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급 대마법사의 아공간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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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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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5 0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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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4 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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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12 0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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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화. 염력

DUMMY

6화. 염력



염력. 무속성 마법 중 가장 기본적인 마법이라고 할 수 있다.


마력으로 물건을 띄우는. 그 어떤 둔재도 간단하게 사용 가능한 마법이다.


개미도 염력은 배울 수 있다고 떠들 정도니까.


하지만 간단한 마법인 만큼이나 그 위력도 전무 했다.


‘겨우 띄우는 것 정도만 가능하지.’


띄우는 물건도 50kg이 넘어 버리면 상당한 숙련도가 필요했다.


숙련도가 올라가면 좀 다른 건가 싶겠지만, 덧없는 희망이다.


힘들게 숙련도를 올려도 상황은 처음과 마찬가지.


대지를 뒤흔들며 바다를 뒤엎는 재앙은 망상에 불과했다.


3서클을 넘어서는 고등급 마법사조차 염력은 잘 활용하지 않은 편이니 말 다 했지.


그런 정보에 불안감과 기대가 뒤섞였다.


이 마법서는 그간 보았던 마법과는 다를 거라는. 아니면 이 마법서도 그런 생각인지.


첫 문장부터 쓸데없는 불안이라는 걸 깨닫게 해줬다.


“‘염력이 약하다는 건 마력의 근간을 뒤흔드는 아주 멍청한 소리다’.”


단어 하나하나가 강하게 두 눈에 박혔다.


자부심이 느껴지는 완강함.


저쪽 세계에서도 염력은 그리 좋은 취급을 받지 못할 게 분명해 보인다.


난 조심히 그의 생각이 적힌 첫 페이지를 읽어나갔다.


이 마법서의 저자인 베르하르벤투스는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하고 있었다.


염력은 드래곤의 알에 불과하며 부화한다면 천지를 격변하는 힘을 담고 있다는 걸.


그 뒤로는 쭉 자기 자랑이 이어졌다.


내가 대륙을 토벌한 황제랑 짝짝쿵 친구고, 유일한 염력 술사이며 바다를 홍해처럼 가른단다.


첫 문장에 보던 그 완강함은 어디 가고 글의 질이 낮아졌다.


포기하려다가 다시 집중했다.


‘추천하는 이유가 있겠지.’


초월급 대마법사의 유산을 주운 몸인데 맞춤 추천으로 아무 마법서나 줄 일은 없을 거다.


수십 페이지를 자기 자랑만 넣는 베르하르벤투스의 마법서를 준 건 이유가 있겠지.


반 정도 넘어가자 그제야 염력에 관한 설명이 시작됐다.


자세를 고쳐 앉고 천천히 글자들을 두 눈에 담았다.


맞춤 추천이 틀리지 않았는지 그간 보던 염력과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뭔 소리야? 이해가 아예 안 되는데.”


차르칸의 기본서를 볼 때보다 더 이해가 어려웠다.


분명히 설명하는 건 1+1인 쉬운 문제인데 그 과정과 답은 전혀 다르게 나왔다.


1이 1이 아니고, +는 +가 아니다.


하지만 때로는 1일 수도 있다는 망상과도 같은 말들을 내뱉었다.


그간 봤던 마법서들이 어떻게든 이어져 있다면 이건 내놓는 문제 자체가 존재하지 않은 것처럼 텅텅 비어있었다.


내가 직접 텅 빈 괄호 안에 뭔가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건데.


“집중하자.”


처음 설명 부분으로 되돌아왔다.


안 되면 될 때까지 반복하면 되는 법이다.


내 수준이 낮을 뿐이지 이 마법서가 틀릴 일은 없을 테니까.


자랑들이 사실이라면 더더욱.


글자 하나하나를 뇌 속에 그대로 박았다.


그냥 외우기만 해서는 안 된다.


왜 이 문장에는 이런 글자가 쓰였는지, 그게 무슨 의미인지.


