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못 쓰는 마법사에게 드래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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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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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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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1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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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화 전투 마법 시험 (1)

DUMMY

아르는 서하의 브레스를 따라 했다.

하지만 쏟아져 나온 서하의 브레스와 달리, 뚝 뚝 끊어졌다.

마치 브레스가 아닌 몇 개의 파이어 볼을 연속으로 쓴 것 같은 모양이었다.


[아르르..]


“아직 무린가. 나중엔 쓰겠지.”


파이어 크로스를 비롯한 여러 마법을 쓰는 걸 보니, 분명 아르는 브레스 정도의 마법까지 사용하게 될 거다.


나는 아직도 서하의 브레스를 본 충격에 빠져 있었다.

스치기만 해도 사라질 것 같은 위력의 브레스.

대체 어떻게, 이 정도의 마법을 쓸 수 있는 거지.


“너.... 어떻게 된 거야?”


“뭐가.”


“그 정도 마법을 쓸 수 있는지는 몰랐는데.”


서하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내가 좀 쳐.”


서하의 훈련장에서 알아본 결과, 아르가 다양한 계열의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불, 물, 바람, 염력, 중력 등.


대부분의 사람은 많아야 서너 개의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아르의 잠재력은 어마어마하다고 할 수 있다.


훗날 얼마나 굉장한 마법을 쓰게 될까.


아르와 함께 지내며 많은 덕을 봤다.


목이 마르면 아르가 물을 만들어줬고,

자가 마력 엘리베이터도 아르가 작동해 줬다.

물론, 신호등을 켜지 못해 차에 치일 위험도 사라졌다.


사람들의 반응도 달라졌다.

파이어 볼 수행평가를 본 사람들은 내가 마법을 쓸 수 있다고 생각했고,

이는 금방 소문이 나게 됐다.


“남하루. 너 이제 마법 쓸 수 있는 거야?”

“심지어 엄청나게 컸어.”

“어떻게 된 거야? 얘기 좀 해 봐.”


쉬는 시간이면 학생들이 몰려와 말을 걸었고,


“남하루. 드디어 마법을 쓰게 됐나.”


나를 조롱했던 선생인 김호창도 괜스리 한마디 거들었다.


“뭐야! 진짜 쓸 수 있는 거야? 왜 나한텐 말 안 했어?”


현민은 호들갑을 떨어댔으며,


“아주 인기 스타네.”


서하는 이런 나를 지켜봤다.


나는 진짜 마법을 쓸 수 있게 됐냐는 사람들의 물음을 ‘하하....’ 따위의 답변으로 넘겼다.

자세한 걸 얘기할 수는 없으니까.


파이어 볼 수행평가가 끝나고 시험 기간이 다가왔다.

시험 과목은 다음과 같다.


국어, 수학, 영어, 과학, 사회, 역사.

그리고 마법의 역사, 마법의 이해, 생활 마법, 전투 마법.


나는 ‘생활 마법’과 ‘전투 마법’을 제외한 과목에서는 항상 상위권을 차지했다.

그러나 두 과목은, 언제나 점수를 받지 못했다.

두 과목은 실기 시험을 치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아르와 함께라면 수행평가 때처럼 해낼 수 있을 것이다.



시험은 순조로웠다.


어쩐지 서하가 공부를 알려달라고 하지 않은 관계로, 오로지 공부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필기 과목들은 평소보다도 더 잘 본 상태였다.


문제는 생활 마법과 전투 마법 시험.


생활 마법은 생활 중 필요한 마법을 간단하게 사용하는 시험이었다.

파이어 볼 수행평가처럼 파괴적인 방식이 아니었다.

마법 분야별로 정해진 ‘기초 마법’. 이를 아무거나 사용하면 되는 시험이었다.

나는 내가 사용하는 것처럼 눈속임해야 했기에, 발동이 단순한 물 마법으로 시험을 봤다.


아르를 넣은 가방을 발치에 둔 채, 팔을 앞으로 뻗었다.

그리곤 아르가 들을 수 있도록 큰 소리로 외쳤다.


“워터 드롭!!”


주문을 외치자, 주변의 학생들이 푸하하-하고 웃었다.

부끄러웠다. 이런 주문을 외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아르가 들어야 하니까, 어쩔 수 없었다.


아르는 내 주문을 듣고 맞춰뒀던 대로 물 마법을 시전했다.

내 손 아래 물이 솟구쳤고, 생활 마법 시험에 통과할 수 있었다.


“크큭. 뭐라고? 워터 드롭?”


서하가 놀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남은 건, 전투 마법이었다.

전투 마법 시험은 단순히 개인의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이 아닌, 대련으로 이루어진다.

