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하고 몬스터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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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꿀호빵
작품등록일 :
2024.07.25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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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9.2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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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9.15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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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층

DUMMY

유진은 씩씩거리며 박민수를 올려보고 있는 최전영을 난감한 얼굴로 바라봤다. 레벨 1 플레이어의 스탯은 일반인에 가까웠다. 그런 사람들이 레벨업을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렇다고 위로 올라가는 것은 평범한 레벨 1 플레이어들에게 불가능하다고 말하려니 그것도 쉽지 않았다. 그렇게 말하면 아직 어린 아이의 소망을 짓밟는 것 같아서 차마 그리 말할 수 없었다.


“위로 올라가는 게 힘들다는 건 나도 안단 말이야......”


최전영은 박민수를 노려보더니 대기줄로 돌아갔다.


“오늘은 몇 층 갈래?”

“어제 112층 나방은 잠들게 하는 게 위험하긴 해도 우리 레벨로 충분히 잡을 만 했어요. 지금까지 몬스터 레벨 보니까 4층마다 1레벨씩 증가하는 것 같던데. 오늘은 150층 가죠.”


유진은 승강기로 들어갔다. 일행이 모두 들어오자 150층 버튼을 눌렀다.

150층에 도착하자 온통 푸른 풍경이 일행을 반겼다. 대기실의 천장과 벽, 바닥에 온통 푸른 빛이 물결치며 흐르고 있었다.


“바다 느낌인데?”


유진은 던전의 검은 문 앞으로 걸어갔다.


“들어갑니다. 준비됐죠?”

“들어가자!”


박민수가 웃으며 크게 소리치자 인벤토리에서 청동 거인의 대검을 꺼내며 유진은 힘껏 문을 밀었다.

150층 던전 안에는 정말로 바다가 있었다. 던전의 문에서 투명한 발판이 허공에서 이어져 있었고 아래로는 푸른 바다가 물결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투명한 발판에는 실루엣만이 존재하여 발판이라는 것을 구분할 수 있었다.


“뭐야? 여기는 왜 배가 없지? 바다에서 수영하라는 건가?”


투명한 바닥은 지금까지 탑을 오르며 보았던 흐름대로라면 나중에 사라질 확률이 높아 보였다. 그러나 110층에 있던 범선처럼 바다에 떠 있는 것은 보이지 않았다.

헬레나를 마지막으로 모든 일행이 던전에 들어오자 던전의 문이 닫히며 허공에 디아블로가 나타났다.


「150층에 온 것을 환영해! 여긴 시원한 바다! 낭만이 가득한 파도가 흐르는 던전이야! 모두 여기서 시원한 서핑을 하고 가라구!」


“씨발. 또 좆같은 소리하고 있네......”


박민수는 심각한 상황에 어울리지 않게 농담을 하고 있는 디아블로를 올려보며 욕설을 중얼거렸다.

디아블로가 사라지자 동시에 일행이 올라가 있던 투명한 발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씨발! 그럼 그렇지!”


박민수의 예상대로 발판이 사라지자 일행은 바다로 추락했다. 바다에 빠지더라도 그다지 위험하지 않을 높이지만 바다에 무엇이 있는지 아직 모르는 이상 이대로 빠질 수는 없었다.


“날아오르라!”


최현우가 황급히 유진과 다른 일행에게 플라이 스킬을 걸었다. 유진의 등 뒤로 하얀 날개가 잠시 나타나고 사라졌다. 허공을 비행하며 일행은 푸른 바다를 내려봤다.


“자. 이번엔 뭐냐. 오징어냐? 문어냐?”


박민수가 바이킹 소드를 고쳐잡으며 물결치는 바다를 노려봤고 송시아가 사냥꾼의 활에 마력 화살을 걸었다.


Kurrrrrrr-!


바다 속에서 위로 올라온 것은 다름 아닌 거대한 상어였다. 바다에 상어들의 거친 포효가 울려 퍼졌다.


