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대영제국에 괴식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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낑깡깽
그림/삽화
매일 저녁 8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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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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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19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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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7.2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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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젠트리와의 만남

DUMMY

성공은 보통 바빠서 찾을 정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찾아온다고 한다.


성실히 일하면 반드시 성공을 거둔다는 명언이지만, 지금의 나에게는 전혀 해당되지 않는 이야기였다.


왜냐고? 난 현대의 지식과 공산품을 활용해 사기를 치는 치트 플레이어였으니까. 거기에 미래의 역사적 지식까지 더했으니, 실패할 가능성은 애초에 없었다.


처음 메인 할머니에게 빌린 30실링의 사업 자금은 채 한 달도 되지 않아 3파운드라는 거금으로 불어났다. 그야말로 압도적인 성공.


그럼에도 나는 이 큰돈을 벌기 위해 전혀 바쁘게 일하지 않았다. 일요일은 안식일이라 당연히 쉬었고, 평일에도 아침 나절에만 반짝 장사를 했을 뿐.


그마저도 아빠와 에밀리를 끼워서 내가 할 수고를 최대한 줄였다. 어차피 재료 준비만 내가 해주면 튀기는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일이었으니까 문제될 건 없었다.


집 앞은 매일 아침 사람들로 북적였고, 심지어 구매하지 못한 이들끼리 주먹다짐이 벌어질 정도였다.


더군다나 식은 치킨 앤 칩스도 별미라는 소문까지 퍼지는 바람에, 점심이나 저녁거리로 사려고 몰려드는 사람들까지 생겨났다.


하지만 그런 상황에도 나는 한정 판매를 고수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노점상이 내 최종 목표가 아니었기에 굳이 에너지를 더 쓸 필요가 없었다.


나는 전생처럼 기다리는 중이었다.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 사람을.


그리고 그 기회는 예상보다 빨리 찾아왔다.


토요일 이른 오후, 오늘도 장사를 마치고 쉬던 중, 누군가가 1층 현관문을 두드렸다.


"실례합니다. 저는 '헨리 커즌'이라는 사람입니다만, 잠시 이야기 좀 나눌 수 있을까요?"


그는 단정하게 다림질된 고급 양복에 낮은 중절모를 쓴, 멋들어진 콧수염이 인상적인 남자였다. 그래, 내가 바로 찾던 사람이었다.


발음만 들어도 알 수 있다. 그는 상류층이 사용하는 RP(*Received Pronunciation, 표준 발음)를 완벽하게 구사했고, 행동도 매우 정중했다.


평범한 워킹 클래스인 나에게 이렇게까지 공손하게 대한다는 게 믿기 어려울 정도.


이 사람, 확실히 젠트리였다.


"저는 쟝이라고 합니다. 무슨 일로 오셨나요?"

"우선 제 명함을 받아주십시오. 한번 읽어 보시죠."

"바클리즈 은행··· 투자 담당자이시군요?"

"그렇습니다. 오늘 드릴 말씀은 비즈니스 제안입니다."


명함부터가 고급스럽다. 이 시대에 보기 드문 정교한 인쇄와 고급 재질.


확실히 재력이 충분히 짐작간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안으로 들어오시죠."

"환대에 감사드립니다."


접견 장소는 1층 메인 할머니의 응접실. 우리 집은 장사 준비로 어수선했으니까.


아무튼 나는 상태창의 능력을 활용해 이 남자의 속마음을 엿보았다.


[ 헨리 커즌: 치킨 앤 칩스의 힘을 내가 가질 수만 있다면! / 감정: 탐욕 / 만족도: - ]


확실했다. 이 사람, 치킨 앤 칩스의 레시피를 노리고 있다.


쪼르륵. 나는 조용히 그에게 차 한 잔을 따라 주었다. 이런 상황에선 최대한 말을 아끼는 게 중요하다.


