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화. 특별 관리 대상자
30화. 특별 관리 대상자
운동은 1시간 동안 쉬지 않고 이어졌다.
움직일 때마다 평소보다 배는 힘든 데도 시간 가는 줄 몰랐다.
착용한 팔찌 덕분이다.
보통 운동 기구에 숙련이 되어도 원하는 부분에 100% 타격은 힘들다.
가슴 운동을 한다고 치면 팔의 근육을 어느 정도는 써야 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팔찌를 착용하니 100%까지는 아니더라도 80%는 가슴에만 집중 타격이 됐다.
가슴만이 아니다.
그 외 근육은 말할 것도 없다.
“유산소도 되네?”
폐도 움직이는 건지 숨이 차오르며 하체에서 움직이는 근육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신체 능력의 스탯이 총 120이 상승했는데도 금방 몽글몽글 땀이 맺혔으며 숨이 차올랐다.
각성한 후 오랜만에 느껴보는 숨이 차는 감각이다.
하도 강해져서 웬만한 움직임으로는 숨이 차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는데.
금괴를 얻었던 게이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마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며 몸을 움직인 게 힘들었을 뿐이지 숨이 차지는 않았다.
느끼는 것만큼이나 결과는 제대로 나타났다.
[체력 스탯, 0.03이 상승했습니다.]
[힘 스탯, 0.05가 상승했습니다.]
[민첩 스탯, 0.04가 상승했습니다.]
[감각 스탯, 0.03이 상승했습니다.]
“스탯이 60인데 1시간 운동했다고 0.01~ 이 상승한 거야? 허허. 어이가 없네. 당분간은 운동이랑 마법만 배우면 되겠어.”
물론 운동 기구가 좋은 것도 한몫했지만, 확실한 건 팔찌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거다.
거기다 신체 회복까지 30%로 올라가니 몇 분도 안 지나서 몸의 대부분이 회복됐다.
“운동할 때만이 아니라. 평소에만 착용하고 있어도 되겠어. 게이트 들어갈 때는 빼고.”
이걸로 아이템 확인은 전부 끝났다.
시간도 3시간으로 넉넉하게 남았겠다 연습실의 여러 시뮬레이션을 사용해봤다.
방이 더 좋아져서 그런지 시뮬레이션의 질이 한층 더 올라갔다.
좀 더 까다로운 만큼 시뮬레이션의 정확도가 올라갔으며 나오는 몬스터 종류의 등급도 높아졌다.
처음부터 끝까지 할 수 있는 한 차례대로 이어갔다.
D급 수준은 가볍게 넘어섰으며 막 C급 정도를 이어가려던 때였다.
-179단계를 클리어하셨습니다. 180단계가 진행.... 시뮬레이션을 종료합니다. 제한 시간이 초과되어 시뮬레이션이 종료되었습니다. 퇴실 바랍니다.
시뮬레이션이 자동으로 종료되었다.
시간을 확인해 보니 어느새 3시간이나 지나 있었다.
돈만 내면 언제든지 올 수 있으니 아쉬워할 거 없었다.
아이템들을 아공간에 대충 쑤셔 넣고 집으로 향했다.
***
휴식보다는 내 신체 강화에 힘을 쓴 하루가 끝나고 다시 게이트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동안 게이트에 들어가 몬스터들을 공략하고 남은 시간에는 쉬면서 마법 배우고의 반복이었다.
이상 현상이 전보다 늘어났다고는 해도 한 사람에게 평생 일어나기 힘든 일.
특별한 건 없었다.
기연 같은 것도 마찬가지다.
그나마 나올 법한 돌연변이도 완전히 모습을 감췄으며 평범하게 공략을 이어갔다.
그러는 사이 꾸준히 집과 차도 알아봤다.
집은 여전히 진도가 나지 않았지만, 차는 거의 정해졌다.
이광욱 대리와 그를 따르는 짐꾼의 도움이 컸다.
워낙 여기저기 왔다 갔다 하는 직업이다 보니 차에 관해서는 웬만한 자동차 판매원보다 빠삭하게 알고 있었으니까.
날름 받아먹기만 할 생각은 없었다.
“드시고 싶으신 거 아무거나 시키세요.”
“여기 고기 100g에 10만 원은 족히 되는 거로 아는데 아무거나 다요?”
