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몬스터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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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꿀호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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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2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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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06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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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자이언트 옥토퍼스-2

DUMMY

자이언트 스퀴드가 수면 위로 수많은 다리들을 올렸다. 갑판에 서 있는 유진에게 거대한 오징어는 다리를 겨냥했다. 수많은 다리들이 머리 위로 비처럼 쏟아진다. 오징어 다리의 게틀링 건이었다. 급류에 쓸려가는 범선을 쫓아가며 난사하는 것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오징어 다리는 신속했다.

청동 거인의 대검으로 유진은 날아오는 오징어 다리를 빗겨냈다. 베어내고 잘라내기 여의치 않으면 튕겨냈다. 그러나 레벨 28 자이언트 스퀴드의 다리는 유진이 모두 막아내기 어려울만큼 민첩했다. 거대한 다리가 옆으로 스치자 피부가 베여나갔다.


“씨발. 흐느적거리는 새끼들.”


박민수가 머리 위로 쏟아지는 문어의 다리들을 튕겨내며 욕설을 중얼거렸다. 경상을 입은 박민수의 팔과 다리에서 붉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흔들리는 범선에서 전투해야하다보니 제대로 상대하기가 쉽지 않았다. 거대한 문어의 피부가 두꺼워 제대로 검이 박히지 않는다는 것도 한몫했다. 날카로운 바위들을 쏘아내서 그나마 치명상은 피할 수 있었다.

최현우는 방향타를 움직이며 신음했다. 유진 뿐만 아니라 박민수와 송시아도 각자 몬스터를 상대로 고전하고 있었다. 한 사람당 달라붙은 하나의 문어나 오징어는 끈질기게 배를 쫓아왔다.


‘지금 내가 이 파티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최현우는 범선을 운전하며 어떻게 해야 일행을 도와줄 수 있을지 생각했다. 또한 어찌해야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을지 궁리했다.

헬레나는 긴장한 얼굴로 최현우의 곁을 지키고 있었다. 이래서야 파티의 전력이 줄어든다.

방향타를 돌리던 최현우의 눈에 바다의 중앙에 있는 바위섬이 들어왔다. 문득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위험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벗어나려면 그 방법밖에 없다. 그리 생각하며 최현우는 소리쳤다.


“모두 중심 잘 잡아!”

“뭐? 왜?”


박민수의 반문을 무시하며 최현우는 범선을 바위섬으로 틀었다. 범선이 바위섬으로 돌진한다.


“최현우! 꺾어! 옆으로 꺾으라고!”


바위섬이 가까워지자 최현우는 오른쪽으로 키를 돌렸다. 거친 바위섬에 닿을 듯 말듯. 아슬아슬하게. 범선이 스치듯 바위섬을 비껴 지나간다. 범선의 옆에 달라붙듯 쫓아오던 거대한 문어들은 추적에만 정신이 팔려 미처 보지 못했다. 맹렬히 쫓아오던 속도 그대로 문어가 바위섬에 부딪친다. 무언가 터지는 소리와 함께 자이언트 옥토퍼스가 떨어져 나갔다.

거대한 해양 몬스터 두 마리가 떨어져 나간 상황에 박민수는 당황하여 입을 벌렸다. 박민수는 범선이 바위섬에 부딪칠뻔했던 것에 불만을 말해야 할지 아니면 몬스터를 떨군 걸 칭찬을 해야할지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웃으며 소리쳤다.


“잘 했어, 최현우!”

“정말 아슬아슬했어. 조금만 더 옆으로 갔으면 우리가 바다에 빠졌을 거야.”


송시아도 검은 창을 거두며 숨을 가다듬었다. 범선의 좌측이 아닌 우측에 있던 자이언트 스퀴드만이 여전히 배를 추격해오고 있었다.

갑판으로 날아오는 오징어의 다리를 피하며 유진은 대검을 휘둘렀다. 전격을 몸에 두르고 가속하자 조금씩 몬스터의 다리가 익숙해졌다. 많았던 다리가 전보다는 확연히 줄었다. 유진은 침착하게 다리들을 피하고 베어냈다.


“오른쪽에 있는 건 어쩔 수 없어! 그냥 잡아야 돼.”


섬을 중심으로 범선은 시계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바위섬에 부딪치게 하여 처치할 수 있는 건 좌측의 몬스터들 뿐이다. 우측에서 오는 몬스터는 직접 처치하는 수밖에 없었다.


“뭐지? 경험치가 안 올랐는데?”

“박민수! 내 생각엔 막타를 쳐야될 것 같아! 배를 아까 거기로 몰 테니까 막타 쳐!”