「Lv. 37 매드 샤크」


바다에서 모습을 드러낸 상어들은 무척이나 거대했다. 가로로 적어도 20m가 넘어 보였다. 그렇게 거대한 상어들이 아래에서 아가리를 벌리자 굉장히 위협적이었다. 상어의 아가리에 박혀있는 날카로운 이빨들에 햇볕이 반사된다.


“지들이 바다에서 입 벌리고 있으면 어쩔 거야? 하늘도 못 나는 놈들이......”


박민수가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커다란 상어들을 보며 섬뜩함을 느끼면서도 비웃고 있는데 커다란 상어가 갑작스레 위로 높이 뛰어올랐다. 커다란 상어가 도약하며 허공에 날고 있던 일행에게까지 닿았다.

허공을 날고 있는 유진과 바다의 거리가 30m가 넘는 것을 감안하면 상어의 점프력은 실로 엄청났다.


“씨발!”


박민수는 당황하며 황급히 옆으로 비행했다. 뛰어 올라온 상어의 아가리를 피하며 바이킹 소드를 휘둘렀다.


“무슨 상어가 이래? 돌고래도 이렇게는 못 하는데!”


송시아는 엄청난 점프력으로 뛰어오른 상어의 아가리를 피하며 화살을 연사했다.


“연발 속공!”


송시아는 빠르게 세 발의 화살을 활시위에 걸어 난사했다. 어제 새롭게 습득했던 스킬인 트리플 차지 샷이었다.

딜러 셋은 재빠르게 피하며 뛰어오른 커다란 상어들로부터 반응할 수 있었다. 그러나 후열에 있던 최현우는 그러기가 쉽지 않았다. 최현우가 익힌 엑티브 스킬은 플라이와 힐링이 전부였고 무엇보다도 최현우는 플레이어가 되기 전에 헌터도 이노센트도 아니었다. 플레이어로 레벨이 오르고 스탯이 상승하며 순식간에 뛰어오르는 커다란 상어의 움직임을 눈으로 쫓을 수는 있었으나 피하는 것은 그럼에도 어려웠다.

바다에서 순식간에 허공으로 도약한 상어의 아가리가 최현우의 다리에 접근했다. 최현우는 수많은 날카로운 이빨이 가득한 커다란 상어의 아가리를 보며 어떻게든 몸을 날려 피하려 했으나 이미 늦었다. 최현우가 피하는 것보다 상어가 덮쳐오는 것이 더 빨랐다.


“저리 꺼져!”


헬레나는 최현우에게 소울 링크를 거는 것과 동시에 온 힘을 다하여 방패로 커다란 상어를 밀어냈다. 빠르게 비행하며 전력을 다하여 헬레나가 방패로 가격하자 커다란 상어의 몸이 기울어지며 옆으로 밀려 나갔다.

아래에서 도약한 다른 상어가 헬레나의 다리에 접근했다. 잠깐 사이에 벌어진 일이었다. 방패로 밀어낸 직후에 벌어진 일이라 헬레나는 대응할 수 없었다.

헬레나는 반사적으로 몸을 숙이며 아래로 대검을 찔렀다. 상어의 왼쪽 눈에 대검이 박혔다. 다행히 다리가 찢겨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나 고개가 틀어진 상어가 아가리를 다무는 것은 멈출 수 없었다. 아가리가 닫히는 상어의 날카로운 이빨에 헬레나의 종아리의 살점이 갑옷과 함께 뜯겨나갔다.


“헬레나!”


최현우가 황급히 다가오며 힐링 스킬을 쓰려고 하자 헬레나가 손을 들어 제지했다.


“현우! 마나를 아껴요. 지금 여기서 당신의 마력이 소진되면 모두 전멸할지도 몰라요. 정말 위험해지면 나는 마나 체인저를 사용할 테니까. 난 신경 쓸 필요 없어요.”


