원 차트 상위권에 있는 아이돌 노래만 부르시던데.”

“아···, 아무래도 제가 인터넷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인지도도 없잖아요? 그래서 대중적인 노래를 부르는 게 방송에 도움이 되겠다 생각했죠.”


인기 있는 아이돌 그룹의 노래로 시청자들에게 접근하겠다라···, 나쁘지 않은 생각이다.

문화의 시류를 따르는 건 방송인의 필수 덕목이니깐.

하지만 아이돌의 노래는 가창력으로만 끝나지 않는다.

그들은 대중들에게 무대 위에서 춤을 보여주고, 춤을 추면서 노래도 부른다. 그리고 이목을 끄는 표정연기와 팬을 형성하는 무대매너, 사람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고유한 아우라, 매력을 보여준다.

아이돌이란 이런 것들이 모두 조화롭게 작용하며 완성되는 것.

그러니 가창력에 잠재력을 품고 있는 서동우에겐 오히려 그의 능력이 옭매이는 제약이 될 것이었다.

실제로 아이돌 노래 대부분은 음역대가 그다지 높지 않아 가창력이 제일 중요하다 볼 수 없었다.

그리고 본인의 집, 또는 협소한 스튜디오에서 진행하는 개인 인터넷 방송은 이런 무대매너, 춤, 매력을 보여주기엔 한계가 명확했다.

내가 생각했을 땐, 서동우는 인기 있는 아이돌의 힘을 빌리기보단 본인이 가지고 있는 기량을 맘껏 사용해야 한다.

그 기량이란 건 가창력이고.


“서동우 씨, 혹시 음역대가 어떻게 되죠?”

“음역대요? 음···, 제가 연습생을 그만두고 따로 보컬 트레이닝은 받지 않아서 정확하진 않은데, 아마 3옥 레까진 무리 없이 올라갈 겁니다.”


3옥 레? 그게 어느 정도인지 나는 잘 모른다.

이해를 잘 못하겠다는 표정을 하고 있자, 서동우가 쉽게 풀어 설명해준다.


“웬만한 남자 고음역대 노래는 다 소화한다고 보시면 돼요.”

“음···, 그렇군요.”


웬만한 남자 고음역대 노래를 다 소화한다는 거면 대단한 거 아닌가?

이 사람은 왜 그런 목을 가지고 낮은 음역대의 보이그룹 노래만 부른 걸까. 노래 영상을 보니 그의 음색도 쇳소리가 살짝 섞인 시원시원한 보이스로 상당히 매력적이다.

순간 뇌리에서 어떤 빛이 번쩍이며 빠르게 스쳐지나간다.

나의 <하진뮤직>에서 폭발적인 가창력을 뿜어내는 서동우의 모습이었다.

얼핏 심각해 보이는 표정으로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자, 건너편에 앉은 서동우가 걱정스럽게 묻는다.


“저···, 혹시 제가 첫 게스트로 나가기에는 너무 부족해 보이나요? 그래도 노래로는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 있습니다.”


나는 대답 대신 씨익- 미소를 지으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 거의 다 식어 기포 방울이 암팡지게 떠오른 라떼를 한입에 털어 마시곤, 서동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


“서동우 씨.”

“네···?”

“‘하진뮤직’의 첫 게스트가 되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 정말요···?!”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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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괴짜 +3 24.02.20 561 28 14쪽
35 여자의 촉이란 +3 24.02.19 615 34 15쪽
34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3 24.02.18 711 30 14쪽
33 거짓말하기는 +4 24.02.17 721 33 16쪽
32 뻔한 개수작 +2 24.02.16 795 35 15쪽
31 이건 좀 센데? +3 24.02.15 834 33 16쪽
30 하루 휴방하지 뭐. +2 24.02.14 860 36 15쪽
29 미쳤나봐아아-! +2 24.02.13 889 35 15쪽
28 취향저격 +2 24.02.12 935 37 18쪽
27 이제부터 매니저라고 불러요 +3 24.02.11 968 40 14쪽
26 어쩌다 이렇게 된 거지 +2 24.02.10 1,057 35 15쪽
25 다 방법이 있죠 +5 24.02.09 1,081 31 16쪽
24 같이 프로젝트 하나 기획해보시죠 +5 24.02.08 1,094 38 18쪽
23 혹시 ‘하진뮤직’이라고 들어보셨어요? +2 24.02.07 1,136 39 13쪽
22 우리가 일으킬 수 있는 가장 작은 기적, 밍기적 +2 24.02.06 1,198 38 15쪽
21 왜 욕짓거리야?!! +6 24.02.05 1,209 41 13쪽
20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럽니다. +4 24.02.04 1,229 42 14쪽
19 탑스타 제조기 +2 24.02.03 1,282 38 13쪽
18 얼씨구? +4 24.02.02 1,264 42 16쪽
17 이게 그 스며든다는 것일까. +4 24.02.01 1,295 44 14쪽
16 당연히 그래야지, 싯팔. +3 24.01.31 1,348 43 22쪽
15 이것이야말로 힐링이지. +5 24.01.30 1,418 48 16쪽
14 최고의 스트림 +2 24.01.29 1,463 41 13쪽
13 낭만 합격이다 +2 24.01.28 1,454 43 15쪽
» 이렇게 빨리···? +2 24.01.27 1,489 38 12쪽
11 진짜······ 최고다 +3 24.01.26 1,535 42 13쪽
10 후, 후원이 갑자기···! +2 24.01.25 1,565 4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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