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여 게임랭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J희야
작품등록일 :
2024.07.19 12:15
최근연재일 :
2024.08.21 08: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38
추천수 :
1
글자수 :
93,413

작성
24.07.19 12:22
조회
66
추천
1
글자
9쪽

프롤로그

DUMMY

데르페니아 왕국의 수도 피렌조. 이곳에 거주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등불을 들고 거리로 쏫아져 나왔다.


건국왕 알베라처럼 출중한 무예와 지혜를 가졌다고 알려진 왕자 소데른의 죽음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많은 국민들로부터 기대와 사랑을 받아온 소데른. 비록 왕이 되지 못했지만, 그의 시신은 왕묘에 안치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왕위 수여식이 필요했다.


축제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풍요로운 노래가 흘러나오는 궁전. 수많은 귀족들과 부유 상인들이 화려한 꽃과 재물을 실은 마차와 함께 내성으로 진입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실례하겠습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죠?"


내성 입구 앞에서 검문을 서고 있는 황금빛 갑옷의 기사. 왕실 기사단 소속으로 제2군의 캡틴을 맡고 있는 센츠였다.


"툴 공작이요."


공작은 장미 문양이 박혀 있는 펜던트를 내밀었다. 펜던트를 확인한 센츠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마차에 실려 있는 물건을 확인한다. 안에는 각종 조각품과 미술품이 실려 있었다.


"지나가셔도 좋습니다."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는 센츠는 마차를 들여보냈다. 특별한 날 특별한 손님들이 찾아오는 날이었기에 부하 대신 직접 검문을 수행하고 있는 그였다.


"마지막 손님이시군요. 성함이 어떻게 되십니까?"


센츠는 약간의 적개심이 담겨 있는 목소리로 물었다. 새까만 머리카락에 덥수룩한 수염. 적국인 펜실바흐 출신으로 보인 탓이었다.


"하젠이올시다. 국왕께서 심심한 위로를 전하라고 하여 찾아오게 됐소."


역시. 예상대로였다. 센츠는 그가 내민 두루마리 종이를 살펴봤다. 펜실바흐 왕실의 문양이 박혀 있었다.


"흐음."


입을 굳게 다물고서 생각에 잠긴 센츠. 그를 들여보낼 것인가 말 것인가 고민됐다. 괜히 들여보냈다가 국왕에게 미운 털 박히기 싫었던 그였다.


"센츠."


왕실 기사단 제1군의 캡틴, 게리아가 걸어왔다.


"들여 보내. 사전에 전달 받은 내용이다."

"저는 전달 받지 못했습니다."

"오전에 사신이 방문했었다. 그때 얘기가 된 내용이니 들여보내도 돼."


미심쩍었지만 센츠는 하는 수 없이 뒤로 물러났다. 이윽고 하젠이 모자를 벗으며 고개를 숙여 인사했고, 그렇게 마지막 마차가 내성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제 손님은 없을 테니까, 보초만 세우고 너도 안으로 들어와."


"예. 알겠습니다. 제군들! 경계를 단단히 하고 무슨 일이 생기면 즉각 보고하도록."


문을 지키고 있는 병사들이 창으로 바닥을 내리찍었다.


"예, 캡틴."


그리고 센츠는 게리아와 함께 회관쪽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나저나 정말 자리를 비워도 되겠습니까?"


센츠가 노심초사 하는 마음에 물었다.


"괜찮아. 왕실 기사단이 주변에 쫙 깔렸는데 무슨 일이 있겠어? 우리는 조금 쉬어도 돼."


게이라는 센츠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마음 같아서는 팔을 뿌리치고 싶었지만 센츠는 그러지 못했다. 이런 녀석이 제1군의 캡틴이라니. 좀처럼 납득하기가 힘들었다. 농부 출신이라서 출세길이 막혔다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부하들이 열심히 일을 하는 동안, 우리는 왕자님의 즉위를 축하하자고."


그렇게 회관 안에 발을 들이게 된 센츠와 게이라. 샹들리에가 실내를 환하게 비추고, 가운데에 놓인 관 주변으로 사람들이 잔을 부딪치고 담소를 나누고 있다.


