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몬스터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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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꿀호빵
작품등록일 :
2024.07.2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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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22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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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성 돌격의 랜스 헬레나

DUMMY

“형! 레벨링 부스터를 손목에 껴봐요. 그건 손목시계라 손목에 차서 사용해야 돼.”


유진은 이수영의 말대로 레벨링 부스터를 손목에 착용했다. 그러자 눈앞에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푸른 홀로그램. 게임의 캐릭터 정보창과 유사했다.


「이유진. Lv 1/250」


레벨이 1/250으로 되어있는 걸 보면 만렙은 250으로 보였다. 레벨 아래로는 힘, 민첩, 지능, 체력, 마력 스탯이 있었다. 스탯 옆에 있는 자동분배에 체크가 되어있었다. 해지하기 위해 유진은 자동분배를 눌렀다. 그러나 스탯 자동분배가 풀리지 않았다.


“왜 그래요, 형?”

“스탯 자동분배가 안 풀리는데. 원래 이런가?”


대답은 근처에 있던 에드먼드에게 돌아왔다.


“그래. 원래 그런 거야. 안 풀리니까. 괜히 풀려고 고생하지 말고.”


에드먼드는 꽤 협조적이었다. 내기로 부딪치고 감정에 변화라도 일어난 것일까? 키네틱 쉐도우는 불만은 많아 보이지만 그래도 잠잠했다.

캐릭터 정보창은 on/off가 가능했다. 키고 다니면 시야를 방해하기에 유진은 off를 눌러 정보창을 치웠다.

박수를 치며 크리스티나는 유진에게 걸어왔다. 유려한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그 뒤를 질서의 파벌이 따라왔다.


“이유진. 과연 로엘의 말대로였구나. 에드먼드를 압도하다니. 자! 이걸 받으렴.”

“누님. 이게 뭐죠?”

“받아보면 알아.”


크리스티나는 유진에게 모래시계를 건넸다. 손바닥으로 쥐면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모래시계. 겉으로 보기에는 특별한 점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모래시계를 손에 쥐자 변화가 일어났다. 레벨링 부스터를 착용했을 때처럼 눈앞에 홀로그램이 나타났다.


「소환하시겠습니까? YES / NO」


“파란 창이 나타났는데. 소환하냐고 물어보네요. 이건 대체 뭐죠?”

“그건 스폰 서머너라는 아티펙트인데. 서포트 캐릭터를 소환하는 아티펙트야. 한 명에게 하나의 소환권이 생겨. 한 번 소환할 수 있는 거지.”

“한 번밖에 소환을 못한다구요?”

“그래. 그래도 소환하면 전투에 큰 도움을 줄 거야. 뽑아봐.”


이수영이 소환하려고 하는 유진에게 말을 덧붙였다.


“형! 그거 좋은 거 나올 확률이 엄청 낮아요. 저장하면서 다른 사람들끼리 그동안 돌려쓰며 확인한 건데. 1성이 60%고. 2성이 37%정도 되요.”

“별이 있어?”

“스폰 서머너는 뽑기 게임과 비슷해요. 별이 높을수록 전투력이 더 강한 거죠. 지금까지 4성 뽑았던 사람이 한두 명 정도밖에 없어요.”


유진은 뽑기 게임에 대해서 어느 정도는 알고 있었다. 운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하는 뽑기 게임에서 소환권이 1장이라는 것은 너무나도 터무니없는 규칙이었다.


“나중에 소환권 더 안 생겨?”

“네. 지금까지 늘어난 적은 없어요. 한 명에게 무조건 한 장이죠.”


유진은 소환창의 YES 버튼을 빠르게 눌렀다. 어차피 확률 소환이라면 고민해도 소용이 없었다. 소환창이 사라지고 허공에 두 개의 주사위가 나타났다. 허공에서 요란하게 회전하는 주사위를 모두가 볼 수 있었다.