게임 보스 클리어하듯 약점을 조금씩 찾아가 공략해 나갔다.


그리고 정확히 8시간, 10번이 넘는 탐독을 마친 끝에 답을 찾아낼 수 있었다.


그 답에 내린 평은 다음과 같았다.


“미친 놈이 따로 없네. 이런 생각을 했다고?”


염력 술사라는 이름이 왜 붙었는지 알 수 있었다.


기대한 대로였다.


마력을 다루어서 물건을 드는 그런 일차원적인 생각을 아득히 넘어섰다.


“바로 시작하자.”


찌뿌둥한 몸을 일으켜 세웠다.


굳은 몸을 간단히 풀어주고 손을 뻗어 단전을 끌어올렸다.


마력이 손끝을 타고 올라와 손바닥에 생겨났다.


여기까지는 마력을 이해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행위.


이제부터 달라진다.


보통은 끌어올린 마력을 이용하여 드는 게 전부지만, 난 공간 자체에 부여했다.


‘공간 자체에 부여한다’라는 문장 그대로다.


그냥 마력을 둔다고 되지 않는다.


마력 흐름의 어느 한 부분을 건드린다.


한 치의 흐트림도 없이 정확하게.


반응은 바로 왔다.


진한 푸른색을 지닌 마력이 모습을 완전히 감추었다.


잘못된 거 아닌가 싶었지만, 떠오르는 시스템 메시지에 쓸데없는 생각이란 걸 일깨워줬다.


[0서클, ‘염력’이 ‘서클’에 저장됩니다.]


<초월급 마도서 [0/10]>

[0서클] - [마력 총탄(38.6%)] [신체 강화(0.4%)] [염력(0.1%)]


잘 적용된 걸 확인하자 천천히 손을 움직였다.


목표는 초록색 표지를 지닌 신체 강화 마법서.


뭔 짓을 해도 부서질 걱정은 없기에 망설임은 없었다.


손에 힘을 주어 갈퀴 모양으로 쥐자 마법서가 무슨 종이처럼 구겨졌다.


내가 하고도 믿기 힘들었다.


일반적인 책이 아니다.


대마법사의 온갖 보호 마법이 걸린 책으로 웬만한 공격으로는 흠집도 안 날 텐데.


손을 풀자 순식간에 원 상태로 돌아왔다.


아쉽게도 염력의 위력은 여기까지다.


여기가 아공간이기도 하고, 베르하르벤투스의 염력이 나조차도 상당히 어려웠으니까.


“공간 자체에 마력을 부여하여 ‘염력’을 사용한다. 숙련도가 올라가고 잘 사용하기만 하면 정말 대지를 흔들고, 바다를 가르겠지만, 마력 소모가 무슨 나도 감당이 안 되네.”


마법서에 대마법사의 보호 마법이 있다는 걸 생각해도 너무 힘들다.


정신력과 체력까지 같이 소모되는 탓에 안 그래도 오랜 독서로 힘들었던 몸이 배로 피곤해진다.


그래도 뭐 이 정도면 충분하다.


처음부터 대지를 뒤흔드는 위력을 원한 건 아니니까.


염력만 파고든 염력 술사도 그건 안 될 테지.


염력이라는 마법에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걸 알았다는 게 중요하다.


내가 얻은 특성도 마찬가지였다.


“염력만 파고든 양반이 이 정도인데 아공간 주인은 얼마나 괴물인 거야?”


설명상 그의 염력은 쉽게 배울 수 없을 거라고 했다.


마법을 뛰어넘는 또 다른 존재를 배우는 거로 보통 적게 잡아도 1년.


그걸 난 8시간 10번 좀 넘게 읽었다고 단숨에 할 수 있게 됐다.


초월급 대마법사가 만든 마법서는 도대체 얼마나 강한 건지 미치도록 궁금하다.


