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메이커(꿈의 설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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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an
작품등록일 :
2024.05.08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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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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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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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5 - 재회)

DUMMY

Chapter 15 - 재회


술자리가 그렇게 난장판이 되자 마담이 부른 기도들이 들어오고 가까스로 폭행이 멈춰 졌다. 남자들은 기도들에 의해 두드러 맞고 질질 끌려 나가서 길바닥에 내동댕이 쳐졌다. 영신의 눈은 벌겋게 부어 올랐고 입술은 터져서 피가 흘렀다. 영신은 아픔보다 이 몰골로 내일모레 선을 어떻게 보나 하는 걱정 부터 들었다.

남자들을 내보내고 들어와 영신을 향해 기가 차는 듯한 말투로 금건희가 오히려 영신에게 뭐라고 한다.


“이 기집애가 기어이 사고를 치고 마는구나.

꼴보기 싫으니까 오늘은 그냥 꺼져 이년아!”


영신은 퀸에서 쫒겨 나오다 시피 했다. 선이 보고 싶어 전화를 걸어 볼까 했지만 엉망으로 망가진 얼굴을 그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 포기했다.

한참동안 전화를 만지작 만지작 하던 영신이 결국 연락 한 곳은 또 미진이었다.


“언니 저 영신이요”


[이 시간에 왠일?]


“기분이 그지 같아서요”


[에휴, 너 또 무슨 일 있구나!]


“언니 저 너무 힘들어요.”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아 이제 빚도 어느정도 갚아 가지 않아?]


“모르겠어요 갚기는 커녕 점점 더 늘어나는 것 같기도 하고···

여기서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남친도 있는 애가···

남친 보면서 좀 참아봐.]


“선 오빠요?”


[그래 그 김선씨 멋지던데···

니 남친이 너 거기서 일하는 건 아니?

모르지?]


“모르죠 알면 안돼요.”


[그러니까 딴 생각 말고 빨리 갚고 나와.

근데 일 하느라고 만날 시간이나 있니?]


“겨우 겨우 낮에 잠깐씩만 봐요.”


[아유 어쨌든 기집애 그 와중에 재주도 좋아. 호호호]


힘들어서 전화를 걸었는데 자신의 남친 이야기를 하며 웃는 미진,

보통의 상태였다면 그런 그녀의 말투에서 비꼬는 듯한 묘한 뉘앙스와 뭔가 다른 느낌을 알아챌 수 있었겠지만 지금 영신의 상태는 그런 걸 눈치 채지 못할 만큼 지치고 처참했다.


“선 오빠 내일 모레 군대 가요.

낮에 어떻게 시간이라도 내서 훈련소 까지 따라 가고 싶은데 그것도 안 될 것 같아요”


[왜 언니가 못쉬게 해?

내가 말 해줄까?]


“아니요. 그거 때문이 아니라 지금 이 몰골로는 못가요.”


[몰골?

무슨 말이야? ]


“오늘 진상 새끼들한테 맞아서 얼굴이 엉망이에요.

이 꼴로 어떻게 오빠를 봐요.”


[어머나. 너 많이 다쳤니?

내일 병원에 가서 치료라도 받아.

그래도 남친 군대가는데 가봐야 하지 않겠어?.]


“이꼴로 어떻게 선 오빠를 봐요.

일 하는 것도 말 못했는데 이걸 어떻게 보여요.

안돼요 난 못해요.”


[근데 선씨 입대가 내일 모레라고?

아침에 일찍 출발 하겠네]


“네, 내일 저녁에 가족 식사하고 그 날 잠깐이라도 좋으니 보자고 했는데···.”


“에구구. 그래서 모레 몇 시에 만날건데?”


“아침에 일찍 나갈 거래요.

아무래도 전 같이 못 간다고 미리 말해야 겠죠?”


[그럼 미리 말해야지.

근데 아침 일찍 몇시에 출발한데?]


“6시요.”


[엄청 일찍 만나기로 했네.

에휴.. 그럼 몸조리나 잘하구]


“금방 괜찮아 질거예요 너무 걱정 안하셔도 되요.

언니 고마워요 항상 조언 해줘서.”


전화를 끊은 미진의 얼굴에는 묘한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악마와 같은 순수한 표정으로 한동안 생각에 잠기는 미진이다.


‘앙큼한 기집애 같으니..호호호.

근데 모레 아침 6시라고?’


미진과 전화를 끊은 영신은 잠시 망설이다 선에게 전화를 걸었다.


