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위대한 어둠이 만드는 황제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책잎
작품등록일 :
2024.07.07 19:38
최근연재일 :
2024.08.04 13:57
연재수 :
15 회
조회수 :
166
추천수 :
7
글자수 :
75,451

작성
24.07.27 09:46
조회
11
추천
0
글자
10쪽

배신자

DUMMY



어째서 그녀가 죽은 것일까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는 못했다.

그저 그녀의 모습이 정말 끔찍하리만치 참혹하다는 것뿐이었다.


매일매일 황자와 티타임을 하겠다고 한 어느날 저택에 온 귀한 손님에게 직접 티타임을 준비해달라는 부탁을 받은 후 시녀장에 버금가는 위치에 선 베리나는 그 은혜에 보답하기라도 하겠다는 듯 매일 새벽 저택의 그 누구보다 빨리 일어나 오후의 티타임 준비에 열을 올렸었다.


그런 베리나가 제 수족처럼 쓰던 하녀 두 명이 왠일로 새벽에 주방에 나와 있지 않은 베리나에 의아함을 품었지만 그녀를 배려한다고 찾지 않았다.


그러나 막상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되는 시간에도 베리나. 그녀는 내려오지 않았다.



“베리나 님은 아직 안내려오신거야?”


“그러게....이제 황자님의 점심식사가 거의 끝나셔서 슬슬 티타임을 직접 준비하셔야 하는데......”



그녀들은 어떻게 해야하나 한참을 고민했지만 결국 하녀 중 한 명이 베리나를 깨우러 방으로 찾아갔다.



똑 똑



“베리나님 이제 본격적으로 준비할 시간이 됐어요. 슬슬 나오셔요”


.......



이상하다? 하녀들은 낮이고 밤이고 호출을 할 때면 언제든 나와야 하기에 이렇게 문을 두드리기까지 했는데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는 드물다.



“실례지만 들어갈게요 베리나님”


의아함을 품고 하녀가 방안에 들어갔을 때.



꺄아아아아아아!!!!!!!!!!!



찢어질 듯한 비명이 저택을 가득 채웠다.

감히 말로. [글]로 표현을 할 수 있을까.


해서도될까?


끔찍한 모습으로 눈도 감지 못한 채 죽어간 그녀의 장례는 그렇게 조용히 치러지고 있었다.



“도저히 흔적을 찾을 수가 없습니다. 마치 유령이 왔다 간 듯 누군가 침입한 흔적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습니다.”


“그게 말이 되는가.....이게 무슨”



영지의 수사대이자 기사단장 폴로 경은 말했다.

에덴과 폴로 경은 사건에 대해서 여려가지의 가능성을 말해보지만 어느 것 하나 명확한 것은 없었다. 그 말을 옆에서 듣고 있던 피온은 조금 고심하는 듯 보이더니 에덴에게 말하였다.



“됐어. 에덴 그대는 일단 저택 내의 분위기를 수습해줘. 다들 불안해 가운데 가주인 그대가 챙겨주는 모습을 보여야 안심할거야”


“피온님......”



황자의 말을 들은 에덴은 조금 놀라더니 고개를 푹 숙이고는 폴로 경과 함께 물러갔다.


그 후로 가주인 에덴은 오랜 세월 가문에 헌신한 그녀의 공로에 맞게 영지의 공동묘지에 가주 차원에서 직접 나서 장례를 총괄해주었다.


하인들은 그런 가주의 모습에 깊은 감명을 받은 눈치였다.


공동묘지의 한 부분. 으레 대부분의 평민의 묘가 그렇듯 작은 비석하나. 그 위에 생전 고인이 아끼고 또 아끼던. 작은 향로 목걸이


짙은 라벤더 향이 그녀의 장례식에 온 조문객들을 맞이해주고 있었다.

마치 그녀의 영혼이 직접 맞이하듯


그리고 그런 조문객 중에는 피온도 있었다.





톡. 톡.

톡.


한 방울. 한 방울씩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차박 차박


검은 우산을 쓴 피온은 그의 뒤에서 들리는 발소리에 고개를 돌리지 않는다.

그저 그의 앞에 자리한 묘비만을 쳐다볼 뿐이다.


