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못 쓰는 마법사에게 드래곤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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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필
작품등록일 :
2024.07.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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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10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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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2 0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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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화 전투 마법 시험 (2)

DUMMY

1차 대련이 끝나고 3일 후 2차 대련이 이어졌다.

25명의 학생 중 12명의 학생이 탈락한 상황.


남은 건 13명이다. 그러나 2차 대련부터는 부전승이 없다.

1대1로 5팀이 대련을 하고, 남은 3명이 3인 1조로 대련을 한다.


인원수가 애매하게 떨어진 반이라 어쩔 수 없다.


나의 두 번째 상대는 김주혁.


사실 이 녀석이 마법 쓰는 모습을 제대로 본 적은 별로 없다.

나를 괴롭힐 때도 물리적인 괴롭힘이 대부분이었다.

기껏해야 내 뒤통수에 불을 붙인 정도.


그래서 1대1로 대련하는 것 자체는 두렵지 않다.

아르와 함께하는 나는, 꽤 강하니까.


“그 새끼, 또 더러운 짓 하는 거 아냐?”


서하가 말했다.


확실히 그럴 수 있다.

1차 대련 때만 해도 뒤에서 손을 쓴 것이 티가 날 정도였으니.

나와의 대련에서도 그러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뭐. 근데 너 꽤 강하니까 괜찮을 거야.”


서하의 인정이라.

항상 나를 보살펴 준 누나 같은 서하에게 인정받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고마워.”


무슨 짓을 하더라도, 이기고 말겠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김주혁에게는 지고 싶지 않다.


김주혁의 괴롭힘에 굴복하지 않으려 했던 나지만, 어느 정도 두려움이 있던 건 사실이다.

트라우마..라고 할 정도는 아닐 것 같아도, 괜히 김주혁을 보면 움츠리게 됐다.


“아르.”


[아르?]


“이기자.”


[아르!]


이번 기회에 모두 다 불태울 거다.



2차 대련 감독관은 김호창이 아니었다.

마법으로 육체를 강화할 수 있게 된 세상에서 밥줄이 끊길 위험에 처한 체육 선생이 감독관을 맡았다.


“대련 시작.”


나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파이어 크로스를 손에 쥐었다.

동태를 살피기 위해 김주혁을 바라본 채 천천히 옆으로 걸었다.


그런데, 발걸음이 무거웠다.

마치 누군가 다리 근육에 디버프 마법을 건 것처럼.


“너. 디버프도 쓸 수 있었냐?”


김주혁은 어깨를 으쓱하며 씨익 웃었다.

순간 김주혁이 나를 향해 달려왔고, 내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


김주혁은 신체 능력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

평소 많이 맞아본 나라서 알 수 있다.

빠르지도, 강하지도 않은 녀석의 주먹이다.


아니, 주먹이어야 했다.


그런데 녀석의 주먹은 피할 수 없이 빨랐고, 주먹에 맞은 난 한참을 날아가 바닥에 처박혔다.


‘어?’


전투 마법 시험에선 무력이 허용되지 않는다.

마법 시험인데 무력으로 갈린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고개를 들어 감독관을 쳐다봤다.

그러나 감독관은 아무런 제지를 가하지 않았다.


‘아.’


바닥을 짚고 일어나며 주위를 둘러봤다.


대련을 구경하는 학생들 중 몇몇이 마법을 시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이거였구나.’


김주혁은 신체 능력을 강화하는 마법을 쓰는 학생과, 신체 능력을 약화하는 마법을 쓰는 학생을 매수한 것이었다.


그래서 내 움직임은 둔해졌고, 김주혁은 빨라진 거다.


그리고, 선생까지 매수한 거지.


“찐따 새끼. 좀 맞자.”


김주혁은 일어난 내게 달려왔다.


파이어 크로스를 휘둘러 김주혁을 막아내려 했지만, 버프 받은 김주혁의 속도를 따라갈 순 없었다.


퍼억-


허벅지에 한 대, 복부에 한 대.


“커헉-”


또다시 바닥에 고꾸라졌다.


“너 요즘 나대는 거 맘에 안 들었어. 이번 대련은 끝나지 않을 거다.”


감독관은 한쪽의 승리가 결정됐다 싶은 시점에 대련을 멈춘다.

그런데, 감독관도 매수당한 상황.


이대로 계속 처맞아야 한다고?


퍼억-


고꾸라진 내 이마에 발차기가 들어왔다.


“으...”


아프다.

평소에 녀석이 때리던 건 짜증 나도 그리 아프진 않았다.

그런데 지금은 아프다.

속이 울렁거리고 맞은 부위들이 욱신거린다.


어떡하지.


이 새끼한테만큼은 지고 싶지 않다.


이기고 싶다.


이겨야 한다.


“진짜 좆밥이네. 뭐 아무것도 못 하잖아?”