장례식이라고 느껴지지 않는 즉위식. 살아생전 왕자와 친하게 지냈던 센츠였기에 아무리 분위기가 환하더라도 기분이 마냥 좋지 않았다.


"왕께서 입장하십니다!"


뒤이어 시작된 왕의 입장. 궁궐이랑 이어지는 문이 활짝 열리더니 왕관을 쓴 중년의 남자가 기사들의 호위를 받으며 안쪽으로 들어섰다. 이미 나이를 먹을 만큼 먹어 그의 걸음걸이에는 힘이 실려 있지 않았다.


왕은 귀빈들 사이를 지나쳐 관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신하가 건네준 잔을 들고서 높이 치켜들었다. 이내 수근거리던 사람들이 입을 다물었다.


"이곳에 찾아와주셔서 모두 고맙소. 나의 하나뿐인 아들, 소데른이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었는지 느껴지는구려."


왕은 왕자의 모습을 떠올리며 손으로 관을 쓰다듬었다.


"왕이 됐다면 그는 분명히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을 것이요. 그런 의미로 오늘 그의 즉위식을 준비해 봤소. 다들 진심으로 그의 즉위를 축하해 주었으면 좋겠구려."


이윽고 술이 담겨 있는 잔을 들어 올렸다.


"현왕 소데른 만세."

"현왕 소데른 만세!"


일제히 잔을 들고 소리치는 사람들. 그리고 잔에 담겨 있는 술을 입안에 들이켰다.


"뭐해. 너도 얼른 마셔."


어느새 두 개의 술잔을 들고 온 게리아가 하나를 센츠에게 건넸다. 센츠는 하는 수 없이 술잔을 받고 입에 털어넣었다.


그윽한 장미향이 느껴지는 와인이 목을 타고 안으로 흘러 내려갔다. 어찌나 향이 강한지 목구멍 안쪽에서도 계속 냄새가 올라왔다. 모든 신체기관이 취할 지경의 강력한 향. 이내 그의 손에 들려 있던 술잔이 바닥에 떨어졌다.


파사사사삭.


바닥으로 떨어지는 무수히 많은 잔들. 마치 회관이 옆으로 기울어진 것처럼 사람들이 쓰러지기 시작한다. 숨통이 조여오자 공기는 더 이상 코와 입으로 들어오지 못했다.


아늑해지기 시작하는 의식 저 너머로 왕실 기사 하나가 투구를 벗으며 검을 뽑아 들었다. 센츠는 그가 누구인지 단 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브라 젠텐.


센츠는 감겨지는 눈을 악착같이 붙잡았다. 하지만 무거워진 눈꺼풀을 감당할 수 없었고 이내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


하진. 24살인 그는 어렸을 때부터 탄탄대로를 밟아왔다. 고아원 출신이었지만 검술이 남달랐던 덕에 원장의 지원 아래 검도 학원을 다녔으며, 학원장의 추천으로 펜싱학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에서 유소년 대회를 시작으로 올림픽 대회까지 금메달을 목에 달았다.


중세기사의 환생. 그에게 붙은 별명이었다. 그만큼 펜싱, 검도, 중세 매니아 검술 대회 등 검과 관련된 모든 종목에서 빛을 발하고 있었다.


대회에서 성과를 이루고 나면 기자들은 묻는다.


"이같은 성공을 이루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하셨나요?"

"밥 잘 먹고 꾸준히 훈련하였습니다."


그 말은 사실이긴 하나, 비결은 따로 있었다. 바로 환생자라는 것.


새로운 세상에서 하진은 새로운 꿈을 꾸었다. 자신의 온전한 힘으로 성공하여 탄탄한 기반을 만들고, 전생의 아버지처럼 농사를 짓는 것이었다.


때문에 전성기임에도 불구하고 하진은 검술의 세계에서 은퇴하여 포천의 한 시골의 땅을 사들인 뒤, 그곳에서 평화로운 농부의 삶을 살았다. 전생에 아버지가 지내왔던 삶. 그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값진 것인지 깨달은 하진이었다.