말에는 무의식적으로 사람의 감정이 담기기 마련. 억양, 말투, 심지어 음성의 높낮이까지도 현재 심리 상태에 대한 정보가 숨어 있다. 그래서 때론 침묵과 인내가 큰 무기가 된다.


이 사람도 지금은 본심을 숨기고 있었지만, 상대방의 패를 하나 먼저 까고 들어가는 내 쪽이 이 분야에선 훨씬 더 선수라 할 수 있었다.


나는 상대방이 먼저 말을 꺼낼 때까지 잠자코 기다렸다. 이 차의 향을 맡고도 가만히 있을 사람은 없을 테니까.


예상대로, 그는 차의 향을 몇 번 음미하더니, 놀란 듯 입을 떡 벌렸다.


"허어, 이건 다즐링이군요··· 꽤 섬세한 향에 독특한 꽃 향기가 조향되었는데··· 글렌번(Glenburn)입니까? 그런데 뭔가 미세하게 조금 다른 느낌이··· 혹시 어디서 구하셨는지 여쭤봐도 될까요?"

"죄송하지만, 저도 선물 받은 거라 잘 모르겠습니다."


글렌번이 맞다. 글렌번은 현재 런던에서 돈 주고도 구하기 힘든 최상급의 다즐링 브랜드.


이 사람이 어퍼 클래스에 속하는 젠트리라면 사교클럽 같은 곳에서 몇 번은 맛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가 혼란스러워하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글렌번은 글렌번인데, 내가 꺼낸 것은 현대에 몇 차례나 개선된 최고의 버전. 가격도 겨우 포인트 27이라 부담 없이 꺼내 왔지.


백 년이면 홍차의 품종을 완전히 탈바꿈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물론 솔직히 말하면 나는 홍차의 맛을 구분할 줄 모른다. 단지 교섭에 앞서 이 사람을 살짝 혼란스럽게 만들기 위해 장난질을 쳤을 뿐이었다.


어쨌든 내 의도는 성공적이었고, 그 결과는 눈앞의 상태창으로 바로 확인되었다.


[ 헨리 커즌: 도대체 이 상큼함은 뭐지?! 이 내가 맞출 수 없는 브랜드가 있다니?! / 감정: 혼란 / 만족도: ★★★★★ ]


【 요리 포인트를 5 획득했습니다. 】


어라, 그냥 차만 따라줬을 뿐인데도 만족도 평가가 뜨네? 이것도 요리로 인정되는 건가? 뭐, 덕분에 꽁으로 포인트를 얻었으니 나쁠 건 없지.


왜 이 사람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냐고? 당연히 협상 과정에 블러핑을 눈치 못채게 집어넣기 위해서지. 비록 20세기에 들어섰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대인의 눈엔 미개한 영국 런던이다.


수틀리면 뒤에서 쓱싹 해도 범인을 잡기 힘든 세상. 그러니 나는 이 사람에게 내가 단순한 소년이 아니라고 굳게 믿도록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모든 걸 속이기 위한 연기다.


"이런 훌륭한 차를 이렇게 쉽게 선물해 줄 만한 분이라면··· 으음."


다행히 내 의도는 제대로 통했다. 그의 시선은 내가 아니라 혹여나 내 뒤에 있을지도 모를 거물에게 꽂혀 버렸다.


당연하지. 설마 이렇게까지 엄청나게 비싼 다즐링을 내가 훔쳤다고 생각하겠어? 어떤 귀한 분이 줬다고 생각하겠지.


이 사람이 처음부터 나에게 당당히 접근한 이유는 분명했다. 한 달 전부터 런던 시내 노동자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치킨 앤 칩스.


피쉬 앤 칩스의 완벽한 상위 호환재다. 센세이션과 다름 없었을 거다.


분명히 비슷한 조리방법을 시도해 봤을 터. 하지만 구현은 실패했겠지. 한국식 치킨은 단순히 먹어본다고 따라 할 수 있는 레시피가 아니었으니까.


이건 콜럼버스의 달걀과 같다.


