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무적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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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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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작품등록일 :
2024.06.26 04:21
최근연재일 :
2024.09.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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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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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6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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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4

DUMMY

아울렛을 떠나고 몇 시간이 흘렀다.

어느덧 어스름 내린 시간이었고, 진회색의 전차는 어느 역사의 앞에 멈춰 선 채였다.


타다다당-!


[+1200]


“크으··· 맛있다, 맛있어!”


얼마간의 전투? 일방적인 총격 끝에 변종 한 체가 쓰러졌다.

그 모습에 태하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기지개를 켰다.


“으으··· 죽겠다. 죽겠어.”


가구 수급, 유케아 아울렛, 포인트 벌이.

지금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거의 10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운전석에만 앉아있었더니 뒤늦게 피로감이 몰려왔다.


하지만 몰려오는 피로에도 태하의 입꼬리는 내려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목표한 포인트를 달성했으니 말이다.


‘3145포인트··· 넉넉하다.’


‘물탱크’와 ‘펌프’, 그리고 ‘배수구’와 ‘화장실’까지 모두 구매하고도 645포인트가 남는다.

그 말은 즉, 오늘 밤은 샤워를 하고 잠자리에 들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태하는 뒤편의 공간으로 시선을 두었다.


‘기다려라 최고급 침대야!’


척 봐도 잠이 솔솔 올 것만 같은 두터운 매트리스와 보들보들한 침구류.

보고 있자니 당장에라도 누워보고 싶었지만, 이를 꾹 참아냈다.

아직은 때가 아니었다.


‘일단 샤워부터.’


태하는 상점을 열어 거침없이 구매 버튼을 누르기 시작했다.

구매는 순식간에 이루어졌고, 뒤편의 공간에 빛무리가 떠올랐다.


꿀꺽-

등 뒤에서 떠오른 빛무리에 태하는 저도 모르게 마른침을 삼켰다.

그는 구태여 전방의 스크린에 시선을 고정한 채였는데, 이 기대감을 좀 더 즐기기 위해서였다.

거액의 포인트를 사용한 만큼, 이 순간을 싱겁게 지나가기 아쉬웠다.


곧이어 태하는 천천히 고개를 뒤로 돌렸다.

그러자.


“오···”


정사각형 공간의 한 귀퉁이에 새로운 내벽이 생겨났다.

아무래도 ‘화장실’ 아이템의 상세 설명에 쓰여있었던 ‘1평 공간’은 기존의 공간을 할애하는 듯 보였다.

내벽에는 낯선 문짝 하나가 달려있었고, 저 문을 열면 화장실이 자리하고 있을 터였다.


‘어디 보자.’


어느새 뒤편의 공간으로 향한 태하는 곧바로 화장실의 문을 열어젖혔다.


“오! 이 정도면 충분한데?”


화장실 또한 내부 공간을 구성하고 있는 철판과 같은 재질로 이루어져 있다.

세면대와 수도꼭지, 그리고 변기마저 진회색의 철판으로 되어있었다.

화장실의 한 편에는 배수구가 길게 늘어져 있었다.


끼릭-

태하는 세면대에 자리한 수도꼭지를 돌려보았다.

아직 물탱크가 비어있어 물이 나오지 않았지만, 부드럽게 잘 돌아갔다.


‘이제 물만 채우면 되는데··· 아!’


얼마간 화장실을 살핀 태하는 그렇게 혼잣말을 흘리며 다시 운전석으로 향했다.

곧이어 상점을 열어 스크롤을 내리기 시작했다.

방금 전 머릿속에 번뜩 떠오른 아이템이 상점에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있다!’


[정화 필터(-)]


[!] ‘펌프(lv.1)’를 선구매 하여야 활성화됩니다.

- 물탱크에 공급되는 액체를 1급수의 수질로 정화합니다. 구매 시 펌프와 결합됩니다.

500P.


