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여 게임랭커

무료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판타지

J희야
작품등록일 :
2024.07.19 12:15
최근연재일 :
2024.08.21 08:00
연재수 :
17 회
조회수 :
339
추천수 :
1
글자수 :
93,413

작성
24.08.01 08:31
조회
16
추천
0
글자
12쪽

늑대 도적단 (1)

DUMMY

위프 도시 북쪽의 하울링 마운틴.


소규모로 밀집돼 있는 고블린들이 자리잡은 곳인지라 레벨 30대부터 50대까지 초보자 딱지를 뗀 유저들이 주로 활동하는 곳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달랐다. 어느 날부터 악명을 떨치기 시작한 늑대 도적단! 그들은 하울링 마운틴의 고블린들을 몰아내고 곳곳의 동굴을 차지했으며, 그곳을 근거지 삼아 활동했다.


"이곳인가?"


하울링 마운틴으로 들어서는 지점에 들어선 남자가 말했다. 이름은 아칸. 시프 마스터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고 게임을 시작한 남자였다. 민첩한 활동을 위해 키는 작았지만 몸이 다부졌다.


"지도를 보니까 여기가 맞는 것 같아요."


어깨에 활을 짊어맨 소녀가 말했다. 그녀의 이름은 셀린. 군살은 없지만 생활근육으로 탄탄한 몸매를 갖고 있었다.


"허억! 허억! 조금만 천천히 움직여주시면 안 될까요?"


그들 뒤로 사제복을 입고 있는 남자가 헐떡거리며 걸어왔다. 멀리서 보면 상대가 죽을 때까지 팰 것 같은 인상이었지만, 저질적인 체력을 가지고 있는 페리스의 직업은 프리스트였다.


그들이 함께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우연으로부터 시작됐다. 각자 다른 시간과 장소에서 몬스터를 사냥하다가 목숨을 잃었고, 동시에 재접속을 했다. 상태창을 확인한 그들은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젠장. 경험치가 15%나 깎였잖아."

"앗! 최대체력이 줄어들었네."

"사냥은 너무 무서워."


차례로 한탄하는 아칸, 셀린, 페리스. 다른 직업에 비해 단신으로는 성장하기 어려운 캐릭터를 고른 그들은 옆에서 들리는 탄식에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눈빛을 주고 받았다.


"혹시 우리 같이 사냥하실래요?"


먼저 제안한 쪽은 셀린이었고, 이후 그들은 한몸처럼 움직였다.


시간이 흘러 동생의 복수를 부탁한다는 퀘스트를 받고 찾아온 하울링 마운틴. 어느덧 레벨 60대까지 성장한 그들의 피와 뼛속에는 전투세포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


"서둘러 녀석들을 무찌르자!"


아칸이 기운차게 말했으나 셀린이 그를 저지했다.


"잠깐만요. 스테미나를 회복하고 움직여야죠. 그리고 지형지물도 살펴야 하고요."


"흐어억. 좋은 생각인 것 같습니다."


여전히 거친 숨을 몰아쉬며 페리스가 끄덕였다. 이내 셀린이 가벼운 몸놀림으로 나무기둥을 박차며 꼭데기까지 올라갔다.


레인저의 숨겨진 기술 나무오르기! 레벨 12 때 바닥나는 체력을 보고 나무 위로 줄곧 피해다녔던 경험을 쌓아가며 획득한 스킬이었다.


꼭데기에서 정찰을 마치고 내려온 셀린이 관찰한 내용을 공유했다.


"산으로 올라가면 30m 지점에 도적들이 순찰을 돌고 있어요. 몸을 숨겨도 부족할 판에 순찰을 도는 도적들이라니, 아주 간뎅이가 부었나봐요. 차례차례로 격파하면서 올라가면 될 거 같아요."


그리하여 3인조의 본격적인 사냥이 시작됐다.