어떻게 이런 마법서를 갖고 있는 건지.


흥분을 가라앉혔다.


배워야 할 마법들도 다 배우고, 대략적인 사용법까지 확인을 마쳤다.


오늘은 여기까지. 더 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벌써 시간이 이렇게나 됐어?”


시간은 어느새 자정을 넘겼으며 오랜 시간 마법에 몰두하면서 체력은 바닥이 났다.


집중이 딱 끊기니 그제야 피로가 온몸에 닥쳐왔다.


“으어. 자러 가자.”


내 의도를 아는 건지 아무렇게나 놓인 마법서들은 원래 있던 책장으로 꽂혔다.


그사이 난 빠르게 아공간을 나서며 잘 준비에 나섰다.


***


눈이 떠진 건 아침 8시였다.


각성이 확실히 좋다.


5시간밖에 안 잔 것 같은데 짧게 자도 몸의 회복이 빠르다.


10시간 푹 잔 것처럼 개운한 게 과로로 뒤질 걱정은 없겠다.


빨리 일어났겠다 밀어두었던 집 청소를 해야겠다.


일하느라, 각성해서 마법 배우느라 하루하루 바쁘게 산 탓에 집 안 꼴은 점점 개판이 되어간다.


이게 돼지우리인지 사람 사는 곳은 맞는지 점점 모호해져 갔다.


바퀴벌레라도 나오기 전에 치워야 할 것 같다.


소매를 걷어붙이며 청소를 시작했다.


설거지, 바닥 청소, 환기. 먼지 하나 남김없이 깔끔하게 닦고 치웠다.


의외로 마법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렇지. 떨어지지 말고. 오케이!”


만지기 싫은 음식물 쓰레기와 쓰레기들을 집에서도 염력을 통해 버릴 수 있었다.


마력 총탄 위력을 최대로 약하게 한 다음 벌레 죽이는 것까지.


이래서 사람들이 마법사에 환장하는가 싶다.


위력도 위력인데 활용성이 무지막지하다.


못해도 1~2시간은 걸릴 청소가 20분 만에 끝을 맺었다.


“깨끗하니 좋네.”


오랜만에 깨끗한 방을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당분간 더러워질 걱정은 없겠다.


청소도 다 끝났겠다 대충 옷을 챙겨입고 밖을 나섰다.


곧장 택시를 탔는데 오늘 목적지는 연습실이 아니다.


“게이트 안전 관리국 본사로 가주세요.”

“옙.”


정부 기관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 헌터의 모든 걸 관리하는 곳으로 오늘 그곳에 가는 이유는 간단했다.


게이트에 들어가기 위한 헌터 신분증 발급을 하려고.


게이트에 아무나 막 들어갈 수는 없다.


정부에서 인정한 전문적인 헌터만 출입이 가능한데 괜한 피해를 막기 위함이다.


마법을 배우다가 말고 갑자기 웬 뜬금없는 소리일까 싶을 거다.


빨리 숙련도나 올려 서클이나 만들지 웬 게이트인가 싶겠지만, 그건 내가 할 말이다.


‘개방 조건 중 하나가 몬스터 1,000마리 처치였나?’


아공간 개방 조건을 달성하려면 당연한 선택이다.


마법서야 좋은 것들만 천지로 깔려있지만, 평생 1층에 박혀 마법서만 볼 생각은 없다.


다른 기능도 있는데 사용해봐야지.


썩히다가는 돌아가신 초월급 대마법사, 차르칸이 무덤에서 일어나 내 뒤통수를 후릴 게 분명하다.


보물을 줬는데 제대로 활용도 못하는 머저리가 다 있냐면서 말이다.


그뿐만이 아니다.


‘겸사겸사, 돈도 벌고, 마법 숙련도도 올리고. 이런 게 일 석 삼조 아니겠어?’


걸리는 게 딱 하나 있다면 내 강함이다.