그렇게 세간의 일을 잊으며 소박한 삶을 살아가던 하진에게 이목을 끌만한 소식이 들려왔다. 인피니티 사이클. 직역하면 무한의 굴레. 가상현실게임이라는 새로운 게임 장르에 걸맞게 무한의 굴레는 엄청난 현실감 그리고 체계적인 시스템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다.


뉴스를 보며 인피니티 사이클(이하 '무굴 : 무한의 굴레')의 오픈 소식을 들었을 때에는 별 감흥 없었다. 하진에게 있어서 게임이란 장르는 전생을 각색한 소설에 불과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1년이란 시간을 보내고, 다시금 뉴스를 통해 무굴의 소식을 들었을 때, 하진은 주먹을 세게 쥐었다.


무굴 최초로 350레벨을 달성한 유저가 나타났다는 소식이 귀에 들어왔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름이었다. 하브라 젠텐.


유저가 저 이름을 선택한 것이 과연 우연일까. 하진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도 어쩌면 자신과 같은 환생인일지도 몰랐다.


- 하브라는 랭킹 1위 달성 기념으로, 소속 국가인 데하트의 수도 '알베라'로 돌아가 연회를 연다고 합니다.


랭킹 1위라. 만약 하진이 알고 있는 남자가 맞다면, 1위는 당연한 수순일 지도 몰랐다. 비록 소국이긴 하나, 맨더스 소국의 정예부대를 단신으로 궤멸시킬 정도의 실력자니까 말이다.


그렇게 강인한 남자가 치졸하게 장례식을 습격하다니.


하진은 입술을 깨물며 고민했다.


아버지의 삶을 이어받기로 했것만. 하브라의 이름이 그 의지를 헤집어 놓았다. 그에게 복수하고 싶은 마음뿐만 아니라, 전생에서의 죽음 이후에 왕국은 어떻게 됐는지도 묻고 싶었다. 만약 패전했다면 고향 테르세르는 어떻게 됐는지 등에 대해서 묻고 싶었다.


무엇보다도 게임 속에서도 멋대로 살아가고 있을 하브라를 내버려두고 싶지 않았다.


결심을 한 하진은 그간 대회를 휩쓸며 모은 돈으로 가상현실게임에 진입하기 위한 캡슐과 월정액을 지불했다. 배달을 기다리는 동안에는 인터넷을 뒤져가며 무굴에 대해 공부했다.


2주라는 시간이 흘러 집에 캡슐이 설치되자, 하진은 곧바로 캡슐 안으로 들어갔다.



[인피니티 사이클을 시작하시겠습니까?]


"네."






작가의말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잘부탁드립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하여 게임랭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글 도입부 리메이크 안내 24.08.16 6 0 -
공지 안녕하세요. 인사드립니다. 24.08.12 8 0 -
17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3) 24.08.21 6 0 13쪽
16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2) 24.08.19 6 0 11쪽
15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1) 24.08.16 13 0 15쪽
14 103211 가지 방법 (3) 24.08.14 12 0 15쪽
13 103211 가지 방법 (2) 24.08.12 13 0 11쪽
12 103211 가지 방법 (1) 24.08.09 15 0 11쪽
11 꿈틀대는 공동묘지 (3) 24.08.07 15 0 12쪽
10 꿈틀대는 공동묘지 (2) 24.08.05 17 0 11쪽
9 꿈틀대는 공동묘지 (1) 24.08.02 16 0 13쪽
8 늑대 도적단 (2) 24.08.02 17 0 12쪽
7 늑대 도적단 (1) 24.08.01 16 0 12쪽
6 챔피언 (5) 24.07.30 18 0 13쪽
5 챔피언 (4) 24.07.29 21 0 14쪽
4 챔피언 (3) 24.07.29 22 0 11쪽
3 챔피언 (2) 24.07.26 27 0 13쪽
2 챔피언 (1) 24.07.25 38 0 12쪽
» 프롤로그 24.07.19 67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