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개발하던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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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작품등록일 :
2024.07.30 21:10
최근연재일 :
2024.08.12 23:10
연재수 :
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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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2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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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새로운 왕

DUMMY

나는 충격적인 광경에 입을 틀어 막았다.


민성준.


저놈이 왜 망자가 되어 이곳에 있는 거지?


침착하자.

민성준이 나와 같이 명계에 휩쓸려 들어온 게 아니라면 나보다 먼저 타워 공략에 도전했을 리가 없을 터.


“저놈은 민성준이랑 비슷한 얼굴을 가진 망자일 수도.”


허나, 그 부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화르르륵!


녀석이 허리춤에 있는 검집에서 꺼낸 검.

화도(火刀).

검날에서 작열하는 불꽃은 닿는 모든 것을 불태워버린다.


화도는 전 세계에 단 하나밖에 없는.

민성준을 상징하는 검이었다.


그는 검 끝을 나를 향해 들어 올렸다.

수많은 사람을 지키던 검이 이제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향하는 꼴이라니.


'도대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졌기에 민성준이 명계의 수문장이 되어 있는 거지? 민성준이 공략에 실패할 정도면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나?’


내가 기억하는 명계의 공략법은 모든 층에 있는 망자를 몰살하는 것.

민성준보다 강한 자가 있다는 말인가?


허나, 내가 있는 곳은 현재 20층.

즉, 이곳이 마지막 층이며.

마지막 관문이란 말이었다.


아무리 주위를 둘러봐도 해골로 만들어진 왕좌와.

바닥에 널브러진 백골들.

그리고 검, 지팡이와 같은 전투 장비밖에 보이지 않는다.


팟!


민성준이 왕좌에서 일어나 단숨에 내게 쇄도했다.


파바방!


나는 손바닥 위로 빛무리를 모은 뒤.

폭죽처럼 터뜨려 민성준의 시야를 차단했다.


“끄어어억.”


민성준은 고통스러운지 왼손으로 자신의 눈을 부여잡았다.

그 틈에 나는 이십 보 정도의 거리를 빠르게 벌리고.

빛으로 활과 화살을 만들어 그대로 민성준의 심장을 조준했다.


쐐애액!


푹!


화살이 빠르게 쇄도하며 날아갔지만.

민성준이 순간 몸을 비틀며 심장이 아닌 왼쪽 어깨에 화살이 꽂혔다.


보통의 인간이었으면 고통에 몸부림쳐야 할 상황이었지만.

민성준은 멀쩡히 일어나 나를 고요히 바라봤다.


“웬만한 망자들은 빛에 닿기만 해도 죽었는데 역시 마지막 층이라 이건가?”


민성준이 검파(劍把)를 양손으로 잡고, 검을 머리 위로 들어 올리더니.

그대로 나를 향해 수직으로 그어 내렸다.


화르르륵!


불꽃을 머금은 검기.


“이런!”


콰과광!


검기는 내가 만든 빛의 보호막과 충돌하며 엄청난 충격파를 만들었다.

후폭풍에 몸의 중심이 흔들리는 사이.

민성준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내게 달려들었다.


“······!!”


마치 공간이 사라진 듯, 단 두 번의 도약으로 코앞까지 도달한 녀석.

나는 급히 뒤로 무르며 녀석과의 거리를 벌렸다.


“어라···?”


헌데···, 민성준의 움직임이 뭔가 이상하다.

내가 피하고 나서야 검을 휘두르는 녀석.

물 흐르듯 이어져야 할 동작이 마치 운동을 처음 배울 때, 동작을 끊어서 배우듯 삐걱거린다.


그리고 이제는 아예 움직임조차 없다.


“영문은 모르겠지만, 지금이 기회인가?”


나는 빛으로 사슬을 만들어 녀석의 팔다리를 포박했다.

그리고는 목을 베기 위해 다가갔다.


“제··· 발···.”


가까이 다가가니 녀석이 반쪽뿐인 입술을 억지로 비틀며 말한다.


“나를······ 죽여······ 줘···.”


······뭐라고?


“고···통··· 스러워···.”


이게 무슨···.


“조···심해···, 이곳의··· 진짜··· 적은··· 왕좌에··· 있는 해골···.”


