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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희야
작품등록일 :
2024.07.19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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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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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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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3)

DUMMY

센츠와 셀린 그리고 쿠루라가 순서대로 쇠창살에서 나와 복도에서 머리를 모았다.


"지금부터 잘 듣게. 나는 우선 산 정상에 보관하고 있는 메데린의 구슬을 가지러 갈 것일세. 그동안 자네들이 해줬으면 하는 게 있어, 찍."


"내가 갔다오는 게 더 빠르지 않을까?"


쿠루라의 말에 찍원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자네가 빠르긴 하지만 눈에 너무 잘 띄네."


"하긴. 눈에 띌 정도로 잘생겼지."


쿠루라의 자뻑을 가뿐히 무시하며 찍원은 말을 이었다.


"만약 일이 잘못된다면 케컬룩 왕은 실험으로 완성한 약물로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몰라. 그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자네들이 실험실을 파괴해야 한다네."


"실험실 위치는 알고 있나요?"


셀린이 진지해진 표정으로 물었다. 본격적인 작전이 시작되기 앞서 상황에 몰입하게 된 그녀였다.


"난 쥐야. 당연히 알고 있지, 찍. 동남쪽 구석으로 가면 원형 틀에 다이아몬드 문양이 박혀 있는 창이 있을 거야. 거기에 실험실이 있네, 찍."


"거기가 실험실이었나? 원숭이들이 드나들길래 원숭이 집인 줄 알았것만."


쿠루라는 그 건물을 알고 있는 듯했다. 길을 찾는 일은 쉽게 진행될 것 같았다.


"여하튼. 실험실을 파괴한 이후에는 아렌도를 찾아갈 거야, 찍."


"아렌도가 누구입니까?"


센츠가 물었다.


"현명하고 강인한 사자일세. 그라면 애니포비아를 잘 다스릴 수 있을 거야, 찍."


"알겠습니다. 그러면 일단 교도관한테 뺏긴 물건들을 되찾죠. 그래야 뭐라도 할 수 있으니까."


"그건 나한테 맡기지."


쿠루라가 가슴을 두드렸다. 그는 자신을 믿어도 좋다는 눈빛을 보냈다. 너무 자신감이 넘쳐 보여서 되려 신뢰가 가지 않았다.


"얘기가 다 됐으면 탈출을 시작하지, 찍."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고, 찍원이 선두에 나서서 움직였다. 그는 코너를 돌 때마다 길목을 지키고 있는 교도관이 있는지 살폈다.


감옥을 빠져나가는 길, 쇠창살 안쪽에 갇힌 제네소피아 몇몇이 자신도 꺼내달라고 소리쳤지만, 무시하고 지나쳤다. 그들 대부분이 진짜 흉악범이라는 것이 찍원의 설명이었다.


중간에 마주친 교도관은 쿠루라의 몫이었다. 그는 조용하면서도 날렵하게 이동하여 들소 교도관에게 접근하였고, 다리와 꼬리를 이용해 가뿐히 제압했다.


그렇게 당도한 물품보관실. 그곳에서 센츠와 셀린은 빼앗긴 인벤토리를 되찾을 수 있었다.


"다만 명심하게. 대부분의 제네소피아들은 죄가 없는 이들일세, 찍. 그러니 웬만하면 죽이지 않았으면 좋겠어."


- [사자 왕조의 귀환] 퀘스트에 조건이 추가되었습니다.

- 조건 : 찍원이 허락하지 않은 제네소피아에 대해서는 살해할 경우 보상 획득 확률 감소.


눈앞에 뜬 알림창을 읽은 센츠가 한숨을 내쉬었다. 실내취약이라서 전투도 제대로 못하는 판에 상대방의 목숨을 신경 쓰면서 칼을 휘둘러야 하다니. 과연 C+ 난이도의 퀘스트였다.


"물건도 되찾았으니 감옥 안쪽 깊숙한 곳으로 갑세, 찍."


"네? 겨우 여기까지 왔는데 다시 돌아간다고요?"


셀린이 납득할 수 없겠다는 듯 인상을 찌푸렸다.


"옛날애 내가 어느 한 녀석을 구해주면서 만들었던 비밀통로가 있네, 찍. 그쪽으로 탈출할 거야."