전투의 시작은 주로 셀린이 맡는다. 레인저라는 직업답게 멀리서도 상대의 머리를 정확하게 조준하여 화살을 발사한다. 바람과 사거리의 영향 탓에 매번 명중하는 것은 아니지만, 만약 공격에 성공한다면 적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적들이 혼비백산해 하는 사이, 아칸이 빠르게 접근하여 방심한 적의 목을 노린다. 정신을 차린 몬스터들이 아칸에게 공격을 집중하면, 셀린의 지원사격과 페리스의 축복이 시작된다.


한 번 전투가 끝나면 휴식을 취하며 체력과 마나를 채우고, 다음 지점으로 움직인다. 그렇게 산등성이에서 다섯 번의 전투를 마친 3인조는 은신처 중 한 곳으로 보이는 동굴을 발견했다.


"여긴가 보군요."


셀린이 어두운 동굴 속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시력이 좋은 레인저였지만 아무리 오래 쳐다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어서 들어가서 놈들을 쓸어버리죠."


도적을 죽이겠다는 도적, 아칸. 그가 선두로 나서며 말했다.


"꼭 가야 하는 걸까요."


이번에도 나약한 소리를 하고 있는 페리스. 하지만 아무도 그의 말에 대답해주지 않고 묵묵히 동굴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 혼자 남겨진 페리스는 험악한 얼굴과는 달리 겁에 잔뜩 질린 표정으로 뒤를 따랐다.


*


신관에서 나온 센츠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수소문이었다. 그는 늑대 도적단에게 반드시 복수하겠노라고 이를 갉고 있었다.


첫 번째 죽음. 압도적인 힘 차이로 인한 죽음은 치욕으로 다가왔다. 설욕을 갚기 위해서는 우두머리의 머리를 베겠노라고 다짐한 그였다.


"늑대 도적단이라고 들어보셨나요?"

"혹시 도적단한테 털리신 분? 아니면 아는 사람이 아는 사람 중에 털린 사람이 있는지?"

"라이칸 보신 분?"


시장과 광장 그리고 여관을 돌아다니며 마침내 한 떠돌이 상인으로부터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한 대장장이의 동생이 늑대의 도적단에게 죽임을 당했다는 정보!


곧바로 대장장이를 찾아간 센츠는 그에게 퀘스트를 받을 수 있었다.


----*----

[퀘스트 요청]


제목 : 동생의 죽음

내용 : 대장장이 술탄이 아끼는 동생 둘탄은 하울링 마운틴에서 목숨을 잃었다. 목숨을 빼앗은 자는 늑대의 도적단에서 '머리카락 수집자'라 불리우는 예거라는 남자다. 도적단을 처치하고, 예거를 사살하라.


처치한 도적 (0/100), 예거 (0/1)


난이도 : D

보상 : 직업에 맞는 무기 1개

----*----


난이도는 D급. 라이칸이 출몰했던 C급에 비하면 낮았다. 싹을 자르고 싶어하였던 센츠였기에 시원찮은 퀘스트였다.


"반드시 동생의 복수를 하고 말겠습니다."


그럼에도 퀘스트를 받아들였다. 어쩌면 그곳에서 라이칸에 대한 단서를 찾을 수 있을지도 몰랐다.


곧장 하울링 마운틴으로 향한 센츠는 곧바로 도적을 발견했다. 세 명으로 이뤄진 정찰조.


검사 시절 때에도 레벨 차이를 전투실력으로 극복하여 충분히 무찌른 도적이다. 마침 챔피언이란 새로운 직업을 얻었으니 시험해볼 좋은 기회였다.


"일기예보."


- 날씨변화를 예측합니다.

- 예측에 실패하였습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스킬! 마나소모라도 없어서 다행이지, 만약 있었더라면 스킬삭제 같은 기능은 없는지 찾아봤을 것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며 센츠는 도적들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호오? 우리를 보고도 도망치지 않다니. 각오해라!"


센츠를 발견한 도적 하나가 단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클라이밋 엣지."


