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살아남기

무료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현대판타지

공모전참가작 새글

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09 01:45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60
추천수 :
80
글자수 :
126,592

작성
24.06.03 00:00
조회
13
추천
2
글자
6쪽

남은 사람들

DUMMY


“아, 예. 형님! 예, 예에! 알겠습니다. 네! 저, 정말 죄송합니다. 아, 아니요! 휴우우!”


쩔쩔매던 범수가 전화를 끊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전화를 건 사람은 일영의 남편, 선두였다.


그는 갑작스런 아내의 사고 소식을 전해 듣고, 정신없이 내려오고 있는 중이었다.


“후유우우! 하아아!”


가뜩이나 심란해 있던 범수가 형님을 맞을 생각에 더욱 마음이 산란해져 한숨만 계속 내리쉬었다.


‘아아! 따지고 보면 세영이 일 때문에 자기 와이프가 다친 거나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들 텐데, 그러면 당연히 나한테도 화가 나겠지? 거기 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을 알기라도 한다면 난리가 날 텐데···.’


범수가 치영을 비롯해 같이 있던 세 사람을 차례로 쳐다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그때 막내, 귀영은 다영의 남편, 진국에게 그리고 그의 누나, 여영은 사영의 남편, 효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 소식을 알리고 있던 중이었다.


그들 역시 자기 아내들의 사고 소식을 듣고 어이없고 크게 당황한 것은 선두와 마찬가지였다.


다만, 전화를 건 사람들이 아내의 혈육들이기에 차마 큰소리치거나 화를 내지 못한 것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들도 직접 와서 상황을 본다면 언제, 어떻게 돌변할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 시각 치영은 언니들이 입원해있던 병실로 가서 혹시나 남겼을지도 모르는 단서를 찾느라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우선 그녀는 침대들 사이를 오가며 형제들의 얼굴과 몸을 열심히 살피면서 혹여나 달라진 부분이나 이상한 곳이 없는지 봤다.


그리고 별 소득이 없자 그들의 소지품을 다 끄집어내서 살펴보기 시작했다.


‘그래. 뭘 남기려고 했으면 아마 쪽지를 쓰거나 휴대폰에 남겼겠지?’




그렇게 생각한 치영이 언니들의 소지품을 다 뒤져서 휴대폰들을 꺼내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이 들렸다.


“아아! 에고고!”


그 소리에 확 뒤를 돌아본 치영은 침대에서 천천히 일어나 앉는 사영을 봤다.


곧 두 사람의 눈이 마주쳤다.


“흐으윽! 세상에···! 언니이! 괜찮아? 정신이 든 거야? 흐으으! 근데, 다른 언니들은?”


그때 사영의 머리엔 붕대가 칭칭 감겨있고, 몸 여기저기엔 반창고가 덕지덕지 붙어있었는데, 그녀가 갑자기 자신의 머리를 더듬더듬 만졌다.


그리고 아픈지 얼굴을 잔뜩 찡그리고는 신음소리를 냈다.


“히잉! 아이고야! 잘못 들어왔다아. 이 언니 생각보다 더 많이 다쳤었네. 아프다. 많이 아퍼어···, 잉!”


언니의 반응을 보며, 퍼뜩 울음을 그친 치영이 안쓰러운 듯 말했다.


“으으! 어떡해? 언니, 그렇게 많이 아퍼? 지금 간호사 호출할게. 조금만 참어···!”




그 말을 들은 사영이 얼른 정신을 차리고는 치영을 말렸다.


“히잉! 안 돼! 놔 둬. 아고고고! 참, 언니들은 다 저쪽으로 넘어갔어. 나는 그거 얘기해주려고, 아야야, 남은 거야. 히이잉! 진짜 아프다아, 잉!”


“응, 뭐? 사영언니, 무슨 말이야? 어, 언니 맞지? 그치···?”


갑자기 두려운 마음이 된 치영이 뒤로 한 발자국 물러서며 말했다.


그걸 보고는 재밌다는 듯이 크게 웃으며 사영이 대답했다.


“히히힛! 아, 아고오! 맞아. 언니 맞아. 근데, 나야, 나! 유영이, 잉!”


“허걱! 뭐어? 언니가, 왜, 왜에, 거깃어···?”


사영의 몸에 깃들어 있던 유영은 그간 있었던 일을 동생에게 설명해줬다.


그제야 모든 게 좀 이해가 된 치영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로부터 얼마 뒤, 치영은 가만히 병실 문을 닫고 나왔다.


