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몬스터 잡는다

무료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새글

딸기꿀호빵
작품등록일 :
2024.07.25 21:05
최근연재일 :
2024.09.20 21:10
연재수 :
57 회
조회수 :
44,459
추천수 :
510
글자수 :
298,084

작성
24.09.03 21:10
조회
137
추천
3
글자
12쪽

플레이어 최현우-2

DUMMY

「Lv. 13 나무의 정령 아루」


Purrrrrr-!


거대한 나무에서 빠져나온 몬스터들은 유진을 보더니 포효했다. 맹렬히 날아오는 몬스터들에게 유진은 반월의 전격을 쏘아 보냈다. 마력으로 이루어진 전격에 몬스터들의 몸이 타들어 간다. 요란한 레벨업 알림이 박민수의 머리에 울렸다. 송시아와 최현우도 레벨이 1씩 상승했다.


“굉장하네요. 이렇게 빨리 레벨이 오르다니......”


최현우는 2층에서는 1레벨 몬스터 50마리를 잡아도 1레벨을 올리지 못했었다. 레벨은 고사하고 1레벨 몬스터로는 경험치조차 3%를 넘기지 못했다. 그랬던 레벨이 순식간에 하나 올랐다. 굉장한 변화였다.


「Lv. 12 숲의 문지기」


거대한 나무들이 뿌리를 땅에서 뽑아내며 포효했다. 나무로 위장하고 있던 몬스터들이었다. 뿌리를 다리처럼 앞뒤로 크게 움직이며 문지기들은 일행에게 달려들었다.

송시아가 뛰쳐나가며 창을 내질렀다. 춤을 추듯 회전하며 송시아는 창을 휘둘렀다. 창은 직선에 꽂히고 기괴하게 휘어지며 곡선을 그렸다. 현란하며 아름다운 검은 창이 나아가며 문지기들을 베어냈다. 창의 간격에서 벗어나거나 멀리서 뿌리를 쏘는 놈들에게 송시아는 날카로운 나무 줄기를 쏘아 보냈다.

공교롭게도 송시아는 나무의 이노센트였다. 창을 휘두르며 송시아는 나무로 나무를 처치했다.

송시아가 좌측을 맡자 박민수는 우측으로 뛰쳐나갔다. 박민수가 검을 휘두르자 달려드는 몬스터들이 쓸려나갔다.


「레벨 업!」

「레벨 업!」


연달아서 울리는 레벨업 알림에 최현우는 머리가 멍해졌다. SSS랭크 헌터가 강하다는 건 매체에서 많이 접했으나 실제로 보니 차원이 달랐다.


“하아앗!”


헬레나는 나름대로 기합을 지르며 뒤에서 접근하는 몬스터들을 처치하고 있었다. 주변에 있던 몬스터들이 전멸하자 유진은 인벤토리에 대검을 집어넣었다.


“몬스터 리젠 될 때까지 다들 쉬죠.”

“아, 목말라. 물 가져올 걸!”


숲의 기후는 나무가 많아서 후덥지근했다. 햇빛이 나무에 가려져도 습도가 높아 밀림에 가까웠다. 송시아가 손부채질을 하자 유진은 인벤토리에서 생수를 꺼냈다.


“이거 먹어요.”

“와! 정말 먹어도 돼? 언제 물을 챙겨온 거야?”

“혹시라도 이런 일이 있을 것 같아서 어제 인벤토리에 넣어놨어요.”


유진은 일행과 땅에 앉아 쉬었다. 하늘을 보자 푸른 하늘이 보였다. 신기한 일이었다. 게이트처럼 탑의 층은 하나의 다른 세계와도 같았다.


「Lv 12. 이유진」


최현우는 유진의 머리 위에 떠 있는 레벨을 쳐다봤다. 11이었던 유진의 레벨이 1 상승했다. 유독 유진의 레벨만 높았다. 어떻게 그게 가능한 것인지 최현우는 몹시 궁금했으나 묻지 않았다. 지금은 SSS랭크 헌터 파티에 들어온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었다. 최현우는 물을 삼키고는 말했다.


“내 생각에 탑 등반은 RPG와 같아.”