애초에 누가 귀찮게 치킨을 두 번 튀긴다고 상상이나 할까? 처음부터 역설계가 불가능한 레시피였다. 그게 내가 이 조리법을 선택한 이유기도 했고.


겉으로는 정중해 보이는 이 사람, 사실 이미 내 뒷조사까지 모두 마친 상태였을 것이다. 치킨 앤 칩스를 팔기 전까지 나는 베이커 가를 누비던 뒷배 없는 신문팔이 소년에 불과했으니.


게다가 이 허름한 집을 보고 확신까지 했겠지. 여차하면 달콤한 말로 나를 꾀어 요리 레시피를 빼앗을 수 있을 거라고. 그래서 대리인을 보내지 않고 본인이 직접 교섭에 나선 것.


이 사람을 내쫓고 다른 사람을 만나면 되지 않느냐고? 천만의 말씀. 내가 이 세상에 적응하면서 깨달은 부자들의 사고방식은 하나같이 똑같았다. 그들은 겉으로 드러내지 않더라도, 하층민을 깔보는 태도를 감추지 못한다.


이 남자 대신 다른 사람을 만나도 결국 상황은 비슷했을 거라고.


하지만 내게 가장 먼저 접근했다는 건 이 사람이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잘 맡는다는 증거. 그래서 나는 이 사람을 놓칠 수 없었다.


이 상냥한 헨리 씨가 정신을 차리기 전에, 나는 서둘러 주도권을 잡기로 했다.


"그럼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시죠. 어떤 일로 저를 찾아오셨나요?"

"아, 실례했습니다. 잠시 생각이 잠겨서 그만. 제가 제안하고 싶은 건, 지금 만들고 계신 치킨 앤 칩스의 요리법을 저희 은행에서 구매하고자 한다는 것입니다. 어디서도 먹어보지 못한 그 맛! 저는 완전히 사랑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 요리를 더 큰 규모로, 부유층을 대상으로 사업화하면 큰 돈을 벌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런던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치킨 앤 칩스를 전파하는 것입니다!"


이 남자, 생각보다 큰 포부를 지녔군. 20세기 초에 벌써 프렌차이즈의 개념을 생각해? 범상한 사람은 절대 아니다.


이제 여기서부턴 연기의 영역이었다. 나는 일부러 말꼬리를 흐리며, 결정권이 내게 있지 않다는 인상을 주기로 했다.


"정말 대단한 계획이시군요. 하지만 그 요리는 제가 혼자 만든 게 아니라서, 그리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렇다면 결정권을 가진 분들과 모두 함께 논의해 보면 되겠군요. 어떤 분이신가요? 부모님이십니까? 저는 충분히 기다릴 수 있습니다."

"부모님은 아니세요. 사실 이 요리법은 제가 독자적으로 개발한 게 아니라, 저도 어느 분께 배운 겁니다. 홍차도 그분께서 선물해 주신 거죠."

"허엇···."


헨리 씨의 얼굴에 당혹스러운 표정이 떠올랐다. 물론 이 또한 내가 의도한 반응이었다.


"혹시 그분은 지금 어디에 계신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세계 곳곳을 탐험하시는 걸 좋아하신다고 들었거든요. 조만간 돌아오신다는 편지는 받았지만, 언제가 될지는 저도 잘 모르겠네요."


사실, 이 모든 얘기는 내가 만들어낸 가짜였다.


헨리 씨는 머릿속에서 이 가상의 인물 A와 치열하게 싸우느라 혼란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당연히 그럴 수밖에. 조사에 없던 사람이 갑자기 등장했는데 당황하지 않을 수 있겠냐?


헨리 씨가 이렇게 간단한 함정에 빠진 이유는 단순했다. 10대 소년인 내가 그를 상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거짓말로 일관할 거라고는 차마 상상하지 못했을 테니까. 이 시대의 상식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교육받지 않은 소년은 쉽게 들통날 거짓말만 한다. 그러니 겉보기에 거짓말이 아니라면, 그건 백 퍼센트 사실일 거라는 논리.