“예. 저랑 같이 가실 분들인데 이 정도는 해드려야 도리죠. 좋은 정보도 알려주셨고요.”
크게 한 턱 쐈다.
그간 벌어댄 금액에 비하면 발톱 때도 되지 않으니 부담 자체가 없었다.
이상 현상이 없어 단번에 수십억은 벌지 못해도 하루에 최소 1번 많으면 3번까지 다녀가니 수억은 기본으로 벌어댄다.
그렇게 쌓이고 쌓인 금액은 다음과 같았다.
[서울 은행 – 7,698,748,111]
+ 163,634,589
76억. 계속 쌓이는 금액을 보고 있자니 웃음꽃이 피어났다.
집이랑 차를 사고도 남을 금액이다.
이 부분은 내 마법에 투자하든 가구를 사는 데 보태든지 해야겠다.
돈도 많겠다 몰래 알바하던 편의점에 가서 한우 선물 두 세트를 투척했다.
꽤나 빠르게 이루어진 결과에 초월급 대마법사의 아공간이 얼마나 대단한지 다시 한번 체감할 수 있었다.
돈뿐만이 아니다.
가장 적나라하게 상승한 건 단연코 상태창과 마법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이찬영>
직업 : 마법사
가호 : [초월급 대마법사 아공간의 주인] [자연의 축복] [뇌 사용률 99.9%] [스탯 영구 획득]
특성 : 초월급 대마법사의 아공간(EX)
서클 : 초월급 마도서 [1/10]
[힘 : 61.456] [체력 : 61.53] [민첩 : 61.463] [감각 : 60.089] [마력 : 35 + (135)]
스킬 : [차르칸의 호흡법(SSS)] [생명력 흡수(S)]
[몬스터 처치 수 : 50,001]
<초월급 마도서 [1/10]>
[초월 불가능 : 사용 가능]
[0서클] - [마력 총탄(100%)] [신체 강화(100%)] [염력(100%)] [탐지(98.014%)] [쉴드(94.32%)] [연발 매직 미사일(91.019%)] [자동 공격 수정구(99.705%)] [마력 폭발(40.071%)]
[1서클] - [아이스 애로우(89.9201%)] [넝쿨 속박(78.09%)] [낙뢰(57.5757%)] [파이어 볼(31.4%)] [윈드 커터(18.543%)]
“볼 때마다 어마어마하네.”
스탯, 몬스터 처치 수, 마법 숙련도, 마법 등. 모든 부분에서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코 몬스터 처치 수라고 할 수 있었다.
“드디어 5만 채웠네.”
아공간 복구 에너지를 100% 채울 수 있게 되었다.
금괴까지 집어넣으며 힘겹게 얻은 수를 전부 써야겠지만, 아까움 따위는 느껴지지 않았다.
다시 모으면 되고, 더 강해지기 위한 투자인데 뭘 아까워하는가?
하지만 지금 당장 3단계 개방은 불가능했다.
“2서클을 달아야 하네.”
한계 창고 E급, 50,000마리 처치 수로 아공간 복구 에너지를 달성했어도 2서클 문제가 남아있다.
바로 2서클 달면 되는 거 아닌가 싶겠지만, 그렇게 간단하게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1서클을 달았을 때와는 달리 2서클부터는 상당히 조건이 까다로워진다.
마법 숙련도를 올리고, 마법 몇 개 배우는 거로 해결되지 않는다.
서클이 있는 자리에 또 다른 서클을 얹는 일이다.
중간에 궁금해서 봤는데 상당히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다.
“각기 다르게 서클이 존재하는 게 아니네? 서클 두 개를 하나로 합쳐야 하는구나.”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설명이었다.
같은 성향을 띄더라도 하나가 거대한 엔진이다.
그걸 두 개 합쳐서 또 하나의 거대한 엔진을 만들라는 건데 어떻게 할지 궁금해 미칠 지경.
그리 멀지 않았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될 거다.
성장세가 가파르고, 돈까지 긁어 모아 모든 게 최고였다.
딱 하나만 빼면.
“....집이 명함 밭이 되겠네. 이게 다 몇 개야?”
바지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자 온갖 다양한 명함들이 바닥에 쏟아졌다.
다양한 만큼이나 그 양도 상상을 초월했다.
나온 명함만 해도 50개는 넘어갔으며 바닥에 펼쳐진 명함까지 더하면 이제는 새는 걸 포기할 지경까지 왔다.
