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환한 제자들이 너무 강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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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룡
작품등록일 :
2024.07.12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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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8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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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31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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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쪽

개뼉다구

DUMMY

만금룡의 시선이 지도로 집중되었다.


그 순간.


감겨 있던 두루마리가 촤라락 펼쳐지더니, 인근 지역을 나타내는 지도가 떠올랐다.


“오!”


가시성이 아주 좋은 지도. 계곡과 절벽은 물론, 나무와 돌의 형태도 아주 잘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정작 중요한 파란색의 점이 보이지 않았다.


‘흐음. 문혁이는 대체 어디로 간 거지?’


야식을 구한다고 했던 만큼, 가까운 곳으로 사냥을 나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비룡 대협곡을 벗어나, 먼 곳까지 나간 모양이었다.


“크흐! 감동이로구나 문혁아!”


아름다운 탄성이 터져 나왔다.


“이 스승은 들쥐 한 마리! 산딸기 한 방울만 있어도 충분하건만!”


이토록 자신을 위해서 애써주다니!


만금룡은 가슴 한구석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해야 할 건 해야 했다.


스승으로서 제자의 안전을 지켜야 하는 것은 당연하니까.


‘으음. 제자의 위치를 파악한다는 것이, 어떻게 보면 집착으로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어쩔 수가 없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제자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훨씬 이득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삼계탕을 먹어서 절맥을 해제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게임 속 인터페이스 중 하나인 [지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그것을 알아보는 것 역시 중요했다.


‘그러니 문혁아, 사생활 침해에 대한 사과는, 네가 돌아왔을 때 하도록 하마.’


을지문혁이 게임 속 NPC였을 때라면 상관이 없었겠지만.


이제는 살아 움직이는 사람이자 자신의 제자.


자신의 동선이 시시각각으로 알려진다면, 분명히 찝찝한 마음이 들 테니 말이다.


“크흑! 문혁아 이 스승을 용서하거라!”


자리에 없는 제자를 향해 사과를 건넨 만금룡.


그의 눈이 펼쳐진 지도의 구석 부분으로 향했다.



거기엔 [+] 모양의 표시가 있었다.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게 [일반 지도]라면······.’


[+]를 눌렀을 때 나오는 지도는 [대륙 전도].


즉, 무림 고수 키우기의 월드 맵이라 불리는 지도였다.


“하앗! 열리라 참깨!”


만금룡의 외침과 동시에 [+]쪽으로 의식이 집중되었다.


그 순간.


촤라락!!


더욱 화려하고 커다란 두루마리가 펼쳐지더니, 형태를 알 수 없는 새까만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났다.


-아직 미개척 지역입니다.

-확인 할 수 없습니다.


“호오오! 너무 똑같은걸!”


인터페이스에 떠오른 로그.

지도의 크기와 모양.

그 모든 것이 완벽하게 똑같았다.


“이건 뉴비의 지도잖아!!!”


즉, 어떠한 지역도 개척되지 않은 새낸기의 지도였다.


“아 맞다!”


나 뉴비지.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계정이 아닌 만금룡의 계정이니 말이다.


“쩝. 순간적으로 잊고 있었네.”


뭐, 그래도 수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었다.


‘여기는 게임 속 무림이 확실하네.


비룡 대협곡이라 표시된 곳에서부터 눈치를 채기는 했지만.


검은 안개에 싸여 있는 대륙의 형태가 자신이 익히 봐왔던 게임 속 대륙의 모양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그렇다면! 한 가지 의문점은 해소되었어.’


여기가 [무림 고수 키우기]의 세계관과 똑같은 무림이라는 것이다.


물론, 또 다른 가능성이 있을 수 있었다.


게임 속 무림이 사실은 실존 하는 무림이라던가.


지금의 나는 전생의 내가 플레이하는 게임 캐릭터라던가.


‘아니면, 그 두 개가 합쳐진 것일 수도 있고······.’


그러나 이와 같은 경우는, 당장에 알 수 없었다.


“흐음! 어렵게 생각하지 말자, 차근차근 알아보면 되겠지.”


내가 알고 싶지 않다고 하더라도, 이곳에서 살아가는 이상, 자연스럽게 알게 될테니까.


“좋았어! 문혁이의 위치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지도]와 [대륙 전도]가 멀쩡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뭐, 알아서 잘 돌아오겠지.”


문혁이의 경지는 초절정.


움직이는 자연재해 그 자체.


무공을 익히지 않은 자신이 걱정하기엔 너무나도 강한 제자였다.


“그럼, 문혁이가 올 때까지 밥 먹을 준비나 하고 있을까!?”


벌떡!