박민수와 송시아는 난간 근처에서 기다렸다. 최현우가 범선을 바위섬으로 운전하자 아까 떨어져 나갔던 거대한 문어들이 보였다. 바위섬에 머리가 깨진 문어들에게서 녹색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범선이 바위섬에 가까워지자 박민수가 공중에 날카로운 커다란 바위를 만들었다.

박민수의 바위가 문어를 관통했고 동시에 송시아가 쏘아낸 거대한 줄기가 다른 문어를 꿰뚫었다.


「경험치 3,121 획득」

「레벨 업!」


레벨업 알림이 연달아서 터졌다.


“와. 경험치 존나주네.”


박민수의 레벨이 순식간에 4가 올라 13이 되었다. 송시아나 최현우도 마찬가지였다. 유진은 이제 17레벨이었다. 위험한만큼 경험치는 100층 아래와는 차원이 달랐다.

좌측에서 거대한 오징어와 문어가 나타났다. 박민수와 송시아가 몬스터들을 상대하자 최현우가 범선을 운전하며 소리쳤다.


“바위섬으로 끌고갈게! 다들 중심 잘 잡아!”


110층. 최현우가 보기에 이곳은 개꿀 사냥터였다. 거대한 해양 몬스터들은 확실히 강하다. 범선이 파괴되면 사냥이 어려워지니 난이도도 제법 높다. 그러나 범선을 바위섬 주변으로 몰기만 하면 대량의 경험치를 빠르게 얻을 수 있다.

최현우는 범선을 몰면서 역시 1차 전직이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1차 전직 최소 요구 조건인 50레벨은 처음에 터무니없이 허들이 높지만 어딘가에는 분명 돌파구가 있었던 것이다.

범선이 바위섬을 비껴나가자 거대한 해양 몬스터들이 섬에 머리를 부딪쳤다. 몬스터들이 떨어져 나갔으니 이제는 섬 주변을 한 바퀴 도는 것만 남았다.

우측에서 유진은 거대한 오징어에게 쇼크 웨이브를 난사했다. 수십 갈래로 뻗어나간 반월의 전격이 이미 넝마나 다름없는 오징어의 온몸을 베어버렸다. 흐느적거리며 오징어가 배에서 떨어져 나간다.


「레벨 업!」


“민수 형! 레벨 진짜 잘 오르네요.”

“그러게. SSS랭크 헌터들이 그동안 너무 쫄았나봐. 이럴줄 알았으면 더 빨리 위로 올라오는 건데.”

“던전 문은 왜 안 열리지?”


송시아가 열리지 않은 검은 문을 돌아보자 유진은 바위섬을 손으로 가리켰다. 정확히는 바위섬 중앙에 있는 붉은 레버를 손으로 겨눴다.


“저거 당기면 열리지 않을까?”

“그런가보네.”

“지금 나가기는 아깝잖아? 이렇게 레벨업하기 쉬운 던전이 얼마나 되겠어.”


일행은 나가지 않고 더 레벨업 하기로 했다. 각자의 역할에는 변함이 없었다. 유진과 박민수, 송시아가 딜러로 몬스터들을 상대하고 최현우가 조타수가 되어 배를 운전한다. 헬레나는 곁에서 최현우를 보호한다. 그렇게 일행은 처음에 했던 사냥을 계속했다.


「레벨 업!」


박민수가 바위섬에 머리가 깨졌던 거대 오징어를 처치하며 웃었다.


“경험치 정말 잘주네. 왜 이렇게 경험치 차이가 아래랑 심하지?”

“그게 rpg의 기본 룰이니까. 경험치가 가장 잘 오르는 사냥터를 먼저 찾은 사람이 더 빨리 성장하는 건 모든 rpg의 국룰이야.”


유진은 거대한 문어를 베어넘겼다. 거대한 해양 몬스터들도 익숙해지니 어떻게 반응하고 처치해야 좋을지 미리 예측할 수 있었다. 조금 여유가 생기자 유진은 인벤토리를 켰다.


“다들 뭐 마실래? 탄산? 아니면 커피?”


송시아는 유진에게 걸어오더니 안에 들어있는 물건들을 보고는 눈을 크게 떴다.


“무슨 음식을 이렇게 많이 넣었어? 세상에. 이것 좀 봐. 케이크에 파스타도 있어.”

“어제 마트에서 장을 봤죠. 그거 알아요? 인벤토리에 음식을 넣으면 상하지 않아요. 차가운 음식도 뜨거운 음식도 그대로 보존할 수 있죠.”

“정말? 그건 몰랐는데. 정말 편리한데?”


송시아는 둘러보다가 유진의 인벤토리에서 파르페를 꺼냈다.