“게임과 유사하지? 나도 그런 생각은 했어.”

“대기실에 player lobby라고 적혀있잖아? 레벨도 있고 인벤토리도 있고...... 사람들에겐 이게 살아남기 위한 처절한 투쟁이어도 신에게는 그저 게임일 수도 있어.”


최현우는 비웃으리라 생각했으나 누구도 비웃지 않았다. 오히려 박민수나 송시아는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 플레이어 로비를 보고 게임을 떠올렸던 건 유진 또한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형이 생각하기에는 지금부터 어떻게 하면 좋겠어?”

“폭업 사냥터를 찾는 게 좋아.”

“사냥터? 여기 말고?”

“여기도 지금은 효율이 제법 좋지만. 지금 레벨에서 가장 많은 경험치를 주는 사냥터는 다른 층일지도 몰라. 만약 신이 원하는 게 정말 게임이라면 층마다 차별되는 부분이 있을 거야.”

“현우 말이 일리가 있기는 한데. 그걸 언제 찾아? 80층만 해도 수백 명이 들어갔는데 위험했어. 재수없이 위험한 층에 들어가면 그냥 그날로 죽는 거야. 그래서야 내일이 없지.”

“그럼 폭업 사냥터는 나중에 찾기로 하고. 다들 전직은 뭘로 할 거야?”


대규모 패치로 모두에게 열린 것은 인벤토리와 더불어 전직 시스템이었다. 1차 전직. 50레벨을 달성하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은 총 4개였다. 전사, 마법사, 도적, 궁수. 전직창을 켜도 직업의 명칭 말고는 모든 정보는 ???이었다. 최현호는 전직창을 드래그하며 훑어봤다.

“내 생각에 최대한 다양하게 직업을 고르는 게 좋을 것 같아. 각 직업마다 시너지가 있을 수 있어. 아마 다채로운 조합이 위로 더 빨리 올라갈 수 있을 거야. 마침 우리 파티는 헬레나 씨를 제외하면 네 명이니까. 각자 다른 직업을 고르면 좋을 것 같은데.”

“형. 정말 게임 잘하나 보네.”

“말하기 부끄럽지만 게임에 현질했던 적이 많아. 비록 남들은 겜충이라고 날 비웃었을지 모르지만 rpg에는 진심이었지.”


일행은 최현우의 말대로 나중에 서로 다른 직업을 고르기로 결정했다. 또한 이참에 각자 미리 직업을 정해두기로 했다. 네 가지 직업을 둘러보며 유진은 무엇으로 할지를 결정했다.


“난 나중에 전사하고 싶은데.”


박민수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럼 나는 도적.”

“형 전사 하고 싶으면 해.”

“됐어. 도적이면 은신이나 분신 같은 거 쓰고 멋지지 않겠냐. 내가 도적할게.”

“난 궁수!”


송시아가 궁수를 고르자 최현우는 자연히 마법사로 정해졌다. 송시아가 웃으며 최현우를 바라봤다.


“궁수 하고 싶으면 말해. 바꿔줄게.”

“아니. 됐어. 어차피 마법사 하려고 했으니까.”


최현우는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rpg에는 힐러가 존재한다. 마법사라면 적어도 치유 스킬이 존재할 것이다. 어차피 전투원으로서 활약하기 어렵다면 최현우는 나중에 힐러가 되기로 했다. 뒤에서 치유 스킬로 지원한다면 나중에는 파티에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지금은 쩔 받는 입장이지만......’


몬스터들이 리젠되자 유진은 전방으로 반월의 전격을 날렸다. 좌측의 몬스터는 박민수가, 우측은 송시아가 처리했다. 별다른 위협이 없는 일방적인 전투였다. 그것이 최현우는 부러웠다. 어쩌면 이 사람들이라면 레벨이나 전직 같은 시스템이 없어도 탑을 공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굉장하지?”

“어? 어. 그래. 솔직히 이 정도일 줄은 몰랐어.”