그때.


왕좌에 있는 해골들이 하나 둘씩 뜯어져 나와 움직이더니.

어느새 하나의 골격을 이루어냈다.


“킥. 키키킥. 이런, 이런. 꼭두각시 주제에 주인을 배신 하다니요. 말하지 않았으면 제 존재도 눈치채지 못하고 이곳에서 지쳐 쓰러질 때까지 싸웠을 텐데···, 아쉽군요.”


저 녀석이 20층에서 공략해야 할 진짜 적인 건가?


“오랜만에 쓸만한 인형을 얻었나 했더니, 이거 원···. 저의 능력이 부족해서인지 통제가 잘 되는군요. 뭐, 결국에는 말을 듣지 않는 꼭두각시를 꺼낸 제 부주의니 어쩔 수 없죠.”


해골은 오른팔을 자신의 심장 부위에 가져다 대고.

허리를 숙여 신사처럼 인사했다.


“정식으로 인사드리죠. 저는 망자 중에서 유일하게 왕에게서 힘을 선사 받은 자. 모제스입니다.”


인사를 끝마친 모제스가 손을 들어 올린다.


“깨어나라. 왕에게 도전했던 망자들이여.”


삐걱. 삐걱.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해골들이 골격을 맞춰간다.


갑옷을 걸치고 검을 든 해골.

로브를 쓰고 지팡이를 든 해골.

그리고 활과 화살을 든 해골까지.


순식간에 생겨난 수십 구의 해골 병사.

녀석들은 나를 사방으로 포위하기 시작했다.


무얼 하던 속수무책이었다.


두개골이 날아가도 일어나고.

다리뼈가 분리돼도 일어나고.

척추뼈를 부숴도 다시 일어났다.


‘보통 이럴 때는···.’


소환사를 노리면 되는 법.


나는 빛으로 온몸을 감싼 뒤.

빛과 같은 속도로 모제스의 코앞까지 쇄도했다.


“빛의 속도로 차여본 적 있어?”


퍼억!


발차기 한 방에 모제스의 해골들이 사방으로 비산했다.

나는 흩어진 해골 중, 두개골을 찾아낸 뒤.

손바닥에 빛을 끌어모아 단검의 형체를 만들어 그대로 녀석의 이마를 꿰뚫었다.


“크하하! 크하하하! 즐겁구나!”


모제스는 자신이 패배하고도 뭐가 그리 즐거운지 웃음을 터뜨렸다.


“뭐가 그리 우스운 거지?”

“크하하! 내가 앞으로 모셔야 할 자가 이토록 강한데, 당연히 기쁘지 않은가?”


음···.

뭔가 단단히 착각하는 거 같네.


'이거 내 힘 아닌데.'


[모제스를 처치했습니다.]

[축하드립니다. 20층 공략에 성공했습니다.]

[명계의 새로운 왕이 되셨습니다.]

[왕의 신전으로 이동됩니다.]




* * *




국가수호부 상황실.


각 팀장들이 이곳에서 모여 분주하게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

이제 막 방송국에서 돌아온 박민철 국장이 각성자 관리과 서한국에게 물었다.


“민성준이 히든 타워에 들어갔다는 게 사실인가?”


서한국은 고개를 푹 숙이며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면목 없습니다, 국장님. 죄송합니다.”

“아, 괜찮네. 개의치 말게. 이 사달이 날 거라는 건 여기 있는 모두가 예상하지 않았는가?”


충분히 예상한 결과라 국장은 어떠한 심경의 변화도 없었다.

민성준은 국장인 자신의 말도 듣지 않은 고집불통인 건 고사하고.

시민의 안위를 걱정할 시간에 자신의 인맥과 이미지를 관리하는 이기적인 놈이었다.

그런 녀석에게 이번 히든 타워는 자신을 빛나게 해줄 최고급 전등이 새로 생겼다고 생각할 뿐이었으니까.


박민철은 각 팀장들의 얼굴을 한 번씩 훑어본 뒤, 낮은 어조로 말했다.


“어찌 됐든 우리는 민성준이 히든 타워를 공략하길 기도하는 수밖에 없······.”


그때.