나무 그늘에 앉아 있던 만금룡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흐음! 열과 오한은 내려간 모양이네!’


잠깐 사이에 컨디션이 좋아졌다.


소나기를 맞을 때까지만 하더라도 몸이 으슬으슬하며 전신이 떨려왔었는데,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멀쩡해져 있었다.


‘몸은 요모양이라도 회복력 하나만큼은 아주 끝내주는구나.’


사흉절맥을 타고난 것 치고는 너무나도 건강한 몸이었다.


물론, 각다귀 같은 팔과 다리는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꾸욱.


만금룡은 자신의 손아귀를 쥐어보며 근력을 확인해 보고.


발꿈치를 한 바퀴 돌리며 몸 상태를 점검해 보았다.


“좋았어! 움직이는 데도 지장은 없다!”


그럼, 일단 불 부터 피워 볼까?


“으흐흐! 이래 봬도, 서바이벌에 관련된 뉴튜브는 엄청 많이 봤다고!”


장장 이십여 년을 넘게 뉴튜브와 함께 해왔다.


그러니 야생에서의 야영 준비 정도야 누워서 껌 먹기였다.


아니! 떡 먹기!


껌을 먹으면 큰일 난다.


기도가 막혀서 죽을 수도 있으니까!


아? 떡도 위험하려나?


아무튼!


‘지금 중요한 건, 그런 게 아니지!’


크흠!


만금룡은 헛기침을 크게 낸 뒤, 야영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하앗!! 삼매진화!!”


적당한 나뭇가지를 꺾고.

지푸라기도 뜯어 오고.

가늘어진 나무를 마찰시켜서 불씨를 만들어 불쏘시개를 만든다.


쓰윽. 쓰윽.

뚝딱. 뚝딱.

화륵. 화르륵


‘후후후. 예상대로군.’


불을 피우는 것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나뭇가지를 마찰시켜서 불쏘시개를 만드는 과정이 힘들다고 들었던 것 같은데······.’


막상 직접 해보니 그렇게 어렵지도 않았다.


“흐음. 이상하네.”


근육이 빵빵하고 체구가 듬직한 방송인들도 안간힘을 써야 불을 피울 수 있었건만.


지금의 나는 그 정도로 힘들지 않았다.


‘흐음. 뉴튜버들이 물 근육이라서 그런 걸까?’


지금의 나는 실전 압축 근육이고?


그럴 리는 없었다.


‘내가 실전 압축 근육이었다면, 박도(朴刀) 정도는 숟가락들 듯이 들었겠지.’


타닥. 타닥.

화르륵.


만금룡은 활활 피어오르는 불꽃을 보며 어깨를 으쓱였다.


“좋은 게 좋은 거지 뭐.”


어려운 작업보다는 쉬운 작업이 몸에 편하니 말이다.


“그럼, 다음은 잠자리를 만들 차례······.”


마음 같아선 [상점]에 있는 [원턴치 텐트]를 구입하여 설치하고 싶었지만.


지금으로선 어려웠다.


‘쩝, 빨리 레벨을 올려야지. 답답해 죽겠네.’


자신의 레벨은 1.


레벨업을 하지 않은 만큼, 비활성화 중인 콘텐츠가 너무나도 많았다.


‘상점도 활성화해야 하고, 비동도 활성화해야 하고, 장원도 활성화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태산같이 쌓여 있었다.


게다가 그뿐만이 아니었다.


‘만금전장도 손에 넣어야지. 둘째 동생 놈 가슴에도 주사 한 대를 놔줘야지. 염 총관의 배후를 캐내 복수도 해줘야 하는데······.’


아주 다사다난하고 바쁜 나날이 펼쳐질 모양이었다.


‘하지만 오히려 좋아!’


바쁘기에, 어렵기에.


만금룡은 자신이 살아 있다는 감정을 똑똑하게 느낄 수 있었다.


“······.”


그렇게 불을 보며 생각하는 사이, 한껏 피어오르던 모닥불의 열기가 살짝 식었다.


“와우! 이게 불멍인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몰랐다.


툭.


만금룡은 나무 장작 하나를 더 집어넣으며 화력을 키웠다.


화르륵. 타닥.


장작에 맞은 숯가루가 한 움큼 뿜어져 나오고, 밝은 불꽃과 불씨가 모닥불 위로 튀어 올랐다.


‘예쁘네.’


하늘을 수놓은 거대한 유성우도 아름다웠지만, 조그마한 모닥불 역시 아름답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뜨거웠다.


“이 작은 모닥불이 이렇게 뜨거운 줄은 몰랐는데······.”


백문이 불여일견.


