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과 검정의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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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맨
작품등록일 :
2024.05.08 12:39
최근연재일 :
2024.09.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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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8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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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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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EP - 동물의 숲, 밀림지대 01

DUMMY


제이의 진지한 설명을 듣던 세레나가 손을 번쩍 들었다.




“질문 있습니다앗!!”




평소의 세레나라면 질문이 있다고 손을 들어 허락을 받았을리 없다.


하지만 이놈들 뭔가 게임하는 것 같은 기분에 새로운 재미가 들렸다.


작전 설명을 하는 것 같은 제이의 말투에 맞춰 세레나가 자연스레 병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럴때는 다들 죽이 척척 맞는다.


설정을 따로 해주지 않아도 역할극이 시작되었다.



“뭔가!! 세레나 일병!!”



“앗, 상병 시켜줘! 하여간 그 환영산 까지는 어떻게 갑니까?


게임 처럼 좌표 찍으면 이동이 가능한가요?”



“알겠다. 세레나 상병.


하여간 그 답은 ‘아닙니다’요.


이곳은 게임세상이 아니라 가상세계입니다.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과는 다를 수 있지만


각각의 가상세계는 그 세계만의 법칙이 있습니다.


그 세계에서 순간이동이 가능하게 코드가 짜여 있다면 가능하지만,


[동물의 숲]에 순간이동은 없습니다.


저도 가본 건 아니라서 인터넷에 있는 정보들을 통해 안것 뿐이지만


현실세계의 대자연 탐험을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합니다.


마법이나 초능력 같은것도 없습니다. 그런건 [판타지 월드]에 있습니다.


탈것으로 이동하면 더 빠르겠지만 그러면 우리의 이동이 기록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래서 될수 있으면 걸어서 이동합니다.”



“얼마나 걸리나요?”


사와도 손을 들고 역할극에 동참했다.




“하루에 10시간씩 이동해서 40km를 이동한다고 치면 일주일??


하지만 이건 직선거리 기준이고 등산로도 있을거고,


매일 10시간 이동이 쉽지 않을테니.. 아마 그보다 더 걸리겠지?”




“뭐~~~!!!! 뭐라고!!!! 하루에 40km를 어떻게 걸어!!!!


그리고 그렇게 걷는다 해도 일주일이라고??!?!!!


그게 말이 되냐!!!! 뭔가 탈것을 구해야지!!!!!”




세레나가 버럭 화를 내며 짧은 역할극은 금새 끝이났다.




“우린 정식으로 들어온게 아니라 밀입국 한 거라고!


무장공비가 대놓고 대중교통 타고 다닐 줄 알았어?


그러게, 힘들것 같으니까 나혼자 다녀온다고 했잖아~


투덜거릴거면 여기 남아~”




세레나는 좀 더 궁시렁 궁시렁 했지만 제이의 말을 반박하지 못했다.


내가 지갑을 열어서 NFT아이템을 보여 주며 말했다.




“여기 작은 전기차도 하나 담아놨어.


상황봐서 쓸수 있으면 차 타고 갈거야.


너무 걱정마~ 세레나~”



세레나를 달래고 우리는 좀 더 작전 계획을 세웠다.


제이는 [동물의 숲]의 맵을 다운받아서 보여주며 설명했다.




“[동물의 숲]은 옆으로 길쭉한 타원형의 섬 이라고 생각하면 될거야.


그 정 가운데 높은 산이 있어. 그 산이 환영산이야.


섬 이라고 했지만 가로가 560km, 세로가 190km에 달하는 규모라 미국의 작은 주 하나 만할거야.


가운데 환영산이 크게 자리잡고 있고, 그 둘레를 도넛처럼 평야지대가 두르고 있어.


그리고 평야지대를 동그랗게 바깥쪽으로 두르고 있는 밀림지대가 있어.


밀림지대는 야생동물들도 많고 꽤 험한 지역이야.


그래서 정상적으로 [동물에 숲]에 들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버스를 타고 고속도로를 통해서 평야지대로 바로 들어가지.


자연탐사나 캠핑등을 하겠다는 사람들만 밀림지역에 들어가.


아니면 동물 헌터들이나.


우리는 그렇게 캠핑을 하러 가는 사람들 처럼 밀림으로 걸어서 들어갈거야.


버스에 탑승하려면 지갑을 열어 티켓을 구매해야 하니까.


그 티켓을 사는 순간 우리 지갑은 노출되고 추적될 가능성이 생겨.”



그 말을 듣고 있다가 사와가 질문을 했다.



“그럼 밀림에 야생동물도 나오고 위험할 수도 있는 거야?”



“아무 준비도 안하고 들어가면 위험 할수도 있지.