최현우는 입술을 깨물었다. 헬레나가 서포트 캐릭터라는 것은 알지만 어디까지나 헬레나는 여성이었고 최현우는 남자였다. 아직 앳된 여자에게 보호받았으며 헬레나가 자신을 대신하여 부상을 입었다는 것에서 최현우는 남자로서 수치를 느꼈다.


“걱정할 거 없어요. 난 죽더라도 서포트 캐릭터라 살아나요. 아직 죽어본 경험은 없지만요.”

“만약 니가 다친다면 다음에는 반드시 힐링을 쓰겠어.”


뛰어 올라온 상어의 아가리를 피하고 대검을 휘두르는 헬레나의 입가에 미소가 지나갔다.


“당신은 친절하군요.”

“여자라면 적어도 이런 상황에서는 투정이라도 부려. 서포트 캐릭터라고 해서 니가 꼭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죽어야 할 이유는 없어.”


지금껏 150층까지 오면서 헬레나는 최현우의 목숨을 수도 없이 구해줬다. 그렇기에 최현우는 헬레나를 그저 단순한 도구나 서포트 캐릭터라고만 생각하지 않았다.

유진은 덤벼드는 커다란 상어의 아가리를 피하며 전격이 맴도는 청동 거인의 대검을 휘둘렀다. 상어의 피부가 잘려나갔으나 깊게 베이지는 않았다.


“다들 이제 슬슬 스킬 쓰는 게 어때?”

“그래. 그래야겠어.”


유진과 박민수는 커다란 상어들의 아가리를 피하고 대응하며 일부러 스킬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뛰어오른 상어들을 베어내고 갈라내며 유진은 상어들의 피부가 112층의 나방들만큼 단단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상어는 피부가 두껍지만 스킬을 사용한다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어 보였다. 역시 몬스터의 레벨이 37이니 레벨 50이 넘은 플레이어들끼리 공략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현우 형! 마나 얼마나 남았어?”

“501 남았어!”


마법사의 비행 스킬인 플라이는 지속적으로 마나를 소모한다. 1초에 1마나를 소비하니 일행이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8분 정도 남아있었다.


“전사는 가속한다!”


전사의 가속 스킬인 액셀 익스플로어였다. 덮쳐오는 상어의 아가리를 피하며 유진은 대검을 휘둘렀다. 대검으로 상어의 머리를 베어내자 가속 스택이 쌓였다. 달려드는 상어들을 베어내면 베어낼수록 가속하는 것이 느껴졌다. 가속 스택이 최대 수치인 10중첩이 되자 대검이 허공을 수십 번 가르며 지나갔다.

대검이 베여나가는 속도가 확실히 비약적으로 증가했으나 상어의 두꺼운 몸을 관통하기에는 부족했다.


“전사는 멈추지 않는다!”


질주하는 심장을 발동하며 유진은 사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일시적으로 심장이 뛰는 것이 가속되는 것이 느껴졌다. 아드레날린 수치가 상승하자 대검이 베고 지나가는 파괴력이 상승했다. 대검이 상어의 피부를 관통하며 몸 속까지 깊숙이 뚫고 들어갔다.


Kurrr-!


고통으로 상어가 포효하며 몸을 뒤틀었다. 유진은 상어의 몸에 찔러넣은 대검을 크게 휘둘러 그대로 머리를 잘라버렸다.

매드 샤크 하나를 처치했으나 기뻐할 시간은 없었다. 질주하는 심장의 지속 시간은 20초였으며 재사용 대기 시간은 1분이었다. 20초가 지나면 40초 동안은 질주하는 심장을 사용할 수 없었다. 그러니 지금 한 마리라도 더 많이 상어를 줄여놔야만 했다.


“지금껏 살면서 바다에서 상어 사냥을 하게 될 줄은 몰랐는데!”