"언놈들이냐!"


말을 마치자마자 바깥에서 들려오는 교도관의 발걸음 소리. 아무래도 순찰을 돌던 중 쓰러진 동료들을 발견한 모양이었다.


"저는 비살상용 화살을 장착할게요."


셀린은 날카로운 촉이 달려있는 대신 동그란 구슬이 달려 있는 화살을 꺼내들었다. 그녀의 준비성에 센츠는 감탄했다. 이런 경우까지 대비하고 있을 줄이야.


"그럼 저는 힘줄만 끊으면서 싸워야겠군요."


반면 셀린은 센츠의 말에 기겁했다. 힘줄을 노리면서 싸운다고 자신있게 말할 정도라니. 고레벨 유저들의 방송을 보면서도 그런 장면은 본 적도 들은 적도 없었다.


"준비 됐으면, 싸운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쿠루라. 낮은 포복으로 빠르게 달려든 그가 반대편에서 달려오는 적들 사이에 뛰어든다. 그의 무력에 적들이 혼란스러워 하는 틈을 노려 센츠가 조심히 검을 휘두르고, 셀린은 멀리서 화살을 쏘아댄다.


"힘내라, 찍!"


뒤로 물러나서 응원하는 찍원까지. 아칸과 페리스와 함께 하는 것만 같은 전투 포메이션. 익숙한 흐름 속에서 자신들의 역할을 빠르게 되찾아 수행하는 센츠와 셀린이었다.


한편 센츠는 쿠우라의 몸놀림에 감탄하고 있었다. 예술과도 같은 동작으로 적이 내찌르는 창과 머리의 뿔을 피해내는 쿠우라. 틈틈이 적의 갈비뼈와 머리를 향해 휘두른 주먹은 육중한 몸을 휘청이게 만들 정도로 파괴적이었다.


'비전투용으로 권법을 배워두면 쓸모가 있겠군.'


센츠는 언젠가 권법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는 사이 어느새 첫 번째 전투가 일단락이 되었고, 일행은 빠르게 비상출구가 있는 곳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탈출구에 가까워질수록 전투는 더욱 어려워졌다. 정문에서 추적해 오는 지원병들과 감옥 안쪽의 교도관들을 상대하느라 앞뒤로 정신이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늑대와 치타 같은 맹수류까지 출몰하기 시작했다.


늑대는 짝퉁 라이칸을 여러 번 상대해봤기에 어렵지 않았지만 문제는 치타였다. 날렵한 몸놀림 탓에 힘줄을 끊어내는 공격은 번번히 빗나갔고, 반면 치타의 공격에 센츠는 계속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쿠루라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표범 역시 날렵한 동물이긴 하지만 치타에게는 비할 바가 못 됐던 것. 다행히 셀린의 활약 덕에 조금이나마 전투의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셀린은 무작정 적을 향해 쏘아대는 것이 아닌 최고의 타이밍을 노려 화살을 발사했다. 그 탓에 빈틈을 노려 치명적인 일격을 가하려던 치타는 그때마다 뒤로 물러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센츠는 생각에 잠겼다. 언더풋에 있는 동안은 이들처럼 동물적인 감각이 뛰어난 적들을 상대할 것이다. 검으로는 따라갈 수 없는 동작을 구사하는 적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다른 방도가 필요했다.


그래서 센츠는 검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주먹으로 적들을 상대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봐왔던 쿠우라와 적의 동작을 떠올리고, 그들을 따라하며 동작을 펼쳤다.


도저히 피할 수 없을 것 같은 공격에는 허리를 크게 젖히고, 때로는 벽을 박차고 공중으로 뛰어오른다. 손으로 바닥을 짚어 풍차돌리기를 하는 동시에 발을 내지른다.


격한 동작으로 스테미나가 빨리 줄어들 뿐만 아니라, 검에 비하면 데미지는 매우 미약했지만, 이전보다 수월하게 전투하는 것이 가능했다.


그렇게 10차례의 전투를 겪은 끝에 센츠의 눈앞에 알림창이 떠올랐다.


- 숙련도 '애니멀 폼'이 생성 되었습니다.

