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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희야
작품등록일 :
2024.07.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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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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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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늑대 도적단 (2)

DUMMY

일행은 몇 걸음 가지 않아 새 동굴을 발견했다.


"여기도 한 번 뒤져보죠."


선두로 걷고 있던 셀린이 자리를 비키자 아칸이 앞장섰다. 어둠에 익숙한 그는 과감하고도 소리 없는 걸음으로 동굴로 진입했다.


- '실내취약' 상태에 놓입니다. '날씨의 축복'이 비활성 상태로 전환됩니다.


동굴로 들어가자마자 나타난 알림 메시지. 센츠는 이를 갈았다. 모든 스킬이 날씨와 관련된 것들인데, 이중 사용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니. 그나마 다행인 점은 지금까지 스킬에 의존하지 않고도 충분히 전투를 수행했다는 점이다.


"왼쪽으로 틀면 안쪽에 적 여섯."


안쪽에서 울려퍼지는 목소리로 숫자를 파악한 아칸이 속삭였다. 셀린이 고개를 끄덕이자, 아칸이 먼저 왼쪽으로 진입했다.


"누구냐?"

"저 놈 잡아라!"


아칸을 발견한 도적들이 고함을 질렀다. 이내 아칸이 뛰쳐나왔고, 그의 뒤로 도적 여섯 명이 뛰쳐나왔다.


"커억!"


한 명은 모습을 나타내자마자 기다리고 있던 화살에 머리를 맞아 즉사했다!


"다크 슬래쉬!"


아칸은 빈틈을 놓치지 않았다. 빠른 속도로 질주한 그는 단검으로 적의 목을 그으며 지나쳤고. 적들의 후방을 막아섰다.


"어, 어디부터?"

"일단 혼자 있는 놈부터 잡자!"


도적들은 혼자 있는 아칸을 잡는 것이 좋다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그들의 선택에 정답이 아니라고 호통치듯 화살 몇 발이 더 날아와 도적들을 위협했다.


"크으! 성가신 활쟁이군."

"그렇다면 활쟁이부터 잡자!"


도적들은 양쪽으로 나뉘어 일행을 공략하려 시작했다. 두 마리가 아칸의 향해 뛰어들었고, 나머지는 레이나에게 달려들었다.


"어림없지."


센츠는 레이나의 앞으로 나섰다.


"레벨이 적으시니까 무리 안 하셔도 돼요!"


센츠는 달려드는 도적의 검을 막고, 구르고, 피하는 식으로 공격을 흘려냈다. 그러는 사이 다시 한 번 셀린의 화살이 적에게 적중했다.


"헙!"


센츠는 휘청거리는 녀석의 다리를 베어내 완전히 넘어뜨리고, 가슴팍에 검을 꽂아넣었다.


치명타가 발생하지도 않았는데도 그 자리에서 도적은 사망했다.


화살의 위력으로 피가 많이 깎여 있는 상태라서 가능했다.


레인저는 일반적인 궁수와는 달랐다. 궁수는 기본적으로 중단거리 전투에 뛰어난 면모를 보인다. 반면 레인저는 중장거리 전투와 탐색 정찰에 능했다. 또한 연사 속도가 느린 대신 한발 한발이 치명적이다.


지켜보던 페리스는 본인도 한 역할 하고 싶은지 주문을 외웠다.


"적에게 지옥같은 고통을, 마나 미사일."


사제와 마법사계열이라면 기본적으로 배우는 마법 공격! 그의 지팡이에서 뿜어져 나온 파란색 마나구슬이 날카로운 궤적을 그리며 도적을 강타했다!


"음?"


강타라는 단어가 무색하게 느껴질 정도의 약한 위력. 꿈쩍도 하지 않은 도적은 모기에 물리기라도 한 것처럼 맞은 부위를 긁적였다.


"마나 미사일 5연발!"


슝슝슝슝슝!


다섯 발이 연달아 박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센츠는 감동했다. 이토록 약한 자까지 파티에 끼워주다니. 심성이 착한 이들로 구성이 돼 있구나!


"신속참격!"