그리고 마침 전화통화를 끝내고 자신을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일행에게 돌아갔다.


“아, 저기 와요. 언니, 어떻게 됐어? 다들 진짜, 진짜 저세상으로 간 거야? 그래서 뭐, 좀 찾았어?”


여영이 언니를 재촉했다.


그 말에 치영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모두에게 유영을 만난 얘기와 언니들이 ‘이별문’을 통해 저세상으로 건너간 이야기도 했다.


“후유! 다 무사히 갔다니까 일단은 안심인데, 잘, 돌아올 수 있을까···, 누나?”


누나들 생각에 걱정이 앞선 귀영이 한숨을 푹 쉬며 물었다.


그의 얼굴엔 근심이 가득했다.


“그래. 나도 걱정은 되지만···, 그러니까 우리가 언니들 몸을 잘 지키고 있어야지. 우리를 믿고 뒤를 맡기고 갔으니까 최선을 다 해야지 않겠어?”


치영이 결의에 찬 얼굴로 모두를 보며 말했다.


그 말에 거기 있던 사람들이 고개를 깊이 끄덕였다.


“참, 형부들한테 연락하기로 한 건 어떻게 됐어?”




이쪽 상황이 궁금해진 치영이 물었다.


그 질문엔 거기 있던 모두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내저었다.


모두의 반응에 걱정스러운 얼굴이 된 치영이 다시 물었다.


“하아아! 그럼 어떻게 하지? 형부! 어떻게 하실 거예요?”


잠시 머뭇거리던 범수가 대답했다.


“음, 일단 오시면 얘기를 해봐야지···.”


그의 말꼬리가 흐려졌다.


그녀 역시 형부들이 어떻게 나오는지에 따라 행동방향이 정해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언니들이 무사히 세영언니랑 같이 돌아올 때까지는 우리도 최선을 다해야죠. 꼭 그렇게 해야 돼요.”


가만히 있던 여영이 나서며 말했다.


그 순간 모두의 마음은 하나였다.


‘그래, 맞아! 어떻게든 해내야해. 세영이를 위해서, 그리고 세영이를 구하러 간 모두를 위해서···!“


범수는 그렇게 생각하며 결의를 다졌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저세상에서 살아남기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9 언니에게 가는 길(1) NEW 8시간 전 0 0 7쪽
48 언니를 찾아 나선 자매들과 또 다른 위기 24.09.17 2 0 6쪽
47 전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떠나지 못하다 24.09.13 3 0 6쪽
46 세영과 해미의 시간 24.09.10 5 0 5쪽
45 사이좋은 형제들의 우애 24.09.06 6 0 5쪽
44 때맞춰 일어난 긴급 상황 24.09.03 9 1 6쪽
43 대치 상황 24.08.30 10 1 5쪽
42 테레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 24.08.27 10 1 7쪽
41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2) 24.08.23 10 1 6쪽
40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1) 24.08.20 9 1 6쪽
39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24.08.18 12 1 6쪽
38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언니와 대화를 시도하러 가다 24.07.05 15 2 6쪽
37 언니의 마음을 다시 깨워줄 조각들을 준비하자 24.07.02 12 2 6쪽
36 유영의 부탁과 형제들의 믿음 24.06.28 14 2 5쪽
35 점점 더 불리해져가는 사태 24.06.25 12 2 6쪽
34 마음이 급해진 자매들과 달구지 24.06.21 12 2 5쪽
33 기억을 덜어내고 점점 더 깊이 여행하다 24.06.18 14 2 5쪽
32 위험한 징조들 24.06.14 13 2 6쪽
31 물 위의 섬 24.06.11 12 2 6쪽
30 심상치 않은 분위기 24.06.07 13 2 6쪽
29 병원에 들이닥친 남편들 24.06.06 13 2 5쪽
28 어디로 가야할까 24.06.05 12 2 6쪽
27 ‘츄파춥스’ 성인 24.06.04 13 2 6쪽
» 남은 사람들 24.06.03 14 2 6쪽
25 가자! 저세상으로 24.06.02 12 2 6쪽
24 깨어난 자매들 24.06.01 11 2 5쪽
23 홀리콥터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아보자 24.05.31 12 2 6쪽
22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24.05.30 11 2 5쪽
21 위험에 처한 세영 24.05.29 14 2 5쪽
20 계획 변경 24.05.28 13 2 5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