“오빠, 나”


[어 영신아. 알바 끝났어?]


“방금 끝났어.”


[이야 진짜 오늘 디게 일찍 끝났다, 우리 만날까?

아니다, 내가 데리러 가야겠다.]


“그럴 필요 없어 오빠.

나 지금 집에 급한 일이 생겨서 빨리 집에 가봐야 돼”


[집에? 무슨 일이길래 잠시 볼 시간도 없어?]


“미안해, 말하기 좀 그래.”


[알았어. 아쉽지만 뭐 더 안물어 볼께]


“오빠 저···.나···

모레 오빠 배웅도 못 갈 것 같아.”


[진짜? 아··· 얼굴도 못 보고 가면 너무 아쉬운데···

그럼 내일 낮에라도 잠깐 얼굴 보자.]


“아니 오빠 나··· 좀··· 집에 일이 심각해서···.

오빠랑 진짜 보고 싶은데 미안해.”


[그렇게 심각해?]


“좀 그러네.”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싶었는데···

대신 연락은 자주 할거지?

면회도 자주 오고..]


“당연하지 오빠.”


다음날, 영신은 엉망이 된 얼굴을 화장으로 가리고 퀸으로 출근 했다. 하지만 아무리 가려도 엉망이 된 얼굴을 다 가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손님을 받기 어렵겠다 생각한 금건희는 어쩔 수 없이 영신에게 삼일간의 휴가를 주었다.


휴가 아닌 휴가를 받은 영신은 비참한 마음에 방에만 틀어 박혀 나오지 않았다. 집에서는 엄마 아빠의 부부싸움이 끝이 없었다. 두 사람의 눈에는 이제 딸이 다친 것도 보이지 않는 듯 했다.

비참했다. 영신의 아빠가 최후 통첩처럼 말한다.


“여보, 이사 날짜 잡혔어.”


“뭐라구요 이사?

왜 그걸 당신 혼자 결정해요?”


“가빈동에 있는 투룸이야.

방이 작으니 꼭 필요한 것만 챙기고 나머지는 중고로 다 내놔.”


“난 못가요, 못가, 내가 왜 도망치듯 이사를 가요?

당신이나 혼자 가요 난 안가~~!!”


“이미 결정 났으니 고집 좀 피우지 말아”


“고집? 누가 고집 피우는 건데, 당신이잖아.

그리고 내가 하는게 이게 고집이예요?

그래 고집피운다 쳐요, 근데 당신 맘대로 결정하고 통보하는데 내가 어떻게 고집을 안피워?”


악에 받쳐 고래 고래 소리를 지르는 엄마, 영신은 방문을 쾅 닫고 베개로 얼굴을 덮고 침대에 엎어져 버렸다. 매일같이 싸우는 소리를 듣는게 이제는 너무 지겨웠다. 시간이 지나도 엉망이 된 현실을 받아들이기 것도 여전히 쉽지 않았다.


예젇왼 이틀이 지나 선은 입대를 했고, 며칠 후 영신의 가족은 이사를 갔다. 전 재산을 내 놓고도 빚을 다 갚지 못해 회사를 그만두고 퇴직금까지 보태서야 겨우 빚의 그늘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다. 영신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 자신의 삶이 암담하기만 했다. 가족의 수입이 없어지는 것과 비례해 줄어들던 가족간의 대화는 결국 단절되었다.

말을 잃은 엄마는 언제부터인가 화병으로 몸져 누워만 있었다. 아빠는 일용직과 배달일을 전전 하면서 근근이 생활비를 보탰다. 하지만 그걸로 세 가족이 먹고 살기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영신이 일부를 생활비로 보태야만 할 지경이 되었다. 부어도 부어도 채워지지 깨진 독 처럼 영신의 생활은 나아질 기미가 없었다. 나아지기는 커녕 한쪽에선 오히려 영신의 빚이 차곡차곡 늘어만 갔다. 단 몇개월 만에 한 가족의 인생이 너무도 쉽게 나락으로 빠져 버렸다.


다음해 1월이 오자 선은 설날과 겹쳐 첫 휴가를 나왔다. 휴가를 나온 바로 그 날 오후에 선과 영신은 자주 만나던 수타 벅스에서 만났다. 짧은 머리에 단단해 보이는 선은 영신을 향해 먼저 서운함을 표했다.


“나 안보고 싶었어?”


“뭐야~~잉 당근 엄청 보고싶었지.

