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어둠이 만드는 황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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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잎
작품등록일 :
2024.07.07 19:38
최근연재일 :
2024.08.04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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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07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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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황자 피온

DUMMY

[.....당신을 증오합니다. 포르스]


혼자서 고고한 당신이.

혼자서 위대한 당신이.

세계의 축복을 받고 있다는 당신이.


나는 반드시 당신을 주저앉히고 말겠습니다.

내 영혼을 ......의 ....에게 바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반드시


황제가 되겠습니다.










‘아침이면 따뜻한 소리가 들려오던 곳입니다... 그리운 향기들을 잔뜩 머금은 공간이죠’



언젠가 피온이 자신이 친우라고 부를만한 이에게 했던 말이다.

물론 황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관망할 수 있었던 포르스 또한 들은 말이기도 하다.



“글쎄. 말한 거 치고는 조금 허름하긴 하군.”



누군가가 아주 세심하게 신경 써준 티가 잔뜩 나는 방안이었지만.

제국 황실의 핏줄이 살고 있다고는 상상도 하지 못할 정도로 한심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포르스는 감상을 그쯤하고 흔들의자에 앉아 침대 위에 누워있는 피온이 깨어나기를 기다리기로 했다.



한 장.


두 장.


세 장쯤 읽었을까?



피온이 침대에서 벌떡 일어난다.

기다리다 지친 포르스는 책을 조심스럽게 덮었다.



“슬슬 일어나는 게 어떤가?”


“........당신은 누구지?”



당신이라니. 아무리 다섯 번의 생애를 반복했다지만 그래봐야 겨우 13살짜리인 주제에 말이 아주 짧았다.


탁!


“악! 뭐야! 갑자기!”


“말이 짧다.”



아무리 그래도 까마득한 선조한테 반말은 안 될 말이었다.

이런 것까지 하나하나 처음부터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이런 애가 어느 세월에 황제가 되려나.


달칵.


그때였다.

한 노인이 그곳으로 들어왔다.



“.....누구십니까?”


“음. 여기 이 아이한테 볼일이 있는 사람?”


“볼일 말씀입니까?”




피온의 앞을 슬쩍 막아서는 노인은 눈빛으로 잔뜩 경계하는 티를 내었다.



“.....”



그리고 그의 귓가에 아주 작은 주문을 속삭였다.

순간 노인 에덴의 눈은 금빛으로 반짝였다 다시 본래의 에메랄드빛 눈으로 돌아왔다.


그러자 아까까지 경계하던 그는 포르스의 존재에 더 이상 의문을 품지 않고, 항상 하던 대로 아까 들어오면서 같이 가지고 들어온 문 앞에 있던 남은 음식들이 담긴 그릇을 내려놓았다.



“배 안 고프다고 굶고 다니시면 안됩니다. 오늘도 한 끼도 안 챙겨 드셨지요?”



마치 손주를 대하듯 피온에게 노인이 말한다.


포르스의 존재를 순간 잊어버린 듯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에덴의 태도를 의아하게 생각한 피온이 포르스를 쏘아보며 말하였다.



“당신 뭘 한 거야.”



검지를 입술로 올린 포르스는 입 모양으로 말하였다.

조용히.



“제 말씀 듣고 계십니까 피온님?”


“그러게. 사람이 말했으면 대답해야지.”



포르스는 에덴을 바라보며 말하였다.



“그쪽은 누구신가?”


“보시기에 높으신 분인 줄 몰라뵙고 감히 존대하지 않았습니다. 늙은이가 눈이 좋지 않아 벌인 실수이니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자신에게 말을 걸자 공손하게 고개를 숙인 노인 에덴은 어느 정도의 예법이 있어 보이는 자였다.



에덴. 그는 사과의 말을 전한 후 다시 한번 더 정식예법에 맞게 고개를 숙였다.

누가 봐도 평범한 값처럼 보이지 않는 의복과 말끔한 외형은 에덴 그가 보기에 눈앞에 있는 이가 심상치 않은 신분임을 말해주는 것 같았다.



“이곳 영지. 스왈도를 오랫동안 관리해 온 스왈도 가문의 에덴이라고 합니다.”



스왈도 영지라......


한번쯤은 들어봤던 것 같은 이름에 포르스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턱에 손을 괴고 깊이 생각해 보았다. 어디였더라.......



“아마 ‘프라이머 스왈도’라는 이름은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아하! 프라이머라 하였는가?”