질주하면서 공격하기! 가속도가 실린 검이 도적의 목을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중 한 명에게 치명타 적중했다.


"이 몸이 나타났다!"


자신에게 붙어 있던 도적들을 해치우고 나타난 아칸이 나머지 도적들을 빠르게 처리했다.


그렇게 일행들과의 첫 교전은 마무리가 됐다.


"앞으로 몇 마리 남았죠?"


페리스가 숨을 거칠게 내뱉으며 묻자, 셀린이 답했다.


"우리는 48마리 남았는데, 센츠님은요?"


'마리'라며 도적들을 비인간으로 취급하는 그녀였다.


"전 이제 24명 처치했으니까, 66명 남았습니다."

"서둘러 돌도록 하지."


성격 급한 아칸이 다시 앞장섰다.


이후 열 번의 정도의 사냥 끝에 100명 사살 목표는 달성했다.


그 사이에 센츠의 레벨은 2단계 상승했고, 검술과 신속참격 그리고 카운터어택의 레벨을 올릴 수 있었다.


"어라. 이게 뭐지."


마지막으로 사냥한 도적의 시체 아래, 두루마리 종이를 발견한 아칸이 내용을 펼쳐 봤다.


"지도 못 보시잖아요. 저 주세요."


아칸을 잘 알고 있던 셀린이 낚아채듯 빼앗았다.


"음.이 동굴에 비밀 통로가 있나 본데요."

"그곳에 예거가 있으려나요."


센츠의 말에 셀린이 끄덕였다.


"아마도요. 딱 보니까 보스몹 같은데, 레벨이 80 정도는 될 겁니다."


레벨 80. 이전에 상대했던 라이칸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레벨이었다. 물론 라이칸을 죽일 수 있었던 것은 주사기를 제거한 덕이지만 말이다.


"문제 없습니다."


레벨이 가장 낮은 센츠가 호기롭게 말했다.


"문제 있는데."

"문제 없다면 얼른 가시죠."


페리스의 중얼거림은 가뿐히 무시하는 셀린. 그녀는 지도를 보며 길을 찾았고, 바위로 가려진 틈을 발견했다. 틈을 비집고 들어가자 횃불로 밝혀진 통로가 나타났다.


통로 끝에는 장발머리의 사내가 모닥불 앞에 앉아 있었다.


"후후. 누구인가. 나에게 머리카락을 바치러 온 자인가. 그게 아니라면 정말 겁도 없는 녀석이군."


인기척을 느낀 예거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다른 사람의 머리카락을 덕지덕지 붙여놓은 머리를 하고 있는 예거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일행들을 쳐다봤다.


"거기 맨앞에 있는 레인저. 아주 좋은 머리를 하고 있어."

"미안하지만 너 줄 머리는 없어."

"뭐? 머리가 없어?"


머리가 없다는 말에 발끈하는 예거. 그의 목소리에는 울분이 담겨 있었다.


"감히 내 앞에서 그런 말을 하다니, 용서하지 않겠다!"


예거는 땅을 박차고 달려들었다. 이내 그의 몸이 흐릿해지기 시작하더니 갑자기 레이나의 앞에 나타났다.


"어딜!"


다행히 일행 중 가장 민첩성이 뛰어난 아칸이 예거의 앞을 막아섰다. 둘의 단검이 부딪쳤고, 힘을 이겨내지 못한 아칸은 레이나와 함께 뒤로 튕겨나갔다.


순식간에 무너진 전열. 그 틈을 노리고 예거가 다시 공격을 시도하려는 찰나, 센츠가 검을 휘둘렀다.


"너무 느려."


하지만 예거는 가뿐히 자세를 낮추는 것만으로 공격을 피해냈다. 센츠는 이를 악물었다. 아직 검을 회수하지 못한 상태로 완전 무방비 상태였고, 이 상태에서 맞았다가는 치명타를 입을 것이었다.


"잘 가라."


예거가 단검을 휘두르려는 찰나, 그의 눈빛이 번뜩이더니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예거의 빈자리에 마나 미사일이 부딪치더니 숟가락으로 파놓은 크기의 구덩이를 만들었다.