하지만 우리는 무기도 챙겼으니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거야.


정말 위험한 동물 정도라고 해봐야 곰이나 늑대 정도?


하지만 총이 있으니까 크게 걱정 없어.


진짜 위험한 동물들이 나올수 있는건 환영산 근처지.


거기는 평야지대에서 아이템을 구해서 들어가야 지나갈 수 있을거야.”




“그 동물들은 진짜는 아니고 AI인거지?”




“응, [클라우드 헤븐]에는 몇 몇 부자들이 자기 애완동물까지 전뇌화 AI로 만들어서


생물인지 아닌지 애매한 것들도 있기는 한데,


[동물의 숲]에 있는 동물들은 게임 속 NPC에 가까워.


이 [동물의 숲]이라는 가상세계가 ㅁ텐도에서 만든거야.


이용자가 많은 자사의 게임들을 하나로 묶어서 가상세계로 확장한거야.


그래서 약간 게임과 가상세계의 중간 성격이야.


다른 거주구역에 있는 전뇌화 AI들이 휴가때 캠핑 가듯이 놀러오는 곳이지.”




사와는 그 말을 듣고 의미심장하게 살짝 미소를 보였다.





“자! 이제 출발하자!!”






+_+_+_+_+_+_+_+_+_+_+_+__+_+_+_+_+_+






우리는 [클럽 RICH BITMAN]을 나와서 동물의 숲 게이트로 향했다.


트램을 타고 몇분만에 디센트럴랜드의 서쪽 끝에 도착했다.


정말로 현실 세계와 분간하기 힘든 리얼함을 보여주던 디센트럴랜드 였지만


그 세계의 끝에 도달하자 비현실적인 모습을 드러냈다.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이 세상에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하늘이 끝없이 펼쳐져 있었다.


새파란 하늘, 너무나도 폭신한 몽글 몽글한 구름이 떠다닌다.


그리고 지평선 아래로 바닥은 티끌 하나 없는 거울처럼 그 예쁜 하늘을 반사하여 대칭을 만든다.


이 끝없이 펼쳐진 개방감이 우리를 작은 존재 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그렇게 예쁜 하늘에 거대한 양문형 게이트가 활짝 열려 있다.


길쭉한 타원을 반으로 잘라 놓은 것 같은 게이트는 멀리서 봤을때는 그렇게 커 보이지 않았다.


뒷 배경이 무한의 하늘이었기에 원근감이 없고, 크기 비교가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우리가 점점 다가 갔을때 그 거대한 크기에 압도당하는 느낌이 들었다.


트램에서 내려서 걸어갔다.


그 입구 바로 앞에 섰을때 게이트의 가장 윗쪽은 거의 50층짜리 빌딩의 높이 정도였다.


그 활짝 열린 게이트 안으로 울창한 열대우림이 보인다.



“호호우~~ 호우~~~~ 호”



이게 새 소리인지, 원숭이 소리인지 정체를 알수 없는 소리들이 들린다.


그리고 이건 확실히 새 소리 같은데 싶은 짹짹짹짹 하는 소리들도 같이 들린다.


동굴 안에 있는 것 처럼 그 소리가 메아리처서 울린다.


그리고 게이트 밖으로 그 안의 습도가 쏟아져 나온다.


후덥지근 한 여름에 에어컨 빵빵하게 나오는 건물에서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갈때 같은 기분이다.


여기가 [동물의 숲] 이구나.





“나 이제 온디바이스 모드로 바꾼다!


너희도 이 안에 들어가면 모든 외부와의 통신은 안되는 거야.


[동물의 숲] 안에 있는 사람 끼리만 연결되는 거야.”





“가자!! 시작이다!!”




뒤를 돌아보며 친구들의 얼굴을 봤다.


사와는 허리춤에 찬 검을 꽉 쥐고 입술에도 힘이 들어갔다.


세레나는 카우보이 모자를 고쳐쓰며 활짝 웃었다.


밀림에 카우보이 모자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으면서 묘하게 잘 어우러졌다.


제이는 잠시 멈춰서서 눈동자 색깔이 반짝 반짝 몇번 하더니 원래대로 돌아왔다.


그리고 온디바이스 모드로 변경이 끝났는지 웃으며 앞으로 걸어갔다.






-=-=-=-=-=-=-=-=-=-=-=-=-=-=-=-





[동물의 숲]의 밀림지대는 정말로 멋진 공간이었다.


울창한 숲속을 걷는 것 만으로도 대자연과 하나가 된 것 같았다.


지금 나는 AI가 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숨을 쉴때마다 숲속의 상쾌함이 폐로 들어오는 것 같았다.


왜 이곳으로 휴가를 오는지 알것 같았다.