검은 그림자 길드가 도화선이었다.
게이트 안전 관리국, 검은 그림자 길드가 접촉했다는 걸 눈치챈 길드들이 떼거지로 내게로 와서 스카우트 제안을 했다.
어느새 나도 모르게 풀려버린 동영상의 원인도 컸다.
영상 매체에 얼굴만 모자이크된 채로 그대로 올려졌지.
현재 5~8시간 만에 100만 회를 찍었으니 인기야 말 다 했다.
한 둘이면 모를까, 이게 수십 명은 가뿐하게 넘으며 때로는 백 명이 넘게 오기도 했다.
몬스터 웨이브 당시 함께 한 금강 길드한테 사과 전화까지 왔지만, 딱히 신경 쓰지 않았다.
이런 일이 생길 거라는 것쯤은 동영상이 찍힌 시점부터 생각해 둔 상태였다.
평생 비밀은 없는 법이니까.
뭐 어쩌겠나? 솔플로 D급 게이트를 쓸어버리니 내가 길드 같아도 스카우트 하려한다.
받아들여야지.
“3탕이나 뛰었더니 몸이 피곤하네. 간단히 정리만 하고 자자.”
그래도 준 건데 버릴 수는 없으니 전부 서랍 안에 차곡차곡 넣어두었다.
씻고 몸만 대충 말리고 자려는데 휴대폰이 올려댔다.
정산 문자인가 싶어 확인하는데 전화였다.
화면에 박혀있는 익숙한 이름에 초록색 버튼을 끌어당겼다.
“신차연 과장님? 갑자기 무슨 일로 전화를?”
“하하. 일단 늦은 시간 죄송합니다. 워낙 사안이 사안인지라 빠르게 전달하려고 연락했습니다.”
게이트 안전 관리국에서 일하는 헌터 관리과 신차연 과장이었다.
오랜만의 통화에 뭔가 싶었다.
늦은 시간이란 걸 본인이 잘 알 텐데 그만큼 급한 모양이다.
긴 서론 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말씀하세요. 무슨 일입니까?”
“요즘 들어 헌터님을 스카우트하려는 길드가 늘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죠. 게이트 공략할 때도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그것 때문에 연락드린 겁니다. 귀찮지 않으십니까?”
“귀찮죠. 집 바닥이 온통 명함투성이에다가 항상 길드 직원들이 붙어대니 말도 마십시오.”
그도 알고 있는지 콕 짚어서 말해줬다.
이렇게 말하는 것 보니 방법이 있는 모양.
예상대로였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희 게이트 안전 관리국에서 ‘특별 관리 대상자’를 선정하는데 선정 시험에서 통과하시면 다양한 혜택이 주어집니다. 세금 감면, 몬스터 사체 값을 더 쳐주거나, 그 외 혜택이 있는데 제가 이 이야기를 꺼낸 건 ‘스카우트 금지’ 조항 때문입니다.”
늦게까지 전화한 이유가 있었다.
통화로는 전부 들을 수는 없어도 몇 가지 혜택만 봐도 괜찮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돈이야 많긴 해도 아파트, 차, 가구, 마법 투자하면 금방 사라질 게 분명하다.
세금 감면과 몬스터 사체 값을 더 쳐주는 건 분명히 괜찮은 혜택이다.
거기다 스카우트 금지 조항까지.
“스카우트 금지 조항은 헌터님이 원하시는 길드들이 헌터님에게 스카우트를 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항입니다. 마찬가지로 길드 설립, 길드 자체에 들어가지 못합니다.”
“게이트 안전 관리국 소속 헌터 아닙니까?”
“반은 맞고, 반은 틀립니다. 소속 헌터는 맞지만, 안전 관리국의 명령을 받아들이지 않은 독자적인 존재입니다.”
딱 내가 원하던 거였다.
하지만 모든 조항이 내게 유리하게 되어있지는 않았다.
세상에 공짜는 없는 법.
10을 주면 10을 받아야 하는 게 세상의 이치다.
이 조건도 마찬가지였다.
여러 혜택을 받는 대신에 어쨌든 게이트 안전 관리국 소속이 된다.
그나마 다행인 부분은 계속 계약이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1년, 2년으로 짧게 된단다.
더 들어볼 필요가 있다.
일단 통화를 끊고 내일 만나기로 하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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