묘비에 써져 있는 한 마디


‘신께 영광을’


역시나

대부분의 평민 묘비답게 생전 고인의 유명한 말도, 유언도 아닌 그저 죽은 후 신을 칭송하는 말 한마디. 그게 전부였다.



“아무리 감시 중인 마수를 치워났다지만 이리 함부로 돌아다니면 쓰겠는가?”



그가 쓴 검은 색 모자는 장례식에 지독히도 안 어울리는 넓은 챙 모자였다.

마찬가지로 검은색 우산을 쓰고, 검은색 벨벳의 코트를 입은 포르스는 웃으며 그에게 다가왔다.


빈손에서 흰 장미꽃이 나오더니 조심스럽게 묘비 앞 흙을 덮기 전 묻어져 있는 허름한 나무관을 향해 꽃을 던진다.





“불쌍한 여인이지 참으로. 내 매번 그녀가 참으로 안타까웠어.”


“........”


“욕심은 있지만 신분의 벽에 가로막혀 좌절하였고, 또 그렇기에 더욱 독하게 위로 올라가고자 하였던 그녀가 내 수족으로 딱이라고 생각해서 선물도 줬건만”



묘비에 걸려있는 작은 향로목걸이를 집어든 그가 목걸이를 조금씩 돌려보이더니


콰직.


그대로 손에 쥔 채 부서버린다.



탁 탁.

코트에 손을 털고는 그가 말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지”



그런 그를 피온은 조금 두려운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한다.



“처음부터...생각하고 한 일입니까?”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말해야지”



피온 그가 뒤돌아 포르스를 똑바로 쳐다본다.



“그녀가 정말 배신자가 맞냐. 이걸 물어본 겁니다”


“내가 그걸 알 방법이 있겠는가”


“장난하지말고 사실대로 말씀하십쇼! 언제부터 그녀가 배신자인걸 아신 겁니까.”



그래도 제법이네.

그녀를 왜 죽였냐 뭐냐 하면서 발발거릴 줄 알았던 황자는 생각보다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아무이유없이 그녀를 죽이지 않았을거란 생각.


그리고 그 생각은 얼마 전 나눴던 배신자에 대한 생각까지 미쳤고 피온 그는 이미 판단을 마쳤다.



“그녀가 그대의 방에 들어와 차를 따를 때부터”


“......그런걸로 말씀이십니까?”



이래서 어린것들은 뭐 모른다니까

곱게만 자라서 그런지. 기본이 뭔지도 모르네.



“예로부터 궁중예법에는 차를 따를 때 적당한 거품이 생길 정도로 돌려가며 따르는 법이지. 그러나 딱 한 부류만 차를 다르게 따른다네”


“한 부류?”


“황자. ‘나이트’라는 용병들에 대해서 들어봤는가?”



레비아나 가문의 오래된 살수 집단. ‘나이트’

겉보기에는 평범한 용병집단 같지만. 포르스를 포함한 제국의 내로라하는 가문과 황실은 다 알고 있었다.


오랫동안 레비아나 가문의 뒤처리를 해온 집단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중 가장 유력한게 일명 ‘나이트’라 불리는 용병집단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그 용병집단의 초기자금을 댄 것도. 인력을 보충하고 주기적으로 가문의 사용인을 상주시켜가며 관리하던 것도. 전부 레비아나 가문이라는 것을


과거 포르스 그 또한 레비아나 가문과 동조를 할 때 사용해봤기에 이 시점에서 그 집단에 대해 자신보다 아는 이는 없다.


그들은 아주 조용히 차를 따른다.

왜겠는가?



“그녀에게 티타임의 준비를 맡긴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였지”


“그렇다지만.....이런 방식으로 했어야 했습니까?”



그런 방식?

어떠한 방식을 말하는지 모르겠으나 아마도 제법 잔인하게 죽은 꼴을 말하는 모양이지



“내가 왜 내 손을 직접 더럽히겠는가”


“당신이 한 게 아니란 말입니까......?”


“난 원인을 제공해주었지”



어둠의 마법

진실된 악몽이라고 불리는 마법을 통해


매개가 되는 마법이 담긴 물건을 몸에 지니게 해 잠들 때 옆에 두게 되면 악몽에 시달리게 할 수 있다. 자신의 죄와 관련된 모든 것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악몽을 언제까지고 견딜 수 있는 이는 별로 없다.