“와··· 이거 가성비 미쳤다.”


태하는 고민할 것도 없이 500포인트를 소모해 ‘정화 필터’를 구매했다.

그도 그럴게 정화된 후의 수질이 1급수다.

이는 사람이 마셔도 무방하다는 소리였다.


생활수와 식수를 동시에 해결해 주는 꿀템 중의 꿀템이 단 돈 500포인트라니.

태하는 수많은 상점의 아이템들 속에서 보물을 발견한 기분이었다.


‘그래··· 가끔 이렇게 가성비 좋은 것도 있어야지.’


혹시나 해서 찾아본 건데, 자신이 원했던 아이템이 있던 것은 물론이고 가격까지 저렴하다.

태하는 소소한 쾌감을 느끼며 엑셀의 의로 발을 올렸다.


이미 목적지는 정해놓은 상태다.

정화 필터가 있는 이상 구태여 맑은 수원지를 찾을 필요가 없으니 말이다.

덕분이 물을 채우는 수고를 덜 수 있게 되었다.


‘승호천으로 가볼까.’


부우웅-!

태하는 근처에 위치한 승호천으로 전차를 몰기 시작했다.


하천의 물을 퍼올릴 생각이었다.


***


얼마 지나지 않아 전차는 승호천에 다다랐다.

태하는 하천에 최대한 가깝게 전차를 붙이고는 전차를 나설 준비를 했다.


‘호스가 생성된다고 했지.’


펌프의 상세 설명에서는 물탱크와 이어진 호스가 ‘생성’된다고 적혀있었다.

아마도 전차의 외부로 생겨난 호스를 자신이 직접 수원지에 가져다 놓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큰 문제는 없다.

일단 물이 흐르는 곳은 전차의 바로 옆이고, 무엇보다 퇴치 가스의 쿨타임이 돌았다.

태하는 곧바로 펌프와 퇴치 가스 버튼을 연달아 물렀다.


치이익-!

퇴치 가스가 전차의 주위로 퍼져나가고, 태하는 옆에 놓아두었던 무언가를 집어 들고는 급히 해치의 문을 열어젖혔다.

전차를 빠져나온 태하는 해치의 바로 옆에 쥐고 있던 것을 놓아두고는 외판의 한 편에 생겨난 호스를 집어 들었다.


“오우! 무겁네 이거.”


호스의 굵기는 양팔로 겨우 감쌀 수 있을 정도였는데, 이미 가동이 되고 있는 듯 호스의 입구로 공기가 강력하게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태하는 이를 힘겹게 들어 하천으로 뒤뚱뒤뚱 걸음을 옮겼다.

그러자, 짧게 나와있던 호스가 쭈욱- 뽑혀 나왔다.


첨벙-!

곧이어 물가에 다가선 태하는 호스를 던져 넣었다.

그러자 하천의 물이 호스를 통해 빨려 들어가기 시작했다.


후우-

하천의 물이 호스로 원활하게 빨려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자, 태하는 심호흡을 크게 한 번 하고는 다시 걸음을 옮겼다.

안전한 전차의 내부도 좋지만, 가끔 이렇게 밖으로 나와 마시는 공기는 별미였다.


‘많이도 넣어주셨네.’


곧이어 태하는 오늘 낮, 유케아 아울렛의 사람들이 챙겨준 봉투를 떼어 전차 안으로 들어섰다.


쾅-!

전차의 내부로 들어선 태하는 들고 있던 봉투를 뒤편으로 던져두고는 곧바로 스크린으로 시선을 두었다.

스크린에는 남은 가스 살포 시간이 표기되고 있었고, 물탱크 모양의 아이콘이 떠올라있었다.

아이콘에는 실시간으로 어느 정도 물이 찼는지 표시되고 있었는데, 차오르는 속도가 꽤나 빨랐다.


‘펌프랑 물탱크 용량이랑 맞춰져있나 보네.’