근데 연락 못해서 진짜 미안.”


“너도 바빠서 그랬겠지 이해하는데 좀 섭하긴 하네.”


“군대 생활은 많이 힘들지?”


“아~냐 괜찮아, 나 군대 체질인가봐 하하.

넌 어떻게 지냈어?

여전히 그 알바는 하고?


“나야, 그렇지 뭐···”


“그럼 오늘 나랑 같이 못 있겠네?”


“오늘은 안되고 내일은 쉴 수 있어..”


그렇게 둘은 커피숍을 나와 약속이나 한 듯 모텔로 향했다. 둘은 각자가 처한 억눌린 삶 속에 꾹꾹 참아왔던 감정을 다 풀어 버리려는 듯 격정적인 시간을 보냈다. 침대에 누워 천장을 보고 있는 두 사람, 영신이 먼저 말을 꺼낸다.


“오빠 나 이제 알바 하러 가야 돼.”


“오늘은 그냥 쉬면 안돼?

이게 얼마만에 보는 건데 나 진짜 너랑 더 있고 싶단 말이야.”


“미안해, 내일 쉴테니까 그냥 내일 보자 오빠.”


룸에서 진상에게 폭행 당한 이후 영신은 군말 없이 말을 잘 들었다. 어떤 진상이 오던 대들지 않고 고분고분 하게 일했고 마담도 더이상 영신을 심하게 구속하지 않았다. 그렇게 고분고분 해진 영신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원하는 날에 쉬는 것을 허락 받았다.

그렇게 퀸에서 일하는 것이 이제 영신에게는 습관 처럼 되어 버렸다. 인생에서 중요한 많은 것들 포기해 버린 영신이 아이러니 하게도 가식적으로나마 웃을 수 있는 공간이 퀸이었다.

아쉽지만 선은 영신을 더 말리지 못했다. 그나마 내일 다시 보자는 영신의 말에 선이 답한다.


“그럼 내일 내가 집으로 데리러 갈게.”


“아니 오빠, 나 이제 이 동네 안 살아.”


“이사 갔어?”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이는 영신,

단지 선과 다른 동네에서 산다는 것 만으로도 묘한 이질감이 느꼈다.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자신의 모습이 자꾸 초라해지는 것 만 같았다.


“그랬구나.

그럼 새로 이사간 집으로 내가 데리러 갈까?”


“아냐 오빠 그냥 내가 우리 처음 만난 그 놀이터로 갈께.

우리 첨 만났을 때 추억도 할겸 거기서 봐 그냥”


선은 더이상 요구하지 않았고 두 사람은 모텔을 나왔다. 선은 알바를 하러 가는 영신을 지하철 역 근처까지 바래다 주었다. 그리고 반대 방향으로 터덜터덜 집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영신과 만나서 하루를 보낼 생각을 했는데 그러지 못하자 아쉬워진 선은 친구들이라도 만날까 생각에 폰을 만지작 거렸다.


“동석이 영식이 전부 다 군바리라 연락 할 데도 없고···

동기놈들이랑 과 선배들 중에 누구한테 술을 사달라고 할까나.”


혼잣말을 하며 몇 발 걷지도 않았을 때 맞은 편에 있던 자동차의 클락션이 울렸다. 선이 고개를 돌려 보자 미진의 차인 VMW 미니가 서 있었다. 깜짝 놀라 서 있는 선을 보고 미진이 차 문 밖으로 얼굴을 내밀어 반갑게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어머 이게 누구야?

김선씨! 김선씨 맞죠?”


Chapter 15 The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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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8 - 살아내기) 24.06.20 11 0 9쪽
32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7 - 절망) 24.06.19 15 0 9쪽
31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6 - 배신) 24.06.18 9 0 10쪽
»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5 - 재회) 24.06.17 16 0 10쪽
29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4 - 잘못된 만남) 24.06.14 11 0 9쪽
28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3 - 첫날밤) 24.06.13 11 0 10쪽
27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2 - 회유) 24.06.12 9 0 10쪽
26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1 - 수렁) 24.06.11 14 0 10쪽
25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10 - 계략) 24.06.10 11 0 9쪽
24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9 - 루비) 24.06.07 13 0 9쪽
23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8 - 대타) 24.06.06 7 0 9쪽
22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7- 만남) 24.06.05 9 0 11쪽
21 2부 - 영신의 이야기(Chapter 6- 친절) 24.06.04 10 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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