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무적 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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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운
그림/삽화
AI
작품등록일 :
2024.06.26 04:21
최근연재일 :
2024.09.1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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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7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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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015

DUMMY

다음 날 아침.

은은한 푸른빛이 감도는 전차의 내부.

명품 침대의 품에서 단잠에 빠져있던 태하의 눈꺼풀이 미세하게 들썩였다.

그는 이미 잠에서 깨어난 상태였는데, 포근한 잠자리에 쉽사리 일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으으··· 일어나자, 일어나.”


얼마간 눈을 감은 채로 누워있던 태하가 이윽고 상체를 일으켰다.

몸을 일으킨 태하는 몽롱한 정신으로 침대를 바라봤는데, 저도 모르게 흐뭇한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요물이야. 이런 보약 같은 침대 같으니라고.”


태하는 그렇게 혼잣말을 흘리며 매트리스를 툭툭- 두드렸다.

앞으로 자신의 잠자리를 잘 책임져달라는 격려의 손길이었다.


펄럭-

기상 직후 잠자리를 정리하는 것은 성공한 이들의 습관 중 하나다.

태하는 흐트러진 침구류를 가지런히 정리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자신의 모습이 깨나 만족스러웠다.


‘잠자리가 좋으니까 아침부터 기분이 좋네.’


침구 정리를 마친 태하는 가뿐한 몸놀림으로 화장실로 향했다.

이윽고 볼일을 보고 간단한 세수와 함께 양치질을 하기 시작했다.


‘이게 사람 사는 거지.’


세상이 망하고 한 달 남짓.

풍족한 먹거리, 깨끗한 옷가지, 명품 침대, 그리고 화장실까지.

생활의 기반이 얼추 갖춰지니 이제야 살맛이 좀 나는 것 같다. 뭐랄까 여유가 생긴다고나 해야 할까?

그래서 그런지 태하의 눈에 사소한 것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스랑 샤워기가 있으면 좋겠는데.’


현재의 화장실에는 적당한 크기의 세면대와 변기가 자리하고 있다.

어제는 세면대에 물을 받아 끼얹어 가면서 샤워를 했는데, 가급적이면 샤워기가 있는 편이 더 쾌적할 터였다.

태하는 잠시간 양치를 하며 이를 어디에서 구할지 고민에 잠겼다.

그 끝에.


‘엊그제 그 철물점에 가보자.’


태하는 며칠 전, 노인이 운영하는 학교 옆 철물점을 떠올렸다.

거래하는 방식도 마음에 들고 양심적으로 장사를 하는 곳이다.

노인과 거래한 라디오는 꽤나 양품이었고, 철물점이니 만큼 호스와 샤워기가 있을 확률이 높았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태하는 얼굴의 물기를 닦고는 화장실을 나섰다.


“어떤 놈으로 배를 채울까.”


태하는 공간의 한편에 진열해놓은 식품들 앞에 서서 턱을 짚고는 눈동자를 굴렸다.

다양한 종류의 통조림, 과자, 라면, 건조식품들, 넉넉한 양의 식량들이 자리하고 있었다.

잠시간 진열해 놓은 식량들을 살핀 태하는 그중 과자 한 봉지와 물을 집어 들고는 운전석으로 향했다.


‘오늘 하루도 파이팅 해보자고.’


운전석에 앉은 태하는 그런 생각을 하며 핸들의 위로 손을 올렸다.

오늘 안으로 공간 확장 lv.5와 배터리, 그리고 발전기까지 마련할 참이다.

여기에 더해 샤워기까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가 이어질 것이다. 쿨타임이 돌면 물탱크에 물도 채워야 하니 말이다.


부우웅-!

오늘의 일과를 정리한 태하는 이윽고 전차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첫 목적지는 노인이 운영하는 철물점이었다.


***


철물점으로 향하는 전차 안.


“당신 마음에 사랑의 총알을~”


타다당-!


[+5]


“나는야, 사랑의 명사아수우~”


태하는 곳곳에 보이는 몬스터를 처리하며 트로트를 흥얼거렸다.

그러던 중 잊고 있었던 메시지가 떠올랐다.


[누적 획득 포인트 10000P를 달성하였습니다.]


[미해금 아이템이 등록됩니다.]


‘아 맞다! 이게 있었지?’


메시지가 떠오르고, 태하는 곧바로 전차를 멈춰세우고는 상점을 확인했다.


‘상점.’


상점을 여니 무기 카테고리에 [!] 아이콘이 표시되어 있었다.

태하는 곧바로 무기 카테고리를 열어보았다.


그러자.


‘공기탄···?’


무기 카테고리에 ‘공기탄’이라는 새로운 아이템이 추가되어 있었다.

태하는 아이템의 상세 설명을 열어보았다.