스마트폰 화면 너머로 보는 것과 직접 경험해보는 것은 천지 차이였다.


“크으. 그러면 삼계탕은 얼마나 맛있을까!?”


분명 상상 이상의 맛일 것이다.


“빨리 문혁이가 왔으면 좋겠다.”


그렇게 타오르는 모닥불을 보며 제자를 기다리는 사이.


시야에 보이는 지도 위로 빨간 점 하나가 떠올랐다.


“오! 문혁이가 도착했나보다!”


***



벌떡!


만금룡은 당장 자리에서 일어나, 붉은 점이 떠오른 곳을 바라보았다.


그곳은 달빛이 들지 않아 새카맣게 어두운 상태.


그리고 길게 자란 덤불이 가득한 곳이었다.


부스럭. 부스럭.


덤불이 움직이면서 인기척이 느껴지자.


“다녀왔느냐.”


만금룡이 수풀을 향해 말을 건넸다.


“문혁······. 아?”


그런데.


나타난 사람은 을지문혁이 아니었다.


아주 험상궂게 생긴 사람이었다.


마치, 무림에 자주 나오는 산적처럼, 큼지막한 체구. 털이 수북하게 자란 가슴.


그리고 야만스럽다 싶을 정도로 무식한 인상은 덤이다.


하물며 산적의 야만스러움을 대변하듯, 회자수의 박도처럼 생긴 거대한 칼 한 자루가 산적의 등에 끼워져 있었다.


심지어 한두 명이 아니다.


‘둘. 넷. 여섯. 여덟. 열. 열둘.’


열둘에 달하는 산적이 눈앞에 있었다.


그중, 가장 선두에 있는 털보가 말했다.


“불빛이 보여서 누군가 했는데, 이건 뭐 개뼉다구가 따로 없구나.”


털보의 말에만 금룡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


뭐?


개뼉다구?


‘지금 나한테 개뼉다구를 닮았다고 한 건가?’


물론 알고 있었다.


내가 각다귀처럼 얇고 얇은 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개뼉다구라는 말은 참을 수 없었다.


“그럼요! 역시 산속의 대협들이십니다!”


만금룡의 목소리는 방긋방긋했다.


어떻게 구한 목숨인데, 일단 살아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리고 웃는 얼굴에는 침을 뱉지 못하는 법!’


이렇게 활짝 웃으면서 답을 한다면, 분명 산적들의 기세도 풀리겠지.


“제가 쫌 개뼉다구 같기는 하죠! 사실은 개에게 주는 간식일지도 모르구요! 하하하하핫!”


그 웃음소리에 거짓말은 없었다.


만금룡은 진짜로 재미있다는 듯 웃고 있었다.


“······.”


그러나 산적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험악한 인상을 잔뜩 찌푸린 채 만금룡을 노려보고 있었다.


‘아, 안 돼. 분위기가 이상하게 흘러간다.’


그렇다면!


조금 더 쾌활하게! 유머러스하게 상황을 풀어나가야 하리라.


“자! 대협들! 제 팔을 봐주십시오!”


번쩍!


만금룡이 양팔을 들어 올렸다.


“이 가느다란 팔을 보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저는 말린 오리 뼈가 떠오릅니다.”


“······.”


“왜냐구요? 아주 맛깔나 보이지 않나요? 바삭바삭하고 짭짤해 보이는 북경오리의 목뼈처럼 말이죠!”


“······.”


“저도 제 팔을 몇 번이나 깨물고 싶었는지 모른다니까요!”


“······.”


“자! 대협 여러분! 지금 구매하신다면 단돈 9,900원. 아니, 구천구백 냥에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어떠신가요!?”


“······.”


정적이 흘렀다.


싸늘한 바람이 불어왔다.


그렇게 잠깐의 침묵이 지나가려는 사이.


스르릉.


눈앞에 있는 산적이 등에 있던 박도를 꺼내 들었다.


“이제 보니 간떵이가 붓다 못해, 배 밖으로 나온 놈이로군.”


“허억! 그, 그걸 어떻게······.”


만금룡의 목소리가 크게 떨렸다.


진심으로 놀랐다.


“설마 그 자리에 있었던 건가요?”


염 총관의 칼에 맞고 그것을 뽑아내는 과정에서, 뱃속의 내용물을 한 차례 쏟아낸 적이 있었지 않은가?


‘만약 그 일을 정말로 목격한 것이라면······.’


조치가 필요했다.


입막음이라는 조치가.


그런데 당시의 일을 목격했다고 하기에는 앞뒤가 맞지 않았다.


산적들의 무공 수위가 너무 낮았다.


‘혹, 문혁처럼 초절정의 무위를 가지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다행스럽게도 그런 낌새는 없었다.