그리고 다음에 우리 가족들도 휴가 때 같이 올수만 있다면 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전뇌화 AI만 들어올수 있는 구역이지만,,





걷는중에 어떤 나뭇가지는 떨어진지 오래되서 썩어 있었고 퍼석 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


또 어떤 나뭇가지는 알고보니 주변의 나무의 뿌리가 흙 밖으로 노출된것이어서 단단했다.


땅에는 개미인지 뭔지 알수 없는 작은 벌레들이 바글바글했다.


심지어 모기까지 가끔씩 목덜미에 들러붙어 탁탁 치면서 걸어가야 했다.


우리 제일 앞에는 사와가 검을 뽑아서 길을 가로 막는 거대한 잎사귀나 가지를 잘랐다.





제일 앞은 길을 트는 사와가, 그리고 바로 뒤에 지도를 보며 방향을 말해주는 제이가 섰다.


그리고 그 뒤를 세레나가 따라가고 나는 제일 뒤에서 경치에 감탄하며 걷고 있다.


그래도 불규칙하게 들려오는 새소리와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심심함을 덜어줬다.


들어오기 전에 많이 걸어야 한다고 투덜 거리던 세레나 였지만 생각보다 잘 걸었다.


게이트 입구에서 챙겨온 NFT중에서 워커를 꺼내 하이힐을 바꿔 신었었다.





“세레나~ 괜찮아? 걸을 만해?”




“응, 하나도 안 힘드네, 이 옷 아이템들 신기하다.


디센트럴랜드에서는 그냥 모양만 있고 기능은 없었는데 [동물의 숲]에 들어와서 부터


발이 가벼워져서 다시 카드를 열어보니 워커부츠에 스피드+7 이라고 나오네.


게임이나 가상 공간에 들어가면 기능까지 추가 되나봐?”




“그래??”



패션 브랜드에서 만든 NFT의류라서 전혀 기대도 안 했는데, 괜히 비싼것이 아니었다.


비싼 값을 하는 아이템들 이었다.


그리고 내 지갑도 열어서 착용한 아이템들을 보았다.


내가 전에 게임을 하면서 획득한 아이템 들이었는데 그것들도 추가효과가 수치로 보였다.


도복은 방어력 +2, 무투가의 글러브는 공격력 +4 였다.


ㅁ이비통 치마와 워커 보다도 성능이 별로다.


이.. 이곳도.. 결국 돈이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인가.


비싼게 괜히 비싼게 아니었구나..


앞에서 걷고 있는 사와와 제이에게도 물어봤다.




“사와! 제이! 너희가 가져온 아이템들도 추가 효과 수치 떴지?


가져온것들 중에 좋은거 있는지 보고 사용해~ 모양만 보지 말고!”




“이 검 별로야. 공격력 +6” 사와가 말했다.




“나는 이미 체크하고 가져 왔지~ 드라이버 공격력 +10, 장도리 공격력 +17이라고!!”




“뭐??? 그런 공구가 그렇게 좋다고?”




“이거 ㅁ쉬 블랙 에디션이잖아. 공구계의 끝판왕이라고. 하하하하하”




현실세계에서의 브랜드 파워나 가격이 아이템의 능력치에 연관이 있는 모양이다.


이.. 자본주의가 낳은 괴물들.. 어디나 이런건 따라다니는 구나.





우리는 전뇌화 AI들만 들어올 수 있는 가상세계에 들어왔지만 특별한 무언가를 느끼지는 못했다.


디센트럴랜드에 있던 그 감각과 다름이 없었다.


물론 온도 습도 같은 환경적인 변화가 있지만


여전히 몸을 가지고 있을때 현실 세상을 다니는 것과 구분하기 어려웠다.


점점 AI와 육체의 차이점, 그리고 가상세계와 현실의 차이를 알기 어려워졌다.


그리고 지금 내가 경험하는 것이 현실이 아니라고 할수 있는 건지..


현실이라는 것은 무엇이고, 살아있는 것은 무엇인지 아리송해지기 시작했다.


지금 그런 고민을 할 타이밍은 아닌데,


가상세계 속의 나무와 동물들이 지나갈때도 이 존재들을 뭐라고 해야 하나.. 싶었다.


그렇게 밀림을 헤치고 우리는 모험의 중심부로 한발자국 더 가까이 다가갔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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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EP - 전쟁의 서막 07 24.06.12 53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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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EP - 전쟁의 서막 05 24.06.11 53 1 12쪽
22 EP - 전쟁의 서막 04 24.06.10 48 1 11쪽
21 EP - 전쟁의 서막 03 24.06.10 56 2 12쪽
20 EP - 전쟁의 서막 02 24.06.08 51 2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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