"이게 무슨."


마나 미사일의 위력을 알았더라면 예거는 데미지를 감수하고 단검을 휘둘렀을 터였다. 하지만 반사신경이 너무 뛰어난 탓에 피해버린 모양이었다. 어이없을 정도로 빈약한 위력을 확인하고서 예거는 실소를 내뱉었다.


그러는 사이 센츠는 빠르게 뒤를 살펴봤다. 아직 아칸과 셀린은 몸을 일으키는 중이었다.


시간을 더 벌어야만 했다.


센츠는 곧바로 예거에게 달려들었다. 그리고 즉시 반격을 방지할 정도로의 힘으로만 검을 휘둘렀다. 이윽고 예상대로 들어오는 예거의 단검 공격.


미리 자세를 보고 방향을 예측하고 있던 센츠 역시 공격을 가뿐히 피해낼 수 있었다.


"허접 주제에 재주가 좋구나!"


다시 한 번 흐릿해졌다가 센츠의 코앞에서 나타난 예거. 동작을 읽을 수 없었기에 꼼짝 없이 공격에 당할 위기였다.


그때 공기를 가르는 날카로운 소리.


"허헙!"


셀린이 온힘을 다해 발사한 화살이 예거의 어깨에 적중했다. 그 충격에 녀석의 몸이 순간적으로 공중에 떠올랐다.


"송곳 찌르기!"


센츠를 뛰어넘어 나타난 아칸이 두 단검을 치켜들었다. 이내 공중에서 예거의 양쪽 어깨를 누르며 단검으로 찍어내렸다.


드드드득!


예거가 돌바닥에 등이 긁히며 밀려나고, 아칸은 공중제비를 돌며 뒤로 물러났다.


"크흡. 그렇게 나온다 그거지."


예거는 입술의 피를 닦으며 일어섰다.


"원숭이도 밟으면 꿈틀거린다더니, 그 말이 사실이었구나."


배운 것은 없고 훔쳐들은 것만 있어서 그런가. 어딘가 모자란 도적이었다.


"센츠님! 왜 스킬을 사용하지 않으세요!"


셀린이 답답하다는 듯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들의 눈에 센츠는 몸놀림만 좋을 뿐 게임할 줄 모르는 유저였다.


"실내에서는 스킬을 사용하지 못합니다."

"네?"


셀린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런 거지 같은 직업이 무굴에 존재하다니! 센츠도 그녀와 같은 마음이었디.


"실컷 떠들었느냐."


자세를 고쳐잡은 예거가 몸을 낮추었다. 그리고 빠른 움직임으로 순식간에 접근했다.


하지만 순보를 사용할 줄 아는 도적은 예거뿐이 아니였다. 자칭 시프 마스터 아칸!


"사삭!"


빠른 움직임에서 나오는 소리가 아니였다. 아칸의 입에서 나온 소리였다. 소리는 하찮기 그지 없었지만, 속도는 아니였다.


캉!


아칸은 보이지 않는 움직임 속에서 예거의 움직임을 성공적으로 봉쇄했다. 부딪친 두 개의 단검이 카드득거리며 힘싸움을 시작했다.


센츠는 생각에 잠겼다. 거리를 유지하면서 싸우더라도 속도만 충분하다면 언제든 빈틈을 노리고 들어올 수가 있었다. 속도 싸움으로는 예거를 이길 수가 없는 것이다. 다행히 예거의 발을 붙잡는 역할은 아칸이 잘 수행하고 있었다. 전사의 포지션에서 싸우는 아칸. 그 모습을 지켜보던 센츠는 자신이 암살자의 역할을 해야겠다고 판단했다.


상대를 계속 신경 쓰이게 하여 아칸과 셀린에게 기회를 주는 것!


센츠가 합세하자 아칸과의 협공이 시작됐다. 빈틈이 보이면 셀린의 강력한 화살이 그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 예거의 숨통을 조였다. 중간중간 예거에게 피해를 받을 때마다 페리스가 체력을 회복시켜줬다.


반면 예거의 체력은 조금씩 줄어들었고, 느려진 예거의 목을 아칸이 신속하게 베어냈다.