「가챠! 돌려! 가챠! 가챠!」


뽑기를 부르는 목소리가 지나가고 허공에서 주사위가 멈췄다. 주사위가 사라지며 눈부신 빛이 쏟아져나왔다.

나타난 것은 빛바랜 금발을 뒤로 묶은 여전사였다. 왼팔에는 거대한 방패, 오른손에는 커다란 랜스를 쥐고 있는 여전사는 탁한 은빛의 갑옷을 입고 있었다. 견장이나 각반은 어두운 갈색이었다.


“제가 옆에서 꼭 붙어서 지켜드릴게요!”


「★ 돌격의 랜스 헬레나 Lv. 1」


활기차게 웃는 헬레나의 머리 위로 별과 레벨이 적혀있었다. 허탈했다. 소환권이 한 장인 것 부터가 문제였지만. 1성이 나왔으니 기분이 좋지 않았다.


“큭! 흐흐!”

“야. 저것 봐. 1성이야.”

“나는 그래도 전에 2성 나왔는데.”


파벌을 떠나서 이노센트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괜히 무안해진 것은 소환된 헬레나였다.


“어? 저기. 다들 왜 웃으시는 거죠? 혹시 소환사 님은 왜 그런지 아시나요?”

“아니. 사람들 웃는 거야 신경 쓸 거 없고. 소환사라고 하지 말고 그냥 이름으로 불러.”


헬레나는 유진의 머리 위를 바라봤다. 소환사와 서포트 캐릭터는 서로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럼 유진 씨? 유진 님?”

“아니. 그냥 유진이라고 불러.”

“유진! 유진······ 알았어요, 유진!”


크리스티나는 유진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원래 가챠가 다 그런 거야. 1성이 가장 잘 나와. 당분간 스폰 서머너는 그냥 니가 갖고 있어.”


프래드릭은 다른 파벌의 수장을 훑어봤다.


“이제 어떻게 할까? 오늘은 이쯤에서 끝낼까?”

“집에 가서 쉬는 것도 좋을 것 같은데.”


크리스티나와 에드먼드는 고민했다. 프래드릭의 옆에 서며 유진은 에드먼드를 바라봤다.


“에드먼드. 100층 몬스터 레벨 봤죠?”

“봤는데, 왜?”

“몬스터 레벨 몇이었어요?”


에드먼드는 보스 몬스터가 소환했던 몬스터들의 레벨을 떠올렸다.


“25였어. 아마도.”


층마다 레벨이 다른 몬스터가 분포되어 있을 것이다. 만렙인 250레벨 몬스터가 1000층에 있다고 가정한다면 4층마다 몬스터 레벨이 1씩 증가한다고 볼 수 있었다. 100층에 25레벨 몬스터가 있다면 가설은 더욱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기실에는 플레이어 로비라고 적혀있었다. 한 가지 가설이 뇌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어쩌면 이 탑은 처음부터 레벨업 시스템에 맞게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 플레이어처럼 공략하지 않으면 공략이 불가능한 것이 아닐까?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유진의 시선이 프래드릭을 향했다.


“프래드릭 형. 40층에 가보는 게 어때요?”

“40층? 특별한 이유라도 있어?”

“4층마다 몬스터 레벨이 1이 증가하는지 확인해야겠어요. 경험치가 얼마나 들어오는지도요.”


몬스터와 레벨 차이가 나면 경험치가 줄어드는 것은 RPG 게임에 자주 있는 설정이었다. 최대 몇 레벨 차이까지 경험치가 제대로 들어오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현실에서 게임 설정을 참고하게 되었다는 사실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캐릭터 정보창이나 서포트 캐릭터, 아티펙트. 아직 익숙하지가 않다.

프래드릭은 스카이 엘리베이터로 걸어갔다. 승강기를 작동하자 문이 열렸다.


“좋아. 그럼 지금 바로 가볼까?”

“프래드릭 형? 내일 가도 되는데.”