상황실에 있는 모두에게 시스템 메시지가 떠올랐다.


[검의 무덤의 주인이 사망했습니다.]

[히든 타워 ‘검의 무덤’은 30일 뒤, 다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당신들의 앞날에 행운이 깃들길.]


그리고 동시에.


[명계의 새로운 주인이 탄생했습니다.]

[부패한 자들의 왕이 세상에 강림합니다.]


“이게 무슨···?”


박민철의 심장이 털컥 내려앉았다.

그뿐만 아니라 상황실에 있는 모두가 동요하기 시작했다.


“민성준이 죽었어···?”

“대한민국에서 가장 강한 민성준이···?”


쾅!!


팀장들이 혼란에 빠진 가운데, 인사팀장 구태현이 회의실 테이블을 강하게 내리치며 서한국을 향해 언성을 높였다.


“그러니까 제가 무력을 동원해서라도 민성준을 잡아두라고 했지 않았습니까!”


서한국도 그에 지지 않고 손가락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저기요, 인사팀장님! 국가수호부에서 민성준을 상대로 무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 있습니까? 아니, 대한민국 통틀어 있습니까?”

“그··· 그건. 뭐가 됐든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막았어야죠!”


박민철은 과열된 분위기 속에서도 냉철하게 머리를 식혔다.


민성준의 성격이 아무리 지랄 맞고, 제멋대로인 놈이었어도 존재만으로 대한민국에 안심을 가져오는 인물이었다.


일반 타워 공략에 어려움이 생기면 민성준이 해결해줬고.

보스몹이 나오는 게이트 역시 일반 각성자가 꺼려하면 그가 해결해줬었다.


‘물론 계약된 사항들이라 거절할 수 없는 일들이라 했던 거지만.’


지금 눈앞에 있는 메시지는 상황실에 있는 사람들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 국민에게 보일 게 당연했다.


‘국민들에게 너희들의 정신적 지주인 인물이 죽었다고 광고해 주는 꼴이군.’


더 나아가 다른 국가들의 처신 또한 문제다.

이제는 국방력이 아닌 각성자의 힘에 따라 국가의 힘이 결정되는 시대.


민성준이 죽었다는 걸 다른 나라들도 알고 있을 테고.

그걸 이용해 압박할 것이 분명했다.


박민철은 머리를 빠르게 굴렸다.


‘민성준이 공략에 성공하고 죽었다기엔, 아직 명계의 주인이 죽었다고 시스템 메시지가 뜨지 않았다.’


그 말인즉슨.

명계 공략자는 민성준이 아닌 다른 누군가란 말이었다.


그자를 찾아 국가수호부가 가진 모든 지원과 혜택을 주겠다며 꼬드겨야 한다.


천 단위가 넘는 월급은 기본이고.

전투에 필요한 장비.

각성자 레벨을 올리는 노하우.

심지어 의식주까지.


그뿐이랴, 국가수호부는 정부에 소속한 단체로서 국가공무원과 같은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아무리 다른 길드에 소속되어 있는 각성자라 하더라도 이만한 혜택을 거절하긴 어려울 터.


‘민성준도 이런 식으로 국가수호부에 발을 들이게 했었지.’


히든 타워 공략자를 국가수호부로 데려와야 하는 이유를 박민철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


일반 타워는 공략에 실패하게 될 시 터져버리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

보스몹이 나오는 게이트는 일대를 초토화하는 탱크 같은 존재.


길드에 소속된 각성자들은 일반 타워와 보스몹이 나오는 게이트를 공략하지 않아도 무관하지만.

국가수호부는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기관이기에 이곳에 소속된 각성자들은 일반 타워와 보스몹이 나오는 게이트를 최우선으로 공략해야 한다.


즉,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기관이란 말이었다.


박민철은 팀장들의 시선을 한 곳으로 모았다.


“자자,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네. 다들 팀장이면 각자 해야 할 일을 알지 않겠는가?”


팀장들도 박민철과 같이 강한 힘을 가진 각성자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언성을 높이던 팀장도.

조용히 대화를 듣기만 하던 팀장도.

모두 다 고개를 끄덕였다.


“자, 그럼 자네들이 그 직급에 있는 이유를 증명해 주게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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