‘물탱크(lv.1)’의 용량, 그리고 ‘펌프(lv.1)’가 5분간 물을 빨아들이는 양, 둘 다 50리터다.

아마도 다음 레벨의 아이템을 구매하면, 두 아이템이 동일하게 용량이 커질 것이다.


‘상점.’


태하는 이를 확인하기 위해 한차례 상점을 살폈다.

예상대로 ‘물탱크(lv.2)’와 ‘펌프(lv.2)’ 둘 다 100리터로 맞춰져있었다.


‘끝났네?’


상점을 확인하다 보니, 어느덧 펌프의 가동시간이 종료되었다.

하천에 박혀있던 펌프는 다시 외판으로 빨려 들어갔고, 태하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끼릭- 콸콸!

수도꼭지를 돌리자, 물탱크에 저장한 물이 시원하게 터져 나왔다.


“오케이! 딱 기다려.”


수도꼭지에서 물이 잘 나오는 것을 확인하자, 태하는 물자를 쌓아둔 곳에서 비누와 치약, 칫솔을 챙겼다.

며칠 전 kong’s club에서 함께 챙겨둔 것이었다.

그는 머지않아 자신이 샤워하는 날이 오리란 걸 알고 있었다.


“어디 보자···”


비누를 챙긴 태하는 한편에 놓여있던 봉투를 열어젖혔다. 급한 마음에 사실 봉투를 찢어버렸다.

그러자 내부에서 각종 옷가지와 잠옷, 그리고 속옷과 수건 몇 장이 나왔다.


‘센스 좋고.’


수건을 챙겨달란 말을 미처 하지 못했는데, 알아서 챙겨주셨다.

태하는 흐뭇한 미소를 머금고, 입고 있던 옷을 훌러덩 벗어던졌다.

이윽고 수건과 욕실 용품을 챙겨 화장실로 들어섰다.


그렇게.


흠흐흠♪

화장실의 내부에서는 시원한 물소리와 태하의 콧노래가 들려왔다.


태하는 온몸으로 이 순간을 만끽하고 있었다.


***


얼마 후.


“와··· 살겠다.”


화장실을 나서는 태하는 황홀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온몸을 감싸고 있던 찝찝함과 가려움이 씻겨나가자, 기분 좋다 못해 날아갈 것만 같았다.


‘다음에는 샤워 타월이랑 이것저것 챙겨야겠어.’


저번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목욕을 하다보니 챙기지 못한 것들이 꽤나 많았다.

당장 샤워 타월이 없어 수건에 물과 비누를 묻혀 몸을 닦았고 면봉부터 로션까지 필요한 것들이 많았다.


‘뭐가 없는 것치고는 개운하게 잘 했다. 목욕.’


태하는 비누를 이용해 여러 차례 몸을 닦았다.

묵은 떼를 남김없이 씻어내기 위함이었는데, 그 덕에 욕실 용품이 갖춰진 것에 못지않게 청결한 상태였다.


탈탈-!

이윽고 태하는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털며 물자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중간중간 식사를 하기는 했지만, 일과가 끝나고 샤워를 하니 허기가 밀려왔다.


흣차-!

태하는 한편에 놓아둔 협탁을 공간의 중간으로 옮기고는 물자를 정리해 놓은 곳에서 육포와 견과류 그리고 참치 통조림을 꺼내 협탁의 위에 올려두었다.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라기엔 침대가 있지만, 아직 한 방이 남아있지.’


침대도, 화장실도 얻었겠다.

오늘 아주 제대로 피로를 풀 생각이다.

태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운전석으로 향했다.


끼이익-! 쾅!

운전석으로 향한 태하는 해치의 밖으로 손을 슬쩍 내밀어 아까 놓아둔 것을 양손에 하나씩 쥐고는 다시 협탁으로 향했다.

그런 그는 배시시- 미소를 흘리고 있었다.


“어디 먹어 볼까?”