[공기탄(-)]


- 고압축 공기파를 전방으로 발사합니다. 살상력은 낮으나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위력입니다.

- 사용 가능한 탄수 50발.

30P


‘으음··· 애매하네.’


한마디로 강철탄의 하위 버전이라는 소리 아닌가?

태하는 이딴 걸 어디에 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잠시간 공기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방법을 고민해 보았다.


‘위협용으로는 쓸만하겠는데.’


태하가 내린 결론은 이러했다.

살상력은 낮으니 자신에게 달려드는 인간을 향해 사용하면 그나마 쓸만할 것이다. 왜 잊지 않는가 죽일 정도는 아닌데 패줘야 할 때.

태하는 공기탄에 대해 이렇게 정의 내리고는 한 세트를 구매했다.


‘공기탄으로 갈아 끼우고.’


태하는 정보 창을 열어 기관총에 장전된 강철탄을 공기탄으로 교체했다.

그러고는 붉은색 버튼 위로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파앙-!

한차례 총알을 발사하자, 파공음과 함께 전차의 앞에 자리한 나뭇잎과 전단지들, 그리고 모래와 먼지 등이 일제히 전방으로 날아갔다.


‘이거 사람이 맞으면 꽤나 아프겠는데?’


그저 강렬한 바람이 부는 것이 아닌 공기로 타격하는 감각이다.

모르긴 몰라도 사람이 정통으로 맞으면 어디 한 군데는 부러질 성싶었다.


‘오케이. 킵!’


생각보다 성능이 나쁘지 않다.

태하는 꽤나 만족스럽다는 듯 눈썹을 치켜들고는 다시 강철탄으로 갈아 끼웠다.

그러고는 재차 전차를 몰기 시작했다.


부웅-!


“바쁘다, 바빠.”


이제 철물점까지 얼마 남지 않은 거리였다.


***


이른 아침, 강성 철물점 앞.

어쩔 줄 모르는 듯한 기색을 한 노인의 맞은편에 한 무리가 자리하고 있다.


“씨발, 할배요. 이것밖에 안돼?”


이윽고 그들 중 하나가 바닥에 놓인 통조림을 신경질적으로 발로 찼다.

그러자 노인은 눈을 질끈 감고는 제 머리를 손으로 감쌌다.

그 모습에 뒤편에 있던 남성이 앞으로 나섰다.


“뒤지고 싶어? 우리 아니었으면 이미 몬스터 밥 돼서 뒤졌을 양반이. 은혜를 모르네?”


그는 그렇게 말하며 자신의 손바닥을 노인에게 겨누었는데, 이를 본 노인은 급히 무릎을 꿇고는 손바닥을 비벼댔다.


“다음에는 넉넉히 챙겨드리겠습니다. 제발··· 제발 살려주십쇼.”


그렇게 말하는 노인의 복부에서는 꼬르륵 소리가 들려왔다.

무리에게 음식을 상납하기 위해 제대로 먹지 못한 것이었다.


“지랄하지 말고. 더 꺼내와. 안에 있는 거 다 아니까. 빨리!”


자신에게 손바닥을 겨눈 남성이 핏발선 눈으로 목청을 키우자, 노인은 놀란 듯 몸을 들썩였다.

노인은 할 말이 많은 듯 입을 뻐끔거렸지만, 이윽고 체념한 듯 터덜터덜 걸음을 옮겼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철물점의 깊숙한 곳으로 들어서는 노인의 뒷모습에 남성은 뻗었던 손바닥을 다시 거두었다.

그러면서 조소 섞인 웃음을 흘렸다.

이윽고 그는 술잔을 기울이는 제스처를 취하며 말을 이었다.


“한 바퀴 돌고 나서 술이나 빨자.”

“콜.”

“좋습니다. 창식이 행님."


철물점이 자리한 근방은 창식 패거리의 구역이었다.

누구 하나 당신들의 구역이요 한 사람은 없었지만, 자신들이 그렇게 정한 것이었다.


이들은 정해놓은 구역에 있는 주민들과 상점들을 대상으로 수금을 하며 다녔는데, 명목은 각성자인 창식이 이 동네 몬스터를 처치해 준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아무리 각성자라고 한들, 한 사람이다.

등급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아니라서, 바깥을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지 적극적으로 몬스터를 잡으러 다닐 실력은 안 되었다.

다시 말해 제 몸 하나 건사할 정도라는 것이다.


해서 창식 패거리는 정해진 구역에서 활동하는 것이다.

어디에 얼마만큼의 몬스터가 있는지 꿰고 있었고, 골목골목을 잘 알고 있기에 몬스터를 피해 도망치기도 용이했다.

이들은 이 구역을 벗어나면 그 힘을 잃는 부류였다.


“여··· 여기 있습니다.”