김주혁이 비아냥대며 웃어댔다.


이런 일이 있으면 항상 서하가 도와주곤 했다.

하지만 이젠 서하의 도움을 받고 싶지 않다.

나 스스로 이겨내고 싶다.


어차피 서하는 지금 대련 중이라 이쪽 신경을 쓰지 못할 거다.


[아르르....]


고개를 바닥에 처박아 시선이 땅을 기어다니던 중, 아르가 숨어 있는 가방이 보였다.


나는 온 힘을 다해 가방을 향해 뛰었다.


“뭐하냐? 가방에 포션이라도 있어?”


하하하-


김주혁 패거리 학생들의 일소가 들려왔다.


어쩔 수 없다. 제발 들키지 마라.


가방을 감싸안고 속삭였다.


“아르, 파이어 볼.”


가방의 입구를 김주혁에게 향했다.

그러자 아르는 뜨거운 파이어 볼을 김주혁에게 쏘았다.


아르의 파이어 볼은 강하다.

어지간한 학생들은 따라 할 수 없을 만한 크기와 파괴력을 갖고 있다.


그러니 아르의 파이어 볼이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푸학-


아르의 파이어 볼이 무언가에 맞고 흩어졌다.


방어막?


“그게 통할 줄 알았어?”


김주혁의 앞에 투명한 방어막이 펼쳐져 있었다.

제길, 버프만 구해둔 게 아니라 방어 마법사들도 섭외했나.


“재미없다.”


김주혁은 내게 손을 뻗었다.


파이어 볼인가.


이미 온몸은 엉망진창이다.

강화된 김주혁의 신체에 맞았으니, 멀쩡한 구석이 없기 마련이다.


이대로 파이어 볼을 맞는다면 시험 탈락 정도로 끝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감독관은 가만히 있다.


아. 더러운 세상.


“그 정도가”


그때 김주혁이 한 말은, 분명한 실수였다.


나조차도 잊고 있던 방법.

그러나 아르를 자극한 기억을 떠올린, 그 말.


“너와 나의”


그 한마디가 아니었으면, 나는 분명 졌을 거다.

아니, 아마 크게 다쳐 입원했어야 겠지.


고꾸라진 나를 보며 도발하고자 했던 그 말.


“눈높이 차이야.”


[아르르....]


아르는 그 말을 듣자, 눈에서 하얀 안광을 내뿜었다.

아마, 눈높이라는 단어에서 유민혁을 떠올린 거겠지.


쿠구구...


온몸을 누르는 힘이 느껴졌다.


아르가 ‘중력 마법’을 시전한 거다.


근데 좀 강했다.

나도 일어나기 힘든 정도.


‘아니 나한테도 이렇게 세게 쓰면 어떡해?’라는 생각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내 눈에 보인 건, 바닥에 엎어진 김주혁이었다.


아니, 김주혁뿐만이 아니었다.


대련을 지켜보던 학생들,


김주혁이 섭외한 마법사들.


그리고 뇌물을 받아 처먹은 것으로 보이는 감독관까지.


모두가 바닥에 엎어져 있었다.


“이.. 이게 뭐야!?”


김주혁이 바닥에 얼굴을 처박고 말했다.


“주..중력 마법?”


나는 일어섰다.


아르의 중력 마법의 영향이 내게도 미치긴 했지만, 아무래도 내겐 덜했다.

내게도 마법을 쓴 것이 아니라, 너무 광범위하게 눌러서 나까지 불똥이 튄 것뿐이었으니까.


지렁이처럼 바닥을 기는 김주혁에게 다가갔다.


“야.”


김주혁은 고개도 제대로 들지 못한 채 눈을 돌려 나를 쳐다봤다.


“너.. 씨발 무슨 짓을 한 거야?”


퍼억-


눈을 부라리며 욕을 하는 김주혁의 얼굴을 걷어찼다.


강하진 않았다. 나는 원래 신체 능력이 뛰어나진 않으니까.


그래도.


“속 시원하네.”


바닥에 떨어져 있던 파이어 크로스를 집어 들었다.

그리곤 김주혁을 밟고 올라섰다.


“감독관님.”


바닥에 짓눌려 파들거리는 감독관을 보며 말했다.


“제가 이긴 거 같은데요.”


“야! 아직 안 끝났어. 네까짓ㄱ..”


“시끄러워.”


김주혁의 엉덩이에 파이어 크로스를 살짝 갖다 댔다.


불타오르는 파이어 크로스가 김주혁의 바지를 태우기 시작했다.


“야.. 야.. 야!!!”


김주혁의 엉덩이가 타오르기 시작했다.


“야!! 이거 꺼! 아 뜨거워!!”


“대련 안 끝내면 다 태워버립니다.”


“끝내요!! 끝내!!”


