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귀하여 게임랭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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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희야
작품등록일 :
2024.07.19 12:15
최근연재일 :
2024.08.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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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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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12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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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03211 가지 방법 (2)

DUMMY

"센츠님. 여긴 무슨 일로 부르신 거예요?"


언덕길을 올라 날씨의 신전 앞에 도착한 셀린은 신기하다는 눈빛으로 주변을 둘러봤다. 위프에 이런 곳이 있었나, 하는 눈빛이었다. 센츠가 챔피언이란 직업을 갖게 된 경위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 있는 그녀였지만, 날씨의 신전을 방문해본 것은 처음이었다.


"제가 퀘스트를 하나 받았는데, 같이 할까 싶어서요."


"무슨 퀘스트인데요?"


"일단 공유 받아서 확인해보겠어요?"


센츠는 퀘스트창을 열고 내용을 공유했다. 공유 받은 내용을 읽어내려가던 셀린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늑대 도적단이라면, 저희가 저번에 죽였던 얘들 아닌가요?"


센츠는 끄덕였다.


"네. 이전에 말씀드렸던 라이칸으로 변한 놈들이기도 하고요."


셀린은 하늘을 올뎌보며 고민하기 시작했다. 주사기와 라이칸. 묘지를 뒤지며 망자의 송곳니를 모으는 도굴꾼. 그리고 실험과 관련된 지령서. 그 일련의 흐름들이 말해주는 것은 단 하나였다.


"실험으로 라이칸을 만들어낸다. 그렇게 추측할 수 있겠죠?"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게다가 난이도가 C급이어서 이번 퀘스트 때에도 나타날 수가 있고요. 그래서 말인데..."


"아칸님과 페리스님이 필요하겠군요."


셀린은 곧바로 아칸과 페리스에게 연락을 취했다. 마침 아칸은 퀘스트를 마치고 마을로 돌아오는 길이라 곧장 합류했고, 페리스는 라이칸을 마주칠 수도 있다는 얘기에 망설이다가 끈질긴 설득 끝에 합류했다.


"오랜만이네요, 여러분."

"반갑다. 제군들."

"아, 안녕하세요."


곧바로 파티를 맺었고, 센츠는 그들의 레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칸은 75, 셀린은 73, 페리스는 70 레벨을 달성했다. 그에 비하면 센츠의 레벨은 64였다. 여전히 그들보다도 낮은 레벨이었지만, 차이는 눈에 띄게 줄어 있었다. 그 사실을 아칸도 의식하고 있는지 꽤나 놀란 표정을 하고 있었다.


"자네는 현실의 삶이 시궁창인가 보군.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빨리 레벨을 올릴 수는 없지 않은가? 현실도 챙겨야 건강하고 오래 살 수 있는 법이야."


암살자스러운 기습적인 멘트. 둔하고 겁많던 페리스도 말끝을 흐리며 한 마디 거들었다.


"여친 없죠?"

"그건 왜요?"


페리스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저 셀린 뒤로 몸을 숨길 뿐이었다.


"당분간 유저들이 눈물의 늪에 갈 일은 없겠네요. 가봤자 살아남아 있는 몬스터는 없을 테니까."


셀린 역시 감탄하며 말했다. 아무리 게임만 하더라도 이토록 빠른 성장을 해내기에는 쉽지 않다. 특히 사냥만으로는 더더욱.


한편 센츠는 뻘쭘한 기분이 들었다. 그가 빨리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방의 헛점만 노리는 공격 방식 때문일 수도 있지만, 전적으로 그가 길을 잃은 탓이었다. 빨리 탈출하고 싶다는 욕구. 그것이 눈물의 늪을 쓸어버렸다.


"인사는 이쯤 하고 슬슬 퀘스트를 수행하러 가볼까요?"


센츠의 말에 동의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곧바로 성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는 성기사 캡틴 '랄프'에게 향했다.


"그대들인가? 나와 함께 인질들을 구출하고 실험실의 비밀을 파악할 자들이."


랄프는 센츠의 일행을 훑어봤다. 모두 C급 난이도를 수행하기에는 살짝 부족한 레벨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랄프였기에 탐탁지 않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네는 암살자군."


아칸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랄프. 전사나 성직자 계열의 직업을 갖고 있어서 그런지 대놓고 도적 계열의 아칸한테 적대감을 내비쳤다.


"자네는 성기사군."


아칸의 말을 듣고서 셀린은 한심하다는 듯이 아칸을 쳐다봤다. 아무래도 랄프한테 무시받고 있다는 사실을 모르는 눈치였다. 그 점을 랄프도 느끼고 있는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준비는 다 된 것인가?"

"네. 모든 준비를 마쳤습니다."