- 현재 날씨 '낮, 맑음, 바람 조금'에 따라 '태양'과 '바람'의 속성이 무기에 깃듭니다.

- 태양의 불길이 무기를 뒤덮습니다. 힘과 공격속도가 5% 상승합니다.


화르륵! 불길이 검을 뒤덮었다. 갑작스런 화염에 도적은 달려오던 발걸음을 잠시 주춤거렸다.


"풍화룡검!"


본래 웨더 스트라이크라는 이름의 속성공격! 도적과 거리가 닿지 않은 상태에서 검을 휘두르자, 뿜어져 나온 화염이 바람을 타고 도적을 뒤덮었다.


하지만 상태이상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화염에 고통스러워하는 도적이 센츠에게 겨우 일격을 가했지만, 밸런스가 무너진 상태에서의 공격이었기에 가뿐히 흘려보낼 수 있었다.


그리고 목을 향해 카운터 어택!


- [카운트 어택] 성공! 치명타가 발동합니다.

- 치명타 공격으로 즉시 화염에 휩싸입니다


이후 나머지 도적들이 합심하여 센츠를 노렸지만, 노련하게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면서 전투를 이어갔다. 그리고 중간중간 카운트 어택을 꽂아 넣었다.


화상 상태로 인한 초당 데미지, 그리고 카운트 어택. 극한의 공격으로 적들을 공략한 끝에 도적들은 까맣게 그을려진 채 바닥에 쓰러진다.


"후우."


검사였을 때보다 전투가 수월했다.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하는 스킬은 없었지만, 각종 버프와 상태이상이 부족한 파괴력을 채워줬다.


그렇게 여러 차례 정찰조를 격파하며 산을 올라가던 중 센츠는 한 동굴을 발견했다. 은신처 중 하나인 듯 보였다. 곧장 안으로 발길을 옮기려던 센츠는 이내 걸음을 멈춰 세웠다. 안에서 낯선 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


"여긴 그 자식이 없네요. 너무 안타까워요."


짜증 섞여 있지만 상냥한 목소리의 여성이었다. 그 다음으로는 투덜거리는 듯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빨리 찾아야 되는 거 아녜요? 저녁 되면 도적들은 더 강해지잖아요."


"후후. 그렇다는 뜻은 나 역시 강해진다는 것."


이내 목소리의 주인공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센츠와 마주쳤다.


"어라? 유저분이시네? 안녕하세요!"


먼저 인사한 사람은 셀린이었다.


"정말요? 몹은 아니고요?"


은근슬쩍 셀린 뒤쪽으로 숨는 페리스. 그는 센츠를 경계했다.


"허튼 수작 부리면 베어버리겠다."


아칸은 대뜸 단검을 들이밀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센츠라고 합니다."

"반가워요. 저는 셀린이라고 해요. 직업은 레인저."

"호의적인 유저군. 나는 아칸. 이 그룹의 리더이자 시프 마스터다."


누가 봐도 리더는 셀린로 보이는데다가 아직 마스터 수준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센츠는 굳이 따지지 않았다.


"휴. 저는 페리스입니다. 직업은 프리스트고요."

"그쪽은 직업이 어떻게 되세요?"


이쪽 세상은 직업도 같이 소개하는 것이 일반적인가보다. 센츠는 머쓱해하며 셀린의 질문에 답했다.


"저는 챔피언입니다."

"챔피언?"


셀린이 고개를 갸웃했다.


"소리 질르는 네가."


대뜸 노래를 중얼거리며 부르는 페리스. 그는 다시 셀린 뒤로 몸을 숨겼다.


"죄송해요. 페리스가 좀 모자란 구석이 있어서."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챔피언이라니, 그게 무슨 직업이지?"


아칸은 취조하듯 물었다.


"음. 일종의 잡캐입니다. 검도 쓰고, 마법도 부리고, 버프 스킬도 사용하는."

"그렇다면 잡놈이군."

"에헤잇! 아칸님. 그건 너무 무례하잖아요."