“끄..끝! 대련 종료!”


이겼다.


김주혁한테만큼은 진짜 이기고 싶었는데.


김주혁을 이겼다.


..아싸.


밟고 있던 김주혁에게서 내려와 아르가 든 가방을 챙겼다.


“아르. 잘했어.”


[아르!]


가방을 챙기고 김주혁을 바라보자, 몇 명의 학생이 엉덩이의 불을 꺼주고 있었다.


그런 김주혁에게 다가가 귀에 대고 말했다.


“앞으로 깝치지 마라.”


김주혁이 뭐라 뭐라 소리치는 것 같았지만, 무시한 채 다른 대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


내가 향한 곳은, 서하의 대련이 있는 장소.


서하는 부전승으로 올라왔기 때문에, 3인 1조로 대련을 치르게 됐다.

3인 1조가 된 조는 3명 중 1등만이 다음 대련을 치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3인 대련은, 가장 강한 사람이 첫 타깃이 된다.


아무래도 비교적 약한 두 사람이 강한 한 명을 먼저 제압하고, 남은 둘이 1대1로 겨루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다.


서하의 대련 역시 그런 식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서하를 상대로 두고 두 명의 학생이 나란히 서 있었다.

노골적으로 2대1을 하겠다는 포지션.


서하를 상대하는 두 학생은 미리 합을 맞춰둔 듯했다.


장발의 남학생이 거대한 물풍선을 만들었다.

물풍선은 살상력이 없다.

물풍선에 맞아봤자 물의 마찰력 정도만 있을 뿐, 큰 타격을 입히진 못한다.


그런데 그와 합을 맞춘 노란 머리 여학생이 물풍선에 불을 갖다 댔다.


그러자 장발의 물풍선이, 끓기 시작했다.


물풍선은 맞아도 그냥 그렇다.

하지만 그게 끓는 물풍선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물풍선은 금방 끓어올랐다.

조금씩 증발하여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거대한 물풍선이 장발의 손 앞에 펼쳐져 있었다.


저걸 직격으로 맞으면, 누구도 멀쩡할 수 없겠지.


하지만.


‘서하라면 가뿐히 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서하는 마법 뿐 아니라 신체 능력도 뛰어나니까.


이런 생각을 하는 순간, 물풍선이 푸학- 하며 갈라졌다.

그리고 거대한 물풍선이 수백 개의 물방울로 변했다.


그들도 알고 있었던 것이다.

서하에게 거대한 물풍선 하나쯤은, 피하기 어렵지 않다는 것을.


수백 개의 끓는 물방울은 순식간에 서하를 향해 날아갔다.


저건 피할 수 없다.


너무 광범위한 공격이다.


‘아무리 서하라도, 저런 공격은..’


서하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다가오는 물방울들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리고, 자신도 물풍선을 만들었다.


장발이 만든 것보다 큰 물풍선을.


그러자 두 학생이 합심한 끓는 물방울들이 서하의 물풍선에 흡수됐다.


‘와.’


장발과 노란 머리도 입을 살짝 벌린 채 서하의 방어를 보고 있었다.

저런 방법이 있다니.


놀라운 전투 센스다.


“좋은 공격이네. 하나 배웠어.”


서하는 두 사람의 물방울을 흡수한 물풍선을 점점 부풀렸다.


그리고, 반대 손으로 마법진을 형성했다.

마법진에서는 뜨거운 불길이 솟아 올랐다.


마법진에서 나온 불길은 서하의 물풍선을 끓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합심해서 만든 끓는 물풍선보다, 더 거대한 물풍선.


심지어 서하의 물풍선의 표면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물에 불이 붙다니.

마법이 있기 전의 세상에선 상상도 할 수 없던 일이다.


아마, 물풍선의 표면에 마법으로 작은 막을 씌우고, 그 막에 불을 붙인거겠지.


즉 서하의 물(불?)풍선은, 두 학생의 그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리고 순간, 퍼거걱- 하는 소리와 함께 서하의 물풍선이 수백 개로 갈라졌다.


아니, 수천개 쯤 되려나.


서하는 거대한 물풍선을 하늘로 치켜 올린 채 말했다.


“이거, 막을 수 있어?”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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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9화 전투 마법 시험 (3) 24.07.23 22 0 11쪽
» 8화 전투 마법 시험 (2) 24.07.22 23 1 11쪽
7 7화 전투 마법 시험 (1) 24.07.21 28 1 11쪽
6 6화 파이어 크로스 24.07.21 28 0 11쪽
5 5화 유민혁 24.07.15 34 0 12쪽
4 4화 수행 평가 24.07.09 38 2 11쪽
3 3화 아르 (3) 24.07.08 49 3 11쪽
2 2화 아르 (2) 24.07.06 58 2 11쪽
1 1화 아르 (1) 24.07.06 70 3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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