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개발하던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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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량.
작품등록일 :
2024.07.30 21:10
최근연재일 :
2024.08.12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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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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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4,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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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8.06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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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게이트

DUMMY

파아앗!


“돌아왔다!”


높게 솟아오른 건물.

칙칙한 도시를 아름답게 꾸며주는 길가의 나무.

보도블록 사이에 뿅 하고 모습을 드러낸 잡초.


눈동자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인다.


맴- 맴- 맴-


평소에는 시끄럽던 매미 소리도 아름다운 연주처럼 들려온다.


‘흑흑. 지옥에서 살아 돌아왔어.’


이제야 살아 있다는 게 실감이 난다.


태양 없는 하늘.

바닥에는 뼈가 굴러다니고.

지상에는 망자가.

하늘에는 재와 뼈밖에 남지 않는 새.


명계의 풍경이 머릿속을 스치자 몸이 파르르 떨린다.


그야말로 지옥 같은 풍경.


그곳에 있으면 내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를 정도로 인지부조화가 일어난다.


‘아으···, 거기는 칙칙하고 기괴해서 다신 들어가기 싫다.’


장담컨대 알버트 그 사람도 명계의 주인이 되고도 손에 꼽을 거다.


‘천계의 주인은 구름이 깔린 하늘에서 천사들과 시시덕거릴 수 있다던데···.’


하아···.

한숨이 절로 나온다.

나는 명계에 가봤자 몰골이 무너지거나 뼈다귀밖에 없는 망자뿐인데.


뭐, 됐다.

어차피 거기서 살아야하는 것도 아니니까.


“쓰읍! 하~.”


공기가 맑다.

산길을 걷는 것도 아닌데 공기가 폐를 정화 시켜 주는 느낌이다.

기쁜 건 나만이 아니었다.


“오오! 이게 인간이 사는 푸릇푸릇한 세상이군요!”


카를라인이 바다처럼 맑은 자신의 눈동자를 빛내며 말했다.


나무, 돌멩이, 건물 외벽.


눈에 들어오는 족족 신기한지 손으로 만져대고 있었다.


녀석에게는 세 가지 명령을 내려놨다.


첫 번째, 내 반경 10M 내로 떨어지지 않기.

두 번째, 사람에게는 절대 위협되는 행동을 하지 않기.

세 번째, 어떤 상황에서도 나를 최우선으로 보호하기.


셋 중에 하나라도 어길 시에는 즉시 명계로 이송된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이곳으로 돌아온 뒤부터 쭉 느껴졌던 기이함.


“여기가 촌구석도 아니고, 왜 길가에 지나다니는 사람이 한 명도 없지?”


그뿐이랴 그 흔한 자동차조차도 지나다니질 않고 있다.


“아···! 이 근방을 전부 통제 중인 건가?”


이곳은 명계가 생겨나며 난리가 났을 거다.


타워가 생겨나며 인명 피해가 났을 테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근처에 있던 사람들을 납치했다.


그걸로 끝나면 그나마 다행이다.

히든 타워 공략 실패는 곧 인류의 재앙.

만약 명계의 진짜 주인이 세상에 강림한다면, 대한민국은 물론이고 중국까지 초토화될 거다.


히든 타워의 진짜 주인들은 히든 타워를 공략하고 얻는 힘과는 차원이 다르다.


일본 정부가 사도가시마 섬에 강림한 아그니를 죽이기 위해 40레벨이 넘는 각성자 50명을 모아 파견했던 적이 있다.


결과는 처참했다.

30분 만에 각성자 전원 잿더미가 되어 사망.


‘그것 때문에 전 세계가 큰 충격에 빠졌었지.’


이렇듯 공략되지 않은 히든 타워는 존재만으로도 공포를 불러온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핵폭탄이 도시 한 가운데 떡 하니 있는 느낌이랄까.’


헌데 지금쯤이면 명계 공략에 성공했다는 시스템 메시지가 떴을 터.

그런데도 통제 중이란 말은···.


‘공략자를 찾고 있나 보네.’


나는 건물 사이에 몸을 숨기며 명계 쪽으로 다가갔다.