- 숙련도 '마샬 아츠'가 생성 되었습니다.


무려 두 개의 숙련도가 생성된 것! 센츠는 쉬는 시간을 활용해 그 내용을 확인했다.


"획득한 숙련도 확인."


---*---

애니멀 폼 - (초급 1 : 진행도 00%) : 동물처럼 공격한다. 각 동물에 대한 이해도에 따른 동작을 수행 가능하다.


- 초급 : 표범, 늑대, 치타

> 초급 효과 : 맹수의 동작을 표방하면 공격력의 110%의 데미지를 준다.


마샬 아츠 - (초급 1 : 진행도 00%) : 예술적인 동작으로 회피하거나 공격한다.


- 전투 중 스테미나 사용량 감소 10%

- 화려한 동작시 회피율 15% 증가

- 최대 스테미나 + 50

- 밸런스 + 20

---*---


매력적인 효과를 주는 새로운 스킬! 그중에는 '밸런스'이라는 새로운 스탯이 눈에 들어왔다.


적들에게 공격을 당했을 때나 격한 동작 중에 몸의 무게중심을 잡아주는 것으로 알려진 밸런스. 이것으로 조금이라도 가벼운 마음으로 어려운 동작을 수행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셀린도 눈앞에 뜬 알림창을 읽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녀는 새로운 패시브 스킬을 획득했다. 그 이름은 위협적인 화살. 화살로 하여금 상대방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움직임을 둔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지금 같은 상황에 딱 필요했던 스킬이 생성된 것.


하지만 스킬을 획득하고도 셀린은 좀처럼 활용하기가 힘들었다. 센츠 탓에 좀처럼 집중하기가 힘들었던 탓이다.


"캬호오!"


정말 짐승이라도 된 것처럼 센츠가 이상한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늑대와 표범 그리고 치타의 소리를 섞어서 내는 그가 기괴한 동작을 펼치며 적을 공격하기까지 한다.


"아직 부족하지만 훌륭한 동작이다, 센츠!"

"자네가 제네소피아로 태어났다면 뛰어난 영웅이 되었겠군! 찍!"


센츠의 공격에 감명 받은 쿠루라와 찍원. 그들의 반응에 셀린은 더욱 배꼽을 웃어댔다.


그녀는 상상했다. 만약 찍원이 전투를 했더라면 분명 센츠가 그의 동작도 따라했을 터였다. 쥐의 동작을 인간이 따라한다면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졌다.


"찌직찍찍! 나도 슬슬 움직여 볼까!"


셀린의 생각이라도 읽었다는 듯이 슬슬 시동을 거는 찍원! 그는 자리에서 재차 발을 굴리더니 이내 네 발로 뛰쳐나갔다.


총총총총. 고양이처럼 날렵하게 움직이는 찍원! 그러나 적들 사이를 비집기만 할 뿐 직접적인 공격을 가하진 않았다. 대신 꼬리로 적들의 몸을 비벼댔다.


"으으으으아아악!"


피부를 스치고 지나가는 소름돋는 느낌. 그 느낌을 이기지 못한 적은 비명을 질러댔다. 사기가 저하된 적은 손에서 무기를 놓기까지 했다. 셀린은 그 모습을 보며 치를 떨었다. 이내 기대가 담긴 눈빛으로 센츠 쪽을 쳐다봤다.


잠시 동작을 멈춘 센츠는 찍원을 지켜보고 있었다. 한동안 멍하니 서있던 그는 천천히 손을 허리에 차고 있는 검에 가져갔다.


베어버리고 싶다.


동료라는 사실을 잊게 만들 정도로 끔찍한 모습이었다. 거대한 쥐가 사람 사이를 비집고 다닌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돋아서 미칠 지경이었다.


살면서 정말 다양한 경험을 해봤다고 해서 쥐가 징그럽지 않게 느껴지는 것은 아니였다. 그런 의미로 센츠가 존경하는 인물 중 하나가 바로 위키마우스의 제작자 어브 아이웍이었다.


쥐를 캐릭터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다니. 그게 가능한 일이었던가! 쥐 캐릭터를 가방이나 휴대전화 따위에 붙이고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을 처음 봤을 때는 정말 경악을 김치 못했던 그였다.