“아니. 40층 정도라면 문제없겠지. 지금 가도 충분하잖아. 다들! 그렇지?”

“당연하지!”

“겨우 40층이잖아!”

“얼마나 힘들겠어?”


빛의 파벌의 이노센트들이 웃으며 승강기로 들어갔다. 승강기 안에서 프래드릭은 ‘500인승 변경’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승강기가 좌우로 순식간에 늘어났다. 빛의 파벌이 모두 승강기로 들어가자 이어서 질서의 파벌이 들어갔다. 프래드릭은 퉁명스럽게 크리스티나를 바라봤다.


“가려고? 쉬고 싶다며.”

“당신들만 보내기에는 불안하니까. 특별히 도와주겠어요.”


에드먼드는 키네틱 쉐도우를 이끌고 승강기로 들어왔다. 이번에는 프래드릭 뿐만 아니라 크리스티나도 의아스럽게 에드먼드를 쳐다봤다.


“에드먼드? 가려고?”

“40층에 뭐가 있는지 우리도 확인해야 하니까.”


빅센이 40층 버튼을 누르자 승강기가 작동했다. 올라가는 승강기 안에서 1성 캐릭터 헬레나는 랜스를 꽉 움켜쥐었다. 유진의 곁에서 헬레나는 중얼거렸다.


“걱정하지 마세요, 유진. 제가 꼭 지켜드릴게요.”


긴장한 것인지 헬레나의 얼굴이 굳어있었다.

40층에 도착하자 띵동 소리가 울렸다. 승강기의 문이 열리자 플레이어 로비가 있었다. 정면에는 안으로 진입할 수 있는 검은 문이 있다. 1층과는 다르게 전체적으로 벽이 불그스름하며 어두운 그늘이 쏟아지고 있었다. 은은한 빛이 나오는 벽과 그늘은 대조적이었다.

프래드릭, 크리스티나, 에드먼드. 파벌의 수장들은 40층의 문으로 걸어갔다. 돌이켜보니 다 같이 함께 행동하는 건 오늘이 처음이었다. 검은 문 앞에 서며 프래드릭은 에드먼드에게 시선을 옮겼다.


“너랑 이렇게 함께 있는 날이 올 줄은 몰랐는데.”

“착각하지 마라, 프래드릭. 이건 일시적인 협조에 불과해.”

“둘 다 여기까지 와서 이러지 말고. 이제 들어가 봐야지?”


셋은 유진을 돌아봤다. 프래드릭은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유진아. 니가 직접 여는 게 어때?”

“꼭 그럴 필요 있어요?”


크리스티나도 에드먼드도 뒤로 물러섰다.

빛, 어둠, 질서. 모든 이노센트들이 유진을 지켜보고 있었다. 어둠은 아직 시선에 불만이 섞여 있지만. 에드먼드와의 내기 이후로 대부분 인정해주는 분위기였다. 그런 많은 관심이 유진은 다소 부담스러웠다.

유진은 검은 문으로 걸어갔다. 뒤에는 헬레나가 잔뜩 긴장한 얼굴로 따라붙었다. 걸어 나가며 유진은 양손으로 힘껏 문을 밀었다.

40층의 내부는 어두웠다. 안쪽은 온통 어둠만이 가득하여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문에서 이어지는 바닥만이 회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던전의 특이한 풍경에 이노센트들은 침음했다. 마력을 끌어올려도 안쪽은 어둠밖에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조명이 부족한 것이 아닌 특수한 기믹처럼 보였다.


“뭐지? 너무 어두운데?”

“들어가도 되는 건가?”


가장 먼저 움직인 것은 키네틱 쉐도우였다. 에드먼드는 회색으로 빛나는 바닥을 밟으며 던전으로 들어갔다. 그 뒤를 어둠의 파벌이 따랐다.


“언제까지 고민할 거지? 고민한다고 해결될 것은 없어.”