돌아온 태하는 협탁의 앞으로 철퍼덕 앉아 꺼내놓은 것들을 개봉하기 시작했다.

그 끝에.


치이익- 탁!

해치의 바깥에 놓아두었던 맥주캔을 열었다.

바깥의 날씨가 쌀쌀한 탓에 먹기 좋은 온도로 차가워졌고, 태하는 곧바로 맥주부터 마시기 시작했다.


꿀꺽-꿀꺽-

태하는 쉬지 않고 맥주를 목구멍으로 넘겨댔다.

갈증도 갈증이지만, 오랜만에 맛보는 맥주 맛에 쉽사리 멈출 수가 없었다.


목구멍을 타고 맥주가 넘어갈 때마다, 막혀있던 속이 뻥 뚫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고 마치 무언가 제 몸에 차오르는 듯한 감각에 들었다.


푸하!

순식간에 500ml 수제 맥주 한 캔을 원샷 한 태하는 속으로부터 올라오는 찡한 전율감을 느꼈다. 아, 이게 사람 사는 거지.


꺼어억-!

곧이어 태하는 우렁차게 트림을 했는데, 속에 묵어있던 것이 한순간에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샤워로 개운해진 상태에서 맥주까지, 정말로 완벽한 순간이었다.


‘나··· 왜 눈물이?’


그런 태하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었다.

맥주의 강렬한 탄산 때문에 눈물이 핑 돈 것인데, 감동의 순간을 상징하고 있었다.


태하는 잠깐의 시간 감상에 잠겨있다가 젓가락을 집어 들었다.


‘안주를 또 먹어줘야지.’


이윽고 협탁에 펼쳐진 안주를 입에 넣기 시작했다.

참치, 육포, 견과류 하나같이 입에 착착 감기는 맛이었다.


치이익- 탁!

한동안 안주를 집어먹던 태하는 남은 맥주 한 캔을 열었다.

남은 맥주는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을 생각이었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잘 먹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태하는 쓰레기를 치우고는 협탁을 제 자리로 갖다 놓았다.

협탁의 제 자리는 침대의 옆이었다.


곧이어 치약과 칫솔을 챙겨 화장실로 가 이를 닦고는 밖으로 나섰다.


‘어디 누워볼까.’


이제 하루의 마무리를 할 시간이다.

어제와는 사뭇 다른 환경, 사뭇 다른 기분이었다.

태하는 편안하게 풀어진 얼굴을 한 채로 침대에 누웠다.


“와··· 어떻게 이러지···?”


참대에 몸을 뉘자, 마치 포근한 구름이 몸을 감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동시에 온몸의 힘이 빠져나가는데···


드르렁-

태하는 몇 초가 지나지 않아 잠에 들었다.

여태껏 경험해 보지 못한 최고의 잠자리였다.


세상이 망하고 나서야 이런 잠자리를 누리다니.


실로 모순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4

  • 작성자
    Lv.26 chook
    작성일
    24.09.17 01:38
    No. 1

    화장실 생겼다니 속이 다 시원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42 n1******..
    작성일
    24.09.17 18:55
    No. 2

    오십리터 크기인데 샤워라...물수급도 자동도 아니고 인공이 직접 물있는곳으로 호스를 끌로가야하는데....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69 파란3000
    작성일
    24.09.18 13:39
    No. 3

    50리터로 샤워 는 불가능 합니다 .. 소설속 세상의 사람 크기가 설마 17cm 로 작은걸로 설정 하신게 아니면 용량을 적어도 300리터 로 변경 하시는게
    겨우 샤워 할수 있는 수준 임.. 50리터 크기
    25리터 말통 2개 분량 입니다.. 세수나 할수 있는 수준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2 오늘도읽어보자
    작성일
    24.09.19 11:57
    No. 4

    일단 주인공이 인정이 넘치는 ㄷㅅ은 아니어서 좋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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