창식 패거리가 대화를 나누던 중, 노인이 통조림 두 개를 더 꺼내왔다.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식량이었고, 이미 심히 굶주린 탓에 이마저도 없으면 며칠을 버틸지 장담할 수 없었다.

노인은 내키지 않는 손길로 통조림을 들이밀었고, 창식은 이를 반쯤 강제로 빼앗았다.


“씨발, 노인네 잘 처먹었나 봐? 손아귀에 힘이 아주···”


창식은 그렇게 말하며, 배낭을 멘 남성에게로 통조림을 건넸다.

그렇게 노인의 고혈까지 짜낸 패거리는 다음 장소로 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삼일 뒤에 찾아올 테니까. 그때는 넉넉하게 준비해 놓으라고. 아 맞다! 특히 담배. 오케이?”


걸음을 옮기며 창식은 뒤편의 노인에게로 시선을 두었는데, 들려온 말에 노인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는 털썩 자리에 주저앉았다.

그렇게 노인이 황망한 얼굴로 허공을 바라보던 중이었다.


“어이! 빡대가리들!”


저 멀리서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에 주변에 있던 몬스터 몇 마리가 거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타다당-!

멀리서 다가오는 육중한 그림자는 순식간에 몬스터를 해치웠다.

창식 패거리는 재빠른 몸놀림으로 어느새 모습을 감춘 채였다.


‘빠르긴 더럽게 빨라요.’


그 모습에 태하는 이런 생각이 들었는데, 곧이어 전차의 위로 여러 사람의 인영이 올라탔다.

창식 패거리였다.


“이 개새끼 잘 만났다. 오늘에야말로 뚜껑 따줄게.”


며칠 전, 진회색의 전차를 탈취하려다 실패한 창식은 아이템을 구매해 스킬을 업그레이드한 참이다.

전보다 ‘가시’의 위력이 올라갔고, 오늘은 전과는 다를 터였다.


그렇게 창식이 해치의 위로 손바닥을 뻗었다.

그 광경을 노인은 휘둥그레진 눈으로 지켜보았는데, 노인 또한 진회색의 전차를 기억하고 있었다.


“아··· 안돼!”


패거리가 순식간에 흩어지고, 창식은 거리를 벌려 스킬을 시전했다.

날아가는 가시를 보며 노인은 저도 모르게 목청을 키웠고, 전차에 맞은 가시가 굉음과 함께 폭발했다.


퍼엉-!

창식은 상점을 통해 ‘폭발 특성’을 구매한 참인데, 무려 3000포인트였다.

창식은 이를 구매하기 위해 긴 시간 포인트를 모아왔었다.


‘뒈졌나?’


며칠 전에는 전차를 탈취하려 했지만, 계획을 변경했다.

녀석은 자신의 심기를 건드렸고, 이제 전차 따위는 아무래도 좋았다.

폭발과 함께 일어난 검은색 구름으로 인해 전차의 모습은 가려졌고, 창식은 상체를 이리저리로 움직이며 검은색 구름의 너머를 살폈다.

그런데.


파앙-! 커헙-!

파공음과 함께 주변을 잠식했던 검은 구름이 순식간에 걷혔다.

창식은 자신이 무엇에 당했는지도 모른 채로 옆에 자리한 벽면으로 날아갔다.

이윽고 확성기 소리가 들려왔다.


“거 봐. 빡대가리 맞다니까. 너네도··· 징하다, 징 해. 이 정도 했으면 아··· 오브젝트구나 해야 하는 거 아니냐?”


태하는 그렇게 말하며 창식이 날아간 부근으로 전차를 붙였다.

벽면에 정통으로 부딪힌 창식의 몸은 늘어져있었고, 창식은 쉽사리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


"인마! 너 방금 철물점 사장님 삥 뜯었지.”


바닥에 널브러진 창식의 앞에 서자 태하는 목청을 키웠다.

기관총의 에임은 창식의 근처를 향하고 있었고, 들려온 목소리에 창식은 힘겹게 고개를 들었다.


“아··· 아니···”

“뭐가 아니야 이 새끼가.”


파앙! 커헉-!

태하는 창식을 향해 공기탄을 한발 더 발사했다.

일부러 빗겨서 발사해 위력은 덜했지만, 그래도 타격은 있었다.


창식은 진득한 침을 질질 흘리며 입을 뻐끔거렸다.

그 모습에 태하가 말을 이었다.


“맞을래, 아니면 그동안 뜯어간 거 다 토해낼래.”


차갑게 가라앉은 육성.

그 목소리에 창식이 힘겹게 말했다.


“다··· 다 토해내겠···”


파앙-! 커헉-!

하지만 태하는 그 말을 끝까지 듣지 않았다.


왜냐하면.


“너 같은 새끼들은 좀 맞아야 정신을 차려.”


태하는 애초에 녀석을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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