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세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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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진
작품등록일 :
2024.05.09 01:45
최근연재일 :
2024.09.20 00:00
연재수 :
49 회
조회수 :
664
추천수 :
80
글자수 :
126,592

작성
24.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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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쪽

사이좋은 형제들의 우애

DUMMY



한편 큰 위기를 넘긴 일영 일행은 달구지 위에 느긋이 누워 가면서 편안한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사영은 자신의 어두운 감정들을 밑에 툭 털어내고 난 다음이라 더욱 행복감에 젖어 있었다.


그녀가 철이든 이후 그런 충만감을 느끼는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남편과 시어머니, 집안 안팎의 걱정으로 늘 시달렸던 세월이 당연한 것만 같았는데, 살다보니 이런 날도 오는 구나!’


그녀는 속으로 감탄했다.


다시 생각해도 정말 신기한 일이었다.


그렇다고 자신의 상황이 딱히 달라진 것도 아닌데 마음이 가벼워졌다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게 그녀에게는 많이 이상하고 어색한 일이기도 했다.




자신도 모르게 콧바람을 신나게 부르던 사영이 문득 생각난 듯 물었다.


“아빠! 진짜 그대로더라. 그치?”


그리고 그녀가 모두를 돌아보며 웃었다.


“그러게. 더 건강해보이시고 밝아지셨다는 것만 빼면···.”


일영이 다시금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며 대답했다.


다영이 그때 끼어들었다.


“아빠가 나 고쳐주고 가셨잖아. 어떻게 그럴 수 있지? 그래도 우리랑 더 같이 있다 가실 줄 알았는데 너무 아쉽다아!”


거기에 더해 사영이 어이없다는 듯 덧붙이며 물었다.


“진짜 그래. 근데 그 옷은 또 뭐야? 뭐 저세상 전용 뭐 그런 건가?”


“으응, 그건 말이야. 아마 그게 아빠가 수호천사라서 그런 걸 거야!”


테레사 수녀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번쩍 들며 동시에 외쳤다.


“뭐어?”




그런 반응에 수녀가 난감해하며 얼른 덧붙였다.


“처음에 하얀 나비님이 말해준 게 있었어. 내가 쓰고 있던 화관이 소원을 들어준다는 것이었는데···.”


“아, 진짜! 언니 화관이 정말 없어졌잖아!”


다영이 놀라며 소리쳤다.


“야! 조용해 좀 해봐! 어떻게 된 건지 테레사가 말하고 있는 중이잖아.”


어떻게 된 사정인지 몹시 궁금했던 일영이 사담을 잠재우려고 소리쳤다.


그 후, 몹시 조용해진 자매들에게 수녀가 얼굴을 붉히며 설명했다.


“어, 그게 수호천사님에게 비는 거라고 하셨어. 그러니까 내 말은 아빠가 나의 수호천사였다는 거지.”


그녀의 말을 듣고 고개를 한참 끄덕인 사영이 물었다.


“그럼 언니가 원하면 아빠를 다시 볼 수 있다는 거야, 지금?”


그 말에 모두 눈빛을 반짝이며 수녀를 쳐다봤다.




그런 반응에 몹시 미안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그녀가 말했다.


“미안해. 하지만 이제 화관도 없고, 또 소원을 빌려면 희생제물이 필요하다고 했어.”


“뭐?”


형제들이 다 놀란 가운데 달구지 청년이 끼어들며 말했다.


“아하! 그래서, 수녀님이 수렁으로 떨어지신 거였던 거군요. 그렇게 떨어지신 게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는 그때 수렁에서 가장 가까이 있었기에 그 장면을 다 보고 있었던 것이었다.


사영은 그때 심한 통증 때문에 주위의 상황을 살필 정신이 없었는데, 그걸 비로소 알게 된 그녀의 눈시울이 빨개지며 흐느꼈다.


“흐으엉! 언니 미안해. 나는 그런 줄도 모르고. 내가 많이 나빴어어, 흐윽!”




다른 형제들도 눈시울이 빨개지긴 마찬가지였다.


그런 반응에 어쩔 줄 몰라하던 수녀가 말했다.