산적들의 몸에서 느껴지는 기세는 삼류에서 이류 정도.


저잣거리에 널려 있는 낭인이나 잡배들과 비슷한 실력이었다.


“흐음. 그러면 그냥 관용어로군요! 간이 부운 놈. 벼룩의 간을 내먹어라 같은 의미로 말이죠!”


“뭐?


그런, 만금룡의 말에 털보의 눈이 어처구니가 없다는 듯 떠졌다.


“네 놈이 실성했나 보구나.”


“쩝, 에이 괜히 쫄았네······.”


“뭐라?”


“그래. 우리 문혁이가 그런 실수를 했을 리가 없지.”


그리고 당시에도 지도는 켜져 있었던 상태.


염 총관과 서른의 흉수들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근처에 있었다면.


그 사실을 모를 리가 없었다.


‘지금의 산적들처럼, 또는 염 총관과 흉수들처럼······.’


지도에 떠오른 점이 빨간색으로 표시될 테니 말이다.


그렇게 만금룡이 상황을 판단하는 사이, 털보의 산적이 박도를 빼 들었다.


“크크크. 아예 정신이 나간 모양이로구나. 뭐 상관은 없다. 내 임무는 너를 죽이는 것이니.”


털보가 살기 어린 웃음을 띠며 말을 이었다.


“네 놈이 왜 여기에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여기는 우리 영역. 그곳에 발을 들인 이상 죽어줘야겠다.”


바로 그때.


만금룡의 오른손이 산적들을 향해 뻗어졌다.


“잠깐!”


“뭐냐?”


“산적 아저씨들······. 저는 피를 보고 싶지 않아요. 이렇게 경치가 좋은 곳에서는 더더욱 말이에요.”


“······.”


“그러니 먼저 경고 할게요.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고 싶지 않다면······.”


“······.”


“이대로 못 본 척 그냥 돌아가 주셨으면 좋겠어요.”


만금룡의 목소리에는 강건한 힘이 담겨있었다.


산적들을 보는 안광 역시 보통이 아니었다.


마치 몇 날 며칠을 굶은 호랑이처럼, 섬뜩한 눈빛이 산적을 향해 쏘아졌다.


***


‘과연 예사 놈은 아니로군.’


만금룡의 기척을 느낀 산적이, 잠시 행동을 멈추었다.


그러고는 만금룡을 바라보며 그의 모습을 찬찬히 관찰했다.


‘하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기세는 전무하다.’


말라깽이와 다름없는 몸.


툭 차면 부러질 것 같은 다리도 그렇지만, 눈앞의 개뼉다구는 무공을 익히지 않은 일반인이었다.


‘그런데 저 눈빛은 대체 뭐란 말인가?’


자신을 포함한 열에 산적들이 있음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고 있었다.


‘대개 산적들을 마주치면, 몸을 납작 엎드린 채 목숨을 구걸하길 마련이거늘······.’


뭔가 느낌이 좋지 않았다.


‘혹, 숨겨둔 한 수라도 있는 것인가?’


무공을 배우지 않은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호신을 위한 암기 정도는 가지고 다닐 수 있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럴 것 같지도 않았다.


암기가 어디 보통의 가격인가?


심지어 무공을 익힌 무림인들에게 통하는 암기라면, 한두 푼 가지고는 구할 수 없었다.


‘흐음 한 자락 하는 부잣집의 자식인 것 같기는 한데······.’


꼴을 보니 버려진 것이 틀림없다.


구멍이 숭숭 난 옷도 그렇고, 걸레짝과 다름없는 신발도 그렇고.


심지어 저렇게 못 먹어서 뼈다귀 같은 몸이라면 더더욱 그러리라.


‘하지만 뭔가 있다. 범접할 수 없는 무언가가 있어.’


비록 이류의 불과하지만, 생과 사를 구별하는 자신의 육감만큼은 믿을 만했다.


‘말라 죽어가는 토끼가 호랑이처럼 행동한다면, 분명히 그에 걸맞은 무언가가 있을 터······.’


그러니 당장에 보여주는 저 기세가, 허세라 해도 상관은 없었다.


주의하여 나쁠 것은 없었으니 말이다.


‘네 놈은 정체가 뭐냐. 대체 무엇을 숨기고 있는 거냐.’


산적은 그 부분을 경계하며 만금룡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챙! 채앵!


뒤에 있던 부하 하나가 두 개의 단검을 빼 들었다.


“형님! 제가 저 새끼를 죽여 버려도 되겠습니까?”


“음? 쌍칼이 네가 말이냐?”


산적의 눈이 부하에게로 향했다.