'저것만큼은 따라하지 말아야지.'


고개를 세차게 흔들어 정신을 일깨운 센츠가 다시 바쁘게 움직였다. 그래도 찍원까지 합류하니 전투가 수월해졌다.


센츠와 쿠우라에게만 집중됐던 공격이 찍원에게 분산된 탓이었다. 게다가 처음에는 어색했던 동물의 동작들이 조금씩 익숙해지면서 센츠의 맨손 공격에도 위력이 실리기 시작했다.


"드디어 비상구에 도착했군, 찍!"


마침내 도착한 비상구! 찍원은 비어있는 감옥의 문을 열고 안쪽으로 들어갔다. 이윽고 벽에 튀어나와 있는 모퉁이를 누르자, 한쪽 면이 갈라지며 숨겨져 있는 출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밖으로 나가면 곧바로 실험실로 향하게, 찍. 이동할 때에는 이걸 사용하는 것이 좋을 거야."


찍원은 통통한 볼살 안쪽에 숨겨놓았던 주사기 두 개를 꺼냈다. 침 범벅이 된 주사기.


"으엑. 그게 뭔데요."


셀린이 기겁을 하며 물었다.


"제노소피아로 변하는 약물이군요."


센츠의 말에 찍원은 끄덕였다.


"정답일세, 찍. 예전에 몰래 훔쳐놨던 것이지. 사용하는 게 좋을 거야. 그래야 돌아다니면서 눈에 안 띄일 테니까."


센츠는 눈살을 찌푸리며 끈적한 주사기를 집었다. 셀린은 절망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그 주사기를 맞고 싶지 않다는 눈치였다.


"어쩔 수 없어요, 셀린님."

"그렇겠죠? 하아."


한숨을 내쉰 셀린이 옷을 걷어내고서 팔을 내밀었다.


"찌직. 그렇게 하는 게 아닐세. 등에 꽂아야지. 옷은 벗어두는 게 좋을 거야. 변하는 과정에서 찢어질 테니까 말이야, 찍!"


셀린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찢어진다니. NPC들이야 상관 없었지만 센츠 앞에서는 속옷 차림으로 있고 싶지 않았다.


"제가 알아서 꽃을게요. 다들 뒤돌아 주세요."


고개를 끄덕인 센츠가 먼저 뒤로 돌아섰다. 그러나 쿠루라와 찍원은 멀뚱히 그녀를 쳐다봤다.


"뒤로 돌으시라고요!"


짜작! 연달아 뺨을 맞고 나서야 뒤로 도는 쿠루라와 찍원. 그들은 얼얼해진 볼살을 어루만지며 통증을 달랬다.


셀린은 숨을 깊게 들이마쉰 뒤 유연한 팔로 주사기를 등에 꽂았다. 동시에 찍원이 센츠에게 약물을 주입한다.


몸을 비틀며 변하기 시작하는 센츠와 셀린.이내 살갗이 늘어나고 뼈가 뒤틀리는 소리가 울려퍼졌다. 변신이 끝나자 둘은 동시에 서로를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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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2) 24.08.19 5 0 11쪽
15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1) 24.08.16 13 0 15쪽
14 103211 가지 방법 (3) 24.08.14 12 0 15쪽
13 103211 가지 방법 (2) 24.08.12 13 0 11쪽
12 103211 가지 방법 (1) 24.08.09 15 0 11쪽
11 꿈틀대는 공동묘지 (3) 24.08.07 14 0 12쪽
10 꿈틀대는 공동묘지 (2) 24.08.05 16 0 11쪽
9 꿈틀대는 공동묘지 (1) 24.08.02 15 0 13쪽
8 늑대 도적단 (2) 24.08.02 16 0 12쪽
7 늑대 도적단 (1) 24.08.01 16 0 12쪽
6 챔피언 (5) 24.07.30 17 0 13쪽
5 챔피언 (4) 24.07.29 21 0 14쪽
4 챔피언 (3) 24.07.29 22 0 11쪽
3 챔피언 (2) 24.07.26 27 0 13쪽
2 챔피언 (1) 24.07.25 38 0 12쪽
1 프롤로그 24.07.19 6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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