"좋아. 그럼 바로 침묵의 비명으로 향하도록 하지."


센츠가 고개를 끄덕였고, 일행은 앞장서서 걸어가는 랄프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


울부짖는 산 사이에 있는 협곡 가장 안쪽에는 거대한 폭포가 흐르고 있다. 강에 부딪친 폭포는 비명도 집어삼킬 정도의 소리를 낸다. 그리하여 붙은 이름이 바로 침묵의 비명.


본래 리저드맨이 활동하는 지역이었지만 지금은 늑대 도적단이 장악한 곳이었다. 저녁이 찾아온 침묵의 비명. 그곳에 센츠 일행이 들어섰다.


"저곳이군요."


센츠가 폭포 옆쪽을 가리켰다. 낙수로 발생한 물분자가 안개를 일으켜 잘 보이지 않는 지역이었다. 안개 너머로는 나무를 이어 만든 벽이 세워져 있었다.


"정문에 문지기 둘. 11시 방향과 2시 방향 감시탑에 궁수 하나씩 있네요."


눈이 가장 좋은 셀린이 안개 너머의 적들을 보고 말했다.


"입구는 하나뿐이군요. 캡틴. 제가 한 가지 작전을 제안드려도 되겠습니까?"


주변환경 파악을 끝낸 센츠가 물었다.


"그래. 얘기해라."


작전을 들은 랄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거 좋은 생각이군. 바로 수행하도록 하지."


캡틴의 수락이 있자, 일행은 작전 수행을 위한 위치로 이동했다. 셀린은 근처의 바위에 올라서서 궁수를 겨냥했다. 센츠와 랄프는 입구 근처의 풀숲에 몸을 숨겼다. 그리고 페리스는 먼발치에서 체리를 입에 넣으며 작전이 시작되길 기다렸다.


"오오. 시작된다."


벽에 가까이 붙어 움직이는 아칸. 그는 갈고리를 벽에 걸어 가뿐히 야영지를 넘어갔다.


벽에 가려져 아주 잠깐 아칸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이내 11시 쪽 감시탑에서 다시 모습을 드러내더니 궁수를 단 한 방에 쓰러뜨린다. 2시 방향의 궁수가 아칸을 발견했지만,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에 동료와 같은 운명을 맞이했다.


이윽고 열리는 야영지의 문. 인기척에 문지기는 뒤를 돌아봤다. 하지만 문틈으로 나오는 사람은 없었다.


이윽고 날아오는 화살 한 발이 문지기의 머리에 적중! 그리고 어느새 다가온 센츠가 남은 문지기의 등 뒤에서 칼을 찔러 넣었다.


깔끔한 작전 수행. 입구가 정리되자 센츠는 손을 저어 멀리서 대기 중이던 셀린과 페리스를 불어들였고, 랄프도 풀숲에서 걸어나왔다. 이내 아칸이 열어진 문 안쪽으로 진입했다.


이후의 상황도 비슷하게 흘러갔다. 아칸과 센츠는 움막을 돌아다니며 자고 있는 도적들을 하나하나 처리했다. 그러는 동안 셀린이 경계를 서고 있는 궁수나 순찰하고 있는 적의 머리를 꾀뚫었다. 한편 풀플레이트를 입은 랄프는 움직이면 많은 소음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페리스와 함께 문을 지켰다.


어느덧 7번째 움막을 처치하고 나온 센츠는 입술을 지그시 깨물었다.


이번 퀘스트의 목표는 도적의 몰살이 아니였다. 인질을 구하고 실험에 대한 증거를 찾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질은 구사하고 C급 난이도에 걸맞는 몬트서도 보이지 않았다.


"흠."


나지막히 신음을 흘렸다. 결정해야 했다. 어차피 인질도 없어 보이니 소란을 일으켜 짧은 시간 내에 많은 적을 물리칠지. 아니면 공을 들여 하나하나 적의 수를 줄여 나갈지.


"센츠니이이임!. 세엔츠으님!"


문득 어디서 들려오는 비명소리. 폭포소리에 파묻힌 비명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페리스였다.


"도적, 도적들이!"

"젠장!"


센츠는 곧바로 문을 향해 달려갔다.


당했다. 놈들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 이곳에 찾아올 것이란 사실을. 그래서 인질과 실험의 흔적을 치운 것이고, 야영지 안쪽에서 침입자를 죽일 생각인 것이다.


"덤벼라 도둑놈들!"


입구에 다다르고 나서야 랄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폭포소리가 아니였더라면 진작 들었을 소리였다.