박민수가 바위를 쏘아서 몬스터를 마무리했다. 가끔씩 스텝을 밟아 피하는 몸놀림이나 휘두르는 검은 너무 빨라서 최현우의 눈에는 보이지 않았다. 무언가 날아간 것 같으면 이미 몬스터들이 찢겨나가 쓰러져있었다. 박민수는 웃더니 검에 묻은 피를 털어냈다.


“우리도 200층은 안 돼.”

“뭐?”

“100층이야 패턴을 알아냈으니 어떻게든 되겠지만. 이대로 우리끼리 200층은 불가능할 거야. 더 레벨을 올리거나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치지 않는 이상...... 어렵겠지.”


최현우는 당황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조금씩 침착해졌다.


“탑은 하드 난이도구나.”


어려운 게임이라면 얼마든지 존재했다. 개중에는 죽으면 모든 아이템을 잃어버리거나 처음부터 시작해야 하는 게임도 있었다. 그렇기에 난이도가 어렵다고 하여 최현우는 절망하지 않았다. 오히려 한편으로는 반드시 공략하고 싶다는 열망을 느꼈다.

몹 리젠이 15번 정도 지나자 유진은 사냥을 멈췄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하자.”

“아! 힘들었다.”


박민수는 괜스레 어깨를 만져댔으나 유진은 그것이 엄살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박민수는 하루종일 실전에 가까운 훈련을 해도 지치지 않는 남자였다. 50층 몬스터 좀 잡았다고 해서 지칠 사람이 아니었다. 더구나 별다른 위협 없이 일방적인 전투였으니 박민수에게는 트레이닝 정도였을 것이다.


“민수 오빠! 나 힘들어서 혼자 못 갈 거 같아. 부축해줘.”

“염병. 혼자서 바위도 드는 애가.”


송시아는 박민수의 옆구리를 팔꿈치로 찔렀다. 고통으로 박민수의 얼굴이 일그러졌으나 송시아는 신경 쓰지 않았다. 현기증이 난 것처럼 비틀거리며 송시아는 유진의 어깨에 기댔다.


“아! 피곤해. 이럴 때 누가 업어주면 얼마나 좋을까.”

“업어드려요?”

“시아! 제가 도와드릴까요?”


끼어드는 헬레나를 송시아는 살짝 밀어내며 유진에게 기대었다.

유진이 송시아를 업자 최현우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미안해. 내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됐으면 이렇지 않았을 텐데......”

“야! 그럴 거 없어. 장난친 거야, 장난.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야. 미안해할 거 없어.”


박민수가 위로했으나 최현우의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오늘 쩔 받았던 것 말고는 기억나는 게 별로 없었다. 실제로도 뒤에서 유진이 몬스터를 처치하는 걸 구경하며 시간을 보냈다. 레벨만 꽁으로 8까지 올렸다고 생각하니 괜히 더 씁쓸해졌다.


“형. 형이 폭업 사냥터에 대해서 생각해냈잖아. 직업 시너지도 그렇고. 지금은 이래도 형은 나중에 분명 도움이 될 거야. 적어도 나는 그렇게 생각해.”

“최단 만렙 최현우 씨잖아. 나중에 캐리해주겠지.”


이날 최현우는 다짐했다. 언젠가 반드시 이 파티에 도움이 되겠다. 절대로 배신하지 않으리라고. 나중에 꼭 보답하리라고.


“그렇게 말해주니 고맙네.”

“현우야. 나중에 마법사 한다고 했지? 집에 지팡이 몇 개 남는데. 내일 가져올게.”


송시아는 과거에 길드 공방에 의뢰하여 지팡이를 사들였던 적이 있었다. 필요해서 만든 게 아닌 호기심에 만들었던 지팡이들이었다.


“아니. 그렇게까지 할 거 없어. 어차피 바로 전직하는 것도 아닌데.”


몬스터의 마석으로 만드는 지팡이는 대부분이 고가 물품이었다. 그런 것을 그냥 받는 것은 최현우로서는 부담되는 일이었다. 당황하는 최현우를 보며 송시아는 웃었다.


“미리 지팡이에 익숙해지면 좋잖아. 무기로 쓰기 좋은 걸로 가져올 테니까 내일 많이 휘둘러봐.”