“사실 나는 사랑하는 형제들을 위해서라면, 아니 그 어떤 이라도 그 사람을 구하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죽을 수도 있다고 자신해왔는데 막상 그런 순간이 되니까 큰 두려움이 몰려오더라고. 그런 진짜 내 마음을 신께서 알고 계셨기에 내게 시험의 기회를 주신 게 아닐까 생각해.”


다른 자매들이 수녀의 인성에 감탄하면서 가만히 얘기를 듣고 있었다.


그녀는 가만히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날 시험에 들게 하셨고 그 시험에서 도망치지 않아서 살려주시고, 더불어 나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신 거지. 호호호!”




그런 그녀를 감싸 안으며 사영이 소리쳤다.


“맞아. 흐어엉! 언니는 정말 성인이 맞아. 그리고 그 성인이 바로, 바아로 우리 언니야. 흐엉! 언니야, 사랑해애!”


“나도 사랑해!”


수녀가 동생을 껴안으며 말했다.


그러자 일영과 다영도 그들을 겹쳐 껴안았다.


“맞아! 우리 언니들은 다 최고야!”


다영의 말하자 일영도 웃으며 덧붙였다.


“내 동생들도 전부 최고야! 그리고 두영이는 이제 츄파춥스가 아니고 초코파이 성인이 될 만해. 모두 사랑해!”




그때 거북의 등 위에서 그들을 흐뭇한 표정으로 바라보던 달구지 청년이 말했다.


“참, 사이좋은 형제시네요. 누구신지 몰라도 부모님이 보고만 있어도 참 배부르시겠어요. 하하하!”


“그쵸. 근데 이게 다 세상 훌륭하신 우리 부모님을 본받아서 그래요. 호호호!”


테레사 수녀가 그렇게 말하며 웃자 다들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같이 웃었다.


그때 일영은 동생들과 이렇게 함께하는 순간이 무척 소중하다 느끼며 세영도 같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마음이 들어서 더욱 서글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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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언니를 찾아 나선 자매들과 또 다른 위기 24.09.17 2 0 6쪽
47 전하지 못한 마음 때문에 떠나지 못하다 24.09.13 3 0 6쪽
46 세영과 해미의 시간 24.09.10 5 0 5쪽
» 사이좋은 형제들의 우애 24.09.06 7 0 5쪽
44 때맞춰 일어난 긴급 상황 24.09.03 9 1 6쪽
43 대치 상황 24.08.30 10 1 5쪽
42 테레사,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려 하다 24.08.27 10 1 7쪽
41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2) 24.08.23 10 1 6쪽
40 사영과 자매들에게 닥친 위기 (1) 24.08.20 9 1 6쪽
39 사랑해, 사랑해, 그리고 사랑해! 24.08.18 12 1 6쪽
38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는 언니와 대화를 시도하러 가다 24.07.05 15 2 6쪽
37 언니의 마음을 다시 깨워줄 조각들을 준비하자 24.07.02 13 2 6쪽
36 유영의 부탁과 형제들의 믿음 24.06.28 15 2 5쪽
35 점점 더 불리해져가는 사태 24.06.25 12 2 6쪽
34 마음이 급해진 자매들과 달구지 24.06.21 12 2 5쪽
33 기억을 덜어내고 점점 더 깊이 여행하다 24.06.18 14 2 5쪽
32 위험한 징조들 24.06.14 13 2 6쪽
31 물 위의 섬 24.06.11 12 2 6쪽
30 심상치 않은 분위기 24.06.07 13 2 6쪽
29 병원에 들이닥친 남편들 24.06.06 13 2 5쪽
28 어디로 가야할까 24.06.05 12 2 6쪽
27 ‘츄파춥스’ 성인 24.06.04 13 2 6쪽
26 남은 사람들 24.06.03 14 2 6쪽
25 가자! 저세상으로 24.06.02 12 2 6쪽
24 깨어난 자매들 24.06.01 11 2 5쪽
23 홀리콥터를 타고 신나게 하늘을 날아보자 24.05.31 12 2 6쪽
22 해미와 해미들, 그리고 지하세계 24.05.30 11 2 5쪽
21 위험에 처한 세영 24.05.29 14 2 5쪽
20 계획 변경 24.05.28 13 2 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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