랄프는 활짝 열린 문 앞에서 도적들을 막아서고 있었다. 멀리서 그를 향해 화살을 발사했지만 단단한 플레이트 갑옷에 박히지도 못한 채 바닥에 떨어졌다. 달려든 도적들은 그의 육중한 검 앞에서 나뭇잎처럼 쓸려나갔다.


"잘 버텼다, 기사여!"


빠른 이동속도로 센츠를 지나쳐 달리는 아칸. 그는 만화 속 주인공이 내뱉을 법한 대사를 하며 랄프를 지원했다.


"벽을 넘어라!"


몇몇 도적들은 벽을 넘으려 했다. 아칸이 그랬던 것처럼 벽에 건 갈고리 밧줄을 타고 오르는 도적들!


하지만 멀리서 날아오는 화살에 몇몇 도적은 벽을 넘자마자 바닥에 꼬꾸라졌다. 필요한 타이밍에 찾아온 셀린의 지원사격!


"아군의 지친 몸을 치유해주서. 힐!"


페리스도 먼발치에서 지원했다. 그의 회복마법이 닿자 조금씩 지쳐가던 랄프의 공격에 속도가 붙었다.


"죽여라아아아!"


그때 들리는 또 다른 함성소리. 이번에는 야영지 안쪽이었다. 움막 안쪽에서 잠을 자고 있던 도적들이 눈을 뜬 것이었다. 센츠는 달리던 걸음을 멈춰세웠다.


"너희는 내 몫이다. 클라이밋 엣지."


달의 빛을 삼킨 검. 그의 검이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며 적들 사이를 휘저었다.


아비규환이 된 야영지. 입구를 틀어막는 랄프와 아칸. 우회하는 녀석들을 처리하는 셀린. 동료들에게 힐을 넣어주고 공격력을 강화시켜주는 축복을 부여하는 페리스. 야영지 안쪽의 잔당을 처리하는 센츠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도적들을 하나 둘 처리해 나갔다.


수월하게 진행되는 전투. 하지만 센츠는 알고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오오오오오!"


등골을 오싹하게 만드는 라이칸의 울음소리가 우렁찬 폭포 소리를 뚫고 협곡 안에서 울려 퍼지며 본격적인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사정은 입구 쪽도 마찬가지였다.


"이래야 난이도 C급이라 할 만하지."


라이칸으로 변하지 않은 도적의 복부에서 검을 빼내며 센츠가 불연듯 나타난 라이칸을 쳐다봤다.


달빛의 라이칸. 대낮의 라이칸과는 확연히 달랐다. 튼튼한 근육질,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 은은한 달빛의 털. 라이칸을 잘 모르는 이가 보더라도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느껴질 법한 자태를 내뿜었다.


하지만 달빛의 힘을 쓰는 것은 비단 라이칸뿐이 아니였다. 크라이밋 엣지. 은빛을 무기에 두른 센츠가 위협적인 걸음으로 라이칸에게 천천히 걸어갔다.


센츠의 걸음걸이에는 자신감이 넘쳐 있었다. 이전에 라이칸에게 죽임을 당하고 나서 공부를 해온 그였다.


라이칸은 저주받은 생명체이며 모든 은속성 공격에 취약하다. 한편 달빛의 명속성은 은속성을 포함하고 있다. 때문에 라이칸은 힘의 근원을 달빛에 두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달빛에 취약하다.


"크르르르르."


라이칸이 날카로운 송곳니를 드러내며 자세를 낮췄다. 금방이라도 달려올 것 같은 자세. 센츠도 검을 치며들고 숨을 들이마셨다.


장기전으로 끌고가서는 안 된다. 서둘러 처리하고 본대에 합류한다.


각오를 마친 센츠가 속삭이듯 말했다.


"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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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고대 동물들의 왕국, 애니모피아 (1) 24.08.16 13 0 15쪽
14 103211 가지 방법 (3) 24.08.14 11 0 15쪽
» 103211 가지 방법 (2) 24.08.12 13 0 11쪽
12 103211 가지 방법 (1) 24.08.09 15 0 11쪽
11 꿈틀대는 공동묘지 (3) 24.08.07 14 0 12쪽
10 꿈틀대는 공동묘지 (2) 24.08.05 16 0 11쪽
9 꿈틀대는 공동묘지 (1) 24.08.02 15 0 13쪽
8 늑대 도적단 (2) 24.08.02 16 0 12쪽
7 늑대 도적단 (1) 24.08.01 16 0 12쪽
6 챔피언 (5) 24.07.30 17 0 13쪽
5 챔피언 (4) 24.07.29 21 0 14쪽
4 챔피언 (3) 24.07.29 22 0 11쪽
3 챔피언 (2) 24.07.26 27 0 13쪽
2 챔피언 (1) 24.07.25 38 0 12쪽
1 프롤로그 24.07.19 65 1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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