유진의 등에 업혀 웃는 송시아를 보며 최현우는 감동했다. 송시아는 아름다운 외모 만큼이나 마음씨가 착하다더니 과연 사실이었다. 송시아가 유진의 등에서 폴짝 뛰어 내려왔다. 일행은 최현우와 연락처를 교환했다.

집에 돌아오자 유진은 인벤토리를 확인했다. 인벤토리에는 전에 넣었던 과일들이 작은 아이콘이 되어 들어있었다. 사과나 포도를 꺼내 보자 여전히 싱싱했다. 냉장고에서 방금 꺼낸 것처럼.


‘인벤토리에 들어간 음식은 부식되지 않는 건가?’


인벤토리는 식량을 썩지 않게 보존해준다는 것으로 그 가치가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상승했다. 오늘처럼 밀림인 던전에 들어가더라도 인벤토리가 든든하면 식량을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만약 기믹이 발동하여 고립되는 던전이라면? 인벤토리의 식량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다.

유진은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인벤토리에 집어넣었다. 꽁치나 참치 통조림 같은 보존 식품 뿐만이 아니라 게맛살, 소시지 같은 식품들도 넣었다. 요리를 하던 헬레나는 냉장고로 오더니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유진! 여기 있던 게맛살 못 봤어요?”

“그건 내가 인벤토리에 넣었는데.”

“안 돼요, 유진! 오늘 저녁은 꽃맛살 샐러드가 메인이라구요! 게맛살은 꼭 있어야 돼요! 꼭!”


헬레나가 허리를 숙이며 강하게 게맛살을 강조했다. 앞치마를 두르고 손에 뒤집개를 들고 있는 것이 다른 사람이 본다면 여전사가 아니라 가정주부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헬레나는 요즘 들어 자기주장이 강해졌다. 서포트 캐릭터가 아니라 인간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어쩔 수 없이 유진은 인벤토리에서 게맛살을 꺼내서 헬레나에게 건네줬다. 요리나 집안일을 전부 해주고 있으니 지금은 동반자의 말을 존중해주기로 했다. 헬레나가 게맛살을 받으며 빙긋 웃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이혼하고 몬스터 잡는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7 199층 NEW 5시간 전 20 0 12쪽
56 빛의 폭풍 24.09.19 36 0 11쪽
55 눈 덮인 숲의 예티-2 24.09.18 50 1 11쪽
54 눈 덮인 숲의 예티-1 24.09.17 53 0 12쪽
53 풍요로운 마법사의 지팡이와 갑옷 24.09.16 60 1 12쪽
52 150층 24.09.15 64 1 11쪽
51 무기 강화 24.09.14 76 1 12쪽
50 거대한 나방 24.09.13 79 1 11쪽
49 1차 전직 24.09.12 99 1 12쪽
48 전직 퀘스트 24.09.11 101 2 12쪽
47 질주 +1 24.09.10 96 2 11쪽
46 거대한 민달팽이 24.09.09 98 2 11쪽
45 바이킹 소드 24.09.08 105 2 11쪽
44 피쉬맨 24.09.07 110 2 11쪽
43 자이언트 옥토퍼스-2 24.09.06 116 2 11쪽
42 자이언트 옥토퍼스-1 24.09.05 128 2 13쪽
» 플레이어 최현우-2 24.09.03 138 3 12쪽
40 플레이어 최현우-1 24.09.02 152 4 11쪽
39 플레이어 24.09.01 161 4 12쪽
38 검은 왕의 기사 24.08.31 168 4 11쪽
37 내부 분열 24.08.30 190 5 11쪽
36 시스템의 새로운 기능 24.08.29 201 4 11쪽
35 두 번째 심장 24.08.28 206 4 11쪽
34 100층의 주인 24.08.27 223 4 12쪽
33 던전의 규칙 24.08.26 218 5 11쪽
32 힌트 24.08.25 241 5 11쪽
31 80층 24.08.24 292 5 11쪽
30 자이언트 라바 스네이크 24.08.23 282 6 11쪽
29 1성 돌격의 랜스 헬레나 24.08.22 302 6 11쪽
28 아버지와 아들 24.08.21 347 6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