"이런 조무랭이들한테... 젠장!"


마침내 예거가 쓰러졌다. 센츠와 아칸이 거친 숨을 한꺼번에 몰아쉬었고, 셀리나와 페리스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 레벨이 상승하였습니다.


보스모을 처치하자 오르는 레벨. 고된 전투의 보람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겨우 이겼네요."

"별 거 아니였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셀리나와 허세를 부리는 아칸. 페리스는 땀을 뻘뻘 흘리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센츠는 예거의 시체로 걸어갔다. 그리고 바닥에 떨어져 있는 문서와 단검 그리고 2실버를 주어들어 파티의 전리품 분배 담당인 셀리나에게 건네줬다.


"아칸. 네가 없었으면 이 전투는 진짜 힘들었을 거야"


셀리나는 아칸에게 단검을 주었다.


"그리고 1실버는 나. 나머지는 각각 0.5 실버씩."


분배를 마치고서 이번에는 문서의 내용을 살폈다. 글을 읽어 내려가는 셀리나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무슨 내용인가요?"


셀리나는 말없이 센츠에게 문서를 건네줬다.


---*---

제목 : 지령서 [예거는 들어라]

작성자 : 신원미상

내용 : 실험체가 더 많이 필요하다. 위프에서 주민들을 납치해오도록 하라. 하울링 포레스트 깊은 곳에 있는 산자락에 최대한 많이 데려오도록.

---*---


하울링 포레스트! 그곳은 호송작전 퀘스트를 진행하던 중 라이칸의 습격을 받은 곳이었다.


"이 문서 제가 가지고 있어도 될까요?"

"왜요? 어디에 쓰시게요?"

"이 정보를 필요로 하는 곳이 있어서요. 괜찮으시다면 저를 따라오셔도 좋습니다."


셀린은 아칸을 쳐다봤다. 새 단검을 공중에 휘 저으며 시험해보던 그가 시선을 느끼고는 셀린 쪽을 쳐다봤다.


"후후. 안타깝지만 오늘의 모험은 여기까지. 나를 기다리고 있는 아이들이 있어서 말이야."


아무래도 현생의 자녀들을 뜻하는 것 같았다. 철없는 애송이인 줄 알았것만, 한 가정을 책임지는 아버지라니. 믿을 수 없는 얘기에 센츠는 말을 잃었다.


"페리스?"


여전히 기진맥진한 상태로 누워있는 페리스. 그는 다리를 꼬아 X자를 만들었다.


"그럼 다음에 연이 닿는다면 또 보도록 하지. 사요나라."

"수고요."


아칸과 폐리스는 차례로 로그아웃했다.


"셀린님은요?"

"이대로 종료하기는 아쉬워서. 저희 둘이서라도 가죠."


센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으로 어떤 일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신보다 레벨이 높고 원거리에서 지원 사격이 가능한 사람과 함께라니 든든한 기분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전생에서 고난을 함께 했던 한 궁수가 떠올랐다. 그녀의 이름은 마린. 센츠의 첫사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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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1) 24.08.16 13 0 15쪽
14 103211 가지 방법 (3) 24.08.14 12 0 15쪽
13 103211 가지 방법 (2) 24.08.12 13 0 11쪽
12 103211 가지 방법 (1) 24.08.09 15 0 11쪽
11 꿈틀대는 공동묘지 (3) 24.08.07 15 0 12쪽
10 꿈틀대는 공동묘지 (2) 24.08.05 17 0 11쪽
9 꿈틀대는 공동묘지 (1) 24.08.02 16 0 13쪽
» 늑대 도적단 (2) 24.08.02 17 0 12쪽
7 늑대 도적단 (1) 24.08.01 16 0 12쪽
6 챔피언 (5) 24.07.30 18 0 13쪽
5 챔피언 (4) 24.07.29 21 0 14쪽
4 챔피언 (3) 24.07.29 22 0 11쪽
3 챔피언 (2) 24.07.26 27 0 13쪽
2 챔피언 (1) 24.07.25 38 0 12쪽
1 프롤로그 24.07.19 66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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