우글우글.

시끌벅적.


수십의 사람들이 타워 근처에 몰려있다.


‘어라? 저 사람들은···.’


가슴에 있는 태극 문양의 동그란 마크.

국가수호부 소속 각성자들이었다.


게다가 왼쪽 검지에 있는 저 호랑이 반지.

정예 팀만이 받는 명예로운 반지였다.


‘각성자라 이런 것도 보이는구나.’


족히 20M는 되어 보이는 거리에서도 조그마한 마크가 보인다니.

몽골족이라도 된 기분이다.


“몇 번을 말씀드립니까. 여기 계시면 안 된다니까요!”

“그러니까. 왜 안 되는 건데?”


이건 각성자라 들리는 게 아니다.

서로 언성을 높여서 들리는 거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국가수호부에서 통제 중이라고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그 말을 들은 남성이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기엔 명계는 이미 누군가 공략에 성공했는데?”

“꺼진 불도 다시 봐야 하는 것처럼 혹시 모르지 않습니까.”

“에이···, 히든 타워는 공략에 성공하면 그걸로 끝이야. 더 이상의 위협은 없어. 이건 너희들도 잘 알고 있는 부분이잖아?”

“자꾸 이러시면 저희는 공무집행방해로 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는 말로 안 되니 협박으로 대화하네?”


국가수호부 각성자 대략 열 명.

그와 대치하는 사람 역시 열댓 명.


‘대치하는 사람들은 누구지?’


국가수호부 각성자들 사이에서 엉켜져 잘 안 보였었는데, 이제야 좀 보인다.


‘이름만 들어도 아는 대형 길드의 길드장들···.’


흑성의 김민찬.

화원의 서민주도 보이고.


‘어? 저 사람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대기업, 한산의 박기태 과장.


‘최근에 대기업들도 각성자 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했다는데 진짜였네.’


그러다가 예상치 못한 사람이 눈동자에 들어왔다.


깔끔한 올백 머리에 날카로운 눈매.

거기에 훤칠한 키까지.

전광 길드의 강서혁이었다.


‘저 녀석이 이런 곳까지 직접 행차했다고?’


강서혁은 민성준이라는 그늘에 가려서 큰 조명을 받지 못했지만, 46레벨로 세계 랭킹 14위의 괴물이다.


‘안 그래도 바쁘신 양반들이 왜 여기 있을까.’


이유는 간단했다.

명계 공략자 스카우트.


명계 공략이 목적이었다면, 이곳을 진작 떠났어야 했다.


“대한민국에서 난다긴다하는 길드장이 나와 계약하려고 직접 행차하시다니.”


심장이 두근거리고.

입꼬리가 슬금슬금 올라간다.


당장이라도 저기로 가서,


“제가 명계 공략자 입니다!”


라고 말하고 싶지만,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분명 저들은 대형 길드라는 타이틀.

거액의 금전.

그 외에도 달콤한 조건을 내걸어 나를 유혹할 터.

아무것도 모르고 덥석 계약해버리면 노예가 될 수도 있다.


‘나중에 계약하더라도 일단 집에 가서 알아보자. 그래야 조건을 제시할 때 우위에 점할 수 있을 테니까.’


내가 이곳을 떠난다 해도 저들과 계약하지 못하는 건 아니다.

지금 당장은 공략자가 누구일지 몰라도 하루 이틀만 지나면 만천하에 드러날 터.


나는 그대로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 * *




“아···. 몸이 녹는다.”


매일 누워있어서 몰랐는데 침대가 이렇게나 좋은 곳이었나?

카를라인은 안마의자만 2시간 하다가 부모님도 곧 오실 테니 명계로 돌려보냈다.


“내일은 할 게 많네. 길드 계약에 관해 공부도 해야 하고 게이트도 가봐야 하니까.”


각성자로 살기로 마음먹은 이상, 레벨을 올리려면 게이트에 들어가야 하니 게이트와는 떼놓으려야 때놓을 수 없는 관계다.


“마물 사냥은 에단이 할 테지만, 혹시 모르니 각성자 마트에 가서 초보용 장비라도 사서 입어야겠네.”