물론 이건 터무니없는 생각이지만, 이게 이 시대의 평범한 젠트리의 사고방식이었다. 그리고 그가 내가 생각한 전형적인 젠트리라면, 다음에 나올 말도 뻔했다.


"하지만 쟝 군도 이 요리에 충분한 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요리법을 처음 고안한 분의 연락처를 주시면 제가 따로 만나 충분한 대가를 지불하겠습니다. 물론, 쟝 군의 지분까지도 함께 사고 싶습니다."


그럴듯한 말이었다. 하지만 이건 미끼다.


요리법은 똑같이 따라 하거나, 살짝 변형해도 저작권을 주장할 수 없다. 사실 그건 현대서도 마찬가지였다. 레시피에는 저작권이 없다. 역설계가 불가능하니까 지금은 일단 돈으로라도 유혹하려 하는 것이었다.


즉, 내가 치킨 앤 칩스의 요리법을 넘긴다면, 치킨 앤 칩스의 수명은 이번 단 한 번의 1회성 거래로 끝나고 말 거라는 것.


하지만 그건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치킨 앤 칩스에 얼마나 창대한 미래가 있는데? 아직 거품조차 제대로 끼지 않았다고? 난 이걸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만큼 가치를 불릴 생각인데?


그래서 나는 이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이익을 뽑아 내기로 했다. 그리고 사실 그 방법은 이미 오래전부터 머릿속에 담아 두고 있었다.


"그래도 제가 혼자 만든 요리가 아니니, 함부로 사고파는 건 그분께 실례가 될 것 같아서요. 하지만 큰 레스토랑을 열고 싶다는 아이디어는 참 멋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드리는 말씀인데요···."


나는 잠시 말을 끊고 한 박자 쉬었다. 이 부분이 본론이었기에.


"제가 그 식당의 메인 셰프로 일하는 건 어떨까요? 복잡하게 지분을 사고팔고 할 필요도 없고, 모든 문제가 깔끔히 해결될 겁니다. 무엇보다 이 요리의 핵심 노하우는 제가 가장 잘 알고 있으니까요. 그 원대한 사업 계획에 저도 함께하고 싶습니다."


20세기 런던. 뒷골목에선 여전히 각종 야만이 판치는 시대. 든든한 배경 없이는 어떤 사업도 성공하기 힘든, 부자들이 모든 기득권을 움켜쥔 세상.


요식업 역시 이 시대에서 초기 자금이 많이 드는 사업이었다. 한 달에 겨우 3파운드를 버는 벌이로는 식당을 차리겠다는 꿈조차 꿀 수 없는 현실.


하지만 나는 부자들을 상대로 장사를 해야 했다. 하루 2펜스조차 아까워하는 가난한 노동자들을 상대로는 큰돈을 벌 수 없을 테니까.


그래서 결심했다. 이왕 식당을 열 거라면, 내 앞에 가장 먼저 나타난 호구의 돈을 이용하기로.


그리고 그 기회가 드디어 나에게 찾아왔다.


눈앞의 호구, 헨리 씨는 내 손을 꼭 잡으며 무척이나 감동받은 표정을 지었다.


작가의말

이 시기 런던에서는 계층과 교육의 격차가 워낙 커서 하층민이나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사람들은 상류층의 눈에 쉽게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순진한 존재로만 여겼다고 합니다. 특히 젠트리 계급의 사람들은 자신의 상식을 바탕으로 타인을 평가하는 경향이 강해서 실제로도 투자 사기를 많이 당했다고 하네요. 순진해 빠진 놈들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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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트리와의 만남 +9 24.07.27 15,713 403 13쪽
4 치킨 앤 칩스 +15 24.07.26 15,868 451 11쪽
3 아서 코난 도일 씨의 친구 +17 24.07.25 16,701 44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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