다음으로 빛의 파벌이 던전으로 들어갔다. 빛의 파벌은 조금이라도 어둠의 파벌에게 밀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이어서 질서의 파벌이 안으로 진입했다.

모두가 들어오자 어김없이 던전의 문이 닫혔다. 허공에 나타난 검은 악마가 이노센트들의 머리 위를 날아다녔다. 소악마 디아블로였다.


「안녕! 40층에 온 걸 환영해! 70층에서 본 얼굴이 있네! 너는 100층에서 봤지? 모두 반가워! 거기 너! 전에 내 경고를 무시했지?」


디아블로는 루니브의 머리 위로 내려왔다. 모든 이노센트의 시선이 루니브에게 쏠렸다.


「한 번만 넘어가 줄 거야! 명심해! 두 번은 없어! 알았지?」


루니브는 분노가 솟구쳤다. 마음 같아선 디아블로를 얼려서 가둬두고 싶었다. 그러나 함부로 행동할 수는 없었다. 40층은 1층과는 전혀 사정이 달랐다. 지금도 아내인 레이첼이 진정하라고 루니브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치고 있었다.

1성 서포트 캐릭터 헬레나는 머리 위에서 날아다니고 있는 디아블로를 유심히 쳐다봤다.


“유진? 저게 대체 뭐죠?”

“저건 악마야. 던전에 진입하면 설명해주는 작은 소악마지.”


「모두! 40층에 뭐가 있는지 궁금하지? 자! 모두 이걸 봐!」


바닥이 투명해졌다. 이제 보니 바닥은 얇은 발판에 가까웠다. 발판의 아래에는 붉고 뜨거운 액체가 거품을 뱉어내며 끓고 있었다. 아래에는 용암이 있었다. 팡파르가 크게 울려 퍼진다.


「무려 용암이 있었습니다! 그럼 모두 다음에 만나! bye!」


디아블로가 허공에서 사라졌다. 동시에 발판이 흔적도 없이 자취를 감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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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199층 NEW 5시간 전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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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 눈 덮인 숲의 예티-2 24.09.18 50 1 11쪽
54 눈 덮인 숲의 예티-1 24.09.17 53 0 12쪽
53 풍요로운 마법사의 지팡이와 갑옷 24.09.16 60 1 12쪽
52 150층 24.09.15 63 1 11쪽
51 무기 강화 24.09.14 75 1 12쪽
50 거대한 나방 24.09.13 79 1 11쪽
49 1차 전직 24.09.12 99 1 12쪽
48 전직 퀘스트 24.09.11 100 2 12쪽
47 질주 +1 24.09.10 95 2 11쪽
46 거대한 민달팽이 24.09.09 98 2 11쪽
45 바이킹 소드 24.09.08 105 2 11쪽
44 피쉬맨 24.09.07 110 2 11쪽
43 자이언트 옥토퍼스-2 24.09.06 116 2 11쪽
42 자이언트 옥토퍼스-1 24.09.05 127 2 13쪽
41 플레이어 최현우-2 24.09.03 137 3 12쪽
40 플레이어 최현우-1 24.09.02 152 4 11쪽
39 플레이어 24.09.01 160 4 12쪽
38 검은 왕의 기사 24.08.31 168 4 11쪽
37 내부 분열 24.08.30 189 5 11쪽
36 시스템의 새로운 기능 24.08.29 201 4 11쪽
35 두 번째 심장 24.08.28 205 4 11쪽
34 100층의 주인 24.08.27 223 4 12쪽
33 던전의 규칙 24.08.26 217 5 11쪽
32 힌트 24.08.25 240 5 11쪽
31 80층 24.08.24 292 5 11쪽
30 자이언트 라바 스네이크 24.08.23 282 6 11쪽
» 1성 돌격의 랜스 헬레나 24.08.22 302 6 11쪽
28 아버지와 아들 24.08.21 347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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