슬슬 눈이 감긴다.

우선 오늘은 푹 쉬고 내일부터 다시 움직이자.


*


다음 날, LV1 게이트 앞.


게이트는 각성자처럼 레벨이 존재한다.

현재까지 나온 게이트의 레벨은 55.

그에 비해 내 앞에 있는 게이트는 귀여운 수준이다.


“요즘은 어플 하나만 받으면 게이트의 위치와 레벨까지 알 수 있어서 편하다니까.”


게이트 앞에 서 있으니 옛날 생각이 난다.

그때는 돈을 벌기 위해 게이트를 들어갔다면.

이제는 레벨을 올리기 위해서 이곳에 서 있다니.


“다시는 여기 안으로 들어갈 일 없을 줄 알았는데···.”


사람 일이라는 게 참, 신기할 따름이다.


“그럼 들어가 볼까.”


나는 설레는 마음을 안고 게이트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


파바바방!


작열하는 불꽃 한 번에 열 마리의 고블린이 녹아내린다.

벌써 게이트 4개째다.


【주우성】

-특징 : 명계의 주인

-레벨 : 4.

-EXP : 88%


마물 한두 마리만 잡으면 레벨 5.

안 그래도 10레벨까지는 올리기 쉬운데 경험치 2배 칭호까지 있으니 모터라도 단 느낌이다.


게이트 안에서 내가 하는 일은 간단했다.

가만히 서서 에단이 마물을 학살하는 광경을 구경만 하면 됐으니까.


“이 정도면 장비 산 돈이 아까울 정도인데.”


파바방!


[레벨이 올랐습니다.]


드디어 고대하던 5레벨!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5레벨까지 올리다니.

나는 잊지 않고 에단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고생했어, 에단.”


나는 바로 망자의 부활을 사용했다.


“깨어나서 너의 왕을 받들어라.”


[현재 레벨과 비슷한 망자가 소환됩니다.]


뭉게뭉게 뭉치는 안개.

에단을 소환했을 때 똑같은 현상이었다.


삐그덕.

삐그덕.


안개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낸 무언가.

허리까지 오는 해골뿐인 작은 체구.

녀석은 나를 보며 고개를 죽였다.


‘로브와 지팡이를 든 걸 보니 마법을 쓰는 녀석인가?’


【이름 미정】

- 레벨 : 4.

- EXP : 0%

- 스킬 : 치유.


응?

스킬이 치유 하나가 끝인 건가?


‘에단에 비해 너무 약해 보이는데···.’


그래도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기엔 이르다.

원펀치 하나로 세계 최강을 먹은 만화 캐릭터처럼 이 녀석도 스킬 하나에 엄청난 힘이 담겨 있을지도 모르니까.


“치유 스킬 한 번 써볼래?”


녀석은 내게 고개를 끄덕이고 지팡이를 하늘로 치켜들었다.


솨아아아.


새하얀 빛무리가 지팡이 끝에 모이더니.

팡! 하고 빛무리가 터지며 사방으로 흩날렸다.


“범위 스킬인가? 근데 다친 곳이 없어서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겠네···.”


그때.


쐐애애액!


캉!!


어느새 내 뒤를 가로막은 에단.

자신의 검으로 단검을 튕겨낸 녀석이 주위를 경계하며 말했다.


“왕이시여, 은신을 사용하는 위험한 녀석이니 제 옆으로 붙으십시오.”


에단 뿐만 아니라 방금 소환한 녀석도 나를 지키겠다며 내 옆에 꼭 붙어서 주위를 경계했다.


“크큭. 내 명계를 훔쳐간 도둑놈. 드디어 찾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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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메이슨 24.08.07 24 2 9쪽
» 게이트 24.08.06 19 2 10쪽
6 집으로 24.08.04 24 2 10쪽
5 망자 소환 24.08.03 29 2 9쪽
4 새로운 왕 24.08.02 37 3 10쪽
3 특전 24.08.01 40 3 12쪽
2 명계 24.07.31 48 4 11쪽
1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24.07.30 62 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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