특히 그녀가 용병단 출신이라면 더더욱.


지금까지 그녀가 죽였던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밤마다 그녀의 귓가에 그녀의 죽음을 속삭였으리라.


끔찍한 악몽에 시달려 정신의 한계. 그 끝까지 몰린 그녀는 그들의 동료에게 말하지 않았겠는가.


하지 못하겠다고.


그걸 용납하는 이들이었으면 애초에 ‘나이트’라고 불리지도 않았다.

당장에 아무렇지 않게 저택에 들어와 사람을 죽일 수 있음에도 황자를 죽이지 않는다는 것은 제국의 황자가 ‘그런 식’으로 죽어 서는 안된다는 이유에서겠지.


아니면 황실의 혈통을 고작해야 용병단 평민의 손에 죽게 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든

선제후 그들도 황실과 한 번이라도 혈통으로 묶여있는 이들이기에


참으로 징글징글한 양반 들이지 않은가.



“결국 선택은 스스로 한 것이라네.......어쨋든”



그녀의 죽음으로 어떤 방식으로 그들이 움직이는지 어느 정도의 갈피를 잡았다.

예나 지금이나 깔끔한 그 솜씨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마법사가 넘치던 시절에도 그런 마법사들에게 흔적을 남기지 않게 뒤처리를 해던 그들이었다.

고작해야 영지의 수사대를 속이는 일쯤은 식은 죽 먹기다.


귀족인 영주의 저택 내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기에 황실에서도 ‘영주의 안전’을 위해 수사관을 파견해 준다지........그것도 황실 기사단 출신의.


‘과연...수사를 하는 걸까 감시를 하러오는 걸까나?’


뭐 생각해봤자 뻔하지 않은가



“이번일로 그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던 이중 어느 정도 큰 축을 담당하던 이가 죽었으니 새로운 이를 보낼 것이네. 살인사건의 수사라는 명목하에”



황실에서 각 영지로 파견되는 수사관의 권한은 그 영주의 바로 아래에 속할 정도로 높다.

특별한 경우에는 해당 영지의 영주의 권한을 넘어서는 행동 또한 묵인되며 각 영지의 영주들 또한 황실과 척을 지지 않으려면 그런 수사관의 행동을 최대한 배려해주어야 한다.


어떤 이가 올지는 모르겠으나 그렇게 우호적인 이가 오지는 않을 터


나름의 준비를 해야하지 않겠는가?



“오랫동안 천천히 공들이던 일이 한순간에 망가졌으니 마음도 조급하고....조금 더 저쪽에서 과감하게 나올 수도 있을 있겠네.”


“대비를 해야겠군요.”


“말이 통하는구나. 뭐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거야. 이미 몇가지 준비를 해놨으니까”



또 무슨 짓을.

피온은 이번에도 저택에서 누군가가 죽어가는 일만큼은 또 겪고 싶지 않았다.



“그 준비라는게 누군가 목숨을 잃는 일은 아니었으면 좋겠군요.”


“내가 설마 그리도 잔인한 사람일까...이번엔 다 할만하니까 한거지”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가장 위대한 어둠이 만드는 황제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소설을 읽기전 24.07.08 15 0 -
15 이야기 24.08.04 8 0 1쪽
14 다른세계 24.07.29 11 0 12쪽
13 다른세계 24.07.29 8 0 13쪽
12 다른세계 24.07.29 9 0 9쪽
11 다른세계 24.07.29 10 0 21쪽
10 다른세계 24.07.29 6 0 13쪽
9 다른세계 24.07.29 9 0 20쪽
» 배신자 24.07.27 12 0 10쪽
7 배신자 24.07.17 12 1 10쪽
6 계약 24.07.15 12 1 10쪽
5 황자 피온 24.07.14 11 1 11쪽
4 황자 피온 24.07.08 16 1 16쪽
3 황자 피온 24.07.07 12 1 11쪽
2 황자 피온 24.07.07 13 1 10쪽
1 Prologue 24.07.07 17 1 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