왜 한 번에 못 알아봤을까.

자신의 오랜 친우인 프라이머의 본가가 스왈도 가문이었다.


자신과 함께 전장을 누볐던. 5기사라고 불리던 이들 중 한 명인 그는 제국의 건국 전. 이미 지방을 다스리던 제후 가문의 자제였다.

뜻이 맞아 함께 힘을 합쳐 싸워나갔고, 그렇게 정복한 왕국이 수십이였다.


반가운 마음에 포르스는 기쁜 표정으로 에덴의 구석구석을 살펴보았다.

확실히 앞의 노인은 늙은 모습이라 옛 친우의 모습이 뚜렷하게 보이지는 않지만 숨길 수 없는 한 가지. 그 마력의 색만큼은 정말 그대로였다.


정말이지 아름다운 에메랄드빛. 언제봐도 질리지 않은 맑은 마력이구나.



“반갑구나! 정말 반가워. 제국의 온 역사를 뒤져보아도 그보다 훌륭한 검사를 찾기는 쉽지 않을 거야. 선조가 자랑스럽겠어.”


“그게 무슨 말씀인지.......?”


“그대의 선조 프라이머의 얘기였네. 아주 훌륭한 검사로 이름을 떨치지 않았는가?”


“하!”



가만히 듣고 있던 피온은 헛웃음을 쳤다.

지금 누구를 놀리는 건가.



“제국의 역사서. 35번째장은 제국의 건국 초기 최초의 5기사에 대한 얘기가 제일 먼저 나와 있지.”



그리고 쓰여 있는 첫 문장.


‘위대한 황제께서 감히 반기를 든 오만한 다섯명의 죄인을 향해 자비를 베풀어주셨다. 그들의 이름은 프라이머, 베르고, 안드네아, 발렌타인, 코넬. 영원히 기억되야 할 죄인들의 이름이다.’



“평민들조차 다 아는 이름인데. 모른다고 하지는 않겠지? 일부러 골탕이라도 먹이고 싶었나?”


“지금 뭐라 했는가........?”


“그게 아니고서야 저잣거리의 거지들도 프라이머라는 죄인의 이름을 뻔히 알겄만 훌륭한 검사네 뭐네 말하는 이유가 뭐지?”



죄인이라고?


찬란한 에메랄드빛 마력을 품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온화함을 잃지 않던. 마치 숲과도 같았던 검사. 그게 포르스 그가 알고 있는 프라이머에 대한 수식어다.


근데.......그가 죄인이라고?



“아아. 정말이지.”


그가 이렇게 치사하게 나올 줄은 몰랐는데?



잔뜩 분노에 찬 목소리.


포르스는 아주 천천히 목을 쓰다듬으며 차오르는 분노를 가라앉혔다.


자신을 봉인시킨 것까지는 그렇다 친다지만.........

그 누구보다 든든했던 그의 친우들을 그런 식으로 내려 앉혔을 줄은 몰랐다.


어쩐지... 그래서 프리멜다의 방에 다들 오지 못했던 것인가.......




스왈도 가문.


제국의 건국을 함께한 최고의 개국공신 가문이었다.

앞에 있는 에덴이라는 아이. 저 나이 정도면 가문 내에서 원로급에 해당하는 이가. 저렇게 허름한 옷을 입고 다닌다는 것은 그 가문의 위세가 어디까지 떨어졌는지 알 수 있었다.


당연할 것이다.


귀족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은 전통성, 그리고 얼마나 황실과 그 혈통이 가까운가.


그런데 제국의 역사서에 못을 박아놨단다.

이들은 황실의 적이라고.


그렇게 못 박힌 가문이 제국 내에서 그 위세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다른 기사들의 가문은. 아직도 남아 있는가?”



평민 출신이었던 코넬과 엘프 종족에 속하였던 베르고, 그들을 제외한 안드네아와 발렌타인 또한 각 귀족 집안의 자제였다.



“안드네아 소네타님의 가문. 소네타는... 이미 멸문된 지 오래입니다... 그나마 남아 있다면 발렌타인 아르겐슈타인님의 아르겐슈타인 가문 정도이지만.....지금은 86세가 넘어가고 있는 노가주와 이제 겨우 9살 정도 되는 여식이 하나 있다고 하더군요.. 조만간 멸문의 길을 걷겠지요......”