‘0서클이 이런 수준이면 말이 안 되긴 하지.’


강한 각성자도 드문 판국에 강한 각성자인데 마법사다?


0서클에 2~3서클 보다 더한 괴물 같은 성능을 내는?


길드, 게이트 안전 관리국 전체가 날 탐내려고 눈을 부릅뜰 거다.


유명해지는 건 거의 한순간이겠지만, 어쩔 수 없다.


헌터로 살려면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


평생 방구석, 산속에 틀어박혀 신선처럼 살 수는 없으니까.


내 힘의 원천인 초월급 대마법사의 아공간만 들키지 않으면 되지.


“오늘 날씨 한 번 죽여주네.”


훅훅 지나가는 밖의 풍경을 바라보고 있자 도착까지는 금방이었다.


“도착했습니다.”

“여기요. 수고하세요.”


내리자 어색한 풍경이 바로 앞에 펼쳐졌다.


“진짜 크네. 50층 정도 한다고 했나?”


햇빛을 반사하는 거대한 빌딩 위에 ‘관리국’이라는 세글자가 박혀 있었다.


빌딩 앞에는 수많은 사람이 분주하게 움직이는데 착용한 옷들을 보니 헌터 장비들로 게이트 안전 관리국에 등록된 헌터인 듯하다.


모두가 헌터는 아니었다.


피해 보상으로 인한 다른 용건으로 찾은 사람들, 나처럼 등록하러 왔는지 쭈뼛쭈뼛하는 이도 보였다.


그리 오래 산 건 아니지만, 세상 살다 보니 별일이 다 있다.


내가 게이트 안전 관리국에 들어갈 날이 오다니.


“이건 너무 오버인가? 그냥 택시나, 버스 타고 오면 되지. 흐, 흐음.”


너무 간 듯하다.


쓸데없는 생각 그만하고 건물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대중교통으로 올 수는 있어도 관리국 자체는 처음이다.


다른 용무 자체가 생길 일도 없었고.


사느라 바빠죽겠는데.


하나하나 혼자 알아야 하나 싶겠지만, 쓸데없는 걱정이다.


요즘 인터넷이 얼마나 잘 되어있는데.


“번호표를 뽑고 기다리라고 했지. 여기 맞나요?”

“예. 여기서 뽑고 대기하시면 창구에서 번호가 뜰 겁니다.”


직원도 친절하게 알려줬다.


한껏 기쁜 마음으로 번호표를 쥐는데 난 알지 못했다.


사람은 여럿이고, 서울의 관리국은 하나라는 걸.


“....325번?”


그제야 관리국 건물 안의 모습이 들어왔다.


많다. 그것도 아주 많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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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8화. 기본 속성 마법서 +9 24.07.25 10,038 245 12쪽
18 17화. 치환 +12 24.07.24 10,210 251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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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3화. 몬스터 웨이브 +12 24.07.20 11,300 275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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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11화. 아이스 애로우 +9 24.07.17 12,377 263 12쪽
11 10화. 서클 제작 +12 24.07.16 12,561 276 12쪽
10 9화. 솔로 플레이 +9 24.07.15 12,931 303 11쪽
9 8화. 압도 +10 24.07.14 13,041 286 11쪽
8 7화. 게이트 안전 관리국 +7 24.07.13 13,353 295 12쪽
» 6화. 염력 +7 24.07.12 13,821 281 11쪽
6 5화. 신체 강화 마법 +6 24.07.11 14,501 311 11쪽
5 4화. 마력 총탄 +8 24.07.09 15,087 304 11쪽
4 3화. 차르칸의 기본서 +29 24.07.08 16,375 307 11쪽
3 2화. 아공간 도서관 +16 24.07.08 18,554 336 12쪽
2 1화. 초월급 대마법사의 아공간을 얻었다 +17 24.07.07 20,883 352 11쪽
1 프롤로그 +8 24.07.07 20,626 294 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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