거기엔 턱뼈가 두 갈래로 갈라져 있는 사내가 있었다.


무공의 경지는 삼류.


이제 막, 산채에 들어와서 무공에 입문한 신입으로서, 단전을 만든 지도 얼마 되지 않은 상태였다.


“예! 저에게 기회를 주십시오! 제가 쓱싹하고 처리해 버리겠습니다!”


쌍칼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고작 삼류 경지에 불과했지만, 그의 자신감과 태도 만큼은 일류의 것과 다르지 않을 정도였다.


“좋다. 가봐라.”


털보는 흔쾌히 허락했다.


삼류의 무인은 커다란 들개조차도 가볍게 이길 수 있었으니.


무공을 익히지 않은 개뼈다귀의 입장에선 재앙 그 자체, 절대로 대적할 수 없는 맹수이리라.


“감사합니다! 이 쌍칼이에게 맡겨주십쇼! 형님!”


챙! 챙!


두 개의 단검을 마주치며 불꽃을 일으키는 사내.


그는 만금룡을 향해 다가가며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빠르게 처리해 주마. 애송아.”


그리고 그 모습을 보고 있는 털보는, 꺼냈던 박도를 수납하고 팔짱을 끼었다.


‘저놈이 쌍칼의 손에 죽는다면 그걸로 되었다. 하나, 죽지 않는다면······.’


약간의 재간 정도는 있다고 봐야겠지.


‘자! 그럼, 어디 보여 봐라.’


네 놈이 가지고 있는 수는 무엇이냐?


날카롭게 뜨인 산적의 눈이 만금룡을 바라보았다.


***


챙! 챙!


두 자루의 단검을 마주치며 불꽃을 튀기는 양 갈래의 턱주가리.


그는 살기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만금룡을 향해 다가왔다.


“후후후. 이건 기회야. 형님들한테 나에 대한 존재를 깊게 각인 시켜드릴 수 있는 기회 말이지.”


“······!”


그 모습을 본 만금룡의 눈이 크게 커지더니, 다가올 싸움에 대비하든 걸음을 옮겼다.


한 발짝. 두 발짝.


피워 놓은 모닥불에서 거리를 떨어트리고.


어느새 그의 신형은 절벽의 끝에 도달해 있었다.


“낄낄낄. 네 놈은 어디로 도망치는 것이냐? 그곳은 절벽이다. 멍청한 놈아.”


쌍칼의 비아냥에, 만금룡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어깨를 으쓱였다.


“저기요. 좌턱우턱 아저씨.”


흠칫.


만금룡의 놀림에 쌍칼의 다리가 멈췄다.


“뭐, 뭐라고?”


“음. 아니야. 좌턱우턱은 느낌이 없네요. 이름도 길고.”


“······?”


“그러니까 쌍턱으로 하죠! 어때요?”



작가의말

*현재 재화

-금원보 2,000,000개.

-야명주 2,000개.

-묘안석 2,000개.

-최하급 생명력 물약 98개.

-최하급 기공력 물약 99개.

-웰컴 삼계탕 1그릇.

-회자수의 묵강박도 1자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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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9,999 24.08.15 130 4 14쪽
24 뒤틀린 황천의 반계탕 24.08.14 127 4 15쪽
23 황룡의 옻독 24.08.13 135 5 18쪽
22 환골탈태 24.08.12 140 4 16쪽
21 황룡지체 +2 24.08.11 144 4 16쪽
20 천상천하 유아독존 전무후무 절대지존 24.08.10 145 4 19쪽
19 반계탕 24.08.09 131 3 17쪽
18 천벌 24.08.08 127 4 16쪽
17 아비규환 24.08.07 127 4 14쪽
16 뽀삐 24.08.06 125 4 15쪽
15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 24.08.05 145 4 17쪽
14 금원보 24.08.04 154 4 14쪽
13 친구 시스템 24.08.03 153 4 18쪽
12 인면수심 24.08.02 166 4 17쪽
11 이류 고수 24.08.01 173 4 14쪽
» 개뼉다구 24.07.31 176 4 18쪽
9 악마의 유혹 24.07.30 191 4 16쪽
8 초록색 제비 24.07.29 201 4 16쪽
7 웰컴 삼계탕 24.07.28 212 4 16쪽
6 사흉절맥 24.07.27 236 4 16쪽
5 인벤토리 24.07.26 284 4 15쪽
4 죽은 자는 말이 없는 법 24.07.25 327 5 16쪽
3 첫 번째 제자 24.07.24 386 5 15쪽
2 튜토리얼 24.07.23 446 6 16쪽
1 서막 +1 24.07.22 591 8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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