“난 이거!”


박민수는 캔커피를 꺼내갔다. 뚜껑을 열어 한 모금 마시더니 쾌활하게 웃었다.


“시원하네!”

“현우 형은 뭐 마실래요?”

“난 그럼 쿠콜라 하나 줘.”

“헬레나. 너는?”

“저는 빅월드콘이요!”


유진은 최현우에게 캔 콜라 하나를 꺼내서 던져줬다. 조타수인 최현우를 곁에 두고 갑판에 앉아 일행은 잠시 휴식을 가졌다.


“참 날씨 좋네.”

“이게 던전이라니. 다시 봐도 믿기지가 않아. 바다도 하늘도. 밖이랑 똑같잖아?”


송시아는 달콤한 크림을 삼키며 푸른 하늘과 바다를 둘러봤다. 던전이라기에는 탑의 안은 지나치게 현실적이었다.


“게이트처럼 다른 세계와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닐까?”

“층마다 전부 다?”

“그래. 전부 다.”

“민수 형 말이 맞을수도 있어. 나도 전부터 그런 생각 했어.”

“헬레나. 혹시 넌 탑에 대해 뭔가 아는 거 있어?”


송시아가 서포트 캐릭터인 헬레나라면 뭔가 알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여 물어봤으나 헬레나는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아뇨. 저의 기억은 흐릿해요.”


거대한 문어가 범선 좌측에 나타나자 박민수가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일할 시간이네. 여기 해산물은 참 팔팔해. 쉬지 않고 배로 달려들고.”


딜러들이 난간 근처로 돌아갔으나 최현우는 여전히 범선을 운전하고 있었다. 바다의 급류는 회전하다가도 가끔씩 바위섬으로 방향을 튼다. 그렇기에 방심할 수는 없었다.


“현우! 그만 쉬어요. 제가 교대해드릴게요.”

“아니. 그럴필요 없는데.”


헬레나가 반쯤 억지로 최현우를 방향타에서 떼어냈다.


“쉬세요. 탑의 공략은 쉬는 것도 중요해요.”


헬레나가 키를 잡자 하는 수 없이 최현우는 물러났다. 레벨 15가 되며 전체적인 스탯이 올라서 그런지 전혀 지치지는 않았다. 그저 정신력만 조금 소모되었을 뿐이다. 갑판에 앉아서 최현우는 아까 마시지 못했던 쿠콜라를 마셨다.

차가운 탄산을 목 너머로 넘기며 최현우는 유진을 바라봤다. 일행은 저마다 대검과 창으로 몬스터를 상대하고 있었다. 쓸데없는 동작을 제외하고 약간의 스텝만으로 몬스터의 날아오는 다리를 피하고 있었다. 단순히 스탯만 높다고해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일행은 수많은 실전과 경험으로 다져진 노련한 헌터였다.


‘나도 이제야 조금은 도움이 되었구나.’


파티에 들어와서 그동안 1인분을 제대로 하지 못했던 것은 최현우에게 있어 가장 큰 마음의 부담이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경험치는 곁에서 똑같이 받았다. 언제나 그것을 불편하게 생각했는데 적어도 오늘은 조타수가 되어 분명 제대로 도움이 되었다. 최현우는 이제야 마음이 조금은 가벼웠다.

최현우는 거대한 문어의 다리를 베어내며 상대하고 있는 유진을 바라봤다. 그것을 보며 최현우는 마음 한편으로는 기대했다. 언젠가는 자신도 저렇게 거대한 몬스터를 홀로 상대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였다.

다 먹고 남은 알루미늄 캔을 바닥에 내려놓고 최현우는 일어났다. 최현우는 방향타를 잡고 바위섬에 몬스터를 떨쳐내고 있는 헬레나의 어깨를 붙잡았다.


“헬레나. 이제 내가 할게.”

“더 쉬세요! 쉰지 얼마 안 됐잖아요.”

“괜찮아. 조타수 더 해보고 싶어서 그래. 너는 곁에서 나를 더 지켜줘.”

“어쩔 수 없네요.”


헬레나가 웃으며 비켜주자 최현우는 방향타를 붙잡았다.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짠내가 배어 있었다.

사냥이 끝난 것은 유진의 레벨이 25가 되었을 때였다. 바위섬의 레버를 작동하지도 않았는데 던전의 문이 자동으로 열렸다. 범선은 부두로 돌아갔으며 더 이상 거대한 몬스터들은 나타나지 않았다.


“오늘은 진짜 개꿀이네.”


박민수의 레벨은 이제 22였다. 송시아나 최현우의 레벨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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