1대1 토너먼트로 진행되며 순위에 따라 점수가 갈린다.


우리 반은 25명의 학생으로 이루어져 있다.

인원수가 홀수라 1명의 학생을 부전승으로 처리한 뒤, 나머지 학생들끼리 1대1 토너먼트를 진행한다.


가장 좋은 건 역시 부전승에 걸리는 거다.

하지만 실력이 좋으면 운도 좋은 걸까. 부전승은 서하의 차지였다.

나였으면 공짜로 한 판 이긴 셈이라 좋아했을 텐데, 서하는 딱히 좋아하는 눈치는 아니었다.

어차피 누굴 만나도 이겨서 그런가.


내 첫 상대는 나쁘지 않았다.

윤지후.

조용한 성격이며 매일 책을 읽는 녀석이다.


나무와 관련된 마법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특출난 점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나무 마법은 전투에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더구나, 누구나 나무 마법의 상성인 불 마법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나무 마법은 위협적이지 못하다.


이제 이 정도는 이길 수 있지 않을까?



“대련 준비. 각자의 위치에 서라.”


시험 감독은 역사 선생인 김호창이었다.

마법을 쓰게 된 뒤로는 나를 잘 건드리지 않았지만, 그래도 왠지 찝찝함이 있었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감독 선생을 내가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나는 윤지후를 마주 본 채 섰다.

그리곤 어깨에 메고 있던 가방을 바닥에 내려놨다.


마력 증진 펜던트나 팔찌, 혹은 물약 등 마법에 도움이 되는 아이템들이 존재한다.

그런 아이템들의 관리를 위해 시험 시간에도 가방을 지니고 있는 건, 흔한 일이었다.

내 가방엔 아이템이 아닌 아르가 들어있지만.


“한 명이 항복하거나 감독관이 대련 불가라고 판단할 때까지 싸우는 거다.”


나는 긴장한 채 주먹을 쥐었다.

전투 마법 시험이 긴장된 것은 처음이다.

원래는 이길 수 있으리란 기대가 없어서 긴장조차 안 했으니까.


“자 그럼.”


윤지후도 안경을 올리며 자세를 잡았다.

녀석은 아마 파이어 볼을 사용하겠지.

보통의 고등학생은 파이어 볼이 유일한 공격 마법이다.


거기서 얼마나 응용하느냐의 차이만 있을 뿐.

응용에는, 창의력이 따른다.

창의력은, 독서하면 는다.

그리고 윤지후는, 독서를 많이 한다.


그것이 내가 간과했던 점이다.


“대련 시작!”


윤지후는 대련이 시작되자마자 몸을 숙여 바닥에 손을 짚었다.

윤지후의 손에서 바닥으로 마력이 흐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 마력은 바닥을 타고 나를 향했고, 순간 쿠구구-하는 소리와 함께 나무 기둥이 솟아올랐다.

나무 기둥은 나를 둘러쌌다.


윤지후를 본 나는 내게 손을 뻗고 ‘파이어 볼’이라 말하는 윤지후의 입술을 보게 됐다.

이대로라면 나무 기둥이 불탈 것이다. 그럼, 그 안의 나도 불타버리겠지.

당황스러웠다. 윤지후한테 이 정도의 마법 센스가 있었나?

나무로 적을 가둔 뒤, 불태운다.

굉장히 창의적인 공격이었다.

아마 파이어 볼 정도의 마법밖에 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면, 윤지후의 공격에 당했겠지.


나는 가방 속의 아르에게 외쳤다.


“아르. 파이어 크로스.”


[아르!]


아르를 향해 손을 뻗자, 내 손에 맞춰 파이어 크로스가 펼쳐졌다.

나는 윤지후의 파이어 볼이 처박히기 직전 나무 기둥을 부쉈다.

콰앙- 하는 소리와 함께 나를 둘러싼 나무 기둥들이 날아갔다.

눈 앞에 윤지후의 파이어 볼이 느릿하게 날아오는 것이 보였고, 이를 피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오..!”

“저게 무슨 마법이야?”

“진짜 남하루 맞아?”


시험을 구경하던 학생들이 웅성댔다.

잠깐 시선을 돌려 김호창을 바라보자, 김호창도 놀란 눈으로 나의 파이어 크로스를 쳐다보고 있었다.


놀란 것은 그들뿐이 아니었다.

대련 상대인 윤지후도 입을 살짝 벌린 채 나를 보고 있었다.


나는 파이어 크로스를 든 채 윤지후에게 성큼성큼 걸어갔다.


윤지후는 계속해서 내 발을 묶을 나무를 만들고 파이어 볼을 던져댔다.


하지만 파이어 크로스를 든 내게는 통하지 않았다.