안타깝다는 듯 말한 에덴은 자조적인 웃음을 지었다. 자신의 가문 스왈도 또한 다를 바가 없었다. 이제 70이 넘어가는 그의 밑으론 더 이상 가문의 후계라고 할 만한 이는 없었다.


그가 죽고 나면 그의 영지는 분명 주변 영주들이 갈갈이 찢어 나눠 먹을 것이 분명했다.

일단 생각을 정리한 포르스는 정신을 차렸다. 그의 성격상 이런 일이 있을 것이라고 아예 예상을 못한바는 아니였으니까.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그걸 먼저 생각할 때지. 목을 차분히 가다듬고 옷매무새를 다시 만진 포르스는 피온을 쳐다보았다.



“중요한건 이게 아니지.....일단 내 친우들의 가문에 대한 문제는 차차 천천히 생각해야겠군.”



피온은 혼자 화가 났다가 혼자 차분해졌다가 하는 그의 분위기에 이상하면서 그를 쳐다보면서 말하였다.



“뭘 쳐다ㅂ...보십니까...”



괜히 반말을 썼다간 아까처럼 한 대 맞을 것 같기도 하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는 그에게 피온은 반사적으로 존댓말이 나왔다.



“당연히 피온. 그대가 황궁으로 돌아가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는가? 황제가 되는 것은 그 이후에 생각할 문제지”


“잠깐.....황제가 된단 말입니까?”



처음듣는다는 듯이 말하는 피온에 어이가 없어진 포르스는 조금 찌뿌린 표정으로 그에게 말하였다.



“그대가 원하지 않았는가? 나에게 황제가 되겠다고 말해놓고는 모른척은 왠 말인가”


“저 말씀이십니까.....? 애초에 저는 당신을 처음 보았습니다?”


“초면이라....그렇게 생각하지 못할 것도 아니지”



아무래도 동상으로 봉인된 상태에서 봐서 그런지 못알아보는 듯하다.

이럴때마다 자기소개를 해줘야 한다니. 도대체 후손이라는 것들이 선조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도 없어서야 참 힘들다는 생각을 했다.



“그대가 죽기 전 보았던 동상을 기억하지? 그게 바로 나라고 생각하면 돼”


“내가 죽었다고요...?”



응?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은 피온의 얼굴은 연기하는 이의 것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황스러운 포르스는 별개로 피온은 진심으로 지금 눈앞에 있는 이 남자가 누군지 모르겠다. 피온은 이불을 쥐고있던 손을 더욱 꽉 쥐었다.



“설마 나를 죽이겠다고 온 사람입니까?”


“.......”



이건 또 무슨 상황일까나.



“그대. 지금 몇 살인지는 알고 있는가? 지금 현재의 나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네”


포르스 그가 말하고 있는 나이는 그의 지난 5번의 삶을 전부 말하는 것이였다.

고개를 갸우뚱한 피온의 모습을 보니 벌써부터 어떤 대답을 할지 예상이 되었다.



“올해가 제국력 1022년이니까.....13살입니다.”



어처구니가 없군.







노인. 에덴이 식사 준비를 하다가 접시와 포크끼리 부딪히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아무래도 무언가 정리가 안되시는 듯 한데....식사를 하시면서 차분히 생각해보시는 건 어떠하신지요....?”



아무리 몰락해가는 귀족가라고는 하나. 그래도 살아온 세월을 무시 못하는 듯. 노련하게 현재 상황에 대한 흐름을 파악한 그는 분위기를 환기시키기 위해 말하였다.


그가 손짓하자. 밖에서 가벼운 식사와 다과상을 준비해 온 하녀가 들어오더니 트레이를 놓고 조용히 나간다.



“마침 피온님이 오늘 한 끼도 안 드시기도 했고, 귀하신 분께서도 배가 고프실 듯합니다.”



집요한 에덴의 식사에 대한 집착에 혀를 내두른 피온은 포기했다는 듯 한숨을 푹 쉰 상태로 침대에서 천천히 내려온다.


이렇게 서서 상황을 정리한다고 달라질 게 없다고 생각한 포르스 또한 작게 한숨을 쉬고는 방 한켠에 놓인 작은 테이블에 앉았다.


삐걱.


너무 불편한 의자다.


“흠...”



둘이 서로 어떤 사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묘하게 비슷한 행동을 하는 두 사람의 모습에 정말 닮았다고 생각하는 에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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