박민수는 빠르게 비행하며 쉐도우 스텝으로 잔상을 만들어 상어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었다.


“그림자와 하나 되어 은밀하게......”


어제 박민수가 습득한 도적의 다크니스 레이트였다. 비행하던 박민수의 속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다크니스 레이트의 효과로 이동 속도가 2배로 증가한 박민수를 상어들은 아가리로 붙잡지 못했다.


“상어는 바다로 돌아가야지!”


박민수가 비행하며 날렵하게 바이킹 소드로 상어의 머리를 찔렀다. 검이 피부를 뚫고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갔다. 박민수가 횡으로 검을 휘두르자 머리가 잘려나간 상어가 피를 뿌리며 바다로 추락했다.

송시아는 하늘을 날아다니며 멀리서 화살을 연사했다. 기관총처럼 계속해서 화살을 연사하는 게틀링 에로우였다. 위로 뛰어올라 딜러와 최현우를 삼키려던 상어들이 벌집이 되며 추락했다.


“현우야! 마나 얼마나 남았어?”

“401!”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이 6분 정도가 남았다. 다행히 바다에서 뛰어오르던 상어의 숫자는 눈에 띄게 줄어있었다. 그러나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이 결코 많이 남았다고 할 수는 없었다. 6분이 지나기 전에 던전을 공략할 방법을 찾아야만 했다.


‘분명 방법이 있을 텐데. 뭔가 방법이......’


이변이 일어난 것은 비행 시간이 3분 정도 남았을 때였다. 바다에서 유난히 커다란 자줏빛 상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Lv. 38 바이올렛 매드 샤크」


유진은 거센 물보라를 뿌리며 박민수를 향해 높이 뛰어오르는 자줏빛 상어에게 달려들었다. 지금껏 150층까지 탑을 올라오며 겪었던 경험에 따르면 유난히 눈에 띄는 네임드 몬스터는 보통 던전 공략으로 이어지는 열쇠였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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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199층 NEW 5시간 전 20 0 12쪽
56 빛의 폭풍 24.09.19 36 0 11쪽
55 눈 덮인 숲의 예티-2 24.09.18 50 1 11쪽
54 눈 덮인 숲의 예티-1 24.09.17 53 0 12쪽
53 풍요로운 마법사의 지팡이와 갑옷 24.09.16 60 1 12쪽
» 150층 24.09.15 64 1 11쪽
51 무기 강화 24.09.14 75 1 12쪽
50 거대한 나방 24.09.13 79 1 11쪽
49 1차 전직 24.09.12 99 1 12쪽
48 전직 퀘스트 24.09.11 100 2 12쪽
47 질주 +1 24.09.10 96 2 11쪽
46 거대한 민달팽이 24.09.09 98 2 11쪽
45 바이킹 소드 24.09.08 105 2 11쪽
44 피쉬맨 24.09.07 110 2 11쪽
43 자이언트 옥토퍼스-2 24.09.06 116 2 11쪽
42 자이언트 옥토퍼스-1 24.09.05 127 2 13쪽
41 플레이어 최현우-2 24.09.03 137 3 12쪽
40 플레이어 최현우-1 24.09.02 152 4 11쪽
39 플레이어 24.09.01 160 4 12쪽
38 검은 왕의 기사 24.08.31 168 4 11쪽
37 내부 분열 24.08.30 189 5 11쪽
36 시스템의 새로운 기능 24.08.29 201 4 11쪽
35 두 번째 심장 24.08.28 205 4 11쪽
34 100층의 주인 24.08.27 223 4 12쪽
33 던전의 규칙 24.08.26 217 5 11쪽
32 힌트 24.08.25 240 5 11쪽
31 80층 24.08.24 292 5 11쪽
30 자이언트 라바 스네이크 24.08.23 282 6 11쪽
29 1성 돌격의 랜스 헬레나 24.08.22 302 6 11쪽
28 아버지와 아들 24.08.21 347 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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