나무는 파이어 크로스가 스치기만 해도 불타버렸고, 파이어 볼은 파이어 크로스와 부딪혀 튕겨 나갔다.


윤지후와 어느 정도 가까워졌을 때,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파이어 크로스의 사정거리 안에 윤지후가 들자, 팔을 크게 휘두르며 횡베기 자세를 취했다.

그리고 파이어 크로스가 윤지후에게 닿기 직전.


“하..항복!!”


윤지후는 눈을 질끈 감은 채 항복을 외쳤다.


내 첫 승리였다.


“아...아싸!!”


멀리서 흐뭇한 표정으로 쳐다보는 서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서하를 향해 수줍은 브이를 날려줬다.

서하가 피식 웃는 모습이 보였다.


“남하루 승!”


김호창은 나의 승리를 선언하며 무언가를 적었다.

아마 방금의 대련에 있었던 특이 사항을 적는 거겠지.


윤지후의 창의력은 굉장했다.

본인이 사용할 수 있는 마법들의 조화.

나무로 상대의 발을 묶고 불을 붙인다는 발상.


사실 윤지후의 마법 자체는 특별하지 않았다.

파이어 볼은 느려터졌고, 나무 마법은 전투에서 큰 쓸모가 없기 마련이다.

그러나 두 마법의 조화로 만들어낸 전투.

윤지후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전투였으며, 상대가 내가 아니었다면 당했을 것이다.


아니, 내게 아르가 없었다면.


누군가 내 등을 툭 치며 말을 건 것은 그때였다.


“야. 죽이러 갈 테니 기다려라.”


김주혁.


내 뒷통수에 불을 붙인 개자식.


녀석은 같은 반이 된 이후 나를 심심찮게 괴롭혀왔다.

마치 자신의 권력이 흔들린다 싶을 때면, 나를 괴롭힘으로 스스로를 증명하는 듯했다.


이를테면 갑자기 내 가방을 걷어찬다던가.


주먹으로 뒤통수를 갈긴다던가.


같은 반임에도 책을 빌려(사실 빌린 것도 아니다.) 돌려 주지 않는다던가.


매점에서 음료수를 사 오라던가.


별 같잖은 괴롭힘을 자행했던 녀석이다.

하지만 지옥 같던 유민혁과의 중학생 시절이 있었기 때문인지,

그냥 같잖은 녀석으로 보였을 뿐이다.


그런 녀석이 지금의 대련에서 이긴다면 나와 대련하게 된다.


“대련 시작!”


김주혁의 상대는 여학생이었다.


마법이 생긴 이후, 싸움의 척도에 성별은 중요치 않다.

물론 무력 싸움이 된다면 남자가 유리할 순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 전투 마법 시험에서는 무력 싸움이 허용되지 않는다.


즉, 마법 실력으로 겨루는 일이 대부분이라는 말.


하지만 김주혁의 대련은 달랐다.


“항복이요.”


김주혁이 작은 파이어 볼 하나를 던지자, 상대 여학생이 항복했다.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정말이냐?‘


김호창은 여학생에게 물었으나, 여학생은 고개를 끄덕였다.


김호창은 곁눈질로 김주혁을 쳐다보더니, 이내 김주혁의 승리를 선언했다.


내가 알기로 김주혁의 상대였던 여학생은 어느 정도 마력이 있는 학생이다.

파이어 볼 수행평가에서도 준수한 성적을 받은 걸로 알고 있다.

그런데 저렇게 무기력한 패배 선언이라.


안 봐도 뻔하다. 뒤에서 무슨 짓을 한 거겠지.

협박인지 회유인지는 모른다.

김주혁의 성격을 봐선 협박이겠지.


그녀는 학교생활에 큰 관심이 없다.

괜한 일에 휘둘릴 바엔 항복하고 만다는 생각이었나보다.


더러운 자식.


김주혁은 자신의 승리를 선언하는 김호창을 뒤로한 채 내게 다가왔다.

가까이 온 김주혁은 나만 들릴 정도의 목소리로 속삭였다.


”뭔 짓을 한 건진 모르겠지만, 죽여줄게. 찐따 새끼야.“


나는 대답했다.


”뭐래 병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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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전투 마법 시험 (4) 24.07.24 20 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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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전투 마법 시험 (1) 24.07.21 28 1 11쪽
6 6화 파이어 크로스 24.07.21 27 0 11쪽
5 5화 유민혁 24.07.15 33 0 12쪽
4 4화 수행 평가 24.07.09 38 2 11쪽
3 3화 아르 (3) 24.07.08 48 3 11쪽
2 2화 아르 (2) 24.07.06 58 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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