셀린이 아칸의 옷깃을 잡아당겨 뒤로 물러나게 했다.


"죄송해요. 원래 이런 사람이고 나쁜 의도는 아녔을 거예요."


의도가 나쁘지 않으면 무례해도 된다는 것인가. 이 파티는 셀린 빼고는 죄다 비정상적인 사람으로 구성돼 있는 것 같았다.


"괜찮습니다. 그나저나 한 가지 여쭙고 싶은 게 있는데."

"무엇인가요?"

"혹시 예거라는 도적이 어딨는 줄 아십니까?"


그 말에 셀린은 아칸과 페리스를 쳐다봤다. 무언의 신호를 주고받더니 이내 다시 센츠에게 시선을 돌렸다.


"저희도 지금 예거를 잡으라는 퀘스트를 받았는데, 혹시 같이 다니시겠어요?"


처치해야 하는 도적 수만 100명이고, 현재까지 18명을 처치한 상황. 그들과 함께 다니면 사냥도 수월해지고 프리스트의 치유까지 받을 수 있으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다. 게다가 눈앞의 동굴 같은 실내로 들어가면 '실내취약' 때문에 스킬도 제대로 활용할 수 없는 센츠였다.


"좋습니다."


이에 셀린은 센츠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잘부탁드려요."


- '셀린' 님이 파티에 초대하였습니다. 수락하시겠습니까?


"저야말로 잘부탁드립니다."


-파티초대를 수락하였습니다.


파티가 성사돼서 그들의 머리 위로 닉네임과 생명력 그리고 마나가 표시됐다.


아칸은 68, 셀린은 67, 페리스는 65였다. 모험을 같이 했더라도 사냥 기여도에 따라 경험치 배분이 다르다보니, 그들 사이에도 레벨 차이가 있었다.


"센츠님 레벨이 41이시군요. 여기에 출몰하는 도적들은 레벨 60대인데 괜찮으실까요?"


셀린은 최대한 실망을 감추며 물었다. 단신으로 왔길래 센츠의 레벨이 높을 것이라 예상했던 그녀였다.


"레벨이 전부는 아니죠.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누가 되는지 안 되는지는 지켜보도록 하지."


아칸이 앞서 산을 올라가며 말했다. 셀린은 입모양으로 '그냥 무시하세요' 라고 속삭이고 뒤를 따라갔다. 페리스는 센츠에게 먼저 가라고 손짓했다.


센츠는 내적 한숨을 내쉬며 묵묵히 산을 올랐다. 혼자 사냥하는 것보다 귀찮은 일이 생길 것만 같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회귀하여 게임랭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글 도입부 리메이크 안내 24.08.16 7 0 -
공지 안녕하세요. 인사드립니다. 24.08.12 8 0 -
17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3) 24.08.21 6 0 13쪽
16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2) 24.08.19 6 0 11쪽
15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1) 24.08.16 13 0 15쪽
14 103211 가지 방법 (3) 24.08.14 12 0 15쪽
13 103211 가지 방법 (2) 24.08.12 13 0 11쪽
12 103211 가지 방법 (1) 24.08.09 15 0 11쪽
11 꿈틀대는 공동묘지 (3) 24.08.07 15 0 12쪽
10 꿈틀대는 공동묘지 (2) 24.08.05 17 0 11쪽
9 꿈틀대는 공동묘지 (1) 24.08.02 16 0 13쪽
8 늑대 도적단 (2) 24.08.02 17 0 12쪽
» 늑대 도적단 (1) 24.08.01 17 0 12쪽
6 챔피언 (5) 24.07.30 18 0 13쪽
5 챔피언 (4) 24.07.29 21 0 14쪽
4 챔피언 (3) 24.07.29 22 0 11쪽
3 챔피언 (2) 24.07.26 27 0 13쪽
2 챔피언 (1) 24.07.25 38 0 12쪽
